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피지알에 가입한지 어언 8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흔한 게임 좋아하는 성인남자입니다.
이상하네요? 지금 이 사실을 확인 하기 위해 회원정보를 확인했는데
제가 쓴 글수가 36개 라니요.. 댓글이 575개?? 제가 어디다 글을 쓴거죠...... 전 이게 제 첫글인데....
뭐 아무튼 각설하고.
그냥 질문게시판 보다가
https://ppt21.com../?b=26&n=32947 이런글을 보게 되어서 글 하나 남기게 되었습니다.
첫 글이니 만큼 재미없더라도 상처가 되는 댓글은 말아 주세요 ㅠㅠ
그럼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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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2011년 이었다.
나는 공대생이라는 핑계로 대학 입학 후에는 영어에 굉장히 소홀해 있었고, 실제로 실력도 나날이 줄어드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3학년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누구나 한번쯤 하는 객기로,
과감하게 강남해X스 토플 종합반 두달치(내기억에 100만원 정도였던것 같다)를 그동안 과외하면서 모아둔 돈으로 한방에 결제해 버렸다.
돈이라도 거하게 써놔야 공부를 제대로 할것 같다는 스스로에 대한 장치였다.
'그래 이번 방학때는 뭐 다른거 하지 말고 영어만 하자' 이렇게 다짐을 하곤 결의에 찬 각오로 수업 첫 날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강의실 구조는 이런 식이었다.
-------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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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맨 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열에 앉아있었고 보다시피 맨 오른쪽 열은 짝궁이 없는 구조였다.
그렇게 첫시간이 시작되었는데 내 오른쪽 앞쪽에 혼자 앉은 여자(화살표로 표시)가 딱 보니까 책을 안가져온것같은 느낌이었다.
그 줄이 약간 앞쪽으로 튀어나가 있어서 얼굴은 안보였지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근데 나도 내 짝궁을 어차피 모르는 상태고, 필기하느라 바빠서 그냥 무시해버렸다.
근데 이여자가 두번째 시간에도 책이 없는것 아닌가?
그래서 나는 불우한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당시 성격상 그 여자에게 책을 빌려주고
내 짝궁과 책을 같이 봤다. 아. 내 짝궁은 그 때 남자였다. 크크
그러고선 수업을 계속 듣고 있는데.. 그 수업 때 유독 필기할 내용이 많았고, 책을 빌려준 나는 불안한 마음에 그 여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근데 이여자가 남의 책을 빌려가고선 필기도 안해주는것이 아닌가?
어쩜 저렇게 뻔뻔한 여자가 있지 역시 괜한 호의를 베풀었구나 하면서 나의 지난 오지랖스러운 행동을 후회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수업이 끝나고 그여자가 나한테 찾아와서 책을 돌려줄 때 나는 세가지에 놀랐다.
첫번째는 내 책에 차마 할 수 없어서 아예 흰 노트에 필기를 새로 해서 줬다는 점.
내가 했다면 절대 나올수 없는 퀄리티였음은 물론이고 과장 조금 보태서 교재를 만들어도 될 수준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 필기 위에는 포스트잇이 한장 붙어있었는데, 내용이야 뭐 고맙게 잘 썼다는 정도였지만
무엇보다 필체가 너무 깔끔하고 정갈했다. 공대에서 생활하던 나로서는 구경조차 하기 힘들 정도의 이쁜 글씨체였다.
마지막으로 수줍게 내민 두손 너머로 보이는 그녀의 얼굴.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도 그렇게 이쁜 얼굴은 아니었는데 뭐랄까 앞에 두가지 요소의 버프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그 순간만큼은 나에겐 천사강림 그자체 였다.
그렇다. 나는 큰맘먹고 등록한 영어학원에서 이 묘령의 여인에게 그만 첫눈에 반해버리고 만것이다. 그것도 수업 시작한지 3시간만에.
그녀는 그냥 나에게 책과 필기를 건네준 다음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서는 조용히 수업을 들었지만,
나는 이미 모든 신경이 한쪽으로 쏠리게 된 뒤였다.
그리고 어찌저찌 아침부터 낮까지의 수업시간을 보낸 후에 다시한번 마음을 다잡으며 자습실에 갔을때, 그녀가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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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함부로 글을 쓴다고 나서는게 아니었는데.. ㅜㅜ 생각보다 분량도 확보가 잘 안되고
시간도 엄청 오래걸리는군요! 아직 제가 진짜 하려던 얘기는 1/10도 못했는데..... 만약 읽어주시는 분들이 존재한다면
이어서 써볼 생각입니다. 하..오늘도 많은 자게의 작가분들께 경의를 표하면서 1편은 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