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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6/23 10:27
누가 이겼고 졌고 더 나아가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저런 공개된 자리에서 저런 식의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괜찮아 보입니다.
14/06/23 10:33
저도 상당기간 무신론자로 살아오며 한때 몸담았던 종교에 대한 공부를 하며 실제로 목사들과 이야기도 몇번 나누어 보며 제 생각을 정리했는데요.
이렇게 아름답게 정리된 글이 반갑고 개인적으로 매우 필요했던 글이었습니다. 나중에 궁금했던 것 물어봐도 될까요 흐흐.
14/06/23 10:39
재밌는 토론이 많군요^^
스스로 믿는 종교가 없는거지 무신론자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본문에 나온 무신론자들 생각이 저와 거의 일치하네요;; 신이 있든 없든 종교 자체로 존재의의가 있기에 신의 존재 여부가 궁금하긴해도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신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지만요. 이렇게 쓰고 나니 정말 무신론자 같네요 흐흐 본문 중 궁금한게 과학적 입장에서 인간이 생긴지 얼마 안 됐다고 했는데, 신학적으로 보면 더 얼마 안 되지 않았나요? 신학적으로 해석했을 때 몇천년 밖에 안 됐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요. 우주의 탄생과 시간에 비례해서 표현한걸까요? 과학적으로 인간이 없던 시간은 149.99/150정도지만 신학적으로는 우주탄생 후 5일 정도니까요. 아무튼 흥미롭고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14/06/23 11:10
말씀하신 몇천년 이야기는 문자주의자들의 신학인데, 이 신학을 기반으로 하는 교회는 기독교의 주류는 아닙니다. 주류 신학은 유신진화를 미는 중이고, 이쪽은 과학적 발견 자체는 모두 인정하고 그 위에 신학적 교리를 조화시키려 노력하지요. 근데 한국은 유달리 저런 문자주의를 채택한 교회가 많다는 건 함정...
14/06/23 14:49
아 제가 들은게 비주류 교리였군요. 요새 주류신학은 그래도 좀 더 열린 방향이라 좀 나아 보이네요.
근데 왜 우리나라는;; 답변 감사합니다^^
14/06/23 10:40
사실 이 영상들은, 아무래도 미국이라는 사회 특성상 '무신론 vs 기독교'가 되었지만, '무신론 vs 신론(모든 종교)'의 가치관과 논리의 차이를 설명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독교는 신론을 주장하는 많은 종교들의 일종의 대표격일 뿐이고, 사실 모든 종교들은 다음과 같은 물음에 대한 답을 찾다 보니 성립되었다고 볼 수 있죠.
"이 세상은 왜(여기서의 '왜'는 행동의 목적이나 이유를 묻는 의미) 만들어졌을까?" 과학도들은 '번개가 왜 이 사람에게 쳤을까?'라는 질문에 '하늘에 있는 전자들이 블라블라~, 이 사람이 피뢰침의 역할을 하는 무엇을 블라블라~'하는 답을 내놓겠지만, 종교적인 가치관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한테 어떤 운명이 있어서 블라블라~' 또는 '그 사람이 죄를 지어서 블라블라~'.
14/06/23 11:11
예 말씀대로입니다. 제 관심사가 아니라서 지나쳤을 뿐, 기독교 vs 이슬람, 복음주의 vs 자유주의 신학 등등 다른 토론 영상도 많아요
14/06/23 11:21
저는 꼴랑 학부 전공 두 개 하는 것도 힘들어하고 있는데, Orbef님의 이 연재물을 볼 때마다 정말 대단함을 느낍니다. 이 주제를 취미로! 이렇게까지 팔 수 있다뇨.
글에 관한 내용을 얘기하자면, 신이 있다는 것을 논리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정말 의문입니다. 감이 안 잡히네요. 저기 저명한 분이 얘기한 걸 읽어도 물음표만 떠오른달까... 이 주제에 대한 제 개인적인 견해는 '무관심'(..) 입니다. 신이 있든 말든 그게 뭐 중요해? 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보니 이런 논쟁이 있으면 '논리' 자체가 궁금하지 결론이 궁금하게 되진 않더군요. 그리고 Orbef님의 글에서 꽤나 많은 논리 예제(?)를 배우게 돼서 좋네요.
