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콜한방님의 포맷을 빌렸습니다. 리콜한방님의 양해 바랍니다. 그리고 핑크플로이드는 언제 내놓으실 건지??
폴 매카트니의 역사적인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내한 공연이 채 1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오랜 비틀즈 숭배자로써 감개가 무량합니다. 재작년에 후쿠오카에서 폴을 보고 온 건 함정 호모 쿨투라(Homo Cultura; 문화적 인간)의 일원이라면 반드시 한 발을 담궈야 하는 공연이 아닌가 생각하며, 아주 많은 표가 팔렸지만 아직도 자리가 꽤 남아 있으니 팬심으로 공연 홍보도 해볼 겸 폴 매카트니가 작곡한 비틀즈, 솔로 시절의 곡을 뭉뜽그려 20곡 추려봤습니다. 비틀즈의 거의 모든 곡을 사랑하는 저로써는 폴 매카트니의 곡만으로 20곡 추리는 것만으로도 흰 머리가 엄청 늘어나는 작업이었으며 -저는 풍성인입니다- 미친 짓이라는 생각이 멈추질 않네요. 이거 하고 나니 새삼 리콜한방님이 존경스러워졌달까요;; 핑크플로이드 어쩌실 겁니까?
우선 공연가실 분들을 위해 현재 일본에서 공연 중인 셋리스트 투척합니다. 곡 자체는 여기서 전혀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
I saw her standing there (1963년, from Please please me / 작사 작곡 Paul McCartney & John Lennon)
리버풀 협약(?)에 의해 비틀즈 해체 전까지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가 작곡한 곡은 Lennon/McCartney로 표기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노래는 폴 매카트니의 처음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이 공동으로 작곡한 곡으로, 역사적인 비틀즈 데뷔 앨범의 첫 머리를 장식하는 노래입니다. 비틀즈의 처음 정체성은 전형적인 락앤락 아니 락앤롤 밴드였으며, 그 서막을 열기에 아주 좋은 노래였습니다. 그 시절의 수많은 락앤롤과 비슷하면서도, 이상하게 하드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후 Helter skelter같은 노래를 만드는 폴의 잠재성이 여기서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또한, 굉장히 젊은 - 날 것의 느낌이 드는데, 닐 세다카같은 가수가 히트하고 있던 미국에 브리티쉬 인베이젼이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곡이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비틀즈의 락앤롤 송입니다.
All my loving (1963년, from With the beatles / 작사 작곡 Paul McCartney)
초기 비틀즈가 여타 락앤롤 밴드와 확연히 구분되는 점을 하나 더 지적하자면, 바로 이런 탁월한 멜로디 감각을 들 수 있으며 이는 전적으로 폴 매카트니의 공이랄 수 밖에 없다. 듣기 좋은 단순한 훅성 멜로디의 조합에 그치지 않고 유려하게 흘러가는 멜로디 라인을 듣고 있노라면, 폴의 천재적인 멜로디 감각이 여기서부터 터지는구나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됩니다. 초기 비틀즈 시절의 폴 매카트니를 단적으로 상징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Yesterday (1965년, from Help! / 작사 작곡 Paul McCartney)
락앤롤 밴드에 현악사중주를 끼얹으면 이런 결과물이 나옵니다? 초기의 락앤롤 밴드 형태에서 조금씩 발전하던 비틀즈는 Help!부터는 정말 단순히 락앤롤 밴드라고 부르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964년에 이미 만들어 놓은 멜로디를 가지고 신선한 어레인지를 구상하던 폴 매카트니는 프로듀서 조지 마틴과 고심 끝에 밴드를 해체 밴드의 형태를 해체하고 폴의 어쿠스틱 기타에 현악사중주가 가세하는, 당시로써 혁신적인 어레인지를 구상합니다. 위키디피아에 의하면 현재까지 2200번 이상의 리메이크가 되었다는군요디귿디귿. 우리나라에서도 두시의 데이트 김기덕같은 프로에서 연말에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팝송을 조사하면 진짜로 수십년간 1위 자리를 지켰고, 최소 제가 들은 시기에선 이 곡이 1위를 놓친 적은 없습니다. 80년대부터 00년대에 걸쳐서요. 폴의 클래식에 대한 애정과 컴플렉스가 이 시기부터 발현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클래식보다 더한 클래식으로 남을 노래가 되었습니다.
