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달 24일에 롤링타바코에 입문했습니다.
롤링타바코는 쉽게 말해.. 궐련 담배를 직접 제조해 피우는 겁니다.
필터와 페이퍼, 담뱃잎만 있으면 되죠. 담배값이 치솟은 이때, 서민들을 위한 담배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봉초라고 불렸다고 하더군요.)
맛도 시판 담배보다 괜찮고 연기 냄새나 몸에 베이는 냄새도 시판 담배보다 낫습니다.
- 도와줘요 스피드왜건~~
1. 기본 장비
롤링타바코는 크게 R.Y.O 와 M.Y.O 로 나뉘어진다고 하네요.
Roll your own / Make your own 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롤링 방식과 튜빙 방식인데요, 이 시점에서 동영상 하나 보고 가시겠습니다.
롤링방식 -
롤링 머신을 이용해 담배를 제조하는 것으로, 제 손이 참조 출연을 했습니다.. 제가 찍은 동영상이라..
이건 핸드 롤링입니다. 말 그대로 손으로 직접 말아서 피우는 것이죠.
롤링 박스를 이용한 방식입니다. 보통 롤링박스는 70mm를 지원하구요, 저도 지금은 롤링 박스를 이용하고 있어요.
튜빙방식 -
알단 튜빙방식은 필터와 페이퍼가 일체형입니다. 궐련을 만드는 시간이 확실히 빠르고 시판담배의 퀄리티에 필적합니다. 대신 담뱃잎 소비량이 많다고 하네요.
전원을 연결해 자동화 시킨.. 녹즙기같은 생김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크크
2. 필터 / 페이퍼
일단, 필터나 페이퍼의 종류가 상당히 많습니다.
예전 88 필터같이 안쪽에 활성탄이 들어있는 필터도 있고, 향이 첨가된 필터도 있습니다. 규격은 울트라슬림, 슬림, 레귤러 그리고 각각 롱, 숏으로 나뉘어 집니다.
처음에는 그냥 레귤러를 두개 겹쳐서 썼었습니다만, 필터값이 만만치 않은 관계로 롱 레귤러를 사용합니다.
필터가 기니까 담뱃잎을 아낄수 있어서 좋아요.
페이퍼는 향이 첨가되어 있는것들, 얊은 것, 화학성분 무첨가로 노리끼리한 종이 등등 특색있는 페이퍼가 많으며 규격은 통상 70mm / 78mm 로 나뉘어집니다.
얇은 페이퍼가 더 천천히 탑니다. 시판담배와 거의 동일한 페이퍼는 훨씬 빨리 탑니다. 대신 무화량..이 많구요.. (전자담배를 피우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일반 시판 담배와 비슷하게 만드시려면 78mm 에 레귤러 필터 두개를 겹치시면 꽤 비슷하게 나옵니다.
이렇게 피우다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단 담뱃잎이 70mm에 비해 8mm 만큼이나!! 더 투입되고 필터값의 압박을 느끼게 되죠..
그리고 저는 결국 롱 레귤러 필터에 70mm 로 안착을 하게 되었으며.. 익숙해지니 괜찮습니다. 사람이란 간사하더군요.
3. 담뱃잎
담배 종류도 꽤 많습니다. 향이 첨가된것들도 많이 있구요. 초콜렛 향이 가장 무난하지 않나 싶습니다. (디스플러스보다 조금 더 진한 느낌입니다.)
담배중에 ZWAAR 라는 게 써있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타이어 타는 냄새가 나는 녀석들인데.. 시도해봤는데 생각보다 맛은 괜찮습니다.
포장 단위는 보통 20g, 30g, 40g 입니다. 한번 살때 80g 정도는 사두는게 좋습니다. 가게가 널려있는게 아니다보니 한번에 많이 사둬야 버틸 수 있거든요.
바빠서 담뱃잎을 못사면 다음날은 시판 담배를 4500원을 주고 사야합니다.. ㅠ
4. 제조
담배는 롤링머신을 이용할 경우, 한개피당 30초~1분정도 소요되며, 롤링박스를 이용해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놈이 그놈이죠..
대신, 롤링박스를 이용할 경우, 이동중에도 담배 생산이 어느정도 가능합니다. 근데 생긴 것 과는 다르게 담뱃잎이 넣어가지고 다니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담배가 생산되어 나오는 부분으로 담뱃잎이 흘러나옵니다.. 게다가 담뱃잎이 마르게 되니 맛이 떨어지구요.
페이퍼에는 침을 발라도 되지만 저는 그냥 물 떠다놓고 물 바릅니다. 위생을 위해.. 라기 보다는 왠지 접착제가 몸에 안 좋을것 같아서요.
같은 손으로 같은 재료를 가지고 만들지만, 제품간의 편차가 꽤 심합니다. 불량이 날 경우 페이퍼 한장을 그냥 날리게 되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부자재 값이 만만치 않습니다.
