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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28 18:58
만약에 한자가 사라진다면 중국어 표기를 담당할 문자는 로마자가 될지 혹은 다른 새로운 문자가 등장할지 상상해보니 흥미롭네요.
그리고 한자영웅이라는 프로그램의 인기가 크다는 사실은 조금 놀랍네요. 비록 나는 한자를 까먹어가고 한자를 잊지않기 위한 노력을 크게 하지는 않는데 한자를 잘하는 사람을 보는건 좋아한다? 어떤 감성인지 잘 짐작이 가질 않는데 혹시 어떤느낌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14/08/28 19:08
지금처럼 중국어 문화권이 강력한 상황에서 가망성은 거의 없지만, 만일 정말로 한자가 없어진다면 병음(로마자)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 같군요. 굳이 새로운 문자를 발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되어 있어서요. 물론 소리만 나타내는(표음) 표기법이라서 한자 글자 하나하나의 의미는 잃겠죠.
기사에 인기가 높은 이유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는 않지만, 단순 정서법이 아닌 한자 그 자체를 까먹어 간다는 점에 중국인 스스로가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일종의 교육용으로 홍보되고 있다고 하니까요. 학교 선생님이 학생들한테 집에서 '한자 영웅' 보고 오라고 숙제로 내기도 한다는군요.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교양 프로그램 같은 느낌? 성격은 좀 다르지만 한때 한국에서 유행했던 '역사 스페셜' 같은 느낌이 아닐까요?
14/08/28 19:10
아니, 전 한글까지도 안 바랍니다. 그냥 한자 때려 치우고 로마자로만 써 줘도 생큐 베리 감사... (그리고 중국 사람들 입장에서도 병음 자모는 웬만큼 익숙할 테니 한글보다 적응하기도 훨씬 쉬울 거예요.)
14/08/28 19:07
중국도 현대로 오면서 한자 표기법에 대해 고민 많이 했고, 알파벳 등으로 표기 문자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았죠. 간체도 이런 과정에서 등장한거고... 중화주의 때문에 한자를 버리는 것은 아마 쉬운 일은 아니고 이번 세대에는 그런 일은 없겠지만 한자 없는 중국을 상상하는 것도 재미있기는 합니다.
14/08/28 19:10
엣날 저 어릴때만해도 주판배우고 주판왕 뽑을때와 비슷하네요 결국 계산기와 개인용 컴에 밀려 사라졌지만 결정타는 엑셀이구요 빌게이츠 킹왕짱
그래도 어릴때 주판왕 보면 정말 신기했어요 그런 느낌?
14/08/28 19:11
https://ppt21.com../pb/pb.php?id=humor&no=213033&divpage=36&ss=on&sc=on&keyword=%ED%83%80%EC%9E%90%EA%B8%B0
유게에서 찾은 한자 타자기... 예전 인쇄조판공들이 한글 활자 찾아서 조판하던 시절도 있지만 한글은 그래도 순서라도 외우기 쉬운 편이지 한자조판공들은 어떻게 일했는지 참 궁금합니다.
14/08/28 19:13
미래 예측을 막 질러대시는 게 아니라 차분하게 생각해보면 결국 그리 되겠죠. 굳이 조심스럽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충분히 합리적인 의견이시니 크크.
애초에 간체나 병음도 말씀하신 그러한 현상의 전초 단계이고요. 사실 현대에 들어 단점이 좀 더 극대화되었다 뿐이지 애초에 1900년대부터 한자의 지나치게 어려운 학습 난이도에 대해서는 말이 많았죠, 루쉰이었나요, 한자불멸 중국필망이었나 중화필망이었나 하는 말을 했던 게. 이 발언은 지나치게 극단적이긴 했지만 일본도 일본의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3N 에 일본어를 포함시킬 정도로 한자라는 문자가 현대에 들어와서 여러모로 경쟁력이 좀 떨어지는 문자이긴 하죠.
