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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0/05 03:03:38
Name 최종병기캐리
Subject [일반] 추석... 그리고 잡다한......
2박3일의 짧은 추석 마지막날,

"내 사진이 이렇게 없나..."

미루고 미뤄 면접이 이틀남은 지금에서야 면접 발표 자료를 부랴부랴 만들면서 사용할 사진을 고르다보니 도저히 쓸만한 사진이 없다. 원래 사진을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저장해 놓은 사진도 두어달에 한번씩 해주는 포맷때문에 날라간지도 오래라 쓸 만한 사진이 남아있을리 없어 싸이월드니, 블로그니 하는 곳에 올려 놓은 사진이라도 받아 볼까해서 접속해본다.
뭐....역시나 없다. 아니, 있을리가 없지. 귀차니즘으로 싸이는 이름만 걸어놓은 상태요, 블로그는 2년전 상태 그대로이니 어찌보면 폐쇄되지 않은 것도 신기할 따름이다. 갑자기 솟구쳐오는 짜증과 귀차니즘이 면접 발표자료 만드는 손길을 늦추게 만들고, 까딱까닥 마우스로 싸이질을 시작해 본다. XXX. OOO... 이놈 저놈 싸이를 들락거리다 눈에 띄는 일촌평.

"LOVER"

학교 선후배로 만나 3년을 사귀었던 그녀. 헤어진지 2년이 넘었건만, 아직도 일촌으로 남아있었나......
첫사랑은 아니지만, 29년의 짧은 인생에서 가장 사랑한 여자를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꼽을 수 있는 그녀. 짧지 않은 연애기간동안 가장 힘들게하고, 가장 미안하고, 아직까지도 그 미안함을 간직하고 있는 그녀. 그리고 지금도 문득문득 그녀의 얼굴이 떠오르고, 다른 이성을 만날 때 잣대가 되는 그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생활에 치여 그동안 돌아보지 못한 그녀에 대한 그리움과 타인의 사생활에 대한 호기심, 미안함들이 뒤섞인 채 그녀의 싸이로 들어가니 써져 있는 글..  

"웨딩 사진"

다시한번 확인해본다....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는 한 여자와 까만 턱시도를 입은 한 남자의 사진..... 맞다 그녀다..
2년이 지나 이제는 잊었나 싶었다. 아니 잊어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정말 잊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현실이다...
내가 해 줄 말은 이제 한마디밖에 없다...

그녀에 대한 그리움과 미련, 남자로써 행복을 빌어주어야 한다는 사명감, 그리고 이젠 후배로써 아끼는 마음을 담아..

"아름답구나.행복하렴."


ps. PGR을 안지 오래되었지만 글 쓰는건 처음이네요..... 밤은 사람을 더 센티하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두시간동안 멍~하게 있었네요....낼 모레가 면접인데 발표자료도 다 못만들고......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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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_Lucy
09/10/05 03:09
수정 아이콘
참... 묘하죠.
잊어버렸다 싶으면 어디선가 다시 피어오르는 아픔이...
문근영
09/10/05 03:30
수정 아이콘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요?
저도 그 마음때문에 이렇게 이 시간까지 이러고 있습니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너무 아려오는 느낌이에요.
09/10/05 03:47
수정 아이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너무 아려오는 느낌이에요.(2)
저는 싸이를 찾을 엄두도 못내요..이미 예전에 결혼 했을 것 같은 느낌이 너무나 강하게 들어서..
무지개곰
09/10/05 06:24
수정 아이콘
저도 참 .... 과거때문에 아파하지 않기로 했건만
이글을 보고 다시 주르륵 눈물이 흘러 버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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