14/06/23 12:22
어 그게.... 일을 해야하는데 일하기 싫어서 현실 도피중인 겁니다!! 사실 이쪽의 진짜 실력자들은 내공이 후덜덜합니다. 저는 명함도 못 내민다능. 이젠 진짜로 일을 해야겠습니다 흑흑;;;; 크레이그씨의 3 ~ 5 개의 유신 논증은 그 내용에 동의하느냐 아니냐를 떠나서 제법 재미있습니다. 영어 공부를 겸해서 한번 보시지요 :)
14/06/23 12:04
전 항상 의문인 게... 왜 삶에 주어진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만약 목적이 있다면 본인이 그렇게 결심한 거지, 다른 누가 준 게 아니지 않나요?
그나저나... 가뜩이나 영어는 잘 못하는데, 영국 영어는 더 못 알아듣겠네요 ㅜㅠ
14/06/23 12:25
영국 영어는 처음만 어렵고 저 억양에 조금만 익숙해지면 미국 영어보다 쉬운 것 같아요. 발음이 워낙에 깨끗하고 덜 굴리는(?) 느낌이라서요.
목적 관련해서 '주어진' 목적을 찾느냐 '내가' 목적을 정할 거냐에서 전자를 선택하는 성향을 가진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해하기 힘든 사고방식이지만, 수억명이 저렇게 생각한다면 '이상하네요' 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 싶습니다. 근데 정말 이 두 캠프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는 것 같아요.
14/06/23 12:31
목적 없는 삶을 황폐하고 의미없다고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면
주어진 목적이나 미리 계획된 의도에 의지하는 것도 그럴만하다 생각합니다. 선택은 자기가 하는 거지만,
14/06/23 12:40
그렇죠. 인간이 스스로 정하는 목적이라는 것에 뭐 대단한 의미가 있겠느냐!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인간 이상의 존재가 주는 목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4/06/23 13:08
저런 토론이 이루어진다는 게 신기하군요.
일단 저런 토론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일정하게 존재한다는 것도 신기하고 기독교를 변론하는 쪽에서 저 정도의 논리 구사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전 기독교인이긴 하지만 저런 토론은 별로 관심없습니다. 애초에 토론이 불가능한 영역이라 판단하는지라. 적어도 논리적으로는 무신론자들에게 변변한 반론 하나 대기 힘들죠. 피하는게 그나마 대미지를 입지 않는 법. [주: 잠시 별로 안 중요한 얘기를 함] 이거 왜 이렇게 웃기죠? 무려 히친스가 열심히 논거를 대고 있는데 '별로 안 중요한 얘기'라고 단언하는 OrBef 님의 포스 흐흐
14/06/23 13:19
솔직히 저 토론회에서는 히친스가 밀렸다는 게 우리 Brotherhood of 무신론자 캠프의 중론입니다. 히친스 짜응 저 날 따라 땀만 질질 흘리고 여러모로 실망이었어요. 뭐 크레이그도 나중에 다른 토론회에서 밀리는 것을 몇 번 본 지라 이게 캠프 vs 캠프로서는 별로 큰 대미지는 아니었습니다만.
예 논리나 검증의 영역 쪽은 관심 없다! 라고 딱 선을 긋는 교인 분들이 많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저런 쪽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기독교인 분과 논쟁을 하려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본문에서 '가족의 요청' 이라고 말한 것이 사실 '아들의 요청' 이었거든요! 해서 본인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저도 성당을 나가는 한편, 2050 년 경의 세상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아갈 아들놈이 '이상한 문자주의자'가 되지 않게 해주기 위해서 공부를 한 것이었네요.