14/08/28 19:46
제가 스스로의 예측에 좀 부정적인 이유는... 중국 수천 년 역사의 관성, 나쁘게 말하면 똥고집(..)이 상당할 거라고 보거든요.
저 개인적으로는 한국어에 영어나 일본어를 섞어 쓰는 걸 전혀 부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만, 한국인의 문화적 자부심은 상당하기 때문에 한국어에 가해지는 이런 외부 영향력을 의식적으로 차단하곤 하죠. 수시로 도는 '일본어 표현 XX를 쓰지 맙시다'처럼요. 그런데 중국은 그런 한국보다 몇십 배는 자부심이 강한, 그야말로 자존심 빼면 시체라고 표현할 정도의 중화 사상 국가거든요. 이런 문화권에서 더 효율적인 시스템이 있다고 그걸 쉽게 받아 들일지 좀 의문이에요. 자본주의처럼 돈이 되는 건 비교적 빨리 받아들였지만, 문자 시스템 같은 건 그게 국가 경쟁력 저하에 기여(?)하는 정도가 명확히 보이지 않고, 사실 아무래도 좋은 문제라(......) 전통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중국 정부, 즉 중국 공산당에서 강력하게 문자 개혁을 추진하는 경우인데, 여기는 또 정치적 이슈에 민감한지라 잘 될지 모르겠어요. 막말로 미국 꼴 보기 싫어서 로마자로 표음화 안 한다! 라고 말할지도 모르는 일 (..) 제가 인용한 기사 댓글 중에는 이런 주장도 있었어요. '한자가 로마자보다 더 효율적이다.' (.............) 뭐, 쓰기는 어렵지만 읽기는 오히려 쉽다는 얘기도 있고, 진짜로 특수한 상황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중국인들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걸 보여 주는 듯해요.
14/08/28 19:59
말씀하신 예측은 한자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단순해지고 표음화가 진행된다는 이야기셨으니까요. 뭐 저도 한자가 효율이 떨어진다고 그걸 곧바로 다른 것으로 대체되는 일이 벌어질 것 같진 않습니다. 루쉰의 주장은 저도 말했듯이 상당히 극단적이었으니까요. 거의 공자가 없어져야 중국이 일어선다는 발언급이죠. 대신 간체, 병음 등으로 진행되는 한자의 간소화는 계속 진행될 거라 보는 거고요.
14/08/28 19:14
진짜 한자가필요한건 중국어가 아니라 일본어라고 생각되네요.
일본어는 확실히 한자를 섞어쓰지 않으면 가독성이 너무 떨어집니다. 반면에 중국어는 한자가 너무 많죠.
14/08/28 19:24
일본어에서 순가나 문서에 대한 구미식 낱말 별 띄어쓰기(단어식)는 메이지 유신 때 시도해 보고, 읽기가 너무 어렵다고 판단해 구두법을 활용하는 보다 큰 단위의 띄어쓰기(문절식)로 교체했고 전후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외에 일본어의 지금 상태로는 한자는 안빼는 게 아니라 못빼는 걸 겁니다.
14/08/28 19:27
제가 띄어 쓰는 일본어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게 포켓 몬스터 게임판이었죠. 옛날에는 일본어를 아예 몰라서 눈치채지 못했는데, 일본어를 배운 후에 보니까 포켓 몬스터 일본어판은 한자 없이 히라가나+카타카나만 쓰고 띄어쓰기를 하더군요. 아동용 게임이라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걸 보면, 공식 맞춤법 규정까지는 아니더라도 통용되는 띄어쓰기 규칙은 이미 있는 것 같더라고요. 보면 조사 단위로 띄어 쓰는 게 한국어랑 매우 유사해요. 영어권에서 쓰는 일본어의 통용 로마자 표기와도 다르고요. (포켓몬식 띄어쓰기: しゃくがんの + シャナ, 영어권 통용: Shakugan + no + Shana)
14/08/28 19:39
포켓몬스터가 한자 안쓴건 딱히 아동용 게임이여서가 아니라 그 당시 게임기가 쓰는 문자열이 한자까지 담기엔 너무 사이즈가 작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나왔던 GB게임들을 보시면 한자가 거의 없죠.
