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달 : 난 이게 2번째야.
존리 : 난... 이걸로 4번째 인데.... 뭐, 다시 봐도 역시 재밌네.
충달 : 이거 엄청난 흥행을 했는데...
존리 : 말도 안 되게 흥행을 해가지고, 무려 국내 천만관객 달성에 성공했지.
존리 : 전 세계로 보면... ... ... 11억불을 벌었어. 제작비가 1억5천만 불인데,
거의 10배 장사를 한데다가 아직 일부 국가에선 극장 수익이 끝난 게 아니거든.
그런데 국가별로 흥행이 좀 차이는 있는 것 같아. 내가 일본을 자주 가다보니 알게 된 건데, 일본은 제목부터가 안습이야.
‘안나와 눈의 여왕’ 이런 제목으로 개봉해서 엘사의 존재감을 확 묻어버렸어. 글로벌한 흥행평가와 어긋나게 진행된 느낌이 있지.
그래서 그런지 흥행이 잘 안된 것 같아. 사람들이 잘 모르더라고.
충달 : 그래? 나는 인터넷에서 본건데 3월쯤에 ‘아... 이젠 렛잇꼬 지겹다.’ 이러다가 ‘이제 일본 가니깐 렛잇꼬 안 듣겠지’ 이랬데.
그리고 처음엔 일본에서 사람들이 렛잇고 잘 모르더래. 그랬는데 자기가 도착하고 1주일 뒤에 렛잇고 열풍이 불더래. 크크크.
근데 요즘 최근 트렌드들은 오히려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늦는 것 같아.
특히 할리우드 영화는 일본이 보통 우리보다 개봉시기가 늦거든.
존리 : 우리나라가 트렌드에 굉장히 신경 써서 마케팅 하는 입장이라면, 일본은 검증된 작품에 좀 더 힘쓰는 타입인 것 같아.
영화 흥행에 대해서는 둔감한 시장이기도 한 것 같고.
아무튼 이 11억 불의 수익이 아직까지도 종결형이 아니라는 점! 게다가 작품의 특성상 앞으로 벌어들일게 더 많거든.
블루레이라던가 관련 캐릭터 상품이라던가. 디즈니랜드에서 내가 봤던 것 중에 제일 놀랐던 게 물이었어.
프로즌 상품으로 물을 파는데 거기에 melted snowman이라고 적혀있어.
뒤에 올라프 대사였던 ‘some people are worth for melt’가 박혀있고. 진짜 이거보고 정말 기발하다고 생각했어.
거 왜 일본에 사람 사이즈 베개 있잖아. 다키마쿠라. 엘사도 나올까? 디즈니에서 팔까?
존리 : 일본에서 히트를 쳤으면 나왔을 것 같은데 생각만큼 히트를 안 해서 ‘다행히’ 안 나올 것 같다.
존리 : 제발 그러지 말자... 엘사는 그런 캐릭터 아니라구;;
아무튼, 11억불이라고 한다면 정말 괴물 같은 수익이지. 어때? 다시 보니깐 괴물 같은 수익을 올릴만해 보여?
충달 : 그치. 그럴만한 작품이지. 특히 천만관객이 들었다고 하는데, 어느새 부터 우리나라 천만관객이 작품성과 연관되지도 않았기도 하고...
뭐 <겨울왕국>은 천만관객 충분히 들 만한 작품인 것 같다.
존리 : 천만관객이 들기 위한 요소를 고루 갖췄어. 우선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확실해. 동시에 어른을 위한 배려도 훌륭해.
어린애들을 배려하기 위한 요소를 더한 기분이야.
존리 : 과거 디즈니를 보면, 어른들이 보기 힘들지 않을 정도로만 만들고, 어린애들을 위한 요소가 많았거든.
근데 <겨울왕국>은 어른들도 즐겁게 볼 수 있고, 어린이들은 더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아.
충달 : 근데 디즈니 최고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는 <라이온 킹>만 해도 애들만을 위한 작품은 아니야. 각종 음모와 배신에, 완전 <햄릿>이잖아
남자아이들이 보더라도 도리어 더 좋아할만한... 크크
존리 : 굉장히 고루고루 흥행요소를 갖췄으면서도 스토리의 퀄리티도 낮은 편이 아니고. 결정적으로 음악들이 뛰어난 완성도를 갖고 있었지.
사실 난 이게 천만까지 갈 거라곤 생각 안했는데. 왜냐면 이거 개봉했을 때 쟁쟁한 작품들이 많았어. <변호인>이라든가.
충달 : 오히려 그래서 천만을 찍었을 수도 있어.
존리 : 사실 천만이라는 게 굉장히 큰 관객 수잖아. 국민의 20%가 봐야하는데.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니깐.
충달 : 국내에서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흥행을 하게 된 배경엔 역시 노래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 같아.
존리 : 우리나라 사람들이 음악에 대한 관심이 크니깐. <레미제라블>이 우리나라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유도 노래가 있었던 것 같고.
음악에 민감하다 보니 ‘Let it go’라는 걸출한 노래와 그 밑에서 깨알같이 받쳐주는 캐릭터들, 그 외의 많은 노래들이 힘을 발휘했던 것 같아.
OST 들어보면 정말 버릴 곡이 하나도 없거든. 노래의 힘을 등에 없고 좋은 흥행성적을 거둔 거지.