14/06/23 13:38
아, 잔뜩 썼는데 마우스 클릭 실수로 창이 닫혔어요 ㅠㅜ
건조하지만 요지만 다시 적어보겠습니다. 본래 Orbef님에 대한 찬양과 풍부한 예를 잔뜩 실은 긴 글이었습니다만;;; (찬양은 진짜였습니다^^;) 다소 딱딱해보이더라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Orbef님이 써주신 것처럼 이런 사람과 저런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인간은 '왜'라는 질문에서 과학이 답 할 수 없는 수준까지를 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이라던가, 개인적인 시련이라던가, 자연재해 앞에서 과학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사람은 원인이 아니라 의미를 찾는 동물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종교에 대한 논의는 '신의 유무'같은 문제로 하는 것 보다는 인간의 종교성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때 훨씬 더 풍부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비트겐슈타인적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이 이야기를 쓰려고 조금 찾다가 실수로 창을 닫았습니다 ㅜㅡ) 기아트윈스님이 the Great Divergence에 관한 서평을 올려주셨을때 역사 발전에서 발견되는 '우연성'에 대해서 역사학계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해서 소독용 에탄올님과 잠깐 리플을 교환한 적이 있는데 (https://ppt21.com../?b=8&n=51838&c=1892378 여기부터입니다.) 제가 저기서 거대서사라고 부른 부분이 이 내용입니다. 저 리플에서는 맑스의 역사발전이론으로 잘못 이해되어 쓸데없이 글이 길어졌었는데, 사람은 일반적으로 단지 '우주의 먼지'일 뿐이라거나 '모든 것이 우연에서 비롯한다'는 논의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합니다. 저는 모든 학문이, 심지어는 자연과학의 조상 격인 자연철학도 포함하여,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인간의 종교적 감수성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디서 왔고,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 자유로운 인간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물론 여러가지 수련을 통해서 자연과학의 연구 결과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이성적이고 심정적인 결론에 도달하신 분들이 없을 거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일반적이지는 않죠. 의미없는 숫자지만 1%나 될까요? 아 볼수록 아까 날린 리플이 아까워지네요;;; 늘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 앞으로도 자주 볼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14/06/23 13:52
가장 중요한 내용을 빼먹었네요.
"저는 본문에서 Orbef님이 지적하신 부분이 가장 핵심적인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리플 맨 앞에 넣어서 읽어주세용^^
14/06/23 14:21
[마우스 클릭 실수로 창이 닫혔어요 ㅠㅜ] 오옷 듣기만 해도 눙무리.... ㅠ.ㅠ;;;; 거대서사 이야기는 그 때에도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렇죠. '너는 우주의 먼지같은 거고 곧 사라질 거야' 라는 말은, 자학적인 부심을 부릴 때나 '그래 그래' 하는 거지 대부분의 경우에는 받아들이기 힘든 명제이긴 합니다.
저도 인간이 대체로 '과학이 답할 수 없는 수준의 답을 요구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제도권 종교에 귀의하지 않았을 뿐, 20대의 상당 기간에 저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서 많은 시간을 소모했었지요. 제 자신의 20대를 돌이켜보아도, 신에 대한 논의보다는 인간의 종교성에 대한 논의가 훨씬 더 풍부할 것이라는 eLeejah 님의 말씀에 동의하게 되네요. 이런 인간의 성향에 대해서도 근데 '인간은 원래 그런 거지' 라는 그럴 듯한 설명을 넘어서서 '인간이 저런 성향을 보이는 것은 왜 (과학적 의미의 '왜') 그런 것인가?' 라는 시각으로 접근하는 마이클 셔머같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심심하실 때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 제가 쓰는 글이 좋은 글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하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저도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pgr 을 조금 줄여야지 싶습니다만 쿨럭 ㅠ.ㅠ;;;
14/06/23 14:41
감사합니다. 트렌드인 거 같긴 하지만, 저는 뇌에 대한 이런 저런 논의들이 참 흥미롭더라구요. 종교성 뿐만 아니라 믿고 싶은대로 믿고 싶어하는 (이성적이지 않는) 인간의 뇌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다만 전공이 전공이다 보니 의학적 논의들에 대해서는 어림짐작으로 퉁치는 수준이기는 합니다. 셔머도 적어놓고 읽어봐야겠네요.
각설하고, 건승하시기를 기도할게요~!
14/06/23 15:56
아 자음연타하고 싶다 크크크크 절대 동의합니다. 어려워보이고 실제로 어렵죠. 크크 '신경'이라는 글자만 들어가도 제 신경이 곤두서는 느낌입니다. 크크
14/06/23 14:39
음.. 댓글이 정확히 이해가 가질 않네요. 신이 없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이해시키는 순간 끔살당할 거라는 농담을 하신 건가요?
