::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9/10/28 23:49
두가지중에 하나아닐까요.
저라면, 120만원에 눈이 어두워서 아무나 붙잡고 마구마구 물어보거나 에라~저런돈 안받고 만다 하고 안물어보거나 ~ 그나저나 물어보는거. 참 쉽지 않은일이긴 하네요...
09/10/28 23:54
고민할 이유가 없어보이는... 그냥 안물어보면 되는 것 아닌가요. 물어보지 않고도 기획 의도를 99.4%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09/10/29 00:07
그런데 사실 거기 있는 사람들이 이미 암묵적인 참여자인 셈이라 그렇게 힘든 질문은 아닐 것 같아요.
전 그렇게 못 하겠지만 그건 다른 문제.
09/10/29 00:21
OrBef2님// 좀 궁금해지는데요. 만약 120만원이 아니라 120억이라면 그래도 안 물어보시겠습니까? 저도 120만원이라면 안 물어볼 것 같지만 120억이라면...음..
09/10/29 00:23
번화가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당신은 창녀입니까? 라고 묻게 한다음에
랜덤하게 직업여성(?)분을 지나가게하고 찾아내면 돈 천만원을 준다면 할 수 있을까요? 암묵적인 참여자도 아닌 일반인에게 할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09/10/29 00:24
삽마스터님// 120억이면 이미 "창녀를 찾아라" 이렇게 바뀔것 같은데...
내가 먼저 찾았어! 하면서 막 싸울것 같기도 하고, 현장은 삽시간에 아수라장.
09/10/29 00:42
120억이라면 아마 저는 진짜 창녀를 섭외해서 가겠습니다.
그리고 가자마자 그분에게 물어보고 그분은 대답하고... 아.. 왜 이런쪽으로만 머리가 빨리 돌아가는거지
09/10/29 00:45
액수를 키우는건 의미 없지 않을까요?
120억이면 웬만한건 다 하죠.. 일부러 적은 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눈 까뒤집고 달려들기는 아쉬운, 어정쩡한 액수로 정한것같은데요?
09/10/29 00:48
적절한 금액을 설정했다고 봅니다. 조금 적었어도 괜찮았을 거 같고.
본문에 보면 남자관객도 물어봤다고 나와있네요. 글로만 읽었지만 잠깐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네요.
09/10/29 00:58
글쎄요...
저건 성상품화가 문제가 아니고 성매매 여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목을 받아서 인격적으로 모독을 당한 여성이 있다는 것에 더 문제 같은데요...만약 미리 준비해 둔 성매매 여성과 다른 준비원들만을 상대로 저런 퍼포먼스를 벌였다면 이해가 갑니다만, 그냥 보통 갤러리들에게 저런 퍼포를 했다는 것은 그 억울하게 지목당한 당사자가 느끼는 수치심에 대해서는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건데요. 만약 정말로 그렇다면 저 예술가라는 작자는 심히 대중을 팔아서 자기 예술을 합리화 시키는 작자군요.
09/10/29 01:15
먼저 "창녀십니까?"라고 질문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는 행위"인 것, 그 가정부터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저 뿐인가요?
감정은 조금 다르지만 전 이성적으로 "창녀"라는 직업이 여타 직업에 비해 우월하지도, 또 열등하지도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니 애초에 질문 자체가 직업에 대한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면서 나온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남자"가 아닌 "여자"가 그 대상인 것도 그렇고, 물론 그러한 의도로 행해진 퍼포먼스지만 퍼포먼스 그 자체가 다분히 일정한 방향으로 사람의 행동패턴을 정해놓은 것 같습니다. 애초에 "창녀"라고 묻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 자체가, "창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 대한 수치심과 열등감이 이미 내포되어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전 이 퍼포먼스 자체가 "창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굉장히 폭력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우리는 자본의 폭력성은 이미 진저리칠만큼 깨닫고 있지만(비록 이 퍼포먼스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우월감 속에 숨겨진 폭력성은 훨씬 깨닫기 힘들겠죠.