디즈니가 성우를 지조 있게 쓰는 점은 참 맘에 들어. 외국 성우는 잘 모르겠고, 국내 성우들을 보면 전문 성우들을 사용했거든.
다른 애니들 아이돌들 데려와서 국어책 읽는 거나, 개콘 개그맨들 써서 유행어 집어넣고 이런 거 보면... 하아...
대사들을 꼬아서 본인 유행어 쓰는 경우가 많잖아. 이러면 어린애들한테는 확실히 먹혀요.
존리 : 먹혀. 정말 잘 먹혀. 근데, 진짜 싫어 크크
충달 : 심지어 유느님도 한번 더빙 했었다는 거. <꿀벌 대소동>이라고 벌들이 파업하는 애니 에서 주인공 벌로 참여했거든.
존리 : 전문성우가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지. 근데 디즈니 같은 경우는 안 그러고 극에 맞는 사람을 캐스팅한다는 게 칭찬할만한 점인 것 같아.
충달 :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캐릭터나 배경 디자인에 대해서 좀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아.
존리 : 우선 배경이... 안데르센 동화, <눈의 여왕>에서 모티브를 따왔는데,
모티브를 정말 따온 건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전혀 관개 없는 작품이 되어버려 가지고, 뭐 그래서 흥행요소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암튼 그런 면에서 노르웨이라는 배경을 잡고 그 기본 컨셉을 가지고 여러 디자인을 탄탄하게 쌓아올린 느낌이야.
충달 : 난 노르웨이는 잘 모르고, 건물 같은 걸 보면 <스카이림>을 하면서 많이 봤던 양식들이 보이더라고.
높고 뾰족한 창문 같은 것들. 하아... 이걸 보고 <스카이림>을 떠올린 겜덕인 점이 좀 슬프군...
배경묘사에서 규모가 작다거나 해서 불만족스럽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
난 딱히 배경에 불만을 가져야 하나 하는 생각은 안 들어.
존리 : 왕국 규모자체는 작은데, 시간상 2박 3일 정도의 내용인데도 공간의 이동은 다이내믹하게 이뤄지니깐 보는 재미가 상당히 있거든.
엘사가 본인의 힘으로 얼음궁전으로 다다른 여정도 그렇고 아름다운 장면들이 많았지.
도리어 전전 작이었던 <라푼젤> 보다는 규모 있는 공간묘사가 아닐까 싶다.
충달 : 대관식 장면도 그렇고 왕국 자체가 규모가 작은 왕국이야. 환상적인 왕국이란 느낌은 아니지만, 규모가 작아서 아기자기한 맛도 있고.
그 안에서, 아까 말했던 노르딕 양식을 잘 구현했다는 점 같이, 디테일한 묘사들은 괜찮았고.
난 그래서 아렌델 협곡에 대한 묘사는 괜찮았다고 봐. 뭐 겨울산과 얼음궁전은 정말 환상적이었으니깐.
존리 : 영상미 부분에선, 역시 디즈니라고나 할까... 흠잡을 데가 없었어.
충달 :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고, 그러면서 와~ 하는 소리가 나오는 부분들을 만들어 냈으니깐.
존리 : 애니메이션이란 게 사실 노가다의 산물인데, 1억 5천만 불 노가다의 위엄이랄까
충달 : 근데 그 노가다도 뛰어난 아이디어가 없으면 이렇게 좋게 안 나와. 배경디자인은 딱히 부족하다고는 평가를 못하겠어.
아렌델의 규모가 작은 점도, 엘사의 얼음궁전과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과하지 않고 절제한 느낌이 있거든.
아렌델이 아기자기하고 현실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얼음궁전의 환상적인 모습이 더 돋보이고,
그런 면에서 ‘Let it go’라는 엘사의 선언이 더 극적으로 다가오는 거거든.
이렇게 과하지 않으면서도, 아까도 언급했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아기자기한 묘사를 해서 부족함은 없어 보이거든.
이런 면에서 아렌델은 규모가 작아서 더 훌륭한 것이 아닌가 싶어.
존리 : <겨울왕국>이라는 프로젝트 자체가 <눈의 여왕>을 컨셉으로 잡은 것이 70년 전이라고 하니깐.
70년 동안 수 없이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가 엎어지고를 반복하면서 이번에 완성이 된 건데,
그 만큼 오랜 시간의 고뇌의 흔적들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그런 작품이 아니었나 싶어.
이게 아카데미에서 ‘애니메이션’과 ‘주제가상’ 두 부분을 가져갔는데, 받아갈 분야가 그거 밖에 없어 보이긴 하지만,
좀 더 줘도 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든다.
충달 : 근데 더 주기엔, 다른 부분에서 좀 쳐낸 요소가 있어서...
존리 : 애니메이션의 한계라고 할 수 있지. 연출상이나 이런 다른 부분을 주긴 아직 꺼려지니깐...
악역의 사정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충달 : 캐릭터 얘기를 해보자면... 역시 엘사가 독보적이고. 안나도 뭐 안나파와 엘사파로 나뉠 정도로 좋았으니깐.
크리스토프도 괜찮았어. 다만 악역의 존재감이 좀 약한 점이 좀 아쉽다.
존리 : 나 같은 경우엔, 이 작품을 좋게 보는 이유 중에 하나로 악역이 뚜렷하게 존재하지 않는 점이 되게 좋았거든.
그래서 동시에 아쉬웠던 건 표면적으로 악역으로 움직였던 한스 왕자가 사실은 악역까지 될 필요가 없었는데 악역이 된 점이야.