뭐 하여튼, 샘 해리스와의 저 토론회에서 크레이그는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노력하진 않았습니다. 크레이그가 유능한 토론가인 이유 중 하나가 그날의 주제에 굉장히 집중한다는 점인데, 저 날은 아예 '샘 해리스가 맞을 수도 있어요. 신이 없을 수도 있지요. 오늘 저는 그런 신/무신 논증은 아예 관두고, 신이 없다면 윤리가 불가능하다는 부분에만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처음부터 못 박고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해리스도 신이 없다는 논증은 별로 하지 않았고 신 없이도 윤리가 가능하다는 부분에 주로 시간을 할애했고요. 댓글을 다 쓰고 나니 농담을 하신 게 거의 확실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쓴 시간이 아까우니까 댓글은 그대로 올립니다요.
14/06/23 14:38
정말 잘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론 예전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막혔던 부분들인데, OrBef님의 친절한 주석과 해석을 보니 다시금 막혔던 부분들이 좀 뚫리는 기분이 들어서 기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4/06/23 14:46
잘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사실 동영상에서 몇 분씩만 간추렸지만 저 사람들 전부 한 가닥 하는 양반들인지라, 아무나 골라서 동영상을 조금 더 보시면 즐거운 시간이 되실 겁니다 :)
14/06/23 15:34
동영상을 잘 보았고, 정리해 주신 글도 잘 읽었습니다.
인간의 '종교성'은 그것을 근거로 신의 존재를 말하는(루이스 처럼...)것 이외에도 정말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자연과학 영역에서도 흥미롭지만, 사회학 영역에서도 흥미로운 일이죠. 물론 '과학'이라는 도구가 '최근'에 만들어져서 아직 익숙하지 않다 정도로도 말랑말랑한 설명이라면 가능하긴 한데, 좀더 엄밀하게 설명하려면 애로사항이 꽃피는 영역인지라 저도 깊이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저희쪽에서는 종교를 '종교조직'과 같은 '사회적 현상'으로 보고, 철학에서는 '초월적 실재와의 관계'로 보는 등 종교 자체에 대해서도 미묘하게 서로다른 정의를 내리고 서로다른 측면을 보는지라 더욱 재미나기도 합니다. 윤리를 '신'에게 위탁한다지만, 윤리의 내용을 보면 사회가 '신'으로 보이는 부분도 잘 다루지는 않지만 재미있는 영역입지요.
14/06/23 21:10
사회학 전공하시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쪽에서는 사회적 현상으로 보겠네요. 역시 사람은 전공이 뭐냐에 따라서 가치관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윤리의 기반을 대의명분 수준에서 뭐에 두든, 결국 현대 사회의 실질적인 윤리관은 말씀하신 대로 사회를 신으로 두는 것 맞다고 생각합니다.
14/06/23 15:37
리차드 도킨스: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질문은 종교도 설명할 수 없다. 그런 질문의 상당수는 성립이 불가능한 의미 없는 질문이고, 의미 없는 질문에 말장난스러운 대답을 한다고 해서 그게 설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이 참 인상적이네요. 어떤 기독교인들은 무신론자와 대화를 나눌 때 현재의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는 게 곧 종교의 결정적인 승리인 것처럼 생각하더라구요. 그런데 히포크라테스가 자신의 저서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하죠, "사람들이 간질을 신이 내린 것으로 여기는 이유는 그 병의 정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모두 신이 내렸다 여긴다면, 그 목록에 어디 끝이 있겠는가?" 물론 이것 역시 하나의 시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과학이 안개 너머를 바라보는 시각은 종교와는 다르다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Orbef님의 영어 동영상 시리즈 감사히 잘 보고 있어요^_^
14/06/23 15:49
과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영역으로 후퇴하는것을 '틈새의 신'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종교인 중의 일부도 해당하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일부에는 아주 대조적인 두 집단인 '과학적 지식'과 자신의 '신앙'을 조정을 통해 공존가능하게 하려는 온건한 '종교인'들과, 근본주의자들이 들어있습니다.
