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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26 08:31
그렇게 현자타임을 느끼면서 야동들을 다 정리하고... 다시는 하지 않으리 후회하면서도
다시 눈물을 흘리며 인터넷에 질문글 올려가며 야동을 찾아 홀로 위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같은 원리라고 봅니다.
15/04/26 09:30
성욕이 본능인건 맞지만 출산 그 자체를 본능이라 보기엔 비약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임신과 출산은 성행위의 결과로 따라오는 것이지 모든 생물이 본능적으로 당연하게 추구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15/04/26 11:30
종족번식이 인간에게 있어서 본능이라고 한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출산의 당위성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설명이 안 되지 않습니까? 성욕은 인체가 그렇게 설계된대로 자연히 반응하는 것이니 본능이라 볼 수 있지만요. 사회적 분위기나 시대에 따라 이렇게 쉽게 바뀔 수 있는 개념이 본능이라고 보이진 않습니다.
15/04/26 11:36
본능이랑 이성이랑 부딪힌다고해도 설명이 안될까요? 자위행위 참고싶은데 하게되는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성욕이 더강한 조절하기힘든 본능인것도 맞지만 종족번식 역시 꽤 강한 본능 중 하나죠.
15/04/26 15:53
종족번식이 꽤 강한 본능 중 하나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꽤 강한' 본능이라고 하셨는데 제 입장에서는 강하고 약하고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전혀 없거든요. 납득도 되지 않고.. 아팡차차찻 님은 그런 느낌을 가지시나요? 그리고 그 것이 이성에 앞서는 본능의 문제라 느끼시나요?
15/04/26 20:15
이성적으로 설명이 안되니 본능 아닌가요? 결혼해서 애낳고 사는게 행복하니까 하는거겠죠.
게임하고 싶은거랑 비슷하죠. 시간낭비에 자기개발에 도움도 안되는데 하고 싶자나요. 하면 행복하니까
15/04/26 20:23
이성으로 설명이 안된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어렵지만
이성으로 설명이 안된다고 해도 과거의 어떤 우연에 의해 고착화된 관습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욕의 결과로서 종족번식이 이루어지는 것, 그리고 그러한 종이 생존에 유리하여 지금까지 보전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또 그것이 인간의 본능이라면 대부분의 사람은 본능인지 아닌지조차 생각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성욕처럼요. 이성으로 설명이 안되는 것이 본능이 아니라, 원래부터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이 본능이니... 이런 질문이 나오는 현상 자체가 해당 욕구에서 벗어난 사람으로부터 나왔음을, 종족번식이 인간의 本능이 아닐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봅니다.
15/04/26 20:34
본능의 범위를 어디까지 정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봅니다.
자고 먹고 성행위 하는 3대 본능만 본능이 아니기 때문이죠. 위에서도 말한 것 처럼 담배피고 싶고 게임하고 싶은 것도 본능이죠. 또 본능이라는것이 꼭 모든사람이 느껴야 하는 것일 필요도 없고요. 본능이 전혀 없는 관습만으로 자손 번식이 유지되어 왔다고 생각 하기에는 그 기간이 너무 길다고 생각합니다. 자손이 없어도 먹고 살기에 큰 문제가 없던 것은 벌써 오래되었으니까요. 논문이나 여러가지 자료를 많이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냥 막연하게 '본능이냐 아니냐' 라고만 한다면 저는 본능이 맞는것 같습니다. 다만 점점 더 자손을 낳는 것에 대한 리스크가 사회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과거라면 별로 고민도 안 했을 '나의 삶이 중요하냐 자식이 중요하냐' 같은 가치 판단마저 필요한 상황이 되다 보니 스스로 점점더 억제되는 본능이라 생각합니다. 당장 시간이 많고 마음이 여유로우면 게임 실컷 해도 되죠. 실컷 하게 되고요. 하지만 시험직전 처럼 내가 당장 게임을 하게 되면 시험점수가 낮아지고 내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되는 상황이라면 그 둘의 가치를 저울질하며 게임하고싶은 본능은 서서히 죽어갈 겁니다. 저는 자녀 문제도 이렇다는 생각이 들어요.