14/08/28 19:49
아하, 궁여지책으로 그렇게 한 거군요. workaround 치고는 상당히 괜찮은데요? (..)
역시 신기술은 악조건에서 나오는 법...
14/08/28 20:10
http://www.youtube.com/watch?v=xNNprHLNYcs
이 동영상을 보면, 최초의 GB용 슈로대도 포켓몬과 유사한 띄어쓰기를 구사하고 있네요. 한자는 안 썼고요. 아마 개발 경험이 쌓이면서 나중에 한자를 쓸 수 있게 된 게 아닐까요? 아니면 혹시 GBA랑 착각하셨다거나...
14/08/29 01:13
좀 뜬금없는 질문이긴 하지만.. 작안의 샤나가 포켓몬에 나오는 건가요? 오랜만에 들어보는 샤나라 반갑기도 한데 포켓몬을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14/08/28 19:48
근데 또 안 그렇게되면 과거에 한자를 아느냐 모르느냐로 신분이 나뉘던것처럼 여기서도 그리 될거 같아서요...그럴거면 차라리 대체하는게 나을거 같기도요...
14/08/28 19:18
오히러 간체자 덕분에 더 힘들어진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간체자 때문에 전통과 완전 단절되었고 모양만 보고 유추하기도 어려워졌죠. 아주 복잡하지 않은 이상 약간은 복잡한 것이 외우기 더 쉬운 면이 있는데 간체자는 외우기도 힘들어요. 차라리 한글이나 알파벳을 쓰는 게 나을 겁니다.
14/08/28 20:50
번체자가 간체자보다 외우기 어렵다는 것은 wook98님 주관적인 의견으로 보여지네요.
문맹률만 봐도 간체자가 번체자보다 배우기 쉽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죠.
14/08/28 21:29
물론 문맹률만으로 온전히 나타낼 순 없죠. 저도 제 의견이 아닌 다른 의견을 보기 위해 잠깐 바이두에서 검색해봤는데,
번체자를 쓰자는사람들 역시 간체자가 쉽다는 건 기본으로 깔고 갑니다. 번체자를 쓰자는 사람들의 주된 의견들은 번체자가 중국의 전통문화다라는 것이 많고요.(이쁘다는 사람도...) 이와 관련된 조사같은 게 있었다면 찾았으면 좋으련만 그건 못 찾았네요.
14/08/28 21:49
정체자가 더 배우기 어렵기 때문에 숙달을 위해 더 많은 반복이 필요할 것이고, 그로 인해 뉴런의 연결 강도가 간체로 배운 사람에 비해서 강할 것이다라는 가설은 세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검증하려면 보통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14/08/28 22:32
방금 대만인 친구랑 점심먹으면서 이 이야기 했는데 간체가 훨씬 쉽고 실제로 대만인들은 대부분 간체를 읽는데 어려움을 못느낀다고 합니다 -_-;
14/08/28 19:31
한자가 라틴어화 되지 않을까요? 라틴어을 몰라도 서양언어를 쓰는데 문제가 없지만 라틴어를 알면 더 깊이있는 어휘를 구사하는것 처럼요.
14/08/28 21:38
한자는 고전 중국어(한문) 및 현대 중국어를 표기하는 데에 사용되는 문자.
라틴어는 과거 로마를 중심으로 라틴족이 사용하던 언어, 주변의 다른 언어들에 많은 영향을 줌. 로마자는 라틴어 및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 등을 표기하기 위한 문자.
14/08/28 20:13
1.
