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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6/07 20:56:02
Name ROKZeaLoT
Subject [일반] 환멸
뒷북인 감이 머지않아 있습니다만, 느낀바가 커서 이런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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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중인 제가 노대통령님의 사망소식을 접한건 다음에 뉴스가 뜬지 하루 후였습니다. 뉴스를 접한뒤 처음 생각난건 전두환 전 대통
령이었습니다. 막말로 '그렇게 처먹고 본인 전재산이 29만원이라며 떵떵거리고 사는 사람도 있는데 그깟 몇푼 먹었다고 저렇게 자살하다니'
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걸, 며칠뒤에 이어진 엄청난 추모물결은 저를 놀래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심지어 중국 중앙TV뉴스
에도 소개되더군요. 솔직히 많이 놀랐습니다. 노대통령을 기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줄은. 대표적 정적인 한나라당 분들,또 (자의든 타의든)당 탈퇴후 탄핵으로 몰아갔던 민주당 당원분들,(특히 노대통령님 장례식장에 참석한 이대통령에게 민주당 모 의원분이 사과하라며 외치던 그장면.. 아무말 할수 없게 만든 장면이었습니다) 거기에 임기말에 심해진 양극화며 비정규직 문제를 들먹이며 그의 무능력을 탓하던 네티즌들에 (상대가 대통합민주신당이었지만) '경제'라는 한마디에 낚여 철저히 한나라당에게 몰표를 던졌던 국민들까지. 이 모든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님을 추모합니다. 참 웃기지 않나요.

생애 처음으로 대한민국에 환멸을 느낍니다. 환멸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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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사망을 더럽히고 싶은 마음은 없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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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한방
09/06/07 21:04
수정 아이콘
저는 그래서 그 '물결'에 휩쓸리고 싶지 않아서 그 어느곳에도 문상을 가지 않았습니다.
또 그 어느 사이트에도 추모의 댓글이나 글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무심했던 국민들이 막상 돌아가시니 울고 있는 모습에 덩달아 따라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홀로 진심으로 찾아가서 울고 올 계획입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분이 계셨군요.

근데 이 글은 제법 까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09/06/07 21:16
수정 아이콘
망나니 자식도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야 효도 못했음을 깨닫고 후회하며 슬퍼할 수 있는 겁니다.
조아세
09/06/07 21:17
수정 아이콘
팬님// 대통령이 부모가 될 수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요.
09/06/07 21:18
수정 아이콘
조아세님// 부모는 그냥 비유일 뿐입니다. 부모 대신에 "의미있고 소중했지만 미처 몰랐던" 다른 인물을 넣을 수도 있지요.
조아세
09/06/07 21:20
수정 아이콘
팬님// 그런 뜻이었군요. 저는 또 대통령과 같은 지도자는 '부모'요. 일반 국민은 '자식'이다. 라는 뜻으로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에 대해서는 저는 동의하지 않거든요.
나루호도
09/06/07 21:31
수정 아이콘
사람이란게 그런거 같습니다. 소중한것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그것이 소중했다는걸 깨닫게 되는것처럼요.
나만큼은 안그렇겠지 나는 그렇지 않을거야 라고 자만하지만 인간은 다 그런 존재들입니다.
09/06/07 21:37
수정 아이콘
전에는 다른 "물결"에 그리 휩쓸리지 않았던 한 사람이지만 이번 대통령서거일엔 추모식도 다녀왔습니다.
많은 추모일파 대부분을 마치 유행에 휩쓸리듯 아무 생각없는 국민들이라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전에 휩쓸렸다해도 이제서야 소중함을 느꼈던 분들도 많은데...
그게 그렇게나 잘못된건가요? 설사 전에 그렇게 깠다하더라도 한나라의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지 얼마되지않아 서거한 일입니다.
그일에 추모하는 행동이 어느 당을 지지한것도 아니고 추모자체가 전의 그 어떤 물결들처럼 정치적 색을 띈 것도 아닌지 않습니까?...
전 한나라의 국민이면 생전에 좋아했던 싫어했던 슬퍼할만 한 일이고 추모할만 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마 어느 누군가에게 넌 살아계실때 그렇게 깠으니 추모할 자격없다 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생전의 정책에 반대할수도 있고 깔수도 있죠 하지만 죽음에 대한 추모하곤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노련한곰탱이
09/06/07 22:05
수정 아이콘
일단 백원우 의원은 고인이 후보시절부터 수행했던 인물이니 탄핵을 주도한 구 민주당 주류층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입니다.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것도 가장 비극적인 방식으로 말이죠. 아무리 없는 살림이라도 경조사는 구색을 맞추는 것이 예의인 이 나라입니다. 도대체 한 사람의 죽음에 많은 애도의 행렬이 있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 건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오히려 거기에 험한소리하고 비난하는게 더 잘못된거 아닌가요?

