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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26 23:45:03
Name Alchemist1
Subject [일반] 인생을 '잘 못 사는' 대학생의 이야기 (1)
안녕하세요. PGR닉 Alchemist를 쓰는 한 대학생입니다. 정말로 이 글을 통해서 미천하고, 대학생이 맞는가 싶은 수준의 글 솜씨를 보고 인내력을 기르실 독자(?)분들에게 감사하고, 또한 진심으로 반갑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애초에 저는 게임게시판에서는 몇개의 글을 썼고, 매일매일 게임게시판과, 게임 뉴스 게시판을 들여다보는 것을 하루의 몇 안되는 낙으로 삼는, 네 정말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pgr을 다니다 우연히, 잘못 누르게 된 자유게시판의 글들을 보았는데, 정말 감탄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정말로 여러가지 분야에 대한 글들이 있었고, 게다가 하찮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제게 있어서 정말로 수준, 교양, 식견 그 모든게 담겨져 있는 글들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 이 글을 쓰기까지 너무나 망설였습니다. 이 글쓰기 버튼을 누르는데에 어마어마한 용기가 필요했고, 어느정도의 생각 정리가 필요했습니다. 비록 그 용기가 갖춰지지는 않았고, 생각도 아직은 정리가 안되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글을 못쓸 것 같다는 느낌에 과감히 무거운 자유게시판의 글쓰기 버튼을 눌러보려 합니다.

제목에서, 소개에서 보았듯이 저는 '대학생'입니다. 사실 저를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예비 초등교사가 되려고 하는 교대생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인생을 잘 못 살고 있는 듯 합니다. 아니, 사실 '잘 못 사는' 인생은 뭐고, '잘 사는' 인생이 뭔지 토론하자면, 아마 댓글 수 천개가 달려도 모자라겠지만, 어쨋건 제 기준에 있어서 제 인생은 잘 사는 인생은 아닙니다.

우선, 학창시절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사실 이 글의 성격은 거의 제 인생에 대해 써보는 글이 될 것이기에, 어쩌면 이 게시판에는 매우 안 어울리는 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고1때 까지 공부를 정말로 못했습니다. 친구들과 노는 것, 그리고 어쩌다보니 쌈질하고, 뭐 학교에서 '문제아'와 문제아가 아닌 학생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그리고 공부에는 전혀 흥미가 없는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아주 친한 제 친구 하나가 공부 잘하는 애와 어떤 사건에 연루가 되었는데, 제가 보기엔 공부 잘하는 놈이 훨씬 잘못한 건데도, 공부 잘하는 놈은 야자 해야한다고 들어가버리고,(심지어 선생님이 보냈죠) 제 친구놈은 아주 혼쭐이 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뭐 다른 이유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제 마음에는 당연히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니, 공부 잘하는게 무슨 대수라고 이렇게 까지 차별을 받아야 하냐' 그리고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부 내가 안해서 그렇지, 하면 어렵나? 진짜 더러워서 내가 한다. 공부.' 그리고 고2때 저는 전학 (절대 안좋은 일로 간거 아닙니다.)을 마침 가게 되었고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기초가 없는 상태의 공부는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수준 이었고, 저는 자존심 다 버리고, 중학교 1학년 수준 부터 서서히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학기는 정말 고2 수준의 공부는 하 나 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못했습니다. 모르는데 뭘 하겠습니까. 진짜 무식한 사람이 용감하다고, 제 분수를 알았던 건지, 저는 1학기 내내, 이 세상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했다고 자신 할 정도로 엄청난 공부량을 가지고, 국영수를 고1수준까지 끌어올렸습니다. 그리고 2학기가 되니까, 순식간에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모르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고, 성적이 오르니 공부라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고3 1학기때 까지는 공부가 정말로 재미있었습니다. 정말 세상에서 수학문제 푸는 것이 가장 좋았고, 영어 수업듣는 거랑 국어수업 듣는것, 야자하는 것이 제 인생의 엄청난 낙이었습니다. 그리고 수능을 보기 전까지는 정말 제 인생에서 '실패'라는 단어는 사전속에나 있는 단어였고,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2학기 부터는 생각해보면 자만심에 사로잡혀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정말로 공평했나 봅니다. 고3 2학기 부터 시작한 롤 (북미섭 롤이에요 심지어)은 제 공부시간을 송두리채 앗아갔고, 그렇게 공부를 하는둥 마는둥 4개월 정도를 지냈지만, 그래도 평가원 모의고사나 교육청 모의고사에서는 성적이 곧잘 나왔기에, 저는 수능 당일날 까지도 자신감에 넘쳤습니다. '적어도 고려대는 가겠지.' 정말 지금 생각해보면 이렇게 생각한 제 자신이 너무나도 어리석습니다. 그 해 수능을 저는 아주 깔끔하게 낮은 성적으로 마무리 했고, 정말 죽기보다도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재수라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재수를 했던 1년은 저에겐 정말로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하루종일 '수업 - 자율학습 - 집'이 무한 반복되고, 저를 더 힘들게 했던 것은 '실패'의 경험이었습니다. '내가 과연 이번 년도 수능에서는 성공 할 수 있을까?'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너무나 저를 힘들게 했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반항, 방황 심리에서 더 롤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이미 고3을 롤 때문에 망쳐놓고도,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재수시절도 결국 롤로 거의 1년을 보내다 시피 합니다. 그래도 고3때 보다야 훨씬 많은양을 공부했고, 어느정도 수능에 대한 '자신'이 있었습니다.