입력의 측면에서 한자가 퇴조했다 뿐이지 출력의 측면에서는 여전한 지위를 차지하고있고, 또 독해의 측면에서는 병음 등의 대체표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지요. 입력할 땐 알파벳을 쓰지만, 출력은 여전히 한자이니까요. 게다가 독해의 측면에서 병음은 최악입니다. 성조표기가 안되어서 처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동음이의어가 늘어나거든요. 따라서, 아마 한자가 없어진다해도 매우 긴 시간이 걸릴거에요. 중국어에서 성조가 없어진다거나... 2. 간체자 부분은 사실 중공이 통일 이후 만들어낸 글자들도 있지만 실은 그 전부터 민간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걸 그냥 채택해서 공인한 부분도 많아요. 그래서 이런 종류의 혁명적 변화가 으레 수반하는 혼동과 논란이 그렇게 크지 않았지요. 뭐... 중공의 통치스타일이 이런 안정적 전이의 가장 큰 이유인 거야 당연하지만, 여튼 그렇습니다. 또 더 예전 역사를 살펴보면 정권차원에서 한자체계를 대대적으로 손 본 사례는 꽤 많습니다. 당장 간체자에 대한 번체자의 문화적 정통성적 우월성을 주장하기엔 그 번체자 역시 위로 각종 더 전통적인 글자체계를 깨고 나온 거니까요. 그리고 사실 간체자가 번체자보다 쉬워요 -_-; 둘 다 배웠지만 간체자를 배우고 난 뒤에는 번체자가 손에서 잘 안나오더군요. 아마 향후 간체자의 지위를 위협하는 한자표기체계는 나오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14/08/29 10:46
독해가 문제가 된다는 말씀에는 공감하지만, 병음도 성조 표기는 돼요. 모음 위에 기호를 써서 표기합니다. 광동어에는 성조가 더 많다고 들었으니 안 되겠지만요. 그러니까 동음이의어도 입으로 말하는 수준 이상으로 늘어나진 않을 거예요.
14/08/28 20:21
중국에서 6년동안 살았던 입장에서 컴퓨터와 단말기에 병음만 입력하면 한자가 좌자작 나오는데 앞으로 굳이 한자를 손으로 써야 할 필요성은 굳이 못느끼겠네요.
14/08/28 20:47
수천년 동안 써오던 한자가 과연 시간이 지난다고 없어지지는 않을 듯 해요
어차피 쓸줄 아는 사람들은 다 쓸줄 알고 못쓰는 사람은 못씁니다. 문맹률이 어마 어마 해요, 간체자를 더 줄여쓴 간체자도 정말 많아서 그런 글 볼때 피식 웃곤 했었네요 하지만 이해는 가는게 저도 중국어 배웠지만 지금은 배우기 전으로 돌아가서요....
14/08/28 21:06
제 생각에 제목의 중국 청소년들을 사람들로 바꿔도 무방할 거라고 봅니다. 오히려 대학생 이상의 사람들이 더 손으로 전자기기를 사용함으로써 더 많이 까먹는다고 봐야죠. 근데 마지막 의견에 저는 좀 부정적인 것이, 제목에도 있지만 사람들이 한자 쓰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것이지, 한자를 잊어버리는 것은 아니죠. 재채기를 쓸 줄 아는 사람이 30%라면 큰 문제겠지만, 그건 그냥 여러 명을 시켜봤는데, 그 중에 못 쓰는 사람이 있었다정도라고 생각됩니다. 예전에 유게에도 올려왔었던 6.25를 모르던 청소년들이던가요? 아무튼 그 짤방에 대한 댓글은 그 인터뷰의 성격에 맞춰 그런 것만 올려놨다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고, 이 것 역시 그 의견과 같다고 봅니다.
만약에 전문가만이 한자를 쓸 줄 아는 시대가 온다면 그 때는 한자뿐만이 아니라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등등 다른 언어들도 마찬가지로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그냥 모든 언어가 그런 식으로 사용되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14/08/28 21:43
이게 중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고, 마찬가지로 한자 없이는 문자 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일본에서도 발생합니다. 손으로 필기할 일이 별로 없는 사회인들 중에서, 한자를 읽기는 하는데 손으로 쓰려고 하면 잘 안 되는 거죠.
