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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9/14 10:33:18
Name 부끄러운줄알
Subject [일반] [군대이야기] 이등병의 추억-1

자대 배치 후 막내로서 가장 먼저 해야할 임무(?)가 몇가지 있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치가 떨리고 별로 회상하기도 싫은..

가장 기본적인것이 군기 만빵인 막내로서 누가 쳐다보기만 해도 목이 터져라!! 외쳐야 하는 관등성명!

누가 부르는것이 아닌 나를 쳐다보기만 해도 관등성명을 외치는게 여간 고역이 아니더군요.

저같은 겁많은 놈은 구타가 무서워 말 그대로 있는 목청껏 관등성명을 외쳤기에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논산 입소 후 훈련소로 이동하면서 쉬었던 목이 이병 3호봉때까지 풀리지 않아 고생좀 했드랬죵..ㅠ.ㅠ

젤루 힘들때가 바로 식사시간.

소대 안에 있을때야 20여명정도의 고참뿐이라 그나마(?) 편했지만 대대가 모두 모이는 식당에서는 그야말로

10초에 한번씩 관등성명 외치기란..

며칠동안은 저의 군기테스트를 위해 그대로 내비두더니 그 후에야 소대 고참 외엔 관등성명 안대도 된다더군요. 장난하나..-_-;;



두번째는 바로 소대가, 소대고참의 서열,이름 외우기.

이놈의 소대가는 완전 음정무시라 내가 낼수 있는 최대한의 성량으로 바락바락 외쳐가며 불러야 하기에 또 안습..

물론 저때만 해도 암기강요는 불법(?)이기에 바로 윗고참이 몰래 주머니에 찔러둔 종이쪽지에 적힌걸 보고

독학으로 소대가를 외우고 서열과 이름을 외우느라 진땀을 뺏던 기억이 납니다. 틈날때마다 화장실에 쪼그려앉아 몰래 외운..

유머 포인트는 모든 m60의 부품 포함해서 소대가, 서열, 이름등을 3일만에 다 외워야 한다는거..분해조립 3분 포함해서 ;;



지금은 없어졌다고 들었지만 제가 군생활할때만 하드라도 군 내부엔 2가지의 계급이 존재했드랬습니다.

이병,일병,상병,병장,말년에 하사의 체제와 별도로 이병=바닥조, 일병=침상조, 관물조, 상병=식기조(공포의 군기반장),병장=열외.

일단 오늘은 이등병의 추억이니 이 바닥조에 관해서 말해보죵.

바닥조라 함은 24시간 내무반의 바닥을 머리카락 한올 없이 청결히 유지함을 기본으로 하니

틈이 날때마다 쓸고 물뿌리고 대충 대걸레로 닦아낸 후 젖은 수건으로 마무리.

항상 손에 물기를 달고 지내니 화장품은 병장들이나 사용할수 있었던 그땐 항상 손등이 부르터서 피까지 나왔던..ㅠ.ㅠ

나중에 부모님이 첫 면회를 오셨을때 숨기느라 뒷짐만 지고 있다가 나중에 걸려서 제 손 끌어안고 엉엉 우셨던 생각만 하면..;;



암튼 이래저래 시간은 흘러 드디어 기다리던 100일 휴가를 나가게 됩니다. 아자뵹~!!!

장장 6박 7일간의 100일 휴가~!!

하지만..1년은 기다려준다던 첫 여친은 훈련소 입소하자 마자 바로 연락이 끊겼고 몇없는 친구놈들 또한 군입대 크리..

네. 6박 7일 내내 집에서 몸보신 원없이 하고 그간 못잤던 잠만 원없이 자고 복귀를 하게 됩니다..ㅠㅠ

첫 글에도 올렸지만 저희 집이 청량리. 청량리에서 춘천행 열차를 타고 씁쓸한 복귀길에 오르면 내 눈에 흐르는건 눈물인지 빗물인지..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저는 눈에도 보이지 않는듯 염장질에 여념이 없는 숫한 커플들.

강촌,대성리로 MT를 떠나는 수많은 대학생들.

순간 처음으로 '탈영'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되었으나 그 후로도 휴가 복귀할때마다 그 꼴을 보니 나중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가 저절로 나오던..쿨럭 ;;



뱀발1. 글솜씨가 없는데다가 생각도 짧아 생각나는데로 쓰다보니 내용도 부실하고 별로 재미도 없는것 같네요.
그래도 이 글의 내용보다는 읽으면서 다들 지난 추억 한번씩 회상하시면서 좋은 시간 가져보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회상 후엔 댓글로 동참~! 아시죠?