15/04/26 20:14
성욕과 동급으로 본능인지는 모르겠지만 전 본능이 맞는 것 같아요.
저는 현재까지는 결혼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만, 만약 제가 억만장자고 사회적 지위가 높았다면 이곳저곳에 제 씨를 뿌리고 다니고 싶을것 같거든요. 마치 과거의 왕들 처럼요. 외부 사정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무의식적으로 억제되어온 본능 같은 느낌? 이 드네요..
15/04/26 08:34
결혼 등을 경제학적 관점으로 해석하신 고 게리 베커 라는 분이 계신데, 그분의 책 제목이 '출산 경제학' 일 겁니다. 노벨상도 타신 나름 유명하신 분이세요.
책의 요지는 결혼과 출산이 결국 경제학적으로도 이득이 되기 때문에 한다는 것이었던 것 같은데 (굉장히 애매모호하게 말씀 드리네요... 읽은지 오래 되었습니다.) 한번 읽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15/04/26 08:44
'아기가 너무나 사랑스러우니 아기를 가져라'라는 주장은 핵심을 궤뚫지만 막상 예비 부모들을 설득하기 어려운 논리인 것 같습니다. 아기를 가져보지 않으면 그 행복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주장인데, 그렇다고 시험삼아 해 보기에는 아기를 갖는 건 정말 큰 책임감을 필요로 하니까요.
가장 논리적일 수 없는 영역임에도, 논리적인 이유가 덧붙여지지 않으면 저출산 시대의 예비 부부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15/04/26 08:50
임신 회피는 아닌데 굳이 무리하게(의학의 힘을 빌려서) 아이를 낳고싶진 않은, 결혼한지 1년된 40/39콤비부부입니다.
그냥 생기면 격하게 이뻐해주고, 없으면 없는대로 살랍니다. 부부간에 공통적인 취미나 생활방식이 많아서 아이가 없어도 사는데 지장은 없을듯.
15/04/26 08:53
요즈음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많으셔서 이제는 아이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그렇게 특이하게 받아들여지진 않더라구요. 물론 아직은 아이가 있는 부부가 많겠으나, 혹시 특수한 사정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어서... 양식 있는 사람들을 만나실 때에는 그로 인한 외부적인 어려움은 없으실 거라 믿습니다.
15/04/26 09:24
제가 다니는 직장선후배들은 결혼하고 애가 없는 사람은 없어요.의학의 힘을 빌려서라도 잘 낳드라구요.
낳아야한다고들 한마디씩 하지만 뭐 그냥 넘기면 되고.
15/04/26 09:07
10월이 예정일인 예비아빠입니다. 저도 올해 초부터 글쓴 분과 똑같은 고민을 엄청나게 많이 했어요. 1월부터 임신을 시도하면서 보통 서너달 정도 뒤에 임신이 된다더라, 그동안 저 질문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찾아보자는 생각이었죠. 현실은 첫달에 바로 성공해 버려서 ... 마음의 준비가 덜 된 채로 답을 찾아 헤메게 되었습니다.
주변의 젊은 부모들에게 물어보고 다녀도 속시원한 대답은 없더군요. 가장 많았던 답변은, 나도 그런거 고민했었다, 근데 애기 나오고 웃는얼굴 보니까 아무 생각도 안나고 너무 좋더라 식의 대답인데 전혀 공감이 가질 않았습니다. 하긴 애를 낳아 봤어야 알죠... 그나마 지금까지의 고민 끝에 제가 해답에 가장 근접하게 갖고 있는 생각은 이렇습니다. 자식을 낳고 부모가 되는 과정은 인생이라는 게임에 있어서 엄청난 레벨업 구간이다. 부모가 되면서 부모 자신들이 엄청나게 성장하게 되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서.. 라는 이유가 그나마 저 본능의 영역에 있는 비합리적 질문으로부터 조금 합리화해 주는 것 같습니다.
