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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9/09 17:18:22
Name 영원한초보
Link #1 http://hankookilbo.com/v/421a11a078824492965b19042e028346
Subject [일반] [펌] 약자가 약자를 혐오할때 (일간베스트 관련)
최근 세월호 특별법 투쟁을 하는 유가족들에 대한 조롱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런 사회에 대한 비판글을 pgr에 쓰고 싶었는데 글재주가 없어서 마음에 드는 글을 못쓰겠더군요
마침 제 마음과 같은 글을 보고 여기에 링크합니다.

http://hankookilbo.com/v/421a11a078824492965b19042e028346

이 칼럼에서 와 닿는 문구가 두가지가 있습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어. 갑과 을. 나는 내 자식이 갑이 되길 바래."
"내가 약자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제물을 찾아 물고 물리는, 갑의 표식을 이마에 붙인 을들의 아귀다툼이 벌어지는 지옥이 바로 여기다."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은 이미 지옥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서글퍼 집니다.
그렇다고 내 자신도 지옥에 살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을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그렇다고 갑이 되어서 횡포를 부리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약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과 삶의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다면
열등감이나 우월감에 사로잡혀서 세상을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옥같은 삶을 사는 그들에게 강한 분노를 표출했던 적도 많았지만
이 칼럼을 읽고나니 안타까운 마음에 한없이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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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매니아
14/09/09 17:32
수정 아이콘
글 좋더군요.
마빠이
14/09/09 17:39
수정 아이콘
다른 여러 나라의 극우들이 발현하는 시나리오를 보면 비슷비슷 합니다. 흔히 생각하기에는 가난이나 약자가 되면 더 가난한 이의 아픔을 보듬어 줄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함정이 존재하죠.

자신의 현실이 어렵고 한계가 느껴질수록 본문처럼 자기보다 더 한 약자를 찾아서 자신을 올리는? 쉬운 방법을 찾는 사람이 많아집니다. 이건 정치적만이 아니라 [원초적인 동물의 세계나 학교폭력이나 왕따 문제만] 보더라도 쉽게 나오는 현상입니다.

자신이 능력으로는 어찌할수 없을때, 자신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태워난 기본 스펙?만으로 남들보다 우위를 차지할려고 합니다. [피부색] [출신] [나라] [남성] 등등 태생적으로 가진것들로서 타인에게 우월감을 가질려고 하는것이죠.

현실에서, 능력이나 사회적 위치로 치면 아무것도 아닌 최하위 계층? 이지만.. 사회적 지위나 능력이 아닌 신분이나 인종차별, 성별로 사회를 나누어 버리면 자신은 최소 4~5단계는 올라가는 것이죠 -_-;;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런 시나리오로 경제가 파탄나면 극우가 발현하고 힘을 받습니다.

애시당초 평등이란걸 절대로 받아들일수 없는 존재가 극우들이고, 이런 사람들중에 왕조니 계급사회니 이런걸 외치는 사람이 있는게 이상한것이 아닌것이죠.
영원한초보
14/09/09 19:54
수정 아이콘
어렸을 때 부터 열등감과 우월감이 생기는 이유와 이를 올바르게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철학수업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게임할 때 나보다 못하는 사람 만나면 괜히 우월감에 젖어 있고 그러는데 어렸을 때는 상당히 심했었습니다.
요즘 말 많은 롤만해도 같은 편을 까서라도 자기가 좀 더 나은 위치를 차지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게임이지만 원인은 같은 거라 이를 극복하는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14/09/09 17:52
수정 아이콘
인간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을 본능적으로 잘 찾는것 같습니다. 글 정말 공감됩니다.
wish buRn
14/09/09 17:59
수정 아이콘
다음카페에서 일베를 비난하는 댓글을 보면 그들또한 일베에 대한 우월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인에 대해 우월성을 가지고 싶은건 그냥 본능의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또한 예외라고 말하기 힘들구요.
마빠이
14/09/09 18:22
수정 아이콘
[타인에 대해 우월성을 가지고 싶은건 그냥 본능의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들 동의하고 당연한거지만, 그 우월성을 가지려는 수단이 피부 또는 성별 또는 출신등으로 우월성을 가지려는게 문제라고 봅니다.

공부나 돈등 외부적인 요인으로는 우월감을 가지지 못하니 고추?달린거로라도 우월성을 가질려고 하는것이죠...
wish buRn
14/09/09 18:45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잘했다는건 아니구요.
14/09/09 18:25
수정 아이콘
예를 잘못들어서 생각하고 계시네요.
사랑한순간의Fire
14/09/09 23:24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이중성이 극명하게 드러나죠.
흑태자
14/09/10 01:58
수정 아이콘
일베에 대한 우월성이라는 예시는 잘못된 예시네요.
타인에 대한 맹목적인 혐오를 집단적으로 표출하는 집단에 대해서는 우월성을 표현하고 말고 할 것도 없습니다.
카서스
14/09/09 18:19
수정 아이콘
파시즘과 나치즘의 원인이죠
모 사이트 인물들은 히틀러 유겐트같은 것들을 비웃으면서 자기도 다를바 없다는건 인정하지 않죠.
14/09/09 19:15
수정 아이콘
글 좋네요
기다린다
14/09/09 20:56
수정 아이콘
전에 일베와 일본극우, 독일 네오나찌와 비교한 걸 본적 있는데..

어쩌면.... 이렇게.. 닮으라는 건 안닮고.. 닮지 말라는 건 그렇게 똑같이 닮다니....

우리 엄마가 우등생인 엄마친구아들과 나를 비교할때 마음이 이랬을까요.. 진짜....
14/09/09 21:07
수정 아이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을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3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펀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도 피도 안 마른 내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잎도 내가 발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넌 서 있지
않고 암만 해도 조금쯤 옆에 비켜 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장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장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들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치킨너겟
14/09/09 22:42
수정 아이콘
진심 혐오스럽죠.
와우처음이해��
14/09/09 22:47
수정 아이콘
약자멸시
14/09/10 17:58
수정 아이콘
제가 그래서 어떠한 분야든 간에 우월감을 가지는거까지야 그렇다쳐도 그걸 꼭 표현하는 사람들을 정말 혐오합니다. 우월감을 가지면 거의 필연적으로 그 우월감의 대상이 되는 상대를 무시하고 짓밟는 언행과 태도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두꺼비
14/09/10 23:59
수정 아이콘
자기 스스로가 역사속에서 단 한번도 승리한 적이 없는 민중 중의 하나라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비겁한 해법으로 그 길을 선택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별 생각 없이 살 수 있는데도 자꾸 자신에게 빨간약을 먹고 세상의 부조리를 직시하라는 목소리에 대한 적개심 때문에 그 길을 선택한 것일 수도있고,
단순히 반달행위 자체에 쾌감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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