재수시절때 본 수능에서는 언어 수학 외국어는 99 99 97 백분위를 받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름(?) 높은 백분위를 받았습니다.... 만 사탐을 싹다 88백분위를 받아서 2등급에 가까운 3등급 3개를 받아버립니다. 하지만, 그래도 수시에서 우선선발 기준을 충족했기에, 연고대 수시 논술에 하나 쯤은 붙을 수도 있겠다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수시를 쳤지만..... 진짜 신은 공평한가 봅니다. 다 떨어지고, 정시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공부를 잘 하게 된 순간부터 제 장래희망은 딱 하나였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선생님이 되어 학생들에게 공부하는 재미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공부라는 것이 정말로 재미있다. 너희들이 몰라서 그렇지, 너희들도 다 누구든 그렇듯이 똑똑해질 수 있고, 지성을 쓰면서 살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가군에는 한양대 국어교육과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나군을 쓰려는데 갑자기 부모님이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너 교대에 한 번 써보는 건 어때?' 교대면 초등학생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입니다. 저는 듣자마자 '싫어.' 아주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우선 아이들이라서 말이 안통할 것 같다는게 첫번째 이유고, 두번째로는 초등학생에게 있어서 저는 인성교육이 다른 학년들에 비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저는 솔직히 제 인성도 그다지 바르다고 생각 안하는데, 남 인성을 가르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거절했지만, 부모님의 끊임없는 회유와, 죽어도 3수는 싫었기에, 그냥 '안전주의'로 경인교대를 나군에 쓰게 됩니다. 그리고 다군에는 중앙대 간호학과? 를 썻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도 정시에서는 가,나,다군을 다 합격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한양대 국어교육과를 쓰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의외로 부모님이 완강하게 나오시더군요. 현실적으로 생각해라. 현실적으로 니가 '한양대 따위'를 나와서 임용고시를 재대로 붙지 못한다면 니 인생, 니 신세가 애매해질 수 있다. 하지만 경인교대 '라도' 나오면 니 인생, 그래도 니 밥 그릇은 챙길 수 있다. 그러다가 뭐 싸우고 난리를 치다가 결국 안 그럴거면 집 나가라는 말에 집 나가기는 싫어서 결국 마지못해 경인교대에 지원했고, 현재 저는 경인교대 2학년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수능이 아닌, 원서 접수에서 제가 부모님을 설득하지 못했던 것, 거기서 부터가 제 인생의 계속된 '실패'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서장에 불과하지는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다음에 2부는 나중에, 시간 나면, 호응 보고 (?)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P.S1 정말로 미천한 글 솜씨를 보인 필자의 글을 봐주시는 독자분들에게 미리 미안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제가 쓴 모든 글에서는 언제나 피드백은 환영입니다. 욕만 쓰지 않으신다면 공격적인 언사도 저는 별로 상관하지 않습니다. 비문이 많다.. 생각이 없다.... 철이 없다... 등등 어떤 피드백이든 그저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P.S2 글의 본문에 보면 '제 기준에서 제 인생은 실패한 인생입니다.' 라는 말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글 말미에 보시면 제 삶은 현재까지는 실패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제가 인생을 보는 기준은 '성공, 실패' 프레임이 아닙니다. 어쩌면 글의 뉘앙스를 잘 파악하시는 분은 제가 인생에 있어서 성공, 부귀영화 보다는, 만족, 이상을 꿈꾸는 사람이라는 것을 파악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인생의 기준은 결국 '자기 만족'입니다. 그 누가 손가락질 하더라도 자신이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자신에게 좋은 인생을 살고있다고 한다면, 저는 그 분의 인생을 존경하고, 성공한 인생이라고 손가락 치켜 올려드리고 싶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는 현제 제 삶에 만족하고 잇지 못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하는 셈입니다.