15/04/26 09:17
덧붙여 종족의 번식에 대한 제 고민의 흔적을 살짝 말씀드리자면, 고등생물의 번식이라는 개념 자체가 '종'의 차원에서 봤을때는 지극히 당연하고 추구해야 할 가치가 되지만, 개별 생물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지극히 비합리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내리사랑이란 결국 자기자신에 대한 희생으로 실현될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성욕이라는 본능적 기제를 종족 번식과 직결시켜 놓은 것은 아주 탁월한 진화적 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성행위가 쾌락을 주지 않거나, 번식과는 아무 상관없는 행위로써 기능했다고 가정하면 고등생물은 이 지구상에서 진작 그 씨가 말랐을 겁니다.
그러니까 '애를 왜 낳아야 하는가'는 애초에 비합리적인 질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5/04/26 09:28
하긴 섹스하다보니 애가 생겨서 키우게됐다... 는 단순무지한듯 보여도 어쩌면 부지기수의 부모가 자녀를 키우게된 이유(혹은 원인, 또는 섭리?)일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순산하시길 바랍니다!
15/04/26 09:31
근데 사회에 필요해서 분위기나 이론을 만든다고 이렇게 다들 애낳아서 키우는게 가능한건가요?
저는 '사회에서 필요해서 분위기나 이론을 만들었기에' 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고, 저는 그 이유도 애낳고 키우는 개고생하는 이유로는 부족하다고 봐요.
15/04/26 09:36
솔직히 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아니 좀 더 나아가서, 사실 전 애를 전혀 낳고 싶지가 않은데 와이프는 꼭 하나는 낳아야 겠답니다. '나중에 찾아올 사람'이라는 이유로. 솔직히 전 전혀 동의가 안되는데 뭐 어쩔수 없이 하나 낳기로 합의는 했지만, 여전히 왜 낳아서 길러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15/04/26 09:48
본문에도 썼지만 저는 나중에 자식이 찾아와주고 뭐 이런거 기대해서 자식낳는건 정말 아닌것같아요.
멀리갈거없이 그냥 저 자신이 교보재거든요. 지 먹고살기 바쁘다고 전화도 뜸하고 결혼해서 자식생긴 이후로는 명절이나 얼굴 볼까말까... 결국 수중에 남는건 재산과 내 배우자뿐인데 내 젊은날을 희생하면서까지 이루고싶은 목표가 명절때 손주데리고오는 자식얼굴보기 하나라면 안하고말지.... 란 생각입니다. 자식에게 바랄건 없어요. 나에게 뭘 해주겠지 기대하는거 자체가 넌센스에요. 해주지도 않을거고 바라다가 스트레스 받는것도 몹쓸일입니다. 그냥 내가 자식 키우면서 사랑을 쏟아주는것 그 자체가 좋다로 끝나는 일이에요. 근데 본문에서도 말했지만 저도 지금 사랑은 좋아서 주는거지만 이 사랑을 주기 위해 아이를 낳았는가.... 는 의문이에요.
15/04/26 09:45
전 늙어서 외롭지 않고 싶어서 아이를 낳고 싶습니다.
본문에 자식에 대한 사랑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려가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전 공감하지 않습니다. 또 자식에 대한 사랑은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제 자식이 꾸리는 새로운 가족, 손자를 보는 맛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하다라는 말이 저에겐 크게 와닿네요 하하 나이가 들 수록 부모님을 더 챙기지 못하는건 시간 상 부족하고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기에 소중함을 모르는 것이지 사랑 그 자체가 식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글쓴이님이 말씀대로 사랑이 식어도 저를 가장 오래 알아본 인생의 동반자이자 친구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가장 비슷한 형태의 인간으로서 절 이해하고 사랑해줄 수 있는 것이 자식이라고 생각합니다.