09/10/29 01:29
가설을 세울때 전제를 세우는게 문제는 아니겠죠. 전 저런 솔직한 퍼포먼스들 좋은데 한국사회에서는 알레르기성 거부반응이 많이 일어나는거 보면 가끔 안타깝기도 합니다.
09/10/29 01:30
저라면 묻지 않겠습니다. 그쪽 이야기를 무척이나 불편해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별별 생각이 다들게 만드는 순간 이미 그 공연은 성공한 게 아닐까요. 그러니 굳이 묻지 않아도 될테고 다양성이란 미명하에 존재하는 또다른 사람들이 작가의 노림수에 걸려들어줄테니. -.-;; 너무 건방진 관람객인가요. 아마 120억이 되어도 묻지 않겠지요. 묻기 전에 아수라장이 되어있을테니 물을 새도 없겠습니다. 고민하고 있을 동안 게임은 끝났겠지요. 이런 질문을 던지는 예술가들 밉기도 하고 좋기도 합니다. 적어도 나에게 직접 던져진 질문은 아니라 다행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그 자리 있었으면 정말 며칠동안 그 찝찝한 기분을 떨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주는 괜찮은 공연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요즘 세상 예술이란 이름을 걸고 나오는 예쁘고 행복감 넘치는 무언가는 잘 없네요. 아, 소녀시대 -_- 가 있긴 하네요.....;;; 창녀 라는 아주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논리적으로 접근하기가 참 힘듭니다. 고대부터 존재해왔었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성을 바라보는 시각 등 별별 이야기가 다 나옵니다만 창녀를 옹호하는 친구에게 물어보았었습니다. "네 동생이 직업을 창녀를 택한다면 너는 어떡하겠느냐? 개인의 선택으로 존중해줄래?" 이런 감정적인 질문이 잘못된 것인 줄은 알지만 제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이해하는 차원이 아니라 용납하는 차원) 이런 질문에 대한 솔직한 감정이 동반되지 않은 의견이 아니면 불가능하더군요.
09/10/29 01:54
람님// 맞는 말씀이십니다. 지고한 객관적 진실과 그것을 실제 접할 때의 감정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은 열등하다' 라는 논제에 비난의 화살을 날리겠지만, 면전에서 '(장)애자' 소리를 들으면 모욕감을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람님의 질문을 저도 한번 자문해 보았습니다. "내 동생이 창녀를 선택한다면, 나는 용납할 수 있는가?" 한 발 더 나아가, "내 딸이라면?" 어려운 문제로군요. 저도 공창제를 도입하여 음성화된 성매매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과 기둥서방, 포주 등 기형적인 착취구조를 걷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었지만, 막상 이 질문이 던져지자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습니다. 잔인한 문제로군요. '객관적 진실' 과 '나의 감정'이 기름칠 덜된 톱니마퀴처럼 불꽃 튀기며 마찰하는 접점입니다. 앨 고어 아저씨가 말했듯이, 진실은 언제나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09/10/29 01:56
저도 논트루마님과 같은 생각을 합니다. 퍼포먼스의 컨셉과 말하고자 하는 바는 꽤 신선하고 날카로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지 못한 것이 아쉽네요. 약간 생각이 짧은 것 같습니다.
차라리 명백한 범죄자를 데려다 놓고 저런 퍼포먼스를 했다면 모르겠는데, 이를테면 '당신은 강간범입니까?'또는 '당신은 사기꾼입니까?' 등등으로도 충분히 인간적 모멸감을 느낄 수 있는 문제인데, 왜 하필 창녀가 부끄러워해야 한다는건지.. 창녀 그 자체만으로 죄인건지.. 저는 저와 가장 가까운 사람 중의 한명이 창녀라고 하여도 그것이 강요에 의한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 본인의 선택이라면 그에 관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게 죄는 아니니까요. 어차피 몸을 판다는 관점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창이고 창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아무튼 저 돈의 주인이 고등학생이었다니, 또 한번 확신하게 되는군요. 어리고 아는 것이 적을수록 더더욱 잔인해질 수 있다는 걸.