저도 살아 생전 노무현이라는 인물의 정책과 사상에 전혀 동의를 못했지만,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몇몇 소수에 의해서 아직 갈길이 먼 대한민국이 도리어 뒷걸음쳐지는 오늘날의 모습에 착찹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론 아직 수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데 아직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slowtime
09/06/07 22:12
수정 아이콘
환멸 느끼실 필요가 없는 것이, 장담컨대 '모든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님을 추모'하지는 않았습니다.
더 아셔야 할 것은, (위에서도 말씀하셨듯이) 백원우 의원은 탄핵 당시의 민주당과는 무관한 사람입니다.
특히, 이명박은 '몰표'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로 대한민국에 환멸을 느끼지 않으셨으면 해서 적었습니다.
greatest-one
09/06/07 22:18
수정 아이콘
"다큐멘터리 3일 바보 노무현과 봉하에서의 두번째 만남"

을 보시면...아마 다르게 느껴지실 건데요???

팬도 아니었고 지지자도 아닌 사람이 봉사활동을 하러가고...
생전에 그렇게 싫어하셨던 어르신이 너무 늦게 알았다고 한탄하시는거 보면....

그리고...저는 임기중 2년을 군생활을 해서 그 기간동안은 노전대통령의 행보에 귀를 기울일수는 없었지만...
서거 소식 당시에 충격적이었지만...그렇게 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나중에 3번이나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던데요...그냥 나더라구요....그냥 서럽더라구요...

그리고....
아무리 이러니 저러니 해도 죽으면 끝이죠 뭐...이미 안계시죠...그거는 사실이죠 뭐....
09/06/07 22:23
수정 아이콘
상이님// 전 만일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리 슬퍼하지는 않을 겁니다. 또, 서거 또는 그에 준하는 일에 대해서 당연하다는 듯이 추모할만 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에 존경할만한 인물이 많이 없다는 뜻이겠죠.
09/06/07 22:37
수정 아이콘
이상한 논리네요. 그 사람의 정책이나 사상과 반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추모를 해서는 안된다는 건가요.
제 생각에는 그랬을수록 추모하고 미안해해야할 것 같은데요.
09/06/07 22:44
수정 아이콘
Seany님// 저 역시 다른 대통령이였다면 추모식 안갔을 겁니다. 서거하셨으니 당연히 무조건 추모하란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윗 댓글에도 추모해야 할 일이라기보단 추모할만한 일이라고 한것이구요.
본문이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싫어했던 사람들이 추모하는 것에 대해 환멸을 느끼신다길래
싫어했든 좋아했든 국민으로써 추모를 할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겁니다.
추모를 하던말던 그건 개인의 자유지요.
장료문원
09/06/08 02:48
수정 아이콘
글쎄요. 추모안하고 입닫고 무신경하게 있는 것 보다는 뒤늦게라도 후회하고 추모하는게 훨씬 나은 일 같은데요.
저는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을 무시하고 분향소를 철거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어느 분들에게 분노를 느낍니다.
그리고 추모현장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람이 많아서 5~6시간씩 기다려야 간신히 분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행렬에서 이탈하시는 분들은 거의 없었어요. 그냥 '물결'로 비난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Into the Milky Way
09/06/08 10:08
수정 아이콘
이상하게 글쓴이의 생각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위의 리콜한방님 글처럼
그 물결은 조금 생경하고 문상하러 분향소를 수도 없이 갔는데 결국 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49제 끝나고 홀로 가서 문상갈 생각입니다.

영결식을 보면서 서태지의 "COMA"라는 노래 가사 중 한 부분이 떠오르더군요.

아무튼 난 저 인파에 저 인파속에 난 어째서 다시 상처를 입을까
You See The Lie? 눈을 감은 채 무리 속을 다 홀로 걷고 있어

이런 분위기에"만" 휩싸이는게 아닌지...그래서 조만간 다들 잊는거는 아닌지..
상당히 불편하더군요.
아무튼 제 생각이 틀리기만 바라고 있습니다.
그건 내년 1주년 쯔음 하는 "지방선거"에서 우선 알 수가 있겠죠.
그게 단순히 "인파"였는지 아니었는지는요..
ROKZeaLoT
09/06/08 15:57
수정 아이콘
제가 추모의 물결에 환멸을 느낀것은 추모의 "물결"자체에 반감을 가진 것이 아닙니다.
'"화가는 죽어야 인정을 받는다"(마크 트웨인의 '삶과 죽음의 수수께끼'에서 발췌)라는 말, 들어 보셧는지요.
지금의 상황이 저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죽어서야 이름을 날렸던 수많은 화가,시인,예술가들 처럼요.
왜 살아있을때는 무관심하거나 깠던 사람들이,
자살하니까 마치 '그사람 참 아까운 사람이었지'라며 우나요.
왜 그사람이 자살하니까 그때서야 신나게 까기만 하고 좋은점을 보지 못했던걸 후회하나요.
ROKZeaLoT
09/06/08 15:59
수정 아이콘
그리고 여담으로 과연 지금의 민주당적을 가진 사람이 노무현 전대통령님의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당시에는 아니었을지라도 지금은 엄연히 민주당에 가입되어있고 민주당을 위해 자신의 정치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
과연 백의원님이 노대통령님을 진심으로 지지했다면,
노대통령을 철저히 부정했던, 뒤통수를 쳤던 어찌보면 한나라당보다 더 괘씸한
민주당에 당적을 올릴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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