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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5/13 15:44:46
Name 삭제됨
Subject [일반] 애드 혹(ad hoc) 정치
작성자가 본문을 삭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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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13 15:53
수정 아이콘
1. 플로지스톤 생각나네요. 주전원 = 음의 플로지스톤 개념.. 그나마 주전원은 나름 설득력이라도 있었지만 음의 플로지스톤은.... 반물질인 셈인데 이양반들이 지구를 날려먹을라고 -_-.....

2. Ad hoc이 꼭 틀린건 아니라는건, 아마 글쓴이께서도 아실겁니다. 그 상황에 어쩔 수 없어서 한 일이고, 후대에 그것이 맞는 것으로 평가되면 설사 Ad hoc 이라 할지라도 나쁘진 않은거겠지요.

3. 그럼에도 불구하고 Ad hoc으로 인해 벌어진 작금의 일들은, 말씀하신 것처럼 그것 밖에 할 도리가 없어서 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무책임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인게 맞는 것 같습니다. 어느 조직에서나 볼 수 있지만 특히 어떤 조직에서 심한 보신주의, 복지부동.. 이런 것들이 결국 일을 만들고, 키우지 않았나 합니다. 20년 전에도 공무원은 복지부동-> 복지뇌동 -> 복지안동 이라는 소릴 들었는데 여전히 변한게 없는거 같습니다.

4. The bucks stops here. 트루만이 적어두었던 글귀가 생각납니다. 다만 일본 원폭에 대해서 그가 무슨 책임을 졌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게 4에서 하시고 싶은 말씀이시지 않은가 싶네요. 내가 책임질게 일 벌여, 하고서 과연 벌어진 일에 대해서 책임을 온당하게 졌는지에 대한 평가가 지금에도 미래에도 상당히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책임질게, 라는 리더와 그마저도 말하지 못하는 리더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긴 합니다...
14/05/1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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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서 굉장히 많이 등장한 '책임'이라는 개념을, 사실대로 고백하자면 전혀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썼습니다. 저도 잘 모르겠거든요. 책임을 진다는 것이 도대체 뭘까. 어떻게 하면 책임을 지는 걸까. 해리 트루먼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해, 이명박은 4대강에 대해, 대체 어떻게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적어주신 댓글을 보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어서 더 막막해지네요. 점점 행정적인 업무 영역은 광활해지고 다양해지고, 그에 대해 책임진다는 것은 여전히 모호한 채로만 남고. 이런 괴리가 책임정치를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4/05/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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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 그 복잡한 관료제의 일원으로써, 2번 문단에는 현실을 꿰뚫어보는 혜안이 일정부분 담겨 있다고 감히 찬사드리고 싶습니다.
명쾌하게 정리해주셔서 덧붙일 말이 없네요. 다만 쉼표는 조금 줄이시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흐흐.
14/05/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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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쓸 때마다 의식적으로 쉼표를 줄이려고는 하는데, 저도 모르게 쉼표를 여기저기 써 붙이고 있네요 허허허..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켈로그김
14/05/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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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가면전사 아쿠메츠를 떠올리는 저는 정말로 만화책 말고는 읽은게 없나봅니다 -_-;;
개인적으로 저는 3번 문단을 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4/05/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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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말씀하시는 내용에 대해서는 거의 동감하는 편입니다. 아시겠지만 화이트칼라 범죄의 전형적인 스타일이 이와 비슷합니다.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일부러 불필요한 여러 단계를 거쳐서 복잡하게 진행합니다. (MB가 이런 거 참 잘했죠.) 법적 책임이 물고 물고 물고 들어오다가 갈길을 잃게 만들려는 목적이죠.

하지만, 전반적으로 동의하고 점점 더 이런 사태에 대해서 분명한 해결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으며, 사실 어떻게 해결 가능할지가 굉장히 난망한 상황이라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당장 말씀하신 4대강이나 복지 공약의 폐기나 NLL관련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과도한 해석이 아닌가 합니다. 그들은 책임을 물리기에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면죄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사람들이 책임을 묻지 않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사람들은 일제시대 부터 건국초, 6.25전쟁, 5.16과 10.26 등등 지속적으로 책임을 물으려던 행동이 반드시 실패하거나 혹은 책임을 물으려는 사람들에 대한 과격한 탄압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살면서 깊이 체화한 사람들이죠. 그리고 이 사회는 대표적으로는 군대를 통해서, 그리고 학교와 기업과 각급 단체들을 통해서 끊임없이 책임을 묻지 않는 사람들을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것들을 이리저리 짜맞춘 대한민국의 법 제도는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을 몇가지 마련해뒀습니다만, 이미 싸울 의지를 상실한 사람들은 활용할 생각을 접은 지가 오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만, 대중의 직관적인 분노가 아무런 계기 없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관리할 줄 아는 세력이라면 몇가지 쇼를 통해서 누그러뜨리려할테고 헤게모니를 과신하는 세력은 무시하겠죠.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요?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수준 인증을 했으니 큰 기대는 안하게 됩니다만...
14/05/1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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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쯤되면 (사실 글을 써놓고도 이렇게 말하면 너무 무'책임'한 것 같은데) 애초에 책임이라는 개념이 유효한가에 대해서마저 의심이 생깁니다. 무언가 말을 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 형태로 정치가 이루어지는 것이 정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정석적인 방식과는 전혀 다른 양태로 정치가 작동하는 걸 보고 있으면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애초에 이 지형 위에서 정치는 오직 어떤 발화나 액션의 효과만을 취하고, 그 이후에는 관심을 끊어버리는 식으로 이루어지는 듯합니다. 이렇게 되면 애드혹이고 자시고 간에, 그냥 거기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게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르죠. 오히려 책임으로서의 정치보다는, 다른 강력한 메커니즘(예를 들어 반공 이데올로기?)이 더 주요한 동력원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해명하는 것부터가 필요한 작업이겠죠.
영원한초보
14/05/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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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라고 쓰여서 광고 인줄 알았는데 그런 뜻이 있었군요
hoc이 우리말 혹하고 발음이 같은데 add혹 이라고 해석해도 뜻은 통하는 것 같네요
관료제가 정말 복잡해 졌기때문에 개별로 뜯어고쳐 봤자 효과보기 어려울 겁니다.
아래 캡슐유산균님이 쓰신 글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는데 혹 다 잘라내 버리고 새로 혈관 뚫어야죠.
세월호에서 보이는 대한민국의 문제점이 천동설에서 지동설로의 패러다임 전환만큼이나 세계관 고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학자와 공직자는 사사로운 이익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원칙만 지키면 반 이상은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4대강 공사의 폐해는 학계의 논란이 아니라 돈 받고 학문으로 사기친 잡놈들이 문제고요.
무엇보다 진리에 가까이 가는 것에 인생을 바치는 학계가 저런식이라는 건 통탄할 일입니다.
물론 이것도 학문의 목적이 밥벌이가 된 구조 영향도 있겠습니다.
황우석같이 큰 이슈만 징계하는 것이 아니라 거짓말하는 학자들도 다 징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캡슐유산균
14/05/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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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는 책임지지 않고 거짓말에 능수능란 권력이용이나 적당히 윗선과 밀당 아랫선 짜르기해서 이익만 챙겨가는 자가