15/04/26 09:59
뭐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은 저만 하는 말는 아니니까요.
저는 사랑이 식는다는 개념보다는, 그냥 본질적으로 자식은 부모에게 뭘 준다기보다 받음으로써 정의되는 존재같아요. 일종의 부채인데, 그걸 빌린사람에게 갚는게 아니라 내 자녀에게 또다른 부채를 안김으로써 해소하는거죠. 자식이 꾸리는 가족, 손자를 보는 맛이라는건 그런 의미에서 공감합니다. 내가 준 사랑을 또 다시 내리물림하고있구나 하는데에서는 만족이 느껴질것 같아요. 근데 결혼도 자녀도 안낳고 먹튀한다면 얄밉긴 하겠네요
15/04/26 09:53
최소한 저 '늘그막에 외롭지 않다' 라는 명제는 부모세대까지는 진실일지 몰라도 우리세대에서는 더 이상 진실이 아니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노인들과 말벗을 해주는 로봇이 나왔다죠? 그리고 인공지능 연구도 한창이고 말이죠. 아마 30년뒤면 인공지능이 정말로 발달해서 인간에게 감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지금처럼 어설픈 수준이 아닌, 정말로 인간과 표현력이 다를 바가 없어서 큰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말이죠.
15/04/26 09:55
3개월이어서 그런생각이 드는거 같습니다. 돌지나고 말 한마디하고 이뻐죽겠는 시절이되면 또 다릅니다. 물론 미운7살이되면 또 다른 생각이들고 그러겠지요. 저는 22개월 딸아빠인데 100일즈음 까지는 피들님같은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요즘은 이런 사랑스러운 생명체를 내가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자랑스럽기까지합니다. 좀 오만한 생각이지만요.
15/04/26 09:59
위 말을 봐도 여전히 고민이군요.
애를 낳았는데 전혀 레벨 업이 안되면 어쩔 것인가? 애를 낳았는데 정이 전혀 안가면 어쩔 것인가? 되돌릴 수가 없어요...... 확신이 들기 전에는 절대 할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이 제가 아닌 타인(제 아이)가 된다는 이유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15/04/26 09:59
빨바보 5년차입니다.
출산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었는데 아내와 서로 뜨겁게-_-사랑하다보니... 낳아보면 이쁘다, 자식이 없으면 모른다 등등의 이야기는 출산의 이유가 되긴 희박한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출산의 원인(...)은 있어도 당위성은 애초에 없기에 제시하기 어려운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다만 간혹 '출산은 인생의 무덤'식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나쁘긴합니다. 물론 자녀 양육이라는 것은 다른 기회비용을 포기해야 함을 의미하지만, 인간의 행위가 모두 경제적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잖아요.