뱀발2. 요즘 플루는 아닌데 독감때문에 여간 고생하는게 아닙니다.
기침만 해도 주변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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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14 10:38
수정 아이콘
여담이지만 저는 독립중대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래서 고참을 봐도 우리 중대의 전통상 병끼리 경례를 안합니다.
(근무다녀 오거나 휴가,외박 다녀 올때만 했습니다.)
저 암기강요.. 떠오르네요. 소대별로 비밀스럽게 가지고 다니던 신병수첩....... 거기에 중대가 차번호 등등... 여러가지가 많이 적혀 있었는데
말이죠. 처음에 신교대 퇴소할때는 어디든 나는 A급이 돼리라 했는데 현실은 시궁창이었죠.
100일휴가는 4.5초라 하는 명언이 있죠.
먹구름뒤
09/09/14 10:42
수정 아이콘
기억나네요..
입대 전날 식구들과 저녁 식사를 하고 일찍 잠이 들었다가.
악몽에 시달리면서 잠에서 깨었는데.. 휴우.. 모든 것이 꿈이었구나.. 군대 꿈을 다 꾸다니...
그리고 안도하며 머리의 식은땀을 닦으려하니 만져지는 짧디 짧은 머리카락.
그 뒤 잠이 도통 오지 않아. 캄캄한 방안에서 천장만 보고 누워있는데 살며시 열리는 내 방문.
누군가 들어와서 내 옆에 앉아 내손을 잡고 기도를 하네요.
기도를 하면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그렇게 어머니는 한참을 기도를 해주시고 나가셨습니다.
참고 있던 눈물이 흐르고.
왜. 왜. 왜. 내가 그 곳에 가야하는지.
대상없는 원망도 해보고. 화도 내보고.
그리고 도착한 306보충대.
여자친구에게 둘러준 목도리. 눈물. 이별.
306보충대 연병장에서 막사 뒤로 들어가자마자 쏟아지는 욕들.
아.현실이구나.이런 곳에서 2년을 넘게 있어야 하는구나.
15년이 넘어가는데도 아직도 보충대 연병장의 흙냄새 조차도 생생하네요.
죽을때까지도 잊지 못할 입대하는 날 그 느낌.
요로리
09/09/14 10:53
수정 아이콘
이등병 생활은 어디가나 다 비슷한거 같습니다...
너무나 짧았던 100일휴가..
고참이름외우느라 고생했던것들..
전부 지나고 나면 추억으로 남고 웃으면서 이야기 할수있는 시절은
이등병때 아닐까요..
Siriuslee
09/09/14 11:01
수정 아이콘



공익은 좋은거 같아요 ^^;
09/09/14 11:05
수정 아이콘
저번주 수요일날 전역한 저로써는 참 와닿는 글입니다 ^^';
Daydreamer
09/09/14 11:08
수정 아이콘
306에 들어가서 그날 밤 자고, 그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는데 속없는 동기녀석 한놈이 말합디다.

"야, 789일 남았다~"

...10년 전 일인데도 너무 생생하게 느껴지는군요...;;
강은백
09/09/14 11:11
수정 아이콘
306보충대에서 환상의 17사로 훈련소 배치받아 인천 송내의 훈련소에 내려
먹었던 그 전투식량 비빔밥 그 맛이 너무 없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일주일동안 담배 못피게 했던 그 기억도 구치소도 아니고 담배는
왜 못피우게 하는지 윗 기수속에 숨어서 피다 걸려 맞은 생각하면 젠장....
정테란
09/09/14 11:17
수정 아이콘
근무 서는데 휘영청 밝은 달을 보면서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ㅠㅠ