14/06/23 15:53
아, 보충 감사합니다. 전자에 해당하는 집단은 도킨스의 저서에도 여러 번 나왔던 창조론을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에 반대를 표하기 위해 진화론자들과 연대한 몇몇 성공회, 카톨릭 신부들을 생각할 수 있겠고, 후자에 해당하는 집단은 지금 이 순간에도 AK를 기름칠 하고 있을 중동의 어떤 사람들과 문창극...이려나요? 저렇게 대조적인 집단이 서로 다른 이유로 같은 곳에 머물러 있다는 게 재미있네요 흐흐
14/06/23 16:01
도킨스 같은 떠벌이(이 표현이 딱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함)가 무신론자의 대표인것마냥 알려진게 참 통탄스러운 현실입니다. 방향만 정반대일뿐 근본주의자들과 다를게 없는 사람인데 말이죠. 그나마 요즘은 좀 뒤로 한발 물러나서 부드러운 주장을 펴고 있는 모양이지만...뭐 우리나라의 극단적인 개신교가 마치 기독교의 전부인것마냥 여겨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라나요. 언제나 극단적인 쪽의 주장이 가장 튀게 보이는 법이지요.
OrBef님은 아들의 종교의 자유도 인정해줄 정도로 너그로운 무신론자로 보이시는데, 오늘날 눈에 보이는 무신론자들은 대부분 '전투적 무신론'을 주장하면서 자신의 가족이나 자녀에게도 무신론을 '전파'해야겠다는 사명론에 불타고 있는 것 같아서 참 안타깝습니다. 크레이그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온지라 익숙하네요. 논리를 떠나서 토론 스킬로는 만렙에 가까운 사람인지라 무신론 진영에서는 '공공의 적'에 가까운 사람이죠 크크. 도킨스를 한번 데꿀멍하게 만든 적도 있고...크레이그와 비슷한 포지션에 있는 사람으로는 맥그라스의 논증도 볼만합니다. 이미 보셨겠지만요.
14/06/23 21:30
그래서 무신론자들이 도킨스를 보는 감정은 이중적입니다. 굉장히 공격적인 주장을 펴는 데 비해 이 사람이 가진 철학적 깊이는 별로 없는 지라... 무신론 담론을 쌓아올리는 데 도킨스가 공헌한 바는 사실 별로 없거든요.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신론을 미국에 널리 알려서 수백만의 무신론자들이 커밍아웃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해 준 공 만큼은 인정해줘야하지 싶습니다. 지난 10년간 미국의 무신론자가 1% 에서 5% 로 늘었다는 통계가 있는데, 이건 개종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무신론자였던 사람들이 그동안 차별이 무서워서 숨어지낸 것으로 보아야 하거든요. 미국에서 무신론자라고 공개적으로 말하고 다니는 것은 조금 과장 섞어서 취직 안하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인지라.
자녀에게 자신의 종교관 - 그게 기독교든 무신론이든 - 을 강요하는 것은 폭력입니다. 근데 자녀가 교회에 다니겠다는데 그걸 못하게 하는 무신론자가 얼마나 많은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교회 다녀보니 거기 어린이들의 절반은 강요에 의해 나오는 것으로 보이던데요... 크레이그 진짜 좋아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적의 장수인데, 적이 강해야 토론이 불타오르는 거지, 이상한 사람이 나오면 재미 없거든요.
14/06/23 16:21
위에 분들은 이런 토론을 한국에서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저는 사양합니다. 이런 토론이 내로라 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 사회가 지나치게 종교적이라는 증거죠. 인식론 논쟁을 통해서 신이 학문적으로 긍정도 부정도 될 수 없다고 한게 이미 칸트 때 부터입니다. 철학적으로 유신/무신론 논쟁은 이미 정말정말 오래전에 해체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는지라; 크레이그의 논리도 사실 중세시대에 토마스 아퀴나스와 뭐가 그렇게 다른지도 모르겠고; 죽자고 달려드는 도킨스 같은 학자들도 주장하는 내용들을 보면 너무 과하다고 느낄때가 많은데 그건 순전히 미국사회가 저런 흥분을 불러 일으킬 만한 환경이기 때문이죠. 창조과학을 교과서에 싣네 마네 하는 동네라.
