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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4/11/10 00:56:56 |
Name |
로이나이 |
Subject |
[일반] 빨간모자가 없어진날2 |
#3
지금도 그러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반장이 뽑히면 의례 햄버거나 피자를 샀는데 그때 빨간모자가 아닌 다른피자를 맛보았다
"야 4반은 피자헛이래!"
"야 우리는 뭐먹냐?"
등등 누가누가 얼마나 더 쏘는지가 관건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빨간모자가 아닌 다른 브랜드의 피자를 먹었고
나름의 신세계였다
5-6명이 옹기종기 모여 라지피자를 하나를 먹었던 그때는
맛있었다
그러다 중2 인가 중3때 다시 한 번 혁명을 느꼈는데 바로 '피자스쿨의 등장이었다' 지금도 싸지만 그때는 더 저렴했던 피자스쿨은
반 아이들 30명 가량에게 전원 피자를 한판씩 선물 했고 청소후 집에 갈때 피자한판과 콜라 500ml을 가져가는 그 기분 정말 좋았고
점점 빨간모자는 내 기억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빨간모자를 영원히 잊은건 아니었고
아주 간간이 시켜먹었지만 점점 기억에서 잊혀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올라왔을때는
빨간모자는 기억에서 완전히 잊혀지고 말았다 그냥 학교갈때 빨간모자 상가를 보고 아직도 있구나라는 생각뿐 시켜먹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빨간모자는 언제까지고 있을줄 알았으니까..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한동안 빨간모자를 잊고 살았는데 고3때 정말 우연치 않게 빨간모자를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고3 야자할때 당시 하하의 텐텐클럽이란 라디오가 있었는데 당시 야자하던 우리반중 누군가가 당첨이 되서 빨간모자 피자가 온것이었다
10명 남짓 야자 인원이었지만 우리는 30명이 한다고 뻥치고 피자가 무려 10판 가까이 왔다
그래서 다른반 아이들도 같이 피자를 나눠먹었다 물론 그때 피자맛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게 내가 기억하는 빨간모자 피자를 먹었던 마지막 기억이고 그후에 빨간모자 피자를 먹은 기억은 없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하고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한번도 빨간모자 피자를 먹은 기억은 없다
피자를 좋아하는건 변함이 없었지만 도미노 파파존스 피자를 더 좋아하고 더 많이 먹었다
그래도 우리집 앞 빨간모자는 그대로 있었다 언제라도 시켜먹을줄 알았고 언제라도 그자리에 있을것만 같았다
빨간모자는..
그렇게 빨간모자는 내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7
그렇게 빨간모자를 잊고 살던 나에게 여자친구라는 사람이 몇 번 거치고 정말 잊지 못하는 여자친구를 만났었다
그친구도 빨간모자 같은 존재였을까 언제나 가까이 있었지만 멀리하게 귀찮아 하게 되었고
끝내 우리는 이별하고 말았다
물론 말한건 나였지
2년이 다되어가는데 아직도 잊지 못하는걸 보면 정말 후회하고 있지만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어느날 술 한잔 하고 집에 오는길에 술좀 깨고갈까 싶어서 벤치에 앉아 찬 공기를 맞이하는데 눈에 들어온 종이가 보였다
빨간모자 유리창 붙은 글자
'점포정리'
그 순간 정말 생각이 많이 났다
아 나와 함께 15년이상을 같이 했던 빨간모자가 이렇게 가다니 빨간모자가 가기전에 DHA 피자라도 하나 시켜먹어볼걸
그런 생각이 들자 헤어진 그 친구가 생각이 났다 우리의 헤어짐은 정말 카톡으로 헤어졌는데
헤어지기전에 전화라도 할걸
헤어지기전에 만나서 말할걸
그냥 목소리 한번만 듣고 싶었는데
라는 생각과 함께
빨간모자 피자를 한번만 먹어봤으면
이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들기 시작했다
왜 빨간모자가 문을 닫는데 그 친구가 생각이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마지막으로 한번만 피자를 먹어볼걸 마지막으로 목소리 아니 얼굴이라도 볼걸 그런생각이 들어서 생각이 났나보다
그 친구는 잘 지내고 있겠지
빨간모자는 다른 지점에서 장사를 계속 하고 있겠지
ps. 이건 반 픽션입니다 빨간모자는 장사를 아직도 하고 있고 여자친구하고는 헤어진건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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