15/04/26 10:08
전 아기가 아무리 사랑스럽고 귀여워도 제 자신보다 소중하지 않습니다
만약 내 아이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상황이 온다면 그건 나보다 아이를 더 사랑해서가 아닌 아이를 내버려두고 남은 제 생활이 견딜 자신이 없어서 일거같네요 제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아이를 가지고 아이를 돌봐주는거지 제 생활이 팍팍해질게 뻔하다면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네요
15/04/26 10:11
솔직히 애완견 수준의 앞가림도 못하는게 몇년인데 그거 하나하나 챙겨줘야하고
나중에 교육비 결혼비용 등등 돈들어갈거 생각하면 내 생활은 필연적으로 팍팍해질 수 밖에 없죠
15/04/26 10:19
옛날에 아이들을 많이 낳을 수 있었던 건,
- 노동력이 중요 (농업, 사냥 등) - 피임 개념 부재 - 출산을 담당하는 여성의 인권이 낮음 등이 복합되었다고 봅니다. 먹고살기 바쁜 시기, 심지어 유아사망률이 높았던 시기에는 아이를 낳음으로써 느끼는 행복 등은 고려가치가 아니었겠죠. 출산으로 인한 경제적 효용성이, 비출산보다 명확히 컸을 겁니다. 대신 어머니와 자식들의 희생이 강요되었던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현대는 출산의 경제성이 비출산시보다 낮습니다.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는 문화도 아니고, 저녀를 키움으로써 드는 비용이 엄청나게 커졌죠. 대신 개인의 가치와 행복을 중요시하면서, 출산의 무형적 가치가 예전보다 커졌죠. 아이한테 집중할 수 있고, 그만큼 아이로 인해 부모가 얻는 심리적 안정성이 크니까요. 문제는, 무형적 가치는 추상적이고, 경제 가치와 상쇄되기 힘든 개념인 만큼, '아이가 없이 즐길 수 있는 경제력과 만족도에 비해, 아이가 주는 행복감은 얼마나 클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계속 이루어질 겁니다.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게 많은 현대 사회에서, 부모의 희생이 요구되는 출산이 설득력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전처럼 여자의 인권이 낮아 어머니측에 희생을 지울 수 있는 사회가 아니죠. 개인적으로는 좀 더 사회가 발전하여,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부모의 희생과 노력을 덜 강요하는 시기가 온다면(복지 제도가 더 잘 되거나,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보조 로봇이 개발된다거나) 그제서야 출산율이 증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어중간하게) 발전된 사회가, 출산의 만족도를 저울질하게 만든다고 생각하거든요.
15/04/26 14:17
출산과 비출산의 경제성은 단순비교가 어렵고, 저는 오히려 주장하시는 바와 반대로 생각합니다. 요즘 시대에는 아이 1명 키우는 비용이 노인 1명이 사망할 때까지 부양비용보다 적다고 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는 문화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사회비용이되고 그게 결국 자식에게 돌아갑니다.
15/04/26 10:27
내 위에 누군가가 존재하고 아이를 낳고 길렀으니 제가 있는거겠죠. 그와같은 이유로 기회?가 된다면 같은 행위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15/04/26 10:35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함께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혼자 있는 것 보다 더 행복합니다. 그 이유는 인류는 혼자 생활하려는 사람보다 함께 생활하여 공동의 적을 막고 협동하는 것이 생존과 적응에 유리했기에 인류는 사람들과 어울릴 때 행복과 만족감을 느끼고, 혼자 있고 타인과 교류가 없으면 외로움을 느낍니다. 결국 진화의 결과물이죠. 마찬가지로 내리사랑 또한 진화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죠.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고 희생하는 만큼 자녀는 부모에게 희생하지 않는 이유도 간단히 설명가능합니다. 그 쪽이 생존에 유리했기에 그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죠. 결국 저는 그냥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인간이 애초에 자녀를 낳고 키우도록 만들어졌고, 그냥 자연적인 것을 따를 때 행복함을 느끼도록 만들어지지 않았겠나, 거스르는 것이 더 불행하지 않겠나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자녀를 낳을 생각입니다만... 아직 결혼도 안 했네요 ^^;;. 그런데 현생인류가 자녀보다 본인을 더 중요시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느는 추세인데, 아마 본인을 자녀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후손들은 자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후손에게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겠죠? 결국 세대가 많이 지나면 자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류가 더 많이 생존할 것이라고 생각하구요. 저는 그래서 웬만하면 저보다는 자녀를 중시할 생각입니다. 당연히 자녀가 제가 하는 만큼 저를 사랑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자녀는 제가 했던 만큼 제 손자,손녀들을 사랑하겠죠. 물론 이 부분은 가치관의 차이겠지만요.
15/04/26 10:44
'본인을 자녀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후손들은 자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후손에게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겠죠?'
이거 무슨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는건지 잘 이해가 안가네요 자식이 있다는 사실 말고 거의 다른 모든면에서 자식 없는쪽이 유리할텐데
15/04/26 10:59
후손을 남기는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애초에 참가를 안하는데 어떻게 경쟁이라는게 성립할수가 있나요...
