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터의 세상읽기]2009_0616
이 세상엔 수많은 일들이 발생합니다. 또한 수많은 정보도 생겨나고 소멸되죠. 우리 앞에는 너무나 많은 일과 정보들이 있어, 그것을 모두 수용하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가끔 한번 정도는 생각하고 싶은 일들, 같이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아주 편하게... 이 세상읽기는 정답이 없습니다. 또한 누구의 말도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바쁘시더라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만하다는 것. 이것으로 족합니다.
1. 하반기에도 재정적자 정책 구사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내 경기가 아직도 하강하고 있어 정부예산을 적극적으로 푸는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지표의 호전이 있지만 대내외 악재가 남아 있고 경기 회복세도 미약해 긴장을 풀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윤 장관은 어제 “2분기에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플러스가 되더라도 여전히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마이너스일 것인데 어떻게 회복됐다고 할 수 있겠느냐” 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올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을 간략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북한 리스크 : 북한의 핵실험과 유엔의 대북 제제 등으로 한반도 긴장 고조
-유럽발(發) 금융위기 : 영국 주택금융 부실, 동유럽 국가 부도 우려 등 2차 금융위기 가능성
-유가, 원재자 가격 급등 :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 부담 가중
-원화 강세 :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
-금융권 부실채권 :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가 19조3000억 원(3월 말 현재)으로 1년 전보다 8조9000억 원 급증해 금융권 부담 증가
-불안정한 정국 : 국회 공전, 노동계 파업 등의 부정적 영향 확산
요즘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낙관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정부안에서는 벌써부터 3분기 경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재정을 조기 집행한 덕분에 2분기까지의 경제지표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예상하기 힘들다는 것인데요, 기업의 설비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20%대의 감소폭을 보일 정도로 투자가 위축된 상황이 계속되면서 재정지출을 늘려 간신히 살린 경기회복의 불씨가 언제든지 다시 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단 정부는 올 하반기에도 재정적자 폭을 늘려서라도 경기부양에 힘 쓸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기업의 투자 촉진을 유발시키려는 강한 의지가 녹아있지만 기업이 보는 경제 흐름과 투자 이익에 대해서는 회의적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정부가 대단위 토목사업을 벌이는 것이 이런 취지에서 그런 것인진 몰라도 단기적 성과를 위한 장기적 재정적자에 대한 부담감은 아마 다음 정권에서 고스란히 짊어 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런 재정적자 폭이 커질수록 사회복지, IT 관련 분야는 지속적인 ‘찬 밥’ 신세가 될 것입니다.
2. ‘국제핵융합실험로’ 한국 분담금 800억 원 늘 듯
한국이 참여한 국제행육합실험로(ITER) 공동개발사업이 유럽연합(EU) 회원들의 분담금 납부 지연으로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한국이 분담해야 할 비용이 800억 원 가량 늘어날 것 같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어제 핵융합실험로 건물을 짓기로 한 EU 회원국들이 분담금을 내는 것을 미루면서 전체 사업기간이 2년 가량 늘어나 총 사업비가 5억6500만 유로(약 1조 원) 증가할 것으로 ITER 사업 참여국들이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2016년 핵융합실험로를 완공하고 2020년 시험 가동할 계획이었습니다.
한국은 ITER 사업 분담금이 4억6179억 유로(약 8710억 원)인만큼 공기 지연에 따른 비용 증가가 최대 817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게 국가핵융합연구소 측 분석인데요, 이에 따라 ITER 참여국들은 17, 18일 일본 이바라키 현 미토시에서 공기 지연에 따른 일정 및 분담금 조정을 위한 이사회를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ITER 사업은 ‘토카막’이라는 핵융합장치를 만든 뒤 인공적으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얻는 것으로 ‘인공 태양’ 연구로도 불립니다. 이 사업에는 한국을 비롯해 EU,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가 참여하고 있고 총사업비는 50억8000만 유로(약 9조 원)로 EU가 23억 유로(45.46%),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6개국이 4억6170억 유로(9.09%)씩 분담하고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에는 핵융합실험로가 들어설 180만 제곱미터의 용지가 조성된 상태라고 합니다.
ITER 사업은 미래성장에 있어서 반드시 우리에게 필요한 사업입니다. 참여국을 보더라도 우리나라가 포함된 것은 어쩌면 대단한 일이기도 합니다만, 현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 지(사업비 축소, 인적 물갈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다시 한번 정확하고 투명한 검토도 뒤 따라야겠습니다.