  감사합니다. 언제나 이 pgr의 글쓰기 버튼이 무겁다는 것을 다시금 세기면서 글을 쓸 수 있엇으면 좋겠습니다.

  P.S3 아 혹시 이 글이 자유게시판의 성격에 안 어울린다면,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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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형다람쥐
14/08/27 00:05
수정 아이콘
사실 본인이 잘못해서 실패를 겪었으면 다음에는 그게 바뀌어야 하는데, 그게 참 사람이란 게 간사해서 쉽지가 않죠.
저도 올해 나름 중요한 시험을 두 번째 치르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결과는 좋은 것 같아 다행이지만 작년에 했던 잘못들은 그대로 답습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제 자신에 대한 통제력이 이정도인가 싶고요. 물론 작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노력하긴 했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는 말할 수가 없네요.

글쓴분 모습의 일부분은 과거의 저를 보는 것 같아요. 공부를 못하지는 않았지만 공부는 하지 않고 철이 없었죠. 수능 100일때부터 온라인게임을 시작했고 수능 전날까지도 피시방에 있었으니까요. 재수하고 원하던 대학교에 입학하고서도 노는 데 정신이 많이 팔려서 학점 메꾸느라 3,4학년 때 참 고생 많이 했고, 뒤늦게 도전한 시험에도 미리 준비하지 못해 방향을 못 잡다가 아까운 시간을 날려버렸죠. 그때로 돌아간다면 더 잘 하고 싶은데, 막상 돌아가면 정말 열심히 할까? 싶기는 해요.

이래저래 말이 장황한데, 어쨌든 중요한 건 글쓴분도 아시겠지만, 정말 본인이 간절히 원하는 게 있다면 그에 걸맞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그러시지 못한 게 잘 못 살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거고요. 스스로 이겨내려고 하지 않으면, 계속되는 잘못된 행동 때문에 자괴감 속으로 깊이 빠질 수가 있어요.
앞으로 또 중요한 도전들을 많이 하시게 될 텐데 이제는 본인의 행동에 의한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것저것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Alchemist1
14/08/2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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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하게 원하는 게 있다면 그에 걸맞는 자세가 필요하다 라는말을 진짜 철이 없는지 대학 2학년 1학기때 깨달았습니다. 정말로 제가 원하는게 있다면 그걸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걸. 가만히 있는다고 얻어지는게 아니라는걸 진짜 너무 늦게 깨달았지만, 그래도 이제서라도 무언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Abrasax_ :D
14/08/2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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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어디가 "실패"인지는 알기 힘드네요. 다만 비슷한 부분이 꽤 있어 공감은 됩니다.
저는 '실패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 것' 같은 말들을 되게 싫어하기 때문에... 다음 글을 기대해봅니다.

여담인데 저도 그랬고 대다수의 교대생들은 교대에 오고 싶어서 온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합니다. 그걸 계속하는게 문제입니다.
아직 님의 다른 사정을 몰라서 섣불리 말하기는 꺼려지지만 빨리 다른 선택을 하는 것도 큰 용기이고 장기적으로 좋은 판단일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니면 2학년이 되는 순간부터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정신 건강을 위해 좋습니다. 네, 저는 그렇게 못했습니다. ^오^
Alchemist1
14/08/27 00:29
수정 아이콘
교대에 대해서는 어짜피 다음글에서 서술할거고. 게다가 교대생이시면 뭐 굳이 적을 필요는.....

다만 저는 인생에 있어서 실패란 굉장히 주관적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굉장히 이상하게 생각하는 100점맞던 아이가 한 개틀렸다고 굉장히 우울해하는 현상을 저는 상당히 공감하는 편입니다. 결국 자기 기대치에 못미쳤으니 그 시험은 전교1등을 해도 실패한 시험이겠죠 본인에겐.

