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3시즌은 레알 마드리드로서 결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즌일겁니다. 리그 초반부터 바르셀로나와의 승점차가 많이 벌어지더니 결국 바르셀로나의 압도적인 리그 우승을 허용할수밖에 없었고, 그토록 갈망했던 라 데시마의 꿈마저 챔스 4강에서 독일의 꿀벌 군단에 의해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당시 감독 무리뉴와 카시야스 사이의 불화설, 그리고 언론의 흔들기로 팀 내부 분위기마저도 엉망이었던 상태....
그래도 그나마 위안이 있었다면 숙적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상대전적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국왕컵 결승에 오른데다 결승 상대가 더비 라이벌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긴 했지만 사실 그때까지는 말만 더비였지 21세기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레알 마드리드를 한번도 이겨본적이 없을정도로 라이벌이라고 부르기 많이 그런 상태였죠. 실제로 그 시즌 리그에서도 레알 마드리드가 안좋은 팀상태에서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는 더블을 기록했고요.
게다가 홈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리는 경기라 더더욱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를 의심하시는 분들은 없었을겁니다.
그러나 이게 왠걸.... 호날두의 선제골로 예상대로 앞서나가며 무난히 국왕컵을 먹겠구나 했더니 디에고 코스타에게 동점골을 먹히고, 이후 전체적으로 레알 마드리드가 주도하는 경기양상이었으나 야신 빙의한 쿠르트와와 골대신에 의해 번번히 결승골을 넣을 찬스가 무산되며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흘러가게 되고.... 연장전에서 미란다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경기막판 호날두의 퇴장이라는 안좋은 모습까지 나오면서 결국 레알 마드리드의, 무리뉴의 최악의 시즌의 화룡점정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찍어주게 됩니다. 아틀레티코로서는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토록 이기고 싶었는데 한번도 못이겼던 상대를 적지에서, 그것도 가장 큰 무대인 결승전에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쾌거를 이뤘으니 그보다 더 짜릿한 순간은 없었습니다. 여담으로 개인적으로 이 결승을 레알이 이겼다면 무리뉴가 한시즌은 더했을것 같다고 생각해봅니다. 조만간 떠나긴 했겠지만 그 떠나는 해가 1년더 늦춰지지 않았을까....
아무튼 무리뉴가 그렇게 떠나고 안첼로티가 부임한 13-14 시즌. 이 시즌 마드리드 더비에서는 다시 레알 마드리드가 확실히 웃었다고 할수 있을겁니다. 3승 1무 1패라는 상대전적도 그렇지만 국왕컵 4강에서 아틀레티코를 더블 시키며 결국 결승에서 바르셀로나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고, 결정적으로 리스본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숙원이었던 라 데시마를 극적으로 아틀레티코를 꺾고 이뤄냈으니까요.
하지만 아틀레티코로서도 성과가 대단히 컸던 시즌이었던게, 비록 몇분을 남기고 놓쳤던 빅이어가 너무나도 아쉽긴 했지만 레알 마드리드에게 또다시 적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21세기 마드리드 더비 리그전 첫승을 거두며 13-14시즌 리그 전적에서 1승 1무로 상대전적에서 앞섰고, 오랫동안 이뤄졌던 양강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의 장기집권을 깨고 라리가 우승컵을 얻어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무엇보다 레알과 아틀레티코가 붙을때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고 해야할까요.... 만날때마다 끈질긴 경기 내용으로 끝까지 괴롭히며 경기 결과를 떠나 예전에 레알 마드리드에게 승점을 쉽게 헌납했던 그런 팀이 아니라고 확실히 보여줬습니다.
결국 그 결실은 이번 시즌 14-15시즌에 맺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수페르코파에서 1승 1무로 레알을 꺾고 우승컵을 차지했고, 코파 델레이 역시 1승 1무, 특히 적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아틀레티코로 돌아온 페르난도 토레스가 복귀멀티골을 신고하며 레알 마드리드에게 또 하나의 대회를 잃게 만들었으며, 결정적으로 리그에서 더블, 특히 홈 비센테 칼데론에서 치욕적인 4-0 참패를 안겨주며 시즌 총 상대전적 4승 2무로 앞서감과 동시에 레알마드리드 선수들과 팬들에게 큰 트라우마를 안겨줬습니다.
설마설마했는데 결국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마저 이 두팀의 대결은 성사되고 말았습니다. 한 시즌에 마드리드 더비가 8번 열린적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사실 4승 2무로 압도적인 상대전적을 가지고 있다 해도 아틀레티코로서는 아직 분이 풀리지 않았을것 같습니다. 그간 레알 마드리드에게 잃은 승점들도 너무 많은데다 무엇보다 저번시즌 놓쳤던 빅이어에 대한 한이 있기때문에....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당연히 한시즌에 어떤 특정 상대와 이정도 다전을 치뤘는데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은 충분히 이가 갈리겠고요.
처음에 두 팀이 8강에서 붙는것이 확정되었을때 정말 지겹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재대결이 하루앞으로 다가온 지금 어떤 결과가 나올까 매우 궁금해지는건 어쩔수 없네요.
여러가지로 양팀에게 시즌의 중요한 분수령이 되는 대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아틀레티코로서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이번시즌 아무리 좋은 상대전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결국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탈락하면 시즌을 무관으로 마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계속 레알에게 안좋은 기억을 가지고 갈수밖에 없고요.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두팀의 바로 전 맞대결인 0-4 대참패를 당했던 리그 경기때와는 다르게 부상선수들이 전원 복귀한 풀전력(그때 빠졌던 핵심선수들이 라모스,페페,모드리치,마르셀로,하메스였으니...) 에 시즌 초와 달리 하메스가 팀에 완전히 녹아든 상황인데 이번마저도 아틀레티코에게 져서 탈락하면 아무런 변명의 여지가 없죠. 게다가 승점을 좁히긴 했지만 현재 2위인 리그 역시 우승을 장담할수 없는데 챔피언스리그에서 떨어지게 된다면 2년만에 다시 악몽의 시즌을 겪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 이번에 아틀레티코에게 이기지 못한채 시즌을 끝내게 된다면 앞으로의 대결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끼치겠고.
두팀의 챔스 8강은 한국시간으로 바로 내일 4월 15일 새벽 3시 45분에 비센테 칼데론에서 1차전을, 4월 23일 새벽 3시 45분에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2차전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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