에효~~
장동건
09/09/14 11:27
수정 아이콘
청량리사시나요? 저도 청량리사는데 반갑네요^^
Daywalker
09/09/14 11:30
수정 아이콘
흐아 백일휴가.. 나가기 전에 그 무섭던 고참들이 옷도 다려주고 각도 잡아주고, 휴가 신고 할때 다들 아실겁니다. 경례하면 내무반장이 경례 붙이고 "빠라바라밤~ 빠라바라밤~"하는거.. 무지 설레이죠. 크크.
그렇게 휴가를 나가 부모님, 친구, 여친, 선배, 후배 정신없이 다 만나고보니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휴가. 그 백일휴가가 끝나고 복귀할 때 혹시라도 휴가동안 "요"자로 말하던게 습관이 붙었을까봐 위병소까지 걸어가면서 혼자 다나까로 중얼대며 올라가던 기억이 나네요.^^
그게 벌써 11년 전 이맘때군요
부끄러운줄알
09/09/14 11:40
수정 아이콘
먹구름뒤님// 댓글읽고 순간 글썽했네요;;
부모님의 사랑을 가장 느낄수 있는곳이 바로 군대가 아닐까 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첫 면회때 제 손을 보시곤 걱정이 되서 제가 병장달때까지
한달에 2번씩 꼬박 꼬박 면회를 오셨드랬죠.
나중엔 인사계님이 제발 고만좀 오시라고 직접 부탁을..크크크

장동건님//반갑습니다^^ 그런데 재개발때문에 집 팔고 이젠 망우로 왔다는..;;
Humaneer
09/09/14 12:09
수정 아이콘
전 군대를 늦게 간 편이라, 아버지랑만 훈련소(공군, 진주)에 갔었드랬습니다.

입영당일, 세상에서 우는 거를 제일 싫어하시는 어머니, 어렸을 적에 두들겨 패실 때 제가 울면 왜 우냐고 더 두들겨 패시는 어머니 ...
아들이 군대간다고 하니, 역시나 안우시고 아들 아프지 말고 잘갔다와~ 하시며 보내시더군요. -_-; 진짜 눈물 코빼기 하나 안보이더군요. 흠흠

무뚝뚝한 아버지는 .. 저를 12시에 훈련소에 데려다 주시고는 (입영시간이 2시였나 아마도 그랬는데요), 약속이 있으시다면서 그냥 가시더군요. 그 때 장마철이라서 비가 왔는데요, 아버지는 우산이 하나밖에 없다며 우산을 들고가시더군요 허으...
남들은 여친, 부모님, 친구들과 다 같이 기다리다 들어갔는데, 전 2시간 정도 비맞고 있다가 그냥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저는 훈련소에 있을 때도, 부모님 생각에 딱히 눈물이 나오진 않았습니다.. 라는건 거짓말이고요
그래도 부모님 생각하니 코끝이 찡해지는 것이 눈물 참느라 혼났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저를 군대보내시고는, 부모님은 20박 21일의 유럽여행을 가셨었다고 하더군요 -_-)
DeepImpact
09/09/14 12:17
수정 아이콘
306... 최악이었네요. 진짜 306에서 밥먹은거 두끼에(맛없으면 차라리 굶자주의라 ;;) 큰건 처리도 못하고...(화장실 부적응)
저희땐 자대추첨할때 부모님 몇분들이 오셨는데 저희 부모님도 오셨었드랬죠... 발견하자마자 몇일됬다고 전투모흔들고 눈물흘렸었던 기억이 있네요 ^^;; 100일휴가 나와선... 나가기직전에 행군하고 휴가나왔는데... 몸살이 걸렸드랬죠 ;;
티나한 핸드레
09/09/14 12:47
수정 아이콘
9년전 오늘... 제 생일날... 논산훈련소 29연대... 한3주차 정도 됐던것 같습니다.. 그때는 6주교육이었는데 왼쪽가슴에 6개의 짝대기가 있고

매주차마다 싸인펜으로 색칠을 했었드랬죠... 1주차면 짝대기 하나.. 6주차면 온통 까맣게 칠해져 있었는데..
제가 어리버리 지나갈때 6주차들이 '고향의 향수'를 부르면서 빠밤빠밤빠밤빠바바바밤 지나가면 완전 멋져보였드랬죠....

여튼 9년전 오늘.. 사격교장에 갔는데... 소대선임이라 여기저기 불려다니고,, 피알아이에... 총을 거꾸로 들고 오리걸음.... 등등이 갖은
얼차려를 다받고.. 약간의 구타까지 당하고 내무실에 들어오는데 완전 서럽더군요...