하지만 그렇다고 실패란 일반적인 기준이 없고 무조건 주관적인거야! 라고 설득하거나 고집스럽게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그것또한 정답일테니까요
신비주의
14/08/2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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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이 과, 대학에 대해 알아봤자 얼마나 알고 고르겠습니까. 그러나 그 결정은 너무하리만큼 인생에 있어 많은 것을 바꾸죠. 저는 전공을 버리고... 다른 쪽으로 활로를 찾고있습니다. 사실 하고 싶은것이 딱히 없었고, 취업생각하고 점수맞춰서 적당히 갔는데, 뭐니뭐니해도 하고싶은걸 해야된다고 생각해요. 요즘들어 느끼는 생각은 고3때 내가 조금 더 많이 생각해보고, 많이 이야기를 들었어야 하는게 아니었나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도 요즘 하고 싶은 공부가 생겨서 어쩌면 너무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더 늦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Alchemist1
14/08/2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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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뼈저리게 느낍니다. 고3때 뭐 공부를 했어야 하네 마네 이런건 전혀 후회가 안되는데 전 공부하던 시절에 누군가 사람은 하고싶은걸 하면서 살아야되. 이 소리를 해준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는건 꽤나 아쉽습니다. 정말 하고싶은걸 하고 살아야 행복한듯 합니다. 사실 그래서 저도 틈틈이 다른 공부들을 하고있긴합니다만. 마음이 좀 복잡하네요
상대벌레
14/08/2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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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입장에서는 괜찮은것 같아요(제가 글쓴이보다 못한사람이니까 상대적으로,,)
하지만 글쓴이분 나름대로 고민이 느껴지네요 화이팅,,,,
Alchemist1
14/08/27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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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누구보다 못한 인생' 이라는 생각을 정말로 싫어합니다. 어쩌면 제 자신이 남 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고있기때문에 더 그런지도 모릅니다. 댓글 달아 주신분도 충분히 가치 있는분이라고 생각하니, 그런 표현은 개인적으로 안해주셨으면...... 그리고 응원은 감사합니다
14/08/2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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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한지 이제 3주차지만 대학생 때 잘 살아 본 적이 없어서...
글쓴이보다 나은 점은 고등학교 때 대학 고르는거 내가 했다는거 하나뿐이네요. 담임에게 이 과 아니면 대학 안 간다고 말해놓고 한 과에만 원서 넣었으니...
상대적으로 글쓴이가 저보다 훨씬 낫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공 실패를 제 기준에서 논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자기 기준일테니까요.
근데 대학 30살에 졸업한 지금 생각해보면... 결과적으로 이뤄놓은건 아무 것도 없긴 하지만 하고 싶은 공부 한 것에 후회는 없습니다.
글쓴이가 원해서 선택한 길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글쓴이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글쓴이 나이에 전 우울증에 시달려 등교거부 아닌 등교거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글쓴이는 나쁜 병은 없다고 생각하기에 조금 더 희망적이길 바랍니다.
Alchemist1
14/08/27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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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라는건 사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죠. 그리고 진짜 다음글 보셔야 재대로된 반응이 나올 것 같습니다
스테비아
14/08/27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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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을 보고 올린다기보다는... 다음편을 봐야 뭔가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흐흐 (고도의 절단신공??)
Alchemist1
14/08/27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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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놓고보니 다음편을 써야 반응이 나올 거 같습니다. 의도한건 아니에요
세라핌™
14/08/27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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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hemist1님 경인교대생이셨군요! 전 경인교대 3학년이랍니다 하하
지금쯤 각종 오티에 쏟아지는 조별과제 예고에 몸서리치실 모습을 생각하니 안타깝군요 유유
저 역시 재수를 거쳤고 나름대로 공부에는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을 만큼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고, 이 학교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원래는 변호사가 꿈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상위권 대학을 가서 로스쿨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였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자
많이 방황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학입학후 1학년때는 그렇게 과생활도 잘 하지 않고 휴식이라는 명목으로 많이 다른일도 계획해보았지만
저를 잡아준 것은 아마 '교생실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생각보다 가르치는 것이 재밌고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제 적성에 맞더군요
Alchemist1님! 인생을 자신의 마음대로 '실패'라 단언하기에는 아직 지나치게 이른 것이 아닐까요?
후술한 이야기를 읽어보지 않아서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직 우린 젊잖아요!!
제가 모범적인 사례는 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저처럼 소소하게 나마 적응해 보려 노력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숨겨진 적성을 찾으려고 하는 과정이
20대의 인생에 있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현실에 적응이 안되면 과감하게 어떤 일이든 도전해보는 겁니다!!
그게 어떤 일이 될지는 본인이 판단하는 것이구요.
사실 Alchemist1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교대생이 아마 이런 생각 많이 해보았을 겁니다.
당장 저희 과에도 이러한 이유로 휴학을 신청한 학생이 10명 가까이 됩니다. 너무 걱정하실 필요도 없고 조바심을 낼 필요도 없으며
자신을 비하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글만 봐서라도 충분히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는 자질을 갖추신 분인 것 같은데 말이죠. 힘내십시오.
다만, 힘만 내지 마시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해야 만족하며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을지 등등에 대해서
좀 더 심사숙고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당장 9월 넷째주가 가주간이잖아요? 7일동안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오시면서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휴학이나 기타 진로에 대해서는 그 후에 생각하셔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Alchemist1
14/08/27 00:59
수정 아이콘
다음글에서 후술되겠지만, 결국 저는 이미 이 학교를 졸업하고 초등교사가 되려고합니다. 그 계기는 역시 교생실습 이었고요. 정말 아이들 보면서 느꼈습니다. 얘네들 보고 살아야 겠다고요. 다음글 기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 그리고 혹시 같은과가 아닐까. 심히 걱정하는 중이었는데 다행히 같은 과는 아닌것 같지만 혹시 무슨 과시죠? 크크
세라핌™
14/08/27 01:05
수정 아이콘
조용히 컴퓨터교육과라 외쳐봅니다 크크 저도 쓰면서 같은과신지 걱정했는데 혹시....? 하하하하
Alchemist1
14/08/2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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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컴과가 아니라 안도합니다 크크 컴과는 심지어 아는분이 한 분도 없네요. 제가 뒷반인지라
심일병
14/08/27 00:52
수정 아이콘
저도 제 인생이 현재로선 만족스럽지가 않네요..
부모님 반대 무릅쓰고 재수해서 보여주겠다고 큰소리치고 혼자 서울로 갔지만 생각만큼 오르진 않았고.. 대학 입학해선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지도 못하고 학점도 2점대맞고 등록금 버리고... 1학기만하고 상근으로 입대했는데 집에서 출퇴근하면서도 계획 실천도 못하고 흐지부지 시간만 보내다보니 다음주 복학이네요..
Alchemist1
14/08/27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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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참...... 악순환인거 같습니다. 하는일이 안됨 자괴감에 빠짐 앞날이 걱정됨 무한루트로 말입니다.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사셔야되요. 같은 아주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소리가 하등 도움도 안된다는걸 알기에 그런소리는 당연히 안하겠지만, 그래도 요즘 느끼는건 결국 제가 노력해야 하더라고요. 제가 원하는게 있음, 제가 노력하고, 조금씩 견디고, 조금씩 바뀌어야 되더라고요. 그러다보면 좋은 날이 오지않을까.... 사실 저도 기대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심일병
14/08/27 01:03
수정 아이콘
제가 고3때 어떤 인강강사가 수험생들한테 쓴소리 하는 동영상에서 들었던 말 중에 '인간은 안변한다' 이 말이 참 와닿더군요.. 이 동영상 봐봤자 99%는 실패한다그러는거 보고 난 다를거라고 생각했지만 스물 셋인 지금도 그 때랑 똑같네요.. 정말 꾸준히 노력하는 것 만이 답인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마음 다잡아야겠네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RedDragon
14/08/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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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셋이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르죠. 지금 마인드만 바꾸셔도 충분한 시간입니다~! 힘내세요.
심일병
14/08/27 11:22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빡인유케이
14/08/27 01:14
수정 아이콘
전 교대생이 참 부럽던데 흐흐. 몇달전에 여행하다가 교대다니는 친구가 발령대기받아놓고 마음편히 여행하는 걸 보고, 동갑 친구들이 벌써 선생님이 되어 사회에 발을 디딘 걸 보면서 참 부럽기도 하고 제 선택에 후회도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요즘은 제가 가진 것에 행복해 하면서 살려고 생각하고 그럴 준비가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지금 잠깐 떨어져서 제가 있었던 자리를 돌아보니 참 가진게 많더군요 제가 흐흐. 그전엔 참 평범...아니 평범 이하의 모지리 인생이라 생각했는데요.

