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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30 10:15
저도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이 백석의 작품 중 단연 백미라고 생각합니다. 완벽해요. 이 시를 읽으면 세종대왕이 한 소끔쯤 더 고마워질 정도로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도 참 좋긴 한데, 말씀대로 '색깔이 달라 잘 읽히지 않는' 느낌이 있고요. 특히 2연이 조금 막히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다른 연들은 정말 아름답지요. [가난한 내가 /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후우. 이 정경이라니. 또한 백석 이야기라면 여승도 도저히 빼놓을 수 없겠는데요.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부분은 마치 금간 항아리의 틈새로 흘러내리는 물 같은 느낌입니다. 억지로 버텨온 삶이 결국 무너져내리는구나 싶어서 눈물마저 찔끔 나더라고요.
14/07/30 10:22
저는 '응앙응앙'이 백석님 시의 백미라고 생각합니다.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모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로 시작하는 '수라'도 좋아해요
14/07/30 10:40
저는 '고향'을 좋아합니다.
뭐 굳이 하나를 뽑지 않아도 한 수 한 수가 다 보석 같은 시들입니다만. 자의든 타의든 북으로 향했다 안타까운 최후를 맞이한 예술인들을 보면 참 슬프네요.
14/07/30 10:44
몇년 전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을 처음 접한 뒤부터 문득문득 생각날때 마다 읽으면서 몇 번을 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딱히 엄청 슬픈 일이나 서러운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고생을 했다거나 우울했던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어째선지 나긋나긋 읽다보면 눈물이 핑 고이더군요.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부분은 정말 아름다운 구절이라고 생각합니다.
14/07/30 11:46
유일하게 외고 있는(지금 다시 암송해 보니 또 한 군데 막히긴 했습니다만) 시가 백석의 <고향>입니다.
<흰 바람벽이 있어>도 좋아하는데 이건 좀 외울 엄두가 안 나네요.
14/07/30 13:07
흰 바람벽이 있어는 이렇게 말하자면 백석시인에게 좀 죄송스럽지만... 선배의 시를 그토록 좋아하던 후배 윤동주가 리메이크를 넘어선 업그레이드판을 만들어버려서 말입니다. 물론 백석의 다소 정돈되지 않은 가락이 정겹기는 한데, 별 헤는 밤은 탑으로 치면 거의 석가탑 같은 완성판이라는 느낌입니다.
14/07/30 15:05
https://play.google.com/store/books/details/%EB%B0%B1%EC%84%9D_%EB%B0%B1%EC%84%9D_%EC%8B%9C%EC%A7%91?id=6U32AAAAQBAJ
덩달아 묻어가겠습니다... (무료 백석 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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