한스가 위기 시에 왕국을 잘 다뤘거든. 국민들도 한스에게 의지하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본인의 왕국이 될 수 있었고,
그 왕국을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써 엘사를 죽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리는 식으로 설득력 있게 접근할 수도 있었을 거 같아.
디즈니도 이렇게 할 수 있는 역량은 당연히 있었을 거고.
그런데 이렇게 할 경우 어린아이들에 대한 접근성이 좀 어려워지기 때문에 쳐낸 것 같아.
그런 측면으로 봤을 때 뚜렷한 악역이 없다는 게 굉장히 좋게 다가왔어. 이런 면에서 떠올랐던 게 <파이널판타지X>이었어.
<파판X>에서도 명백한 악역이 존재하지 않거든. 악역은 악역 나름의 사정이 있고,
그래서 선악이 아니라 각자의 사정에 따라서 이뤄지는 드라마가 굉장히 뛰어났거든.
<겨울왕국>도 이런 식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었지만, 보다 많은 관객층을 포용하기 위해서 포기한 점.
사실 그런 디즈니의 입장이 이해는 되지만, 내가 어린이는 아니니깐, 더 좋은 작품을 볼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
충달 : 맞아. 한스가 굳이 악역이 될 필요가 없어.
저주를 끝낼 방법이 없고, 그러니 엘사를 죽여야 된다는 식으로 전개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을 텐데...
존리 : 극의 자연스러움을 생각하면 많은 아쉬운 점이 나와. 엘사가 초반에 위즐튼 공작으로부터 소서러다, 괴물이다 이런 소리를 듣는 것도,
타국에서 온 놈이 대뜸 일국의 여왕을 괴물취급을 하는 것도 이상하단 말이야.
충달 : 근데 위즐튼이 그런 대사를 날렸으면, 아예 악역 포지션에 위즐튼을 위치시키고,
그 위즐튼을 좀 더 매력적인 악역으로 만들었으면 좋았을텐데...
존리 : 근데 그럼 갈등관계가 너무 복잡해지니깐. 국가 간 정쟁이 돼 버리니.
충달 : 복잡해지긴 하지만, 한스는 악역이 아니고, 위즐튼이 배후에서 한스를 조정해서 엘사를 죽이게 한다는 식으로 전개했다면
확실히 구멍 없고 탄탄한 시나리오가 완성이 되는데... 너무 복잡하긴 하지
존리 : 그런 점에 대해서 보면서 계속 느끼는 점은, 이거는 못해서 그런 게 아니라 안 한 거야. 명백히 안했다는 게 여기저기서 보여.
충달 : 악역 면에서 한스가 악역이 된 것도 아쉽고, 그리고 더불어 위즐튼이 너무 아쉬워.
피잘 에서도 이런 언급이 많았는데, <인어공주>의 문어마녀나, <라이온 킹>의 삼촌이라든가,
얘들은 등장하자마자 생긴 게 딱 악역이잖아. 어둠의 오라를 두르고 있단 말이야.
근데 <겨울왕국>에서 그러한 포지션을 잡을 수 있었던 유일한 캐릭터인 위즐튼 공작은 존재감도 별로였고,
초반엔 개그 좀 치다가 마지막엔 병풍도 아니고 아예 극에서 삭제가 되어 버렸으니...
이런저런 이유로 악역에 대한 아쉬움이 있긴 한데, 확실히 못한 거라기 보단 안한 거라는 느낌이 들어.
존리 : <겨울왕국>이 높은 확률로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리메이크가 될 텐데,
어른들을 위한 새로운 줄거리의 <겨울왕국>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 빈틈없이 빼곡한 스토리의 을 보고 싶다고나 할까.
충달 : 마치... <겨울왕국>에 <왕좌의 게임>을 끼얹은 듯한... 그럼 진짜 복잡한 어른물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엘사랑 안나도 있으니... 후후후)
존리 :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고, 그걸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좋은 노래들이 많이 있으니깐.
충달 : 악역이 좀 아쉬웠는데, 그것 말고는 뭐 딱히... 아쉬운 점은 없는 것 같아.
존리 : 사실 아쉬운 점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디즈니가 이유가 있어서 버렸다는 점이 티가 나고 또 그게 납득이 가는 부분이라....
신의 한 수
충달 : 시나리오 부분에 대해선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
존리 :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쳐냈다는 기분이 들어서.
충달 : 본격적으로 이야기 해보자면 일단 <겨울왕국>은 전개가 굉장히 빨라. 그 속도가 후반 가서도 전혀 느려짐이 없고.
분기가 되는 부분은 ‘Let it go’ 등장부분인데, 여기까지는 완전 초스피드이고. 여기 이후부터가 본격적인 내용이 진행되는데,
그것도 한 단락, 한 단락 잘 요약할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하면서도 전개상 해야 할 이야기를 빼곡하게 박아 넣었어.
그래서 전개가 굉장히 빠르게 느껴지지. 전에 <아메리칸 허슬>에서 언급했지만, 극의 전개가 빨라지면 쳐내야 할 부분들이 존재하거든.
그렇지 않고 이 얘기 저 얘기 다 하다보면 극이 중심을 못 잡게 되거든.
<겨울왕국>의 경우에는 한스를 악역으로 놓고, 위즐튼을 삭제해 버려. 이게 위즐튼이라는 캐릭터를 생각하면 아깝긴 한데,
전체적은 시나리오를 생각하면 전개를 위한 적절한 커트였지.