그리고 후손을 남기는걸 중요시하는게 무슨 유전형질처럼 살아남는다는 개념도 이해가 잘 안가고요. 그냥 개취아닌가요?
15/04/26 11:08
뻘플일수도 있는데 언젠가 생물이 자식을 낳는건 반강제성을 띄고 있지않나? 싶은 생각이 들던데 성행위라는것에 쾌락이 없었다면 억지로 자식 낳으려고 행위를 할 동물이 있긴할까 싶더군요. 그래서 결국 자식을 낳기 위한것이 아닌 아닌 쾌락을 위한 본능으로 동물들이 생겨났고 본능에 대한 댓가로 반강제성으로 임신을 유도 한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이성적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쾌락은 쾌락대로 이용하고 임신을 억제할수있고 사회적상황이나 주변상황을 통해 아이를 왜 가져야하는거지? 라는 의문이 생겨난거 같아요.
15/04/26 11:11
저는 근데 반 강제성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낳는 거야 반 강제성이지만 육아에 한해서는 강제성이 아니지 않았을까요? 과거 수렵시대에도 섹스를 즐기고 그 부산물로 생긴 자녀는 버렸으면 되는 일이었으니까요. 결국 저는를 섹스뿐만 아니라 그 자녀를 키우는 것도 본능안에 들어간다고 생각이 되네요. 실제로 자녀를 되는대로 여러명 낳는 문화는 농경시대 들어와서 생겼고, 오히려 그 전에 수렵시대에는 출산의 개채수 조절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확실한 건 아닙니다.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기에서 갈리아인? 게르만인? 인가 하여튼 그 수렵민족들은 나이 30전에 여자를 취하지 않는 것을 남자 최고의 명예로 여겼다는 이야기도 있으니까요.
15/04/26 14:41
성행위에서 쾌락을 느끼는건 인간뿐일걸요. 동물이 생식을 하는거야말로 유전자에 씌여진 본능이구요. 자신을 복제할수있는 유전자가 남아서 된게 현재의 생물들이니까요. 번식을 하는게 생물의 원래의 본능이고, 그걸 거부하는 인류가 특별한거죠.
15/04/26 11:33
저도 저 위에 추천된 출산경제학이라는 책 추천드립니다.
결혼을 해서 튜토리얼 인스톨, 큰놈 둘째를 거치며 노말 나이트메어 모드를 클리어중입니다만 (헬모드 진입은 마눌님 반대로 실패), 아이를 키우면서 항상 의아했던 것은 냉정하게 따져서 애들이 없던 인생보다 지금이 뭔가 이득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였습니다. 단순히 아이를 사랑한다, 내 정서적 만족, 인간 근원의 고독감 해소... 뭐 이런 추상적인 문제가 아니라, 아, 이게 이득이 되는 시스템이니까 유지가 되는군 이런 형이하학적 측면에서의 납득이었어요. 다들 아시듯 사회제로도서의 상부구조는 하부구조 위에서만 성립할 수 있기 때문에(feat. 마선생) 사실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무상급식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고 느끼다가도 무상의료에 이르면 이게 안될 일이라는게 본능적으로 느껴지듯, 사실 살다보면 이게 경제적으로 수지가 맞고 실현 가능한 일이며 최소한의 합리성을 지닌 것인지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근거와 수치가 나오지 않아도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마련인데, 아이를 키워보면서 보니 이게 그 반대의 경우보다 사회는 물론 개인에게도 확실히 이득이 되기 때문에 장기간 유지되는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굳어지더군요. 다만 그게 대체 왜 그런건지 이해가 잘 안되었었는데... 책을 읽고 많은 부분에 대한(물론 여전히 전적으로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의문이 해소되었습니다. 재미있기도 하니 한 번 읽어보세요~
15/04/26 11:51
저는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나를 닮은 아이를 세상에 태어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제가 좀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성향이 강해서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이유를 모르겠는데, 그래서 너무도 괴로운데, 내가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가 내가 어렸을 때처럼 "아빠! 사람은 왜 살아? 어차피 죽는 건데 왜 사는거야?"라고 질문한다면 대답을 해줄 수 없었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왜 사는지 모르니 삶이 고통이었고 그렇게 고통 속에서 사는 게 싫었고 왜 사는지도 모르면서 살아가는 제 자신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나랑 닮은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죠.