집에서 담배를 말고있으면 전자담배 액상 제조하는 기분이 들면서 내가 약쟁이가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고는 합니다.
괜찮아요. 이겨내세요.
5. 적응
익숙해지는데 까지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습니다.
맛에 익숙해진다는 의미가 아니고 제조의 익숙할을 말하는 건데요,
나에게 맞는 담뱃잎의 양이나 필터/페이퍼의 종류, 담배의 종류 등등 여러번의 시행착오가 조금 필요합니다.
일단 담뱃잎을 많이 채우면 안 빨립니다. 연기도 적게 나구요..
그렇다고 너무 적게 채우면.. 담배 불량납니다. 사다리꼴 담배가 생산되죠..
게다가 몇모금 빨면 남아있지도 않으니...
그 접점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게 페이퍼의 재질이기때문에 페이퍼의 선택도 중요하죠.
담뱃잎을 아끼는 것과 맛, 연기 따위와 적정 선을 찾는 노력이 조금 필요하지요.
독한 담배와 순한 담배 사이에서 갈등도 해야 하구요.
저는 한달 쯤 되니 얼추 찾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신기하다면서 한개피만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요,
최소한 시판 담배 한개피와 일대일 교환 하시는게 그나마 노동력에 대한 존경의 표시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자기전에 내일 필 담배 미리 말아두는거 정말 귀찮단 말이예요 ㅠ
6. 가격
역시 가장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부분은 가격이겠죠.
원래 지금보다 더 쌌었지만, 담배값 인상때 이쪽 세계도 세금이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담배값이 문제가 아니라 부자재들로 폭리를 취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하기는 합니다. 너무 비싸요.
블렉데빌은 40g 단위 포장이며 가격은 11000원, 스텐리의 경우 20g단위 포장이고 5000원입니다.
통상 40g 은 11000원, 30g에 8500원 정도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롱 레귤러 필터의 경우 100개에 2500원 정도.
페이퍼는 78mm 가 50장에 1200원, 70mm 가 1000원 정도 됩니다.
소요 비용을 계산해보죠. 일단 반 영구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초기 비용은 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건 끽연가의 스타일에 따라 변동폭이 좀 있긴합니다만, 제 기준으로 계산해보겠습니다.
보통 20g 에 40+a 개피가 생산됩니다. (필터의 종류, 페이퍼의 길이, 담배를 얼마나 채웠는가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핸드롤링이 가장 많이 생산될 겁니다.)
(각종 블로그 등지에서 몇갑을 만드네 어쩌네는 보통 핸드롤링 + 슬림필터 기준으로 크게 잡은거니 낚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보수적으로 잡으면 담배 한개피에 125원, 한갑에 2500원이 소요됩니다.
70mm 페이퍼 기준으로 장당 20원이니 한갑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페이퍼가 400원아구요,
거기에 필터가 25원이 들어갑니다. 한갑이면 500원이죠.
한개피에 125+20+25 = 170원, 한갑에 3400원이 들어갑니다..
싸지 않지요.. 이 가격이면 vogue를 한갑사서 피우는게 인건비를 절약하는 일 일겁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인터넷이.. 있습니다.
마음같아서는 해외직구를 하고 싶지만 그건 너무 귀찮으니 넘기구요,
오픈마켓에서 롤링타바코로 검색하면 롱 레귤러 필터 / 70mm 페이퍼 / 롤링박스를 동시에 파는 곳들이 있습니다.
벌크 포장된 필터와 페이퍼가 각 500개씩 입니다.
지금 한 군데 확인해보니 필터와 페이퍼가 5900원, 롤링박스가 7500원으로 나오는군요. 택배비는 제외하도록 합시다.
개당 12원이 약간 안되는군요. 그럼 담배 한개피의 가격이 137원으로 대폭 낮아집니다.. 한갑에 2740원 정도로군요.
물론 담뱃잎도 살 수 있습니다. 파인컷(잘라놓은것)이 아니면 판매가 되는 모양입니다.(...왜죠?)
50g 에 9000원 정도 하는군요.. 100개비, 5갑을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한갑당 단가가 2040원으로 낮아지는군요.. 크크
저런 잎담배는 가위를 사용하기에는 귀찮으니 그냥 세절기를 이용해서 자르기도 한다는군요.. 수동 세절기..
편의점도 거의 없던 시절 새벽에 실험실에서 담배가 떨어지고... 모두 일심하여 재털이 뒤져 꽁초를 분해하여
신문지에 말아피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그렇게 피어대다가...
애기 태어나면 끊겠다는 마눌과의 약속 가볍게 씹어주고... 계속 피우는데...
어느날 잠 자는데 숨이 안쉬어집니다. 으헉...
내과 이비인후과 한의원 다 이상도 없고 담배 끊어보란 소리만...
끊었더니 나았습니다.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