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2014년 최고의 외화는 <리스본행 야간열차>였습니다.
지금 와서 2014년을 말하는건 좀 웃기지만, 그냥 좋은 영화라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블로그에 쓴 김에 PGR에도 조금 고쳐서 올립니다)
흥행작도 아닌데 어쩌다 이 영화를 보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네이버에서 영화 목록을 훑다가 시놉시스를 보고 괜찮겠다 싶어서 고른 영화였는데 마이너하게 만든 상업영화라서 끌렸던 모양입니다.
그런만큼 모두에게 해당할 수는 없겠지만 저에게는 와닿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우선 이 영화의 주인공은 둘로 나뉩니다. 책 속의 주인공 '아마데우'와 책 밖의 주인공 '그레고리우스'이죠.
영화를 보며 이 두 주인공이 공통점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바로 '노잼'이라는 점이죠.
저는 이 영화를 ["노잼들의 사랑이야기"]로 받아들였습니다. 덕분에 역시 노잼인 제가 동질감을 느끼고 감정이입이 잘 되었던 영화였죠.
약간의 반항기, 마음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운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약간은 비겁함, 그러면서도 갖고 있는 빚진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 사색하며 글 쓰기 좋아하고 엄청 재미없는 진지함 + 자의식 강한 스타일이었던 아마데우.
아마데우보다는 적은 스토리만을 말해주지만 어쨌거나 진지하고 지루한 사람이었고 그래서 자신감도 잃은 그레고리우스.
그것이 대주제도 아니고 어쩌면 저에게만 유독 좋게 다가온 영화겠지만, 2014년을 통틀어 이렇게 저에게 울림을 준 영화는 없었습니다.
너무 진지하고 철학적인 두 노잼 주인공들에게는 사랑은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저에게도 그렇구요.
포르투갈이라는 독특한 배경도 신비감에 일조했고, 독재라는 어둠 속에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교회에 대한 절망에 부분적으로 공감했고,
혁명가들의 벅찬 고뇌와 갈등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의 그들의 초라함의 대비가 슬프기도 했고,
무엇보다 아마데우가 사색하면서 썼던 글의 문구들이 제공하는 인생에 대한 인사이트가 굉장했던 영화였습니다.
덕분에 원작 소설도 샀지요. 아직 읽는 중이지만요. 원작 소설은 유럽에선 꽤 유명했던 소설이라고 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