그리고 딱히 특이하거나 이상할 것도 없는게, 우리나라 한자검정시험에서도 한자의 읽기 급수와 쓰기 급수를 따로 매기고 있죠. 새로운 글자를 만드는 데 있어서 나름대로 상형이니 지사니 하는 원리를 들고는 있습니다만, 전체를 관통하는 일정한 원칙이 없고 이놈도 예외 저놈도 예외 이러니까 당연히 읽기와 쓰기의 난이도가 달라지는 거죠. 읽는 거야 어떻게 부수자 잘 끼워맞춰서 읽겠지만, 쓰는 건 어느 부수자가 어느 위치에 어떤 형태로 들어가는지도 알아야 하니까요.
14/08/28 23:29
222... 대부분은 아니고 흔한 몇가지 정도만 읽습니다만 부수를 보고 발음을 유추하고 맥락으로 뜻을 유추해서 찾아내는 방식인데 아마 중국쪽도 물론 저보다는 많이 알겠지만, 많은 이들이 이렇지 않을까 싶네요.
14/08/28 22:07
중국어가 베트남어처럼 문자를 알파벳을 사용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베트남어의 문자인 쯔꾸옥응으은 프랑스가 강제적으로 시행하고 전 문자인 쯔놈보다 쓰기 쉬워서 자발적으로 받아들였는데 보수적인 중국문화에서 쉽지는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14/08/28 23:17
한자를 포기하고 중국어가 성립될수가 없어요................ 모두들 중국어와 한자를 어느정도 아시는지 궁금해지네요.
한자를 못쓰는 현상은 기껏해야 한국인이 맞춤법 틀리거나 역할을 역활이라고 쓰는것과 같은 레벨의 문제입니다.
14/08/28 23:37
좀 더 심각할 것 같은데요?
보통 발음은 기억하거든요 역할이냐 역활이냐는 머릿속에 떠올리거나 직접 발음해봄으로써 비슷하게나마 적을수 있고, 받아들이는 쪽에서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한자는 애초에 정확하게 기억하지 않으면 비슷하게라도 적을 수 없죠. 엉터리로 적은 걸 읽는 사람은 뭥미? 이럴 것이고요.
14/08/28 23:56
한자도 얼버무려 적을수있어요. 역활을 보고 역할을 쓴다는게 틀렸구나 라고 생각하는것처럼 脉博을 보면 脉搏을 쓴다는게 틀렸구나라고 알수있는거죠.
14/08/29 00:50
얼버무려 적을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병음으로 넣으면 '자동변환'되니까요.
손으로 못쓴다고 해서 '얼버무려'적을 이유는 없고, 애초에 손으로 못쓰게 된 것이 '자동변환'에 의존하다보니 발생하는 일이라서요. 정 손으로 써야 한다고 하면 병음 -> 자동변환 해서 '배끼면' 되는일인지라.......
14/08/28 23:59
보통 틀리거나 그런 게 획수도 너무 많고 잘 안 써서 그런 거 아니고서는 한자 한 글자를 통째로 기억 못 하기보다는 부수 하나를 틀리거나 생각이 안 나거나 하는 게 대부분이죠. 좀 틀리게 써도 앞뒤 단어를 보면 얘가 잘못 썼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예요.
외국인 레벨의 사람이라면 모를까(아니 사실 외국인은 정자체로 쓰지 않는 이상 봐도 알아보기 힘듬) 중국인이 뭥미?라고 할 거 까지의 경우는 거의 없죠.
14/08/29 00:23
그렇군요.
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원리 몇가지만 알면 금방 글자로 표현가능한 한글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한자는 불리함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중국인들의 경우를 예로 드셨지만, 사실 이것은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이나 배움이 얕은 일부 중국인들에게는 좀 더 심각한 문제일 듯해서요. 우리의 경우는 깡촌에 사는 문맹 할매 수준이 아니라면, 비슷하게는 적을 수 있죠. 결국 정도의 차이이지 않을까 해서요.