09/10/29 02:05
Daywalker님// 데이워커님도 아시겠지만, 거기 모인 사람들에게 창녀가 죄인인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퍼포먼스에서 중요한 사실은 '창녀라고 지목당한 사람은 모멸감을 느낀다'와 '처음 보는 사람에게 창녀인가 아닌가를 물어보는 것은 모욕이다' 라는 두 가지뿐입니다. 사람들이 실제 인간적인 모멸감과 치욕감을 느끼는 것, 이게 팩트이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창녀는 치욕감을 느낄 필요가 없는 직업'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그것은 이선에서 감정을 완전히 배제한 채 제삼자로서 관망할 때 내릴 수 있는 평가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 퍼포먼스를 기획한 분이 거기까지 계산에 넣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호기롭게 외칠지도요. '창녀가 죄인도 아닌데, 어디 한번 물어봐봐!' 사람들이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감정의 핵심을 알아차린다면, 뭐 그것도 나름 의미있는 일이겠지요.
09/10/29 02:22
유유히님// 네 저는 그 관점에서 '창녀라고 지목당한 사람은 모멸감을 느낀다'와 '처음 보는 사람에게 창녀인가 아닌가를 물어보는 것은 모욕이다' 가 바로 창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확대 재생산 하는 퍼포먼스라는겁니다.
저 퍼포먼스의 전제는 이겁니다. 1. 창녀는 부끄러운 직업. 2. 창녀가 아닐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위해서 물어보는 상대에 대한 미안함. 3. 실제로 창녀를 발견했을 때 창녀가 느낄 모멸감과 창녀를 발견한 사람의 창녀에 대한 죄책감. 이 세가지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 세가지는 모두 창녀가 거의 죄인 이상으로 인생을 망친 인간이라는 개념을 바탕에 깔고 가는겁니다. 말씀하신대로 현재를 살고 있는 보통사람의 현실적인 관념에서 보면 창녀는 부끄러운 직업이 맞겠죠. 그러나, 그게 현실이라고 해서 그게 옳은 건 아닙니다. 현상이 현재 팩트라고 해서 그것이 트루스로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는거죠. 하지만 유유히님께서 '치욕감을 느낄 필요가 없는 직업'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부당하며, 그것은 제 삼자일때나 내릴 수 있는 평가이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유유히님의 창녀에 대한 시선이나 인간적인 감정을 저는 존중합니다. 하지만 저는 제 삼자가 아닌 바로 제 일이라고 하여도 그렇게 평가할 수 있다고 위에도 썼습니다. 지금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 하여도, 그것은 잘못된 관념이라 저는 생각하며, 언젠가는 사라질 시선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 말씀하신대로 기획 의도에 창녀가 죄인도 아닌데, 어디 한번 물어봐봐! 라는 계산도 숨어 있었다면, 그건 그것대로 매우 잔인하다고 여겨집니다. 분명 그 기획자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창녀가 부끄러운 인간 이하의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고, 저같은 사람이 그 창녀에게 대놓고 물어봤을 때에도 창녀가 스스로 부끄러워 할 것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으며, 추가로 주변의 사람들은 저를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이라고 손가락질을 하게 될테니까요. 결국은 이런 메시지가 됩니다. "혼자서 잘난 척 튀는 행동하지 말고, 네 생각은 틀린 것이고 아무도 동의해주지 않으니 찌그러져라." 이건 공개처형 상황입니다.