그리고 뒷부분에 노래가 안 나와서 좀 처지는 감이 있긴 한데, 스토리를 진행시키기 위해 접었다는 생각되고.
사실 설정이나 시나리오 상 구멍이라고 보일 부분이 있긴 한데, 그것들을 죄다 살려 놓는다고 해서 잘 될 거라곤 생각지 않아.
영화라면 플레이 타임 상 쳐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고, 그걸 아이들의 눈높이까지 고려하다 보니 다소의 무리수가 들어갔다고 봐.
오히려 욕심 부리지 않았다고 칭찬해주고 싶어.
존리 : <겨울왕국>이 뮤지컬 영화라는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Let it go’나 ‘do you wanna build a snowman’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노래가 너무 전반에 나온다는 점이야.
흔히들 말하는 좋은 뮤지컬들, <맨 오브 라만차>나 <레미제라블>같은 경우는 이런 핵심이 되는 노래들이 극의 중반부쯤에 나와서
그 노래가 나오면 1막이 끝나는 식으로 위치하는데, <겨울왕국>은 그 부분쯤에 눈사람이 부르는 말도 안 되는 노래거든 (In Summer)
충달 : 근데 전개상 ‘Let it go’가 1막의 마무리를 짓기는 해
존리 : 그렇긴 한데, 시간상, 중간쯤에 나오는 게 올라프의 이상한 노래라는 거지.
분위기도 막 목청자랑하고 그러니까 노래 끝나면 박수쳐야 할 것 같은 뜬금없는 노래가 나오거든.
구성상 좀 아쉽지. 그런 만큼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의 노래들이 약하기도 약하고, 스토리상 중요한 역할도 안하고.
‘do you wanna build a snowman’은 자매간 관계와 어린 시절부터 성장할 때까지의 인생을 함축해서 보여주는 정말 좋은 역할을 했고,
‘Let it go’는 엘사의 자기고백이란 면에서 역시 중요하고.
그러면 후반부쯤 갔을 때는 서로간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노래가...
뭐 있긴 있어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를 재구성해서 얼음궁전에서 말싸움 하는 게 있긴 한데, 이거 말고 뭔가 더 있어야 했지 않나 싶어
충달 : 극의 주제가 ‘진정한 사랑에 대해서’, 에로스적인 사랑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게 주제인데, 그 부분에 대한 노래가 하나 더 있어야 돼.
그래서 앞에서 ‘let it go’로 무게를 잡아줬으면, 그 부분에서 노래가 하나 더 나와서 무게를 잡아줬어야 했는데,
거기서 노래가 안 나오니깐 뒤로 가서 확실히 쳐지는 기분이 들지.
존리 : 얼음궁전에서 나온 노래도 앞에 나온 노래를 재구성한 거다 보니깐 아무래도 중요도가 떨어져 보이기도 하고.
충달 : 그 부분도 그렇고, 안나가 얼어붙었을 타이밍쯤에 노래가 하나 더 나왔어야 됐어.
뒷부분에 무게감을 위해선 안나가 크리스토프를 부르던 장면이나, 안나가 얼어붙었던 장면쯤에 노래가 하나쯤은 있었어야 됐어.
극의 전개가 빡빡하니 노래들의 위치를 조정하기 힘들다면, 아예 하나를 더 박아 넣어서 밸런스를 맞췄으면 됐을 텐데, 좀 아쉬워.
존리 : 근데 뭐 지금의 배치도 충분히 고심한 흔적이 보이니깐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내가 계속 얘기하지만 뮤지컬 버전이 기대돼. 좀 잘 나왔으면 좋겠어.
애니메이션은 확실히 무게중심이 앞쪽에 쏠린 것이 좀 아쉽게 느껴져.
충달 : 시나리오적인 면에서 꼭 언급하고 싶은 게 있는데, 결말의 반전.
얘기했던 대로 뒷부분에서 노래도 없고, 무게중심이 부족한 감이 있는데,
그걸 한 큐에 만회해 버릴 정도의, 후반부의 지루함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반전이었어.
안나의 죽음이라는 게... 안나가 딱 죽었을 때, 처음 볼 땐 난 정말 ‘헉!’소리가 났었거든.
존리 : 안나의 죽음이 주제인 진정한 사랑과 연결된다는 점도 좋지.
그걸 보는 순간 앞서의 장면들이 떠오르는 게 트롤들이 해법으로 제시했던 게 ‘true love’s kiss’가 아니라 ‘act’라고 했거든.
키스가 아닌 행동이라고 했던 짧은 대사가 이렇게 복선으로 작용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디즈니 역사에 획을 그을 놀라운 반전이라고 생각해.
충달 : 안나가 죽었을 때 ‘얘가 죽으면 어떡해!’ 하는 것도 충격이었는데, 진정한 사랑으로 깨어나는 것도 진짜 반전의 연타석 홈런이었어
충달 :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성인관객들에겐 좀 아쉬운 거긴 하지만,
이 반전에 대해 복선도 제공하고 해설도 제공한 캐릭터가 존재해. 바로 올라프.
한스가 배신을 하고 나서 안나가 ‘사랑이 뭔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하는데,
이게 성인물이었으면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내적갈등을 해야 하는데, <겨울왕국>에선 올라프가 정답을 바로 말해주거든.