그런데 이젠 아이를 낳고 싶습니다. 나를 닮은 아이가 태어난다면 참 근사한 일일 것 같고 세상이라는 놀이터에서 삶을 즐기도록 가르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생명이라는 것이 이 우주 안에서 얼마나 희귀한 현상인지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지구가 얼마나 생명력이 넘치고 아름다운 곳인지 보여주고 싶습니다. 즉 저는 이제 저를 사랑하게 되었고 삶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생명과 삶 자체에 감사하게 되었던 겁니다(어느날 문득 제가 행복을 느끼고 있고 삶과 생명에 감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더군요.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 했던 삶이었는데!). 그래서 아이도 낳고 싶어졌던 거죠. 이게 님의 질문에 대한 제 답입니다. 그런데 나이만 먹었지 결혼할 사람을 찾지 못 했네요...
15/04/26 11:56
1X, 게임을 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거지...
저기에서 게임 대신 결혼을 넣어도 딱히 말이 안되는건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15/04/26 11:53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사회적 집단에 소속되어서 안정감을 느끼고 집단 구성원과의 결속력이 강할수록 만족도 또한 높아집니다. 가정 내 자식들은 사회적 집단의 최소단위이며, 혈연 관계인 자식들은 큰 노력 없이 본능적으로 강한 결속력을 가지게 되는 구성원이죠. (물론 예외도 있긴 합니다만) 젊었을 때야 주변에 여러 다양한 사회적 집단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딱히 결혼을 통한 자식을 만들지 않더라도 대체집단을 통해 행복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만,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그런 집단들의 숫자는 줄어들고 남아 있는 집단의 구성원 또한 가족이라는 혈연에 집중함으로 인하여 그 결속력이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결혼한 나이먹은 어르신들이 자꾸 결혼해라하고 압박을 넣는 거죠. 이건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 영역이거든요.
15/04/26 20:25
제가 그 예외인듯요. 소속되는것이 정말 싫어요. (2) 생존의 필요에 의한 이해관계로서의 사회적 관계는 유지할 수 밖에 없지만 나머지는 별로 ...
15/04/26 13:07
애 낳는 것은 책으로 읽거나 논리적으로 따져서 이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저도 결혼하고 아내가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무엇인지 모를 두려움과 책임감, 그리고 나를 닮은 생명체를 꼭 낳아야 할까 여러가지 생각으로 복잡했었는데 낳고 기르고 보니 생각이 많이 바뀌더군요. 노동력 확보니, 종족 본능이니 하는 것은 왠지 억지로 짜 맞추는 것 같구요. 감정적으로는 인생의 동반자가 한 명 더 늘어난 느낌이 있고, 애를 키우면서 힘들 때도 있고 행복할 때도 있는 것은 결국 인생이 이런거구나라는 생각으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이를 안 낳았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고 싶지도 않구요. 어르신들이 "애 한번 낳아 길러봐야 안다" 는 것이 힘든 점, 좋은 점 모두를 포함하는 말이라는 것을 느끼는 요즈음입니다.
15/04/26 13:11
여성 인권이 높아져서 여성들 입장에서 임신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죠. 거기다가 예전에는 임신에 대한 공포가 공유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그런 거부감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육아 문제는 사실 그 다음 문제겠죠.