09/10/29 02:42
Daywalker님// 대부분의 말씀이 옳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잘난 척 튀는 행동하지 말고, 네 생각은 틀린 것이고 아무도 동의해주지 않으니 찌그러져라." 는 잔혹한 메시지는 비단 저 퍼포먼스를 기획한 이의 의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 전반에 걸친, 기존의 굳어진 관념들이 한 개인에게 가하는 방대한 규모의 조직적 탄압이라고 여겨집니다. 한마디로 그 공개처형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은 이 퍼포먼스가 아니라 이 사회가 창녀를 보는 시각이라는 말입니다. 즉 데이워커님께서 비난하시는 것은 이 퍼포먼스뿐 아니라 이 사회 전체라고 보고 이어나가겠습니다.
우리는 카뮈처럼 싫으나 좋으나 가슴속에 이상을 품고 부조리한 세상을 살아갑니다. 말씀하신 대로 '창녀라고 질문한 사람이 공개처형 가까운 상황으로 몰리는 것'은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몰아가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고 주장할 수는 있을지언정, 또 그 주장이 정당할지언정, 비난이 발생하는 것 자체는 막을 수 없는 일입니다. 결국 이렇게 귀결되는군요. '멍청한 대중들.' 흔해빠진 이야기겠지만, 저는 그냥 담담히 현실을 인정할 뿐입니다. 그리고 이 현실이 잘못되었다는 것까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전장에 나서 부당한 살육에 회의를 품은 병사는 적의 총탄에 가장 먼저 꿰뚫리고 말겠지요. 전장 같은 사회를 살아가면서 비난의 총탄을 피해 엎드린 병사의 슬픈 하소연이었습니다.
09/10/29 02:50
유유히님// 그렇군요. 말씀이 이해가 갑니다. 재미있는 주제에 뭔가 더 토론을 하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은데, 내일을 위해 이만 자야겠습니다.^^ 못다 한 이야기는 토요일날 알콜이 대량 들어간 상태에서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크크
09/10/29 03:38
<매춘에 대해 쿨 하려면 여동생이 몸을 팔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정도는 돼야지~!!> 라는 명제는 좀 극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른 재주가 없고 생긴 것만 멀쩡하다면, 별 죄의식 없이 남창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동생이 몸을 팔겠다고 하면 (여동생이 있지도 않지만) 그건 말릴 겁니다. 청소부가 부끄러운 직업이 아니지만 여동생이 청소부를 하겠다면 말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반대 상황도 있죠. 매일 매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생을 다 바치고 있지만 제 아들에게 같은 일을 시키고 싶진 않고요.
09/10/29 08:21
안기분 나쁘게 물어볼수도 있을거 같네요.
"저기 제가 보이는분마다 다 물어보고 있는데요 혹시 성매매 하시는 분이세요?^^" 웃으면서 물어보면 그닥 서로 얼굴 붉힐일도 없을거 같네요. OrBef2님// 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저 명제 자체가 비겁하네요. 여동생을 매개로 끌고 오면서 쿨이란 단어를 쓰다니..
09/10/29 09:47
유유히님의 글은 평소 눈여겨 보긴 합니다만, 이번 글은 좀 좋군요. 감사합니다.
퍼포먼스를 함에 있어 창녀를 이용한 점이 여러 잡음이 들리게 할 수는 있겠으나, 실험 의도인 "당신은 물질을 위해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잔인한 질문을 할 수 있는가?"에는 꽤 괜찮은 퍼포먼스 였다고 봅니다. 지금 생각으론 나는 120만원 따위보다 내 자존심과 존엄성을 지키겠어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돈이 급하고, 돈의 액수가 올라간다면 어찌될지 모르겠군요. 아직 수양이 부족한가 봅니다. 흐흐~ 그리고 여고생이 상금을 탔다는게 꼭 어리고 아는 것이 적을수록 더 잔인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배운게 많아도 잔인한 사람은 잔인하거든요. 생각할거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좀 더 성찰하면서 살아야겠어요.