‘자신보다 남을 더 걱정해 주는 거다. 그게 진정한 사랑이다.’라고 바로 말해버리거든.
그러고 나서 안나가 자기보다 남을 더 걱정해 주는 진정한 사랑의 행동을 하거든.
충달 : 여담인데 안나가 자기를 희생하고 다시 부활하는 장면에서 영화 <콘스탄틴>이 떠올랐어.
<콘스탄틴>에서 루시퍼가 콘스탄틴을 지옥으로 데려가려는데 주인공의 자기희생 때문에 천국에서 데려가려고 하거든.
그걸 보면서 루시퍼가 ‘셀프 세크리파이스~’ 하는 대사를 치는데, 안나가 부활하는데 그 대사가 갑자기 떠오르더라고.
하긴 자기희생 보다 아름다운 사랑이 또 어디 있겠어.
존리 : 디즈니가 굉장히 보수적인 집단이거든. 그래서 그 보수성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전을 받아왔거든.
옛날 동화들을 모티브로 작품을 만들다 보니깐 백인 위주의 작품들이 많이 나왔고.
그걸 깨려고 <포카혼타스>에서 유색인종을 처음 등장시켰고, 뒤이어서 <뮬란>으로 아시아도 포용하려는 자세를 보였어.
또 <뮬란>에선 능동적인 여성상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능동적인 건 남장을 하고 있을 때고 여장일 땐 또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거든.
그걸 깨려고 했던 게 <마법에 걸린 사랑>. <마법에 걸린 사랑>에선 공주이기 때문에 왕자와 사랑에 빠져야 한다는 법칙을 깼거든.
그 다음에 <라푼젤>이 나왔는데, 여기에서 디즈니가 자신들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숨고르기를 한 것 같아.
그리고 <겨울왕국>의 반전을 보면서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걸 넘어서 전 세계에 꿈과 희망을 주는 걸로 바꿨다라고 생각이 들더라고.
충달 : 수동적 여성, 능동적 여성 얘기가 나온 김에 하나 언급하자면,
안나가 처음에는 굉장히 능동적이었다가 결정적 순간에 크리스토프만 외치는 수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거든.
근데 이게 마지막 반전을 더욱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작용하더라고.
크리스토프만 외치던 여자애가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는 게 굉장히 충격적이었거든.
존리 : 크리스토프를 외치기만 하는 게 좀 황당했던 게,
그 전까지는, 30초 전까지는 한스만 바라보다가 한스가 배신했다고 크리스토프로 획 돌아서는 게 좀 이상하잖아.
충달 : 그런 점에서 마지막 안나의 희생이 신의 한 수가 되는 거야. 그 희생이 없었으면 안나가 정말 이상한 여자가 돼 버리거든.
보면서 얼핏 이해가 안 되었던 안나의 돌변이 마지막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 줬다는 점에서... 정말 안나의 희생은 신의 한 수였다라고 생각해.
존리 : 안나의 수동성이 상황에 따른 절박함이었다고 이해가 돼 버리게 될 정도니깐.
충달 : 마지막 신의 한 수로 인해서 용서가 되는 거지.
이렇게 <겨울왕국>에서 말하는 진정한 사랑이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라는 점이...
존리 : 기존의 디즈니였다면 절대 나오지 않았겠지
충달 : 디즈니가 한동안 착각을 했었다고 생각해.
<미녀와 야수>나 <인어공주>라던가 디즈니 황금기를 이끌었던 작품을 보면, 남녀 간의 사랑만 얘기했던 건 아니었거든.
<백설 공주>에서 왕자는 뭐 그냥 떨이였고, <라이온 킹>에서 사랑은 서브였고,
<미녀와 야수>만 하더라도 간단한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었거든. 대상이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일 뿐이지 자기희생에 대한 이야기였거든.
디즈니가 이렇게 숭고한 가치를 극에서 얘기를 하니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던 거지,
이후에 <개구리 왕자> 같은 것들이 망할 수밖에 없는 게....
그리고 <포카혼타스>도 그랬고, <뮬란>도 그랬고, 흥행은 했지만 작품 자체의 재미는 좀 떨어졌거든.
디즈니가 남녀 간 사랑에 재미들 들리더니 거기에 너무 목을 매는 것 같았거든.
근데 <겨울왕국>에서 남녀 간 사랑보다 더 중요한 사랑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는 점에서, ‘애들이 정신 차렸다.’라고 생각이 돼.
존리 : 그런 점에서 ‘이젠 더 이상 어린아이만을 스튜디오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뭐 예전에 비해서 픽사도 흡수하면서 크기도 커졌고,
충달 : 픽사의 영향력이 확실히 있는 것 같아. 픽사의 경우는 사랑에 목매지 않아. <토이스토리>만 봐도 남녀 간 사랑은 거의 없거든.
픽사에는 사훈같이 시나리오를 쓰는 원칙이 있다고 해. 읽어보면 정말 재밌는 얘길 만들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표적으로 <월E>만 봐도, 이게 사랑얘기가 아닌 것 같지만 정말 절절한 사랑얘기였거든. 근데 디즈니처럼 사랑에 목매지는 않았거든.
<겨울왕국>에서 남녀 간의 사랑에 목매지 않는 것이 픽사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해
존리 : 근데 픽사는 또 사랑에 목매지 않는 것 때문에 한동안 침체를 겪었던 것 같기도 하고...
