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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04 14:12
유년기에 중요한 이야기가 하나 빠진 것 같지만 좋네요.
건승을 빌어드립니다. 그리고 저도 '나는 아직도 어리구나'라고 느낍니다.
14/12/04 14:37
저도 비슷한 가정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초등학교 때 피지알 특유의 갈색 그것에 대한 일화도 갖고 있고요.)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었지만... 가출도 했었고 자살도 생각했고 복수도 꿈꿨지만 나이 먹고 육체적으로 맞설 수 있는 것을 인지한 순간부터 측은한 마음이 들더군요. 내가 받았던 억압을 반대로 되돌려 줄 상황에 희열은 느낀 적도 있었고요. 뭐. 지금은 떨어져서 1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하니 아무 생각도 없고 그냥 오래 살아만 계셔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14/12/04 14:38
작년 이맘 때쯤 피잘에 '계란 한 판이 되면, 어른이 될 줄 알았다' 는 내용의 글을 쓴 것 같은데, 술김에 지웠는지 안보이네요. 흐
저런 어렵고 힘들었던 일들을 웃으면서 술안줏거리로 얘기할 수 있을 때까지 켈로그김님이 곱씹으셨을 아픔과 애증에,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위로를 드리고 싶습니다 생각해보면 어른이 된다는 건 별거 아닌 것 같습니다. 나보다 남을 조금 더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는 것, 그게 어른이 된다는 것 같아요. 자기 자신만을 바라보는 건 아이들이죠. 아이들은 자기 중심적이고, 세상이 자기를 축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나 중심의 세계에서 벗어나서 자식이든 배우자든 연인이든 아니면 다른 타인이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그 사람이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 하고 인정하게 되는 게 철이 드는 거고 어른이 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저희 부모님에 의하면, 죽을 때까지 진짜 어른이 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시네요 ㅠ 아무튼 방문 행사에 참가하는 1인으로서 오랜만에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고르며 설레는군요 흐흐
14/12/04 15:11
저도 이제 아이 둘의 아빠인데 아직도 어른이 된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런데 문득 생각해보면, 아마 앞으로도 평생 크게 달라질 것 같지가 않고, 만약 이게 어른이라면 어쩌면 6학년때 드라마 보면서 '동물학자가 되려면'이 아니라 '결혼할때 처가의 반대를 받지 않으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그때 이미 어른이 되었던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14/12/04 15:12
일을 하면서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게 되는데 학생들중에는 비교적 부유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 구김살없이 학생 그 나이대의 그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친구가 있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친구도 있습니다.
누군가와 대화하는것이 좀 서툴고, 감정표현에 서툴다 보니 남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들을 하게 되고.. 오늘의 초,중,고 학생들을 보며 예전의 저의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됩니다. 나는 전자의 학생이었을까, 후자의 학생이었을까. 마찬가지로 좀 부족한 형편에 가정의 화목이라는 것이 별로 없었던 저는 전자의 학생들을 보면 말로 표현 못할 미묘한 감정이 섞이게 됩니다. 지금의 경험과 마인드를 가지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좀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친구들과 더 친밀하게 지낼 수 있지 않았을까. 의미없는 후회뿐이지만요. 20일에 행사에 참여해서 그 친구들에게 어떤 무언이야기를 한다든지 인생의 가치관에 대해서 설교를 한다든지 등의 어설픈 어른흉내를 하긴 싫습니다. 그냥 우리처럼 너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어른, 따뜻한 어른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14/12/05 09:07
고생량 보존의 법칙에 따라 인생의 고생의 총 량은 정해져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고생해놓고 까먹고 사는게 최고인거 같아요.. 행사때는 나쁜 짓 안하도록 조심하려고요 =_=;;
14/12/05 10:02
유복하다고 할 순 없지만 부족함 없는 환경에서
부모님 밑에서 땡깡부리며 20년을 살다가, 나는 이제 부모님 도움 필요 없어! 라고 하면서 돈받을껀 다 받으며 학업마치고 무난하게 취업테크트리타서 결혼하고 잘먹고 잘살고 있는 저의 모습을 대비하며 봤을 때, 본문의 그 짧은 글 뒤에 펼쳐져있을 수많은 비하인드들과, 더불어 감히 짐작할 수조차 없는 그 모든 역경과 고민을 이겨낸 켈로그김님의 내공이 얼마나 쌓여있을지,, 어릴때야 아버지가 슈퍼맨이었던 시절, 어른들은 뭔가 다를거야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야 누구나 갖고 있을테지만 점점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면서 느끼는건, 나이가 80먹은 노인이든, 어느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든 전부 다 미완성이고 끊임없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한 어른의 정의에서는 켈로그김님도 남들과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 계신 것일테고, 저 같은 평범한 범인들과 상대적 비교의 정의에서는 이미 본문의 글 자체가 어른의 글인 것 같네요.
14/12/05 10:20
저는 평범하고 부족함 없는 환경이 더 나은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해요.
역경과 고민을 잘 받아들여 이겨내면 내공이라는게 쌓일 수도 있는데, 저처럼 대충 얼버무려 넘기면 좋지 않은 습관으로만 남을 수도 있고요.. 말씀 감사합니다. 하지만, 제 행실이 철딱서니 없고 평균언저리에 턱걸이 한다는건 스스로가 잘 알기 때문에, 넙죽 받아들이려니 양심의 가책이 듭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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