I'm looking through you (1965년, from Rubber soul / 작사 작곡 Paul McCartney)
'아이돌'로써의 행보에 지쳐갈 때 쯤, 밥 딜런 등에게 감명받기 시작한 그들은 스튜디오에 쳐박혔고, 그래서 나온 결과물이 Rubber soul입니다. I saw her standing there가 앨범 첫머리를 장식한지 약 2년 정도가 지났을 무렵에 그들은 락앤롤을 이만큼 진화시켰습니다. 밥 딜런의 포크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은 비틀즈는 가사부터 음악까지 모조리 진화하기 시작했으며, 이 노래는 폴의 곡 중 그 영향이 가장 강하게 드러난 곡입니다. 어쿠스틱 기타를 바탕으로 포크에 락앤롤적인 요소를 가미시킨 노래로 듣다 보면 멈출 수가 없는 이상한 중독성을 가졌습니다. 아주 담백한 음성으로 부르기 시작해서 락앤롤적인 보컬로 마무리짓은 보컬은 이 노래를 완성하는 흥미로운 요소가 됩니다.
Got to get to into my life (1966년, from Revolver / 작사 작곡 Paul McCartney)
Rubber soul의 파장은 대단한 것이어서, 밥 딜런은 일렉트릭 기타를 잡았으며 비치보이스는 Pet sounds로 비틀즈에 화답합니다. 이에 비틀즈는 Revolver라는 한층 진화한 음반을 내놓습니다. 흔히 멜로디의 폴 매카트니, 실험의 존 레논이라는 이미지를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비틀즈 내에서 폴 매카트니는 존 레논 이상가는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인물이었습니다. 이 곡만 봐도 그런데, 간단히 들으면 락앤롤에서 발전된 형태의 락송으로 이해되기 쉽상이지만 그리 간단한 곡이 아닙니다. 우선 모타운 소울풍의 브라스로 곡은 시작하며, 이 브라스는 곡 전체의 분위기를 주도합니다. 그 위에 전형적인 폴 매카트니의 락송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보컬은 폴이 투 트랙으로 녹음하여 동시에 플레이시킨 형태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굉장히 High한 분위기를 냅니다. 그리고 이 노래는 사실 마리한화화나에 대한 송가입니다. 대마 경험을 노래한 게 혁신이냐고 물으면 할 말은 없지만, 뜯어보면 굉장히 혁신적인 노래입니다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1967년, from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 작사 작곡 Paul McCartney)
Revolver로 큰 지각 변동을 가져온 비틀즈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또 한 번의 핵폭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영화사의 시민 케인처럼 이제는 관습적으로 대중음악 역사상 최고의 명반으로 꼽히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가 그것이죠. 재밌는 것은 이 때부터 밴드의 음악적 헤게모니가 본격적으로 존 레논에서 폴 매카트니에게로 넘어가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그 폴의 아이디어 첫째가, 앨범 타이틀이자 동시에 곡명인 가상의 밴드가 공연을 하는 컨셉으로 음반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곡은 비틀즈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노래입니다. 노래는 짧고 단순합니다만 역시나 대단합니다. 아마 비틀즈 전곡 중 가장 강렬한 기타 리프가 사용됩니다. 하드락이나 헤비메탈에서 쓰일 법한 수준의 리프죠. 그리고 벌스에서 감미로운 목소리의 폴이 샤우팅으로 자기들을 소개하고 브릿지에서 무대에 등장인물들 나올 때 쓰일 법한 혼세션의 웅장한 등장음악 후 관중들의 반응이 나옵니다. 그리고 다시 자기 노래가 나오고 관중들 반응이 나오고, 샤우팅으로 노래를 마무리지으며 팬들의 괴성으로 마무리 지으며 다음곡으로 연속적으로 넘어가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음반 마지막 무렵, 이 노래를 다시 부르며 퇴장 인사를 함으로써 컨셉트 앨범적인 면모를 취합니다. 완전한 컨셉 음반은 아니지만요.
She's leaving home(1967년, from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 작사 작곡 Paul McCartney)
폴 매카트니의 클래식에 대한 애정, 컴플렉스, 도전에서 정점을 찍은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째 인기는 Eleanor Rigby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만. Eleanor Rigby가 비교적 클래식한 사운드를 가진 팝송을 현악 스트링으로 반주한 곡이라면, She's leaving home은 보컬까지 하나의 파트로 하여 완벽하게 실내악의 형태로 승화시킨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폴 매카트니가 쓴 클래식 선율 중 가장 훌륭한 선율 가진 곡은 이곡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폴이 이런저런 실험을 하고 있을 때 존 레논은 뭘 했을까요? 주도권은 좀 빼꼈을지 몰라도 Lucy in the sky with diamond나 A day in the life 같은 곡 써내려갔던게 이 시기 존 레논입니다. 이런 괴물시키들-_-+
Blackbird (1968년, from The Beatles (White album) / 작사 작곡 Paul McCartney)
아마 이 시기는 비틀즈 내부적으로 최악의 시기였지 싶습니다. 그들을 잘 조정해주던 매니저 브라이언 앱스타인의 죽음 이후, 폴 매카트니는 스스로 비틀즈를 리드해 나가려고 했고, 존 레논은 자기만의 세계에 침잠하면서도 매카트니에게는 반발하고, 조지 해리슨은 아 됐고 내 노래 좀 실어달라고 땡깡부리고, 그 사람좋다는 링고스타도 매카트니의 독단에는 반발하는 지경이었으니까요. 근데 될놈될이라고 이런 시기에도 그들은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 냅니다. 서로 자기 노래는 죽어도 포기못하겠다고 주장하는 통에, 조율해줄 사람도 없어서 할 수 없이 더블 앨범으로 멤버들이 원하는 곡들의 상당수를 실어서 음반을 내버리는데, 아 그게 수록곡들 퀄리티가 장난이 아닌 겁니다. 이 시기 폴 매카트니의 창작력은 경이적인 것이었습니다. 특히, 이 곡 Blackbird는 팝음악에서 낼 수 있는 멜로디의 정수가 아닌가... 근데 폴이 만들었다는 팝음악 멜로디의 정수가 대체 몇 곡이냐?