14/08/29 14:53
물론 한글에 비해서는 당연히 불리함이 있을 수 밖에 없지만, 한자의 존폐위기를 논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죠. 어차피 외국인이야 어차피 한국어 배우는 외국인도 잘 못 적는 건 비슷한 일이고, 후자는 역시 배움이 얕은 중국인이나 배움이 얕은 한국인이나 똑같이 잘 못 쓰는 건 비슷합니다. 물론 글자 자체의 난도는 한자가 더 높은 만큼 틀리는 정도는 좀 더 많겠지만, 개인형편으로 인해 초등학교도 제대로 못 나왔온 한국인이면 따로 스스로 공부한 게 아니라면 비슷하게도 못 적는 건 마찬가지죠. 현재 중국에서도 웬만하면 의무교육(중학교)까지는 다 마치게 되어 있고, 그 정도면 일상에 필요한 단어 정도는 웬만한 단어는 다 쓸 수 있죠.
14/08/29 06:19
뭐 형태는 다 기억하니까 병음입력이 되는 거겠죠. 우리나라로 치면 맞춤법 기억하냐 정도의 문제로 귀결되는거 아닐까 싶습니다.
그나저나 제가 중국에 살고 중국말을 알아들으면 저 프로그램 도전해보고 싶네요. 그래도 한국에서는 한자를 많이 아는 축에 들어가는데..
14/08/29 10:37
한자가 없었다면 지금의 大중국이 형성 불가였을텐데. 현 상황이 재밌네요.
과거 말이 달라도 한자덕에 하나의 중국을 유지했는데 말이죠. 한자가 없었다면 대륙에 존재하던 민족들이 한족으로 흡수되지도 않았을 거고 한족들도 세분화되어 여러나라가 형성되지 않았을까요?
14/08/29 10:41
저는 광동어 사용자가 아직도 구어와 문어를 다르게 쓴다는 게 되게 신기했어요. 그래서 보통화랑 필담도 된다고 하니까... 그게 대체 어떤 기분일까요? 우리 조상들도 한자로 쓰고 한국어로 읽었을 텐데, 저는 경험해 본 적이 없으니 흐흐.
14/08/29 13:04
IT기기의 발달이 한자 쓰기능력의 약화를 불러온 것은 맞지만 본문의 내용은 이런 류의 기사가 그렇듯이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2252의 간체자를 알면 대륙 내 발행문서의 95% 가량을 소화할 수 있고 그것을 쓰는 것도 정규교육을 마친 사람이면 심각하게 어려운 수준이 아닙니다. 정규교육을 마치기 전의 학생과 정규교육을 제대로 못받은 세대라면 이 문제는 더 크게 다가오겠지요. 애초에 두꺼비는 蟾처럼 하나의 글자로도 나타낼 수 있는 동물이고요. 고대부터 오랜 교육기간을 필요로 하는 한자의 습득은 중국인들에게 끝장나게 무거운 짐이었습니다. 특히 쓰기에서 그러했는데, 지금처럼 IT기기가 없는 상황에서 해당 한자가 기억이 안나면 어떡하나! 란 생각이 들겠지만 약자-간체자를 쓰기고 하고 약간은 틀려도 문맥으로 알아서 보기도 하고 본격적으로 이 경우를 다루기 위해 가차와 전주가 발달했습니다. 가차 중에서 통가자는 발음이 같은 문자로 기억안나는 문자를 대신하는 것입니다. 한자쓰기 실제에서의 오류는 특별히 현 시대에 생긴 놀라운 현상이라기보다는 우리의 맞춤법 오류처럼 과거로부터 늘상 있어온 문제의 연장선인 거지요. 중화문명의 베이스는 결국 한자입니다. 중화문명의 동질성은 공간적인 개념이 아니라 시간적인 개념이기도 한데 공간적인 구어(입말)가 달라도 한자와 문어(글말)로 통한다는 것도 유명한 이야기지만 저 친구들은 大學, 小學 처럼 2000년 전의 어휘를 지금도 그 의미로 쓰고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또 고대, 중세의 문서들은 고전한문에 대한 훈련만 더 받으면 여전히 읽어낼 수 잇습니다. 결국 저런 것이 가능한 것은 한자 때문이고요. 