09/10/29 09:52
퍼포먼스라는 게 태반이 사기(퍼포먼스하는 사람들은 늘 '주석'을 붙이려고 안달이니..)인지라.. 뭐, 퍼포먼스를 하건 말건 별 상관은 없는데, 괴상한 용어들로 '치장'하는 것을 보면 한숨이 나오긴 합니다. 이런 걸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표현하던가..
09/10/29 09:58
흑 리플이 날아가서 다시 적습니다.
저도 다른 일 때문에 조사하다가 이 사건을 들었는데요. 다른 곳의 반응 과 좀 달라서 흠 좀 놀랐습니다. 대부분 저 작가에 대한 맹비난이 주류였거든요. 가격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는 군요. 사실 저 사건은 2005년이 아니라 2008년입니다. 그리고 사건 정황을 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기사 링크 걸어드릴게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891384 이것은 사건이 있고 나서 정황을 정리한 기사구요. 그당시 실제 장면을 묘사한 기사는 링크하기 싫은 신문이라;;;; 그래도 그 기사를 인용해서 잘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저 성매매 여성을 찾아낸 사람은 겔러리 여성 인턴 직원이었습니다. 이 분이 여고생이 었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찾아 내었을 때 성매매 여성의 대답은 "내가 그렇게 보이냐?" 였습니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성급히 빠져나갔다고 하고, 결국 그 지목한 여성 분도 울었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 이건 예술이 아닙니다. 예술이라는 이름하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쓰레기 짓입니다. 결국 돈을 받기 위해 고용될 수 밖에 없었던 약자. 겔러리라는 지독하게도 엘리트적이고 부르주아적인 공간에서 겉돌 수 밖에 없었던 그분. 그래서 지목을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이것은 생각보다도 훨씬 더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 그녀를 돈으로 고용해 내몰은 것입니다. 이 사건이 있고 나서 40여명이 겔러리에 들어가 '내가 창녀다', '김홍썩을 찾아내면 120원을 주겠다' 등의 퍼포먼스를 했다고 합니다. 이 쪽이 더 그럴싸해 보이는군요. 저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03987
09/10/29 10:18
Noam Chomsky님// 말씀하신대로 배워도, 배우지 않아도 잔인한 사람은 잔인합니다. 모든걸 일반화의 범주 안에 가둘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하지만 그렇게 존재하는 예외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그러한 경향이 강하다고 봅니다. 교육수준이 낮은 과거가 더 폭력적이었던 점이나, 꼬맹이들일수록 들고양이나 작은 새들을 거리낌 없이 찢어죽일 수 있는 것. 보통은 이런 행동이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복수심에 사로잡혀 있거나 당사자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할 때 일어납니다. 배운 사람이 잔인해지면 물론 일이 더 크겠죠. 때론 뉴스에 날 정도로. 하지만 그렇게 눈에 띄는 거대한 폭력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의한 일상의 폭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빈번합니다.
lost myself님의 리플을 보니 그 사람이 여고생이 아닐수도 있다고 하는군요. 그러나 이 일에 관해서 제가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해도, 어리고 무식한 사람이 더 잔인해지기 쉽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네요.. OrBef2님 말씀에도 동의합니다. 인정을 해줄 수 있지만 권하고 싶은 직업은 아니죠 분명히.. 다른걸 다 제외하고 직업에 대한 선악과 귀천이 없다고 쳐도 사회생활을 하는데 많은 장애가 있을게 보이니까요.
09/10/29 10:24
생각없고.
모욕적이고. 마초적이고. 얄팍하고. 끔찍하고. 저 기사를 처음 봤을 때와 마찬가지로, 재탕 삼탕을 넘어 지겨워질 법도 한 지금에서까지도 제 눈에는 딱 이렇게 보입니다. 예술이라 부를 수 있는 것도 정도껏이지, 이제는 사람을 죽여 그 시신을 포르말린에 담가놓고도 예술이라 부르는 시대가 오겠습니다그래.