한번 떨어져서 보실 기회가 생기신다면 생각이 조금 바뀌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감사하게도 그런 기회가 세번이나 주어져서 (대학,군대,지금) 가졌던 것들을 놓고 떨어져서 보게 되면서 많이 변하게 되었거든요 흐흐. 아직도 비교하는 버릇을 다 고치진 못했지만, 점차 나아지겠죠?
오도바리
14/08/27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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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은게, 본문중 부모님과 대학을 놓고 싸운걸 보면 부모님이 작성자분의 진로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학창시절 공부에 대한 부모님의 압박은 심하지 않았었나요? 글만보면 작성자분은 부모님으로 인해 공부 스트레스는 없었던 것처럼 보여서 질문드립니다.
Alchemist1
14/08/27 02:24
수정 아이콘
고1때까지는 충주에서 외할아버지랑 단 둘이 살았었습니다. 그러다가 고2부터 부모님이랑 서울에서 살게 되었고요. 외할아버지는 워낙 저를 오냐오냐해서 키운데다 부모님이랑은 연락도 잘 안했어서 공부에대한 압박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다 공부를 잘하게 된 이후로도 사실 공부 압박을 심하게 받지는 않았다고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생각됩니다
근성러너
14/08/27 07:55
수정 아이콘
글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술술 잘읽히네요