3. 뻘소리
아침 지하철 안은 늘 비슷한 모습이다. 무더위 속에 지하철은 오히려 좀 나아 보인다. 시원하게 나오는 에어컨은 젖은 등을 말려주고, 이마에 맺힌 땀 방울을 증발 시키기도 한다. 요즘엔 지하철 안은 무가지가 많이 눈에 들어온다. 지하철역 입구에서 무료로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본다.
한 사람에게 소비된 무가지는 그대로 방치되는 데, 여기서 지하철에 무가지 수집자들이 나타난다. 이들은 한 두 사람이 아닌 여러 명으로 보이는데, 실로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인다. 서로가 이미 소비되어 방치된 무가지를 얻기 위해 몸싸움을 불사한다. 말 그대로 선착순이기에 누가 먼저 무가지를 얻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오늘 내 옆을 힘겹게 지나가는 한 노인을 봤다. 얼핏 봐도 60이 훌쩍 넘어 보이는 그 노인은 모자를 쓴 채 힘겹게 사람 틈을 헤집고 있었다. 깊이 패인 주름살에 손 등은 마치 표백제에 하얗게 표백된 것 인 냥 새 하얗게 벗겨졌고, 얼굴은 온통 땀 방울로 맺혀있었다.
간신히 인파를 헤치고 내 앞을 지나며 선반에 방치된 무가지를 잡으려고 하지만 무엇이 그리 힘든지 손이 펴지지 않으며 ‘끙끙’ 거린다. 보다 못한 한 중년 신사가 가볍게 무가지를 들어 그 노인에게 건네 준다. 노인은 이미 다른 한 손에 수북이 쌓인 무가지에 지금 새롭게 얻은 무가지를 얹어 잠시 자리에 앉는다. 숨소리가 얼마나 가파른지 내 귀에도 생생히 들려 온다.
얼굴엔 연신 땀 방울이 주르르 흘러 내린다. 다시 그 노인은 힘겹게 두 무릎에 힘을 전달하며 일어서지만 불안정한 종이탑은 한 두번의 요동으로 결국 우수수 무너져 버렸다. 노인의 표정은 담담했지만 몸은 표정을 따라가지 못했다. 나는 보던 책을 덮고 얼른 그 무너진 탑을 쌓는데 도움을 줬다. 바닥에 흩어진 조각들을 하나하나 주수며 절대 쓰러지지 않게 나는 차곡차곡 쌓았다. 그리고 그 노인에게 안정적인 주춧돌을 심어주고 싶은 눈빛으로 살며시 전달했다.
노인은 그 탑을 다시 힘겹게 가슴에 얹고 옆 칸으로 이동했다. 나는 무엇에 홀렸는지 그 뒷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비틀비틀 거리며 옆 칸으로 이동하는 노인의 모습은 나사가 몇 개 풀린 로버트 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옆 칸을 이동 한 후 문을 닫으며 얼굴을 돌릴 때 아직도 노인의 얼굴엔 땀이 범벅이었다.
내 주머니에 손수건이 없었던 게 한스러웠다.
4. 오결디(오늘의 결정적 한마디)
그 분은 대통령이 되셨지
한 지인과 술 한잔 하는데, 그 지인은 자신의 과거 이야기 하나를 들추었다. 97년 대선시절 그는 그 당시 김대중 대선 후보 캠프에서 일을 보고 있었다.
“난 말야 노무현 대통령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노사모는 별로 안 좋더라구. 물론 그 중에도 순수한 사람이 있겠지만 물이 흐려진 사람도 꽤 있는 것 같아. 내가 그 캠프에서 일할 때 그 때 우리 팀장이 노무현이었어”
“오호 그렇군요. 사람 됨됨이가 어땠나요?”
“뭐 알다시피 굉장히 소탈한 성격이었지. 내가 17일 동안 그 양반하고 먹고 지내봤는데 신촌 미라보 호텔에서 주로 있었어. 그 때 그 양반이 나보고 그랬거든.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말해주세요. 제가 주례 봐 드릴께요’”
“하하”
“자네도 알다 시피 내가 지금 결혼한 지 3년 됐잖아. 내가 결혼 할 당시 그 양반은 이미 우리나라 대통령이 됐지. 그땐 그랬을 꺼라 생각 못했었나봐”
5. 오퀴(오늘의 퀴즈)
지난 정답은 '임성훈'입니다. 정답자는 내일은님 입니다. 포인트 1점 드립니다.
[해설]
① 허정무 : 허정무 감독 부인과 더블 엠씨로 유명했습니다.
② 성룡 : 한때 한국의 성룡이라 불릴 만큼(?) 쿵푸를 했습니다
③ 가요 톱10 : 엠씨로 유명했습니다.
<퀴즈> [저질] 방을 보고 방이 아니라고 하는 나라는?
6. 오늘의 솨진
”사고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