중국이 중국어의 특성을 포기하고 한자를 포기하는 것은 문화의 시공적 동질성과 확장성을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때문에 그들이 한자를 버리고 로마자 등을 쓰는 건, 시간이 해결해주거나 과단성만 가지면 돌파할 수 있는 그런 류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자를 간략하게 개혁하는 간체자 역시 단 한번에 끝난 것은 아니며, 2차 간체화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2차 간체화는 실패했는데, 간략화가 너무 심했기 때문입니다. 보통 간체자가 진서보다 익히기 쉽다고 생각하는데 지정 간체자(2252자)의 암기 안에서는 그렇습니다만 간체자는 한자의 체계성을 약화시키고 한자의 체계적 이해를 떨어뜨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한자문화권의 통일성 또한 어그러뜨리지요. 이것을 비판하는 문화운동이 無心之愛(마음없는 사랑) 운동인데 간체자의 사랑(爱)엔 마음(心)이 없기 때문입니다. 간체자가 기존 민간에서 사용되던 약자를 많이 활용했고 또 배우기 쉽다고 하지만 번체자를 쓰는 홍콩과 대만의 문맹률이 더 낮고 쓰기도 더 잘 쓰는 것을 보면 결국 한자의 습득은 교육인프라가 더 결정적인 문제입니다. 또한 대륙 식의 간체자와 간체자 사용의 강제는 결국 2음절 이상의 단어를 너무 쉽게 허용하게 될텐데, 이것은 중국어-한자 체제의 장점을 여러모로 긴 시간을 두고 갉아먹을 것 같아 보입니다. 해서 한자는 꾸준히 개혁되고 보수되어 온 물건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만, 저로서는 모택동의 문자개혁이 진시황의 문자개혁만큼 썩 잘되었다는 평가를 내리진 않습니다. 아마 다음의 개혁은 영어-로마자를 기반으로 조성된 기존 IT인프라에서 한자의 적응이겠죠.
14/08/29 14:02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마음 없는 사랑이라니 재밌네요. 하하
간체자를 사용하면 다음절 단어를 사용하게 되는 원리가 뭔가요? 간체와 번체는 일대일 대응이 되는 줄 알았는데, 번체가 간화되면서 여러 한자가 하나로 통합되기도 하나요? (동음이의어처럼?)
14/08/29 14:28
네, 통합된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당이 가능한 간체화된 한자에 기초 한자만을 써서 문어생활을 하도록 강제하거나 유도하기 때문에, 입말에서나 글말에서나 기존의 단어를 합해서 단어를 대치하거나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이 커 보입니다. 그러나 단기적인 레벨에서의 영향은 아닐 것이고요. 전체 한자가 유의미하게는 5만자 가량이고 형식적으로는 10만자 가량인데 사용을 한정시키는 거지요. 물론 어느 시대에도 그때까지 축적된 모든 한자를 다 쓰진 않았습니다.
14/08/29 14:40
신기하군요. 허허
어렴풋이 드는 생각은... 단어의 복잡도(엔트로피...라고 해야 하나요?)를 문어로 대응시키는 데 있어서, 글자 하나에 간단한(predefined) 부수 여럿을 쓰느냐, 아니면 처음부터 간단한 글자 여러 개를 조합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기도 하네요. 후자가 좀 더 표음 문자에 가까운 느낌이군요. 물론 결코 표음은 아닌데... 이렇게 '풀어서 쓰는 정도'를 나타내는 용어가 있을 법도 한데요. 성격은 좀 다르지만 한국어도 복잡하고 축약된 한자 단어를 쓰다가 길게 풀어 쓰는 식으로 바뀌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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