충달 : 픽사가 침체를 겪은 적이 있었나? 잘 안 팔렸다 뿐이지 작품은 다 뛰어났던 것 같아. 아무튼 사랑에 목매지 않는 다는 점.
존리 : 에로스에 목매지 않는다는 점, 사랑이 남녀 간의 것만이 아니라는 점이 진짜 신의 한 수 이었지.
충달 : 안나의 희생과 부활 장면, 그걸로 한스의 약점도 상쇄가 되고, 안나의 수동적인 모습도 반전의 극대화로 포장이 되고,
후반부의 무게감도 그걸로 복구가 되고... 정말 신의 한 수지
존리 : 마지막에 음악이 빠지고 스토리텔링이 이어지면서 지루함과 동시에 ‘도대체 이게 어떻게 풀리나’ 하는 궁금증도 동시에 커지거든.
어찌 보면 노래가 없었던 게 좋게 작용한 것도 같아. 자꾸만 궁금해지는 순간이었거든.
설마 크리스토프랑 키스하고 끝나진 않겠지 하고 있었는데, 애가 갑자기 죽어. 헉! 하다가 진정한 사랑의 행위로 다시 살아나니깐.
심지어 그걸 통해서 엘사는 깨달음을 얻어서 자기 힘도 컨트롤 하고
충달 : <겨울왕국>을 보면서 디즈니가 과거로 회귀했다, 복고다, 이런 얘기가 나와.
한동안 디즈니가 자신들의 냄새를 탈피하려다가 갈피를 못 잡는 모습이 보였거든.
이점에서 대표적인 작품으로 <주먹왕 랄프>를 들고 싶은데, 이게 되게 재밌긴 한데, 디즈니 작품이라기 보단 픽사 작품이었거든.
<토이스토리> 비디오 게임 판이니깐. 픽사를 흡수하고 나온 <주먹왕 랄프>가 디즈니 색깔이 완전 없어져 버렸거든.
근데 <겨울왕국>에서 디즈니 본연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디즈니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가 돼.
다만 디즈니가 <겨울왕국>을 잘 만들었긴 한데, 솔직히 디즈니란 회사는 참 맘에 안 들어. 좀 괜찮은 것들을 판권을 다 사들여가지고...
<스타워즈>도 확장세계관 리부트 시켜버렸고, 마블도 먹었고, 픽사도 먹었고... 그리고 실사영화들은 정말 실망스러운 게 많고.
존리 : 디즈니라는 제작사에 대한 평가는 검증이 좀 더 필요할 거 같아.
충달 : 디즈니가 이번에 부활은 했는데, 근데 딱 예전 디즈니만큼이야. 아직도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해.
존리 : 디즈니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서는 예전의 영광을 되찾았다는 느낌이 있지만,
지금의 디즈니는 예전의 디즈니가 아니거든. 지금은 종합 영화 제작사가 되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는 좀 부족하지 않나 싶어.
충달 : 그래도 정신 차린 게 어디야
존리 : 그런데 <론 레인저>만 해도. (충달 : 푸하하하하핳)
굉장히 좋은 소재였거든. 조니뎁이라는 배우도 잘 캐스팅 됐었고. 근데 그렇게 돼 버렸으니....
충달 : <존 카터> 같은 경우엔 이게 무슨 돈지랄인가 싶었고...
얘기하다보니 좀 걱정이 되는 게, <겨울왕국>의 장점으로 속도감 있는 전개를 위해 불필요한 부분을 잘 쳐냈다고 얘기했잖아.
그렇게 포장을 했지만 다른 망한 영화들을 생각하니깐 이게 의도를 잘한 건지 얻어걸린 건지 모르겠네;;;
존리 : 뭐 선택과 집중이란 게 결과론 적인 얘기이니깐.
충달 : 선택과 집중하니깐 <겨울왕국>의 마법을 상당히 축약해서 표현한 것도 좋았어.
실상 마법이 두드러진 장면은 얼음궁전 짓는 장면 정도거든.
존리 : 맞아. 마나니 뭐니 이런 많은 사람들이 수세기에 걸쳐 만들어온 마법과 관한 세계관은 다 팔아먹어버렸지.
근데 마법을 너무 전면에 내세우면 심도 있게 다뤄야 되고 그러다 보면 얘기가 진행이 안 되어버리거든.
충달 : <왕좌의 게임>도 판타지지만, 마법과 용에 대한 이야기는 그냥 배경 같은 정도거든. <겨울왕국>도 비슷하게 마법을 잘 다룬 것 같아.
존리 : 원작인 <눈의 여왕>에서는 안나는 동네 소녀였고, 크리스토프도 동네 소년 이였는데,
눈의 여왕이 시샘해서 크리스토프를 납치해갔던 그런 이야기라고 기억을 하는데,
거기서 따온 거라곤 얼음 마법을 쓰는 여자애 밖에 없어 크크. 그래서 마법을 깊게 다룰 필요가 없었지.
그래서 마법이 이질적인거로 생각이 된다면, 예언 같은 거로 엘사가 배척을 받는 것에 대해 당위성을 만들어 줬으면 좋았겠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이해가 되긴 하니깐.
작품을 좌지우지한 노래
충달 : <겨울왕국>에서 반드시 언급해야 할게 노래인데...