09/10/29 10:42
사람 약올리는 거 같은 퍼포먼스(..라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지만..)와 결과군요..
인간으로서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못해먹겠습니다.
09/10/29 11:03
근데 좀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인간의 존엄에 대한 재고를 독려하는 퍼포먼스라고 하기에는...
고용된 그 여성분의 입장은 어쩌자는건가요. 김홍석 씨 본인부터 한번 잘 생각해봐야할 듯.
09/10/29 11:38
예술로 보이지는 않지만 어떤 퍼포먼스였는지 이해는 되네요.
고용된 그 여성분도 결국 돈을 받기 위해 모욕감을 받아들인거고 찾아낸 인터분도 돈을 받기 위해서 무례한 행동을 했고요.. 눈에 빤히 보이는 퍼포였는데 돈에 자존심들이 팔렸군요.
09/10/29 11:39
'개수작질'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저기 참여한 모든 사람을 찍어누를 수 있는 힘을 얻을 정도의 돈'을 쥐어주지 않는 한, 안할 것 같네요.
09/10/29 11:47
퍼플레인님//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예술을 하던 공부를 하던 모든 것에는 방법론이라는 것이 있고, 그 기저에는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야한다는 윤리의식이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건 아무생각 없는거죠. 천박한 돈지랄의 극치라고 봅니다.
09/10/29 11:54
으억 댓글이 다 날아가버렸네요. 아 다시 쓸 힘이 없습니다...
OrBef2님// 저 역시 그 질문에 한 때는 그런 답을 내던 때가 있었는데 다시 돌아가더라구요. 둘 다 네가 인생을 살기에 유용한 직업은 아니다, 라고 말하기에는 일말의 찜찜함이 있어서 저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니구나, 제가 용납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구나라고 정리해버렸습니다. 사람마다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니까요, 범죄자라면 누구나 한결같이 비난하겠지만 (이것도 깊이 들어가면 또 문제가 달라지겠지요?) 창녀라면 생각이 갈리죠. 저는 그 직업여성들을 비난하거나 존중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권하고 싶지 않고 제가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전에 철모르는 친구녀석의 "여자들은 좋겠다, 할 거 없으면 몸이라도 팔면 되잖아."라는 미친 말을 들은 이후로 그 녀석이 인간으로 보이지 않았던 적도 있습니다. 나는 그렇게도 모멸감을 느끼는데 남들은 괜찮을 수 있겠지, 아무리 다양성이라지만 저는 그게 잘 납득되지 않습니다. 제가 주제넘게 그들을 불행한 누군가로 규정하기도 그렇고 부조리한 사회의 피해자라 하기도 그렇고 그냥 안타까움으로 바라봅니다. orbef2님 과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면 아마 그 여성은 그렇게 상처받지도 않았고 이 사건이 이슈화되지도 않았겠죠. 결국 다수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 상처를 받게 되는지 가 결정되는 걸로 미루어보아서 사람들 속에서는 어떤 존재로 자리잡고 있는지 헤집어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이 퍼포먼스가 제가 생각하던 그것과는 좀 다른 것 같군요. 밑에 첨부한 기사를 보고 하니.. 가물가물한 상태에서 글 일고 댓글을 달아서 그런가 밑에 기사를 보니 제가 생각했던, 그래서 사람들이 왜 범죄자가 아닌 창녀여야했는가에 대한 토론(토론이 나오는 것 자체로 이미 공연은 성공인셈이죠)이나 일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질문이었다는 생각, 그것이 아니네요. 쩝 역시 댓글은 자세히 읽고 나서 달아야하는 건가 봅니다.
09/10/29 15:30
글과 리플들을 읽고 생각나는건 하나군요.
순자 당신이 맞았소. 제도와 규제, 법과 질서, 도덕과 윤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는 순간 악해지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