14/06/23 16:37
저도 근본적인 입장에서 저런 토론과 논쟁이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신론이건 유신론이건 결론도 안날 문제이니 개인취향으로 냅두고 같이 밥이나 먹으러 가는게 훨씬 생산적이겠죠. 하지만 다른 입장에서는-기독교라고 해서 꼭 창조과학을 주장하는 멍청이만 있는건 아니고, 무신론자라고 해서 꼭 종교의 모든 것에 반대하는 극렬주의자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오해를 하고 있는 대중들이 한국사회에도 정말 많거든요.
다만 도킨스 같은 학자들처럼 종교를 '쓸모없는 것'으로 격하시키고 사회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해온 건 계몽주의 시절부터 이어져내려온 나름 유서깊은(?) 것이기에, 그게 꼭 미국사회의 종교성에 대한 반발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크레이그의 논리에서 토마스 아퀴나스를 보듯이 저는 도킨스류의 학자들에서 종교에 적대적이던 선대 학자들의 모습을 봅니다. 어차피 터질 논란이었죠. TV에서 나오는 토론이 아니더라도 책으로는 이미 여러번 꾸준히 거론되어 온 문제니까요.
14/06/23 16:56
그래서 골수 무신론자인 저 역시 도킨스의 스텐스에 그다지 공감하지 않습니다.
제가 저 토론에 비판적인 이유는 우주뭐함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저 토론은 대중적 요청에 따라서 진행되는, 대중들을 앞에 두고 하는 기싸움의 연장선이지 애초에 진지한 학문적인 논쟁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사회적 환경을 들먹인 이유도 사실 유일신을 기반으로 한 종교적 관념이 그렇게 지배적이지 않은 동아시아 문화권과 다르게 저쪽은 그런 대중적 요구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겠죠. 근데 우주뭐함님께서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역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하시는 것 같은데 다시 생각해보면 그 역시 일리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 토론장에 나온 사람들의 학자적 전문성이 이 토론에 있어서 가지는 의미는 거의 전무하다고 봐야겠죠. 마치 아인슈타인이 신에대서 이러저러하다고 얘기한게 물리학적 관점에서 이야하게 한게 이니듯이요.
14/06/24 00:25
[위에 분들은 이런 토론을 한국에서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저는 사양합니다. 이런 토론이 내로라 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 사회가 지나치게 종교적이라는 증거죠.]
말씀을 듣고보니 공감이 가네요. 돌이켜보면 지난 10년간 불붙었던 신무신론 운동도 결국 미국이라는 '세계 최강국이자 최고의 기술 국가인데 신정일치인 나라' 인 존재가 가진 극단적인 모순에서 비롯된 것일 뿐,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지 싶습니다. 사실 도킨스의 평생에 걸친 키배도 돌이켜보면 '진화론? 그거 사기임' 이라고 들어대는 근본주의자들에 대한 개인적인 분노로 인해 시작된... [너의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장대하리라] 의 무신론 버전이려나요..??? 근데 다른 관점에서 보면, '비록 학술 수준에서 답 안나는 논쟁일지라도' 개인 차원에서는 한 번쯤 접해보는 것이 좋다고는 생각합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이라면 저 멀리 사이비의 세계로 떠나지 않게 되는 브레이크가 될 것이고, 무신론자라면 종교인들이 단순히 망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는 되지 싶거든요. 일단 조지 부시부터가 근본주의자가 아니었다면 (이 사람은 정말로 지구가 6천년 되었다고 믿는 사람이거든요) 21세기는 조금 더 나은 세상이었겠지요.
14/06/23 17:42
예전 런던 유학 때 들은 얘기인데, 서양에는 무신론자를 2개로 구분한다고 하더군요.
atheist 와 agnostic 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전자인 atheist 는 말 그대로 신은 없다, 종교 필요없다 라고 주장하는 쪽이고, agnostic 은 신이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바이블 (불경, 코란 등등 다른 종교 교리서 포함) 내용 중 살아가는데 유익한 내용이 많으니 난 그것을 지키고 살아가겠다. 우리나라에 agnostic 을 정확하게 나타내는 말은 없다고 합니다만, 전 이 얘기를 듣고 정확하게 알게 됐어요. 제가 agnostic 이라는 걸.
