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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6/30 14:47:47
Name 靑龍
Link #1 blog.naver.com/smh2829/220405942902
Subject [일반] <삼국지> 조비와 조식의 후계 쟁탈전
조비와 조식의 후계다툼은 장남과 삼남의 황위 쟁탈전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 둘의 후계자 쟁탈전은 생각처럼 단순하지않다.

조조는 당시에 파격적인 인물이었다. 능력만 있으면 도의에 어긋난 짓을 해도 기용하라고 하는 유재시거(唯才是擧)를 발의했는데 이는 능력 위주의 인재기용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명사와 호족이 주도했던 찰거제(察擧制)의 인사정책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이기도 했다. 찰거제란 추천을 통한 관리임용제도를 말한다.

사실 사람들은 파격이나 능력을 말로는 선호하지만 실질적으론 경계하고 하지않는다. 그렇기에 요즘 연예인들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실수를 해도 여론주도나 선동을 통해 매장시키는 경향이 많지않은가. 그런만큼 당시에는 더욱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고 할수 있었다. 그때의 분위기는 가식과 위선이 기본적인 시대였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조비와 조식의 후계구도에 서 조식이 패배한 것은 사실상 조조의 인사제도에 관한 개혁이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기존 인재들의 관계官界 진출은 명사들과 힘있는 지역 호족의 추천과 유착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사실 관직의 진출은 사족들의 꿈이자 그들만의 리그였기에 농공상 백성들이 관료가 된다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웠다. 이건 지금같이 비교적 평등한 시대에서조차도 어렵지않은가) 조조는 이같은 인재기용을 문학을 통해 바꾸고자 하였으나 기존 명사들과 관료들의 반대로 인해 난관에 봉착했고 조비 또한 후계자가 되기 위해 명사 및 사족들과 결탁함으로써 목적을 이룰수 있었다. 또 조비는 냉철하고 냉혹하여 이미지 관리에 능했으나 조식은 인간적이고 감성적이었지만 자기절제가 부족하고 기존 사족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여 결국은 패배하고 말았다. 반면 조비는 명사와 사족의 지원으로 결국 황제가 되었다. 그러나 사족들의 지지에 대한 보상을 해주어야했고 그것은 일부 명문 사족들의 관직독점을 돕는 구품중정제를 채택하고 종실들의 권한과 실력을 약화시키는 정책을 펼쳤기에 그로 인해 위나라가 멸망하는 원인이 되었다. 조비의 뒤를 이은 조예는 그것을 직감했었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려우나 허명이 가득했던 부화한 사족들의 관직 진출을 막았고 조조의 뜻을 이어 법치와 황권강화로 제국을 통치하려고 하였다. 유엽의 조예에 관한 진황한무의 자질이나 미약하다라고 했던 평이나 조조에 견줄수 있다는 것은 그가 법치와 황권강화에 뜻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촉나라의 재상이자 대장인 제갈량의 연이은 위나라에 대한 공격은 결과적으로 명문과 사족들의 힘을 강화시켰고 결국 촉의 대장인 제갈량이 죽자 조예는 궁실재건과 대규모의 토목공사를 하는데 이것은 황권 강화에 대한 표출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사족들은 이러한 것에 대해 백성들을 피폐하게한다고 비판하여 대응하였고 사실 백성들을 힘들게하는 사업은 맞지만 당시 관료들은 대개가 많은 토지를 소유했던 대지주에 노예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또 그들중 일부의 진언이 사심이 없었다고 해도 조예 입장에선 위축된 황권의 강화를 위해 그들의 정책을 채택하기가 쉽지않았다. 그러나 이러했던 조예의 노력도 결국 그가 죽음에 이르러선 수족이었던 유방과 손자의 사족에 대한 결탁과 후계자에 대한 농간으로 위제국은 더욱 말로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러나 더욱 재미있는것은 위나라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았던 사마씨의 서진 제국은 황실과 종실의 힘을 크게 강화시켰는데 결국 그것으로 인한 내분으로 멸망당하게 되었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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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타르
15/06/30 14:52
수정 아이콘
조앙이 살아남았더라면...
15/06/30 15:08
수정 아이콘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조앙이나 조충이 살았다면 이라는 주제는 꽤나 흥미롭고 괜찮은 주제가 될듯 해요.
둘중 하나라도 살아있었으면 개인적으로 조비는 어려웠을거라 보고 둘다 살아있었으면 그야말로 감히 말하기 어려울것 같네요~ ^^
SafetyZon
15/06/30 14:58
수정 아이콘
복타르님 댓글보고 문득 의문이 드는데

조앙이 살아있어서 계승했다면 어땠을까요?

정사를 잘 몰라서 조앙의 인물평 자체를 아예 잘모르겠습니다..
포메라니안
15/06/30 16:47
수정 아이콘
쎌라비
15/06/30 15:04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요새들어 삼국지에 다시 빠져서 삼국전투기 보고 화봉요원보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화봉요원 좀 정발 안해주나..
15/06/30 15:12
수정 아이콘
삼양이 10권까지 정발하고 이후로는 감감무소식입죠
번역도 평이 좋지 않습니다
공허의지팡이
15/06/30 15:41
수정 아이콘
뭘 해도 결국은 망하네요. 크크크. 정답은 없고,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서 대응해야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공허진
15/06/30 15:53
수정 아이콘
조비가 후계자가 된건 다 가후 덕이지요
장남인 조앙도 끔살해주고 조조가 갈등할때 옆에서 원소랑 유표의 예를 슬그머니 들며 서포트 해주고

인생은 가후 처럼.....
오우거
15/06/30 15:56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원소가 헌제옹립에 소극적이었던 이유에 대한 글을 읽었었는데
본문의 찰거제? 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재밌네요.

조조는 친족(조씨와 하후씨), 그리고 일명 순욱 다단계 피라미드(찰거제와 관련된 거겠죠???)로 형성된 인재풀이 워낙 좋아서
든든한 친위세력이 존재했었고 결과적으로 헌제가 외척을 끼고 조조에게 덤볐던 여러 도전들을 (동승, 복완 등등) 제어할 수 있었지만

원소는 일단 친족의 인재풀이 개망이었고 (실제 원씨 집안의 단물을 다 빨아먹은건 원술)
자신과 함께 고생하며 하북을 평정한 핵심 인재들이 기주 호족 출신 (전풍, 저수) 이었던 반면
원소 본인은 하남 출신이었던 관계로
공손찬 멸망이후 주적이 사라지자 본격적으로 이들과의 내분이 발생하구 어쩌구 저쩌구 해서

되게 재밌게 읽었었는데....

조조 본인이 찰거제로 상당한 이득을 봤으면서도
후계자와 관련된 또다른 글을 보니 이것도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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