15/04/26 14:29
아직 결혼도 안했지만 육아에 대한 고민을 일찍부터 해봤는데요. 전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을 부모님이 아닌 자식에게 되돌려주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 책에서 어떤 일화를 본 적이 있는데 어느 노교수가 제자를 가르치면서 논문지도를 비롯해서 여러가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고 제자가 교수의 위치가 되면서 노교수에게 자신이 받은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는가에 대해 물었는데 노교수가 자신에게 배운 것과 방법(정성으로 도와준 것)을 앞으로 지도하게 될 다른 제자들에게 돌려주라고 하더군요. 나이를 먹을수록 문득문득 깨달아가는게 부모님이 정말 엄청난 희생을 하셨구나라는 거지만 거기에 대한 감정적 고마움이 그 희생에 근접할정도로 되돌려주어야 한다는 효의 감정이 생기지는 않더군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효의 모습은 문화의 영향이 아닌가 싶고요 본능으로서 효의 감정만큼은 자식된 도리로 돌려드리고 정작 부모로부터 받은 수많은 지원에 대한 생각+내 자식에 대한 애착을 합쳐서 내 자식에게 내리사랑이 되는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내 자식이 내가 지원한만큼 나에게 돌려준다는 기대는 없구요. 자기 그릇만큼 제 손주,손녀(?)에게 돌려주길 바랄 뿐이지요
15/04/26 15:51
부모님 세대와는 달리 지금은 개인 선택의 문제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습니다 "나는 한국에서 살고 싶지 않은데, 내가 여기서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건 모순이다" 그래서 내가 20~30년 후에 적적할까봐 내가 살고 싶지 않는 나라에 아이를 살라고 낳아버리는 건 무책임하다는 의견이죠 나는 낳고 안 낳고의 선택권이 있지만, 태어나는 아이는 태어나는 것에 대한 선택권이 없잖아요 즉, 아이를 딱히 낳기 싫은 건 아닙니다 다른 나라로 이민가게되면 그곳이 어디냐에 따라 충분히 생각이 바뀔 수 있죠
15/04/26 15:52
'번식'은 사실 내가 직접하지 않아도 '형제자매'나 '친척양반들'로도 가능한 일인지라...
나라는 표현형이 직접 번식하지 않아도 형제자매라면 50%, 친적이라면 단계건너면서 점감하지만 일정부분 유전자 재생산이 이루어져서 목표는 달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번식에서 '재생산 성공'은 사실 자녀를 낳는 일이 아니라 그 자녀가 '재생산'에 성공하는 일이며, 환경조건에 따라서 '번식'을 하지 않고 향후로 기회를 미루는 것을 통해서 '재생산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 자체는 흔한일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인간을 포함한 '유성생식'하는 동물들이 굴리는 재생산 촉진을 위해 자연선택된 다양한 기제들은 잘 계산되서 그대로 작동하는 물건이 아닌고로 '재생산 목표' 달성이 아닌 형태로도 얼마든지 충족될 수 있지요. 예를들어 성행위에 있어서 '오르가즘'이라는 보상을 얻는 방법은 상당히 다양하며, '입양'을 통해서 애착형성 이후단계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처럼요. 이런 요인들을 고려한다면 '번식본능'이라는 물건이 존재하는 것과 출산율 감소는 '모순'적인 일만은 아닙니다. 낳는것, 낳지 않는것 양쪽모두 (유전자 재생산에서 사회구조적 변수들에 이르는) 다양한 이유들에 의해서 '설명'될 수 있는 일이며, 이 둘은 동시에 나타날 수 있고 설명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단일변수나 논리로 명쾌하게 설명해 낼 수 있다면 아주 논쟁적이고 뛰어난 연구업적으로 잘먹고 살지 않을까 합니...)
15/04/26 20:27
어머니가 저를 그렇게도 좋아하세요. 아무것도 안하는데... 이것만 봐도 전 애를 낳을겁니다. 사실 지금 머리로 이해하긴 어려운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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