14/06/23 21:33
음... agnostic 은 불가지론, 즉 신이 있는 지 없는 지 우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보는 사람들입니다. agnostic 중에서도 말씀하신 실천 사항을 가지고 사는 분들이 있고 반대로 제도권 종교에 대해서 강한 반감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요. 유학중에 만나신 agnostic 이 전자에 속했던 분 아닌가 싶습니다. 신이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다' 에 방점을 찍는 사람들은 apatheist 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모든 실천적인 수준에서 atheist 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14/06/23 20:03
과학 다음은 철학이야라고 항상 생각하면서 정작 발을 못뻗고 있는 무신론자입니다.
밥먹고 살기 바빠지니 철학은 커녕 LOL도 못하는 하루하루에 PGR자게만큼 Refresh되는 곳도 없네요.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14/06/23 20:38
찾아보니 도킨스와 크레이그 관련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네요. 링크합니다.
http://271828.egloos.com/343582 http://271828.egloos.com/356612
14/06/23 21:36
예 이런 일이 있었지요. 제 기억에 도킨스가 몇 년 전에 '나 이제 종교인들과 키배... 아니 토론하는 거 그만 둘래. 토론으로 뭔가 의미있는 결론이 나오는 거 같지 않아' 라고 선언한 일이 있었습니다. 크레이그의 도전을 거절하는 것이 저 선언 이전인지 이후인지에 따라서 도킨스를 이해할 수도 있고 그냥 겁쟁이라고 할 수도 있는 건데, 시간 순서가 어떻게 되는 지 잘 모르겠네요. 자세히 알아보기는 너무 귀... 귀찮....
저도 보고싶긴 합니다만. 흑흑
14/06/23 21:54
사실 토론하고 말고야 도킨스 맘이긴 하니 저도 그거 관련해서는 뭐라 할 생각은 없는데
저 글의 내용대로라면 진화론자인 크레이그를 창조론자라고 잘못 말하고, 크레이그의 신학을 예전에 봐놓고도 마치 '우연히' 최근에 알게 된것처럼 말을 바꾼 셈인데 이건 좋게 봐주기 힘드네요. 그냥 깔끔하게 "나 이제 토론 안해" 한마디 하면 될 것을 왜 저러는지 모르겠습니다;;
14/06/23 22:32
그렇죠 저 글이 사실이면 도킨스는 좀 욕먹어야합니다. 근데 크레이그정도 되면 굉장히 유명한 사람인데 도킨스가 크레이그를 몰랐다는 게 너무 말이 안되기 때문에 문서의 신빙성에 조금 의문이 가는 거지요. 도킨스 관련해서 반대 진영에서 이 사람 발언의 취사 인용, 순서 조작과 동영상 합성 등으로 음해하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닌 지라. 도킨스가 크레이그와의 토론을 피하는 것 자체는 확실한데, 세부 사항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 시간 투자해서 알아볼 만큼 도킨스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 사람도 아닌 지라 아마 영원히 물음표로 남을 듯하네요.
14/06/23 21:42
사실 크레이그와 '무신론자' 사이에 의견차이가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는 '전제'의 문제라서,
서로 전제와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정의'가 달라서 '토론'이란것이 잘 굴러가기 어렵습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사용하는 거의 모든 '개념어'에 대한 정의가 서로 다를수도 있어서 ㅡㅡ; 이정도 되면 사실 서로 (상대방이 모르는)다른 '언어'를 쓰며 토론한다고 주장하는 정도가 될 수 있어서요. 뱀다리. (통역 없이) 한국어로 토론하면 도킨스건 크레이그건 한마디도 못할 겁니다?
14/06/23 23:06
그렇습니다. 본문의 해리스 vs 크레이그 토론도 '객관적' 이라는 것이 '인간의 의견으로부터 독립적인' 것인지 '개인의 의견으로부터 독립적인' 것인지 두 명이 다르게 정의하고 두 시간 내내 싸우죠. 어떻게 보면 상대 진영을 설득하기 위해 발언하는 게 아니라 자기편 들으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14/06/24 11:47
학교에 입학하고서 처음으로 기독교 과목을 듣게 되면서 항상 관심을 가졌던 주제인데 OrBef님이 이렇게 정리해서 올려주시니 감사합니다~ㅠㅠ 스크랩해두고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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