"승승장구!"

한다는게 슬픈 진실이죠.

하다못해 작은 회사만해도 머리좋고 정치력이 있고 동시에 화이트칼라 범죄자 수준의 비도덕적인 사람 하나 나타나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밑에 갈려고 쪼르르 몰려다닙니다.

이런 사람들 밑에서 일반적으론 만들어 지지 않는 부수적인 떡고물이 생겨나죠. 만들어져서는 안되는 떡고물인데 말입니다.
웨일리스
14/05/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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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분 말씀대로 Ad hoc이 오답은 아니지만 비슷한 업무를 관리하는 불필요하게 광범위한 Ad hoc들은 잘못된 오류까지도 모두 폭탄 돌리기를 하여 종국에는 그 오류에 대한 책임자가 애매모호가 없어지게 하죠. 그리고 그 세태가 가장 심한 시점은 요즘인거 같습니다.
몽키.D.루피
14/05/1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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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의 변화는 과학사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만큼 몇번 있지도 않은 대사건입니다. 사실 코페루니쿠스는 지동설이라는 것 빼고는 천동설에 비해 그리 좋은 이론도 아니었죠. 천동설도 프톨레마이우스 이후로 많이 보완이 되었고 티코 브라헤에 이르러서는 코페루니쿠스의 지동설보다 더 쌈박한 천동설이 나왔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케플러가 브라헤의 방대한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타원형의 궤도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지동설을 완성시킴으로써 패러다임 전환이 완료됩니다.
티코 브라헤의 우주모델을 단순히 에드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우리가 역사를 이미 알고 보기 때문이지 당시로서는 훌륭한 대안이었습니다. 관료제 사회에서 책임지지 않기 위해 임시방편의 꼼수를 쓰는 것과는 좀 궤가 다르지 않나 싶습니다.
14/05/13 18:04
수정 아이콘
과학에서의 애드 혹은 때로는 말씀하신 티코 브라헤의 천동설처럼 굉장히 훌륭한 가설 형태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라카토슈 식으로 말하자면, 반론이 제기된다고 해서 곧바로 코어를 포기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죠. 오히려 처음에는 보조가설을 수정해 보고, 이후 도저히 답이 없는 것처럼 보일 때 이론을 포기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정치에서도 무슨 사건이 터지자마자 곧바로 책임론이 대두될 수는 없습니다. 책임 소재가 규명되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고, 이를 꼭 면피용이라고 봐야 할 이유는 없지요. 그래서 애드 혹과 무책임성을 곧바로 연결짓는 것은 어느 정도 무리수이고, 동의어로 파악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애드 혹으로 이론을 꽁꽁 싸매는 것이 패러다임 전환을 막을 수 없듯이, 면책용으로 복잡한 제도를 악용한다고 해도 책임 귀속은 결국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지동설-천동설 사례를 가져온 것은, 패러다임 전환 사례 중 가장 유명한 사례이기 때문인데, 사실은 유명한 만큼 더 잘못 알려진 부분도 많은 것 같아서 (그리고 그 오해를 키우는 것 같아서) 조심스러워지네요.
오렌지샌드
14/05/13 18:0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애드혹 정치에 대해서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14/05/13 18:16
수정 아이콘
사실 저는 정치학도도 아니고... 그런 정형화된 개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제가 만든 말입니다 허허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렌지샌드
14/05/13 18:21
수정 아이콘
그런가요? 분명 어디선가 읽었던 용어로 기억이 돼서요 =) 만든 말이라 하셔도 최근의 정치 행태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14/05/13 18:32
수정 아이콘
댓글을 보고 구글을 빨리 찾아봤는데, 이런 기사가 뜨네요. http://yhoo.it/1hIUw2U
아마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정치와 대비시켜, 단기적인 관점에 매인(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정치를 가리키는 의미에서 ad hoc politics라는 개념이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정치학에서 전문 용어로 쓰이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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