근데 같은 내무실 동기들이 생일 축하한다면서 보급나온 풋사과를 주는데... 정말 그때의 감동의 쓰나미란..... ㅠㅜ
그때 미안해서 안먹고 돌려줬었지만.. 그때일이 아직 기억이 납니다... 논산 2000년 8월21일군번 10중대 2소대...
분대장 이름은 신설호, 이종천, 이주현... 아직도 기억난다는... 크크크크크

오늘 아침부터 군대생각이 막 났었는데... 그냥 지나갈 수 없어 끄적거리고 갑니다..^^;
후니저그
09/09/14 12:56
수정 아이콘
그래도 쪽지에 적어주긴 하는군요 ㅜㅠ 저희부대는 그것조차 용납하지 않았죠 ㅜㅠ;; 그냥 첫날 둘째날 제바로 윗고참이 읊어주는걸 외워야 했죠..
전 수송주특기다보니 외워야 할 것은 중대 고참 서열 / 군가및중대가 / 선임병 차량번호및월간정비날짜... 머리 나쁜제가 어떻게 3일만에 외웠는지 역시 갈굼은 무서운겁니다 크크
홈런볼
09/09/14 13:45
수정 아이콘
제가 몸이 불편해 군 면제를 받은 처지지만 군인들의 애환(?)에 관심이 많아 친구들이나 동생들 군 면회는 빠지지 않고 찾아가는 편입니다. 근데 가면서 느끼는건 면회가면 다들 너무너무 좋아한다는거지요.
사회에서는 시큰둥하던 놈들도 면회가면 되게 반가워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면회간걸 잊지 못하고 고마워 하더군요. 그런 모습들이 저도 좋아 면회를 자주 갔습니다. 가서 저녁먹고 술 마시고 게임방 갔다가 치킨 한마리 사들고 여관에서 자던 1박2일 외박이 특히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이젠 나이가 들어 현역은 없고 화천 사내리 이기자부대에 군의관으로 간 친구가 있어 지난 주 놀러 갔었는데 사병과 장교의 차이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더군요. 예전 사병들의 면회 갔을 때의 애틋함은 없고 밤새 술만 진탕 퍼마시다 왔습니다. 아침에 힘들게 일어나 출근(?)하는 친구에게 힘들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그러더군요. 가서 또 잘거야. -_-;;; 그래서 저도 점심까지 친구 아파트에서 더 자다 왔습니다.
용서받지 못한 자라는 영화도 보고 님의 글도 읽으니 군대에 관심이 많이 가는 요즘입니다. 욕하실지 모르겠지만 입영하기 전 날, 자대배치 받고 첫날밤 등 우울했던 군생활의 기억이 제겐 없는게 아쉽네요. 고생하셨겠지만 부럽습니다. ^^
앞으로도 재밌는 글 계속 기대할께요.
DuomoFirenze
09/09/14 14:16
수정 아이콘
잘 읽고 갑니다.
09/09/14 15:14
수정 아이콘
102보 -> 11사 신교대 -> 자대(11사....ㅡ.ㅡ;;) 94년 11월 군번이여서, 아직 그때까지는 100일휴가 제도가 없었죠

물론, 시절이 좋을때라 영창가면 제대 늦게 하는 제도도 없었습니다

(속칭 back attack 이라고 합니다. 원래 있었다가 문제생겨서 없어지고 저 제대하고 한참있다가 다시 생기더군요)

일병달기 몇일전에 운좋게 훈련나갓다가 휴가증을 주길래 얼떨결에 받아서 나왔습니다. 동서울 터미널에 내려서

지하철 타고 다니던 학교 지나가는데 눈물나더군요, 꿈에서 그렇게 가고싶었던 학교가 눈에 비추는데

물론 반대로 복귀하던날은 반대였지요. 아직도 동서울터미날은 갈때마다 기분이 쫌 싱숭생숭하네요.

제대한지 어언 12년이 지나 13년째인데도요. 그래도 군대꿈은 거의 안꿉니다. 크크
허느님맙소사
09/09/14 19:14
수정 아이콘
저는 지금 이병 생활중입니다...ㅠㅠ 이제 입대 3달째네요.

저도 고참들 월별 군번 외웠고, 저희는 위병소 근무를 맡아서 간부들 차번호와 직책 30여개를 외워야 합니다. 아직도 쪽지는 갖고다니구요.

그래도 사람들 말마따나 '요즘 군대'는 덜 힘들군요. 제가 상근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_-;;

전체적으로 악폐습이 많이 없어지고, 이병들을 위한 제도가 많아져서인 듯 합니다.

결론은 빨리 제대 좀...
살인의추석
09/09/20 17:26
수정 아이콘
군생활 1년차 육군 상병입니다.

부대가 국방부라서 국직이어서 타군도 있었는데

이병때 해병한테 수없이 털려서 기억 하기도 싫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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