존리 : 이 부분은 뭐 깔게 없지. 노래에 관해 하나 얘길 하자면, 마지막 장면에서 눈을 다 녹이고 나서 관현악으로 웅장한 BGM이 깔리는데,
그걸 잘 들어보면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를 편곡해서 나와. 그러다가 중간에 ‘do you wanna build a snowman’으로 바뀌더라고.
4번째 보다보니 알게 됐는데, 정말 음악에 신경 많이 썼다는 게 느껴져.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와 ‘do you wanna build a snowman’이 극중에서 가지는 의미가 잘 혼합이 돼서
자매간의 갈등이 봉합이 되었다는 게 나타나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존리 : 그리고 ‘Let it go’를 언급을 안 할 수가 없는데, 뭐 이미 유명하지만 ‘let it go’가 나오고 영화가 나온 거라고 봐야 되는 게,
‘let it go’이전에는 다른 시나리오라고 하더라고. 엘사가 원래는 악녀였고, 안나는 열등감 쩌는 그런 역이었다고 해.
그런데 여기서 작곡가 부부의 계략이 있었지. 작곡가 부부가 엘사를 악녀로 하고 싶지가 않더래.
그래서 디즈니 스태프들을 모두 설득할 만한 엘사의 주제가를 만든 거지. 그래서 시나리오를 통째로 바꿔버린 대단한 파괴력을 가진 노래지.
충달 : 너무 좋아. 노래방에서 부를 노래가 하나 더 생겼어 크크
존리 : 곡 하나로 모든 게 바뀌었지. 개연성이 떨어질지언정 더 파괴력 있는 작품이 되었으니깐.
충달 : 정말 좋은 노래야... 뭐 다른 노래들도 어떤 노래도 버릴 곡이 없고.
존리 : 올라프가 불렀던 ‘In Summer’의 경우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경향도 있어.
재미있고 유쾌한 영상이긴 한데, 그걸 보너스 영상으로 봤으면 모르겠지만, 다소 불필요한 부분이긴 해.
근데 이것도 작곡가 부부의 욕심이 있었어. 그 부부가 이 곡은 꼭 넣어달라고 했었데. 몇 번이고 넣어달라고 사정을 하고,
심지어 남편이 디즈니 본사까지 가가지고 부탁을 했데.
그랬는데도 다시 빠졌는데, 사내에서 테스트 영상을 보여준 뒤에 내부 투표에서 꼭 넣자고 의견이 모아져서 다시 들어갔다고 하더라고.
충달 : 뭐 작곡가 부부가 극을 좌지우지 하셨구먼.
존리 : 뭐 작품 자체가 노래가 캐리 하는 작품이긴 하니깐.
충달 : 근데 ‘In Summer’가 분위기를 깨는 면이 있어. 노래가 쓰이는 이유는 올라프가 여름을 모른다는 개그 하나를 위해서이거든.
근데 이 노래가 그렇게 비난을 안 받는 이유는... 복불복에서 통한거지.
원래 개그 캐릭터가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느냐, 비호감을 얻느냐는 정말 한 끝 차이인데
다행히 올라프는 호감을 얻었고, 그래서 노래가 나오는 부분이 욕을 안 먹은 거지.
존리 : 올라프가 굉장히 귀엽기도 하고, 깨알 같은 재미를 많이 주는 캐릭터인데, 극에 대한 집중도를 방해하고 떨어뜨릴 수도 있지만,
귀엽고 재밌다고 용납이 되니깐.
충달 : 그래서 클라이막스 부분에는 올라프 대사가 없잖아. 뭐 연출을 잘 한 거지.
올라프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병신 같지만 귀엽다고나 할까
누가 제일 좋아?
충달 : 여담으로 디즈니 캐릭터 중에 누가 제일 좋은지 얘기해보자, 남캐는 버리고 여캐만.
맞다 아까 보니깐 엘사랑 안나가 디즈니 정식 공주 계보로 인정받았다던데
존리 : 아직 아니래. 정식 공주로 인정받은 애들이 정해져 있는데,
<인어공주>의 아리엘, <미녀와 야수>의 벨, <신데렐라>의 신데렐라, <알라딘>의 자스민, <뮬란>의 뮬란, <포카혼타스>의 포카혼타스,
<백설공주>의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오로라랑 잘 모르겠는데 티안나라고 있네...
충달 : 정말 티안나네...
존리 : 어... 그래... 그 담에 <라푼젤>의 라푼젤, <메리다와 마법의 숲>의 메리다.
그리고 앞으로 안나와 엘사가 들어갈 거라고 예상이 되고 있지.
이게 들어가면 뭐가 있냐면, 디즈니 스토어에서 의상을 팔아. 아이들한테 엄청 중요한 거지 이게.
충달 : 오~~ 근데 그거 꼭 애들만 입혀야 돼?
존리 : 애들 사이즈 밖에 없겠지.
충달 : 아니 왜? 안 돼! 어른 사이즈도 만들어 주세요! 44 사이즈랑 55 사이즈도 만들어 주세요.
존리 : 미친 새끼... 아무튼 공주중에서 누가 제일 좋냐는 거지?
충달 : 근데 난 여기 없는 캐릭터가 제일 좋아. <주먹왕 랄프>의 바넬로피.
존리 : 머 여주 같지도 않은 여주 아니야
충달 : 여주 같지도 않은 여주라고? 지금 바넬로피님에게 그런 무엄한 말을...