부모님이 '한양대 따위'라고 하신걸보니 당신들의 학벌이 더 좋으신건가요?
Alchemist1
14/08/27 08:00
수정 아이콘
어머님이 약사십니다. 그것도 그렇고 학벌이 좋든 안 좋든 어른들에게는 연고대가 아직도 진리입니다. 그리고 저 부분은 사실 일부러 제 뉘앙스를 드러낸 부분입니다. 제가 한양대 따위 같은 성공 실패기준을 정하는걸 매우 싫어한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농구잇네축구싶냐
14/08/27 07:58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저는 님과는 반대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제 꿈은 원글님처럼 초등 교사가 되는 것이엇고 집 뒤에 있는 경인교대를 지원햇엇습니다만 떨어지고 세무/회계를 전공하여 지금은 머나먼 미국 땅에서 세무/어카운팅쪽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교대 떨어지고 들어간 학교가 경영학과라 저는 선택의 여지없이 어카운팅을 전공으로 하고 그쪽 관련 시험공부를 할때 집뒤에 잇던 경인교대 도서실에서 몰래 공부햇던 기억이 나네요 식당에서 경인교대생 처럼 밥먹엇던 기억이 크크

늦게까지 공부하는 교대생들 보며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들엇습니다 저곳이 내가 앉아 잇엇어야 하는 자리가 아닐꺼 라는 생각과 내가 하고 있는 공부가 과연 옳은 길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햇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금 이 자리에 잇는 것 같습니다 원글님께서 인생을 잘못 사신다고 하시니 한때 선생님이 되고팟던 저도 옛생각과 함께 제 일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네요 관악역쪽 경인교대 재학중이신가요?
Alchemist1
14/08/2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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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관악역쪽 황무지에 가까운 경인교대 캠퍼스에 다니고 있습니다. 생각하니 정말 초등교사를 꿈으로 삼는 분들이 계시겠네요.

저 같은 경우에도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고 그냥 현실에 따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냥저냥 초등교사로 살아갈 뻔 했지만 다행히 교생실습 때문에 전 그래도 교대 다니는 의미를 찾은 것 같습니다.
14/08/2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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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어서 다음 이야기를 써 주십시오. 현기증이 나려 합니다.
14/08/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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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가 역시 재밌습니다. 다음글 기다리겠습니다~
YoungDuck
14/08/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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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야기가 기대되네요.
저는 수능보고 정시 가나다군 각각 다른 학과에 다 붙었는데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을 겁니다.
그 때의 선택이 때로는 아쉽고 좀 더 알아봤으면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고 싶은 곳에 갔지만 제가 원했던 안정성은 다른과에 있었거든요.
14/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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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졸업생으로써 기대되네요. 일단 다음편 보겠습니다~
14/08/2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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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졸업생으로써 기대되네요. 일단 다음편 보겟습니다~ (2) 학창시절 했던 고민과 방황들이 떠오르는 글입니다 크크
17/03/1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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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데 허허...임용고시 붙을 때까지 돈 못 버는 게 걱정이 됐을까요 부모님이 왜 그러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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