Rocky raccoon(1968년, from The Beatles (White album) / 작사 작곡 Paul McCartney)
컨트리풍의 포크락 발라드로 웨스턴스타일의 홍키통크 피아노, 하모니카로 그 분위기를 잘 살리죠. JYP가 늘 강조하는 말하듯이 노래하는 것의 표본은 바로 이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쿨럭. 실제로 도입부에서 말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점점 노래로 넘어가면서 담담하게 노래하는 걸 들으면서 마치 말하듯이 노래한다고 생각하곤 했거든요. 심지어 중간에 다다다하는 것마저 말하는 것처럼 들리죠. 흔히 비틀즈의 연주력이나 가창력에 대해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이 테크닉은 아니지만 굉장히 독특한 색깔과 알찬 연주를 들려주는 그룹이며, 가창력에 있어서도 대단한 수준인데, 특히 폴 매카트니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그 능력은 진짜 최고 수준이죠. 이제는 늙어서 공연에서 그걸 온전히 즐길 수 없는 건 좀 안타까운 일입니다.
Birthday(1968년, from The Beatles (White album) / 작사 작곡 Paul McCartney & John Lennon)
다양한 스타일의 곡으로 가득한 화이트 앨범에서 비교적 전통적인 락앤롤 형태로 회귀한 곡으로 레논과 매카트니의 공동 작곡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녹음 당시의 세션을 프로듀싱했던 분의 기억에 의하면 대부분은 폴의 것이었고, 존은 훗날 인터뷰에서 폴은 50년대 스타일의 히트곡을 만들길 원해서 뚝딱 만들어졌으며 쓰레기였다라고 했죠. 그래놓고 정작 배킹보컬에는 오노 요코가 들어간 건 함정 크크. 저 위에 있는 5년전 노래와 한 번 비교해보시면, 락앤롤임에도 구조적으로 이만큼 진화했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Helter Skelter(1968년, from The Beatles (White album) / 작사 작곡 Paul McCartney)
헤비메탈의 발전에 단초를 제공한 노래 중 하나로써,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나 Back in the U.S.S.R 등 비틀즈 멤버 중 가장 하드한 음악을 잘 만들어온 폴이 만들어낸 비틀즈 노래 중 가장 하드한 노래입니다. 불협화음이나 소음에 활용에 대한 이해도도 최고인 노래죠. 아 Revolution No. 9이 있구나 이건 다들 듣지마세요? 상당수의 메탈밴드들이 커버하기도 했죠. 사실 리프자체는 앞서 언급한 두 곡보다 더 강렬하진 않는데, 진짜 헤비메탈스러운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정말 폴의 음악센스에는 감탄을 금할 수 밖에...
어우 이거 진짜 어렵네요. 한 번 끊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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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상한지 동영상이 안보입니다.
저도 이번에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 보러가는데 음악에 무지랭이라 아는 노래가 없습니다...크크크
그냥 유명한 외국가수가 우리나라에서 두번이나 공연할까?? 그러니 아는 노래가 없어도 한 번 가보자는 마인드로 갑니다...
역시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옛말을 몸소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는 요즘입니다.크크크
대중음악(POP)이 기존 클래식을 대체한 시대에서 폴맥경은 진정으로 영원불멸의 최고의 작곡가로 남을겁니다.
비틀즈 시절만을 한정해도 고작 7~8년 사이에 정말 대중음악의 거의 모든 성취를 일궈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본문에 나와있던대로 WHITE ALBUM시절쯤에는 정말이지, 경이로운 창작력으로 음악이 쏟아져 나왔던 시기죠.
좋은 정리감사드리며 2편 빨리 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