존리 : 난 걔 보면 짜증나던데
충달 : 짜증나도 귀엽잖아. 솔직히 옛날 디즈니 여캐들은 너무 수동적이어 가지고 맘에 안들고
<포카혼타스>부터 능동적이라고 하는데, 포카혼타스랑 뮬란은 솔직히 안 이뻐;;
존리 : 난 굳이 뽑자면... 라푼젤이려나. 라푼젤이 캐릭터가 조울증이 심한 게 굉장히 재밌거든.
갇혀 있다가 탈출한 뒤에 자유로워하다가 엄마를 속여서 죄책감을 느끼다가 하는 게 참 재밌었거든.
뭐 그 정도? 사실 디즈니 캐릭터는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매력적이지
충달 : 에에? 남캐 머?
존리 : 심바.
충달 : 심바는 그냥 우유부단하잖아
존리 : 심바랑 지니
충달 : 지니는 정말 매력적이었지. 난 바넬로피가 좋은게 다른 캐릭터들은 대부분 수동적이고,
그나마 벨 정도? 벨은 ‘이 여자 정말 멋있다’ 이런 느낌 들었었지. 나머지는 뭐.... 그나마 자스민이 노출이 많아서 좋아했었고...
그랬었는데 바넬로피는 정말 자기주도적이거든.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또 어디 있겠어.
절대군주. 복종하고픈 대상! 레이싱 게임인데 점멸 쓰는 op!
그리고 최악은 메리다였어. 얘는 이쁘지도 않고, 뭐 멋진 모습도 없고.
조카한테 ‘이번 생일에 디즈니 의상 사다줄게’ 하고선 메리다 의상 사다주면 화낼걸? 동네 어디서나 볼 것 같은 여자애였어.
존리 : 굳이 꼽자면 벨하고 라푼젤. 라푼젤이 좀 귀엽고, 노래도 좋거든. 그리고 영상미에서 <겨울왕국>에도 뒤지지 않거든.
총평
충달 : 좀 엉성한 부분들이 있지만 다 익스큐즈 해줄 만큼 파괴력 있는 노래와, 파괴력 있는 결말로 좋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해
존리 : 나는, 뮤지컬 영화 같은 경우엔 음악이 정말 중요하잖아,
스토리가 정말 좋으면 음악이 좀 별루여도 익스큐즈가 되고, 음악이 정말 좋으면 스토리가 좀 애매해도 익스큐즈가 되거든.
그런 의미에서 <겨울왕국>은 마치 4번 타자를 보는 것 같아. 아무도 4번 타자한테 3할 쳐달라고 안하거든.
타율이 2할 언저리에서 놀고 있어도 40홈런 치면 되잖아. 이 영화가 그런 느낌이야. 구멍이 많은데 노래가 정말 쩔어.
치는 족족 홈런 넘어가는 기분이니깐.
충달 : 정말 그래... 이게 홈런만 많이 나오면 잘한다고는 하지만 어느 한 구석으론 ‘운 좋게 얻어 걸린 거 아녀’ 이런 느낌도 들거든.
뭐 근데 맞아서 넘어갔으니깐 우리가 지금 칭찬하고 있는 건데
존리 : 마치 가르시아 같은 존재네. 크크. 다음 작품도 잘 나와서 이게 얻어걸린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해줬으면 좋겠네.
한줄평
충달 : 디즈니가 정신 차렸다. ★★★★
존리 : 전 이미 블루레이를 샀습니다. ★★★★
충달 : 끝내기 전에 이 얘기 좀 하자. 난 솔직히 안나는 노답녀라고 봐.
여자 분들이 이 글을 얼마나 보실 진 모르겠는데, 여자 분들은 이걸 아셔야 되요.
남자가 얼빠(=얼굴 빠순이, 이성의 외모만 밝히는 사람)면 어느 정도 복구가 될 여지가 있어.
왜냐면 상대인 여자들이 대부분 남자보다 생각이 깊거든.
근데 여자가 얼빠면 답이 없어. 왜냐면 남자들은 진짜 단순하거든.
이 남자가 자기가 사랑을 베풀어서 뭔가 바뀐다거나, 발전한다거나 이런 걸 기대하면서 따라가면 안 돼. 절대 안 그러거든.
남자는 잘생기건 못생기건 갱생의 여지가 없단 말이야.
여자들은 아이도 낳고, 일단 여자에서 엄마로 바뀌는 순간 모성애와 책임의식 때문에 좋은 여자로 바뀌는 경우가 많단 말이야.
존리 : 근데 남자들은 아빠가 되도 그냥 남자거든.
충달 : 그치! 절대 아이를 아빠한테 혼자 맡기면 안 돼. 정말 미친 짓이야;;
이런 면에서 얼빠여자는 답이 없는 거야. 안나처럼 얼빠짓을 하면 절대 안 돼.
존리 : 그나마 크리스토프라는 좋은 남자를 만나서 다행이지.
충달 : 안나 인생의 구세주지. 정말... 안나 민폐가 정말... 후...
존리 : 엘사가 처음에 악녀 컨셉이라는 얘길 들었을 때 ‘도대체 왜?’하는 생각이 들어.
이거 홍보할 때 엘사 악녀 얘기가 슬금슬금 나왔거든. 홍보가 언니가 왕국 다 얼려버리고, 안나가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등장하는데,
사실 애당초 안나가 잘했으면 됐거든, 괜히 착한 언니를 건드려가지고... 에휴.. 민폐...
충달 : 이 얘기를 보게 될 수 많은 안나파들의 항변을 기대하면서 오늘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