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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3/26 07:43:58
Name 표절작곡가
Subject [일반] 브람스 교향곡 1번 - 이런 사골국같은...
글쓰기 버튼은 항상 무겁네요~
처음엔 제 전공 분야를 제가 알고 있는 선에서 
썰을 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글이 쌓이고 보니 그것도 쉽지만은 않더라구요~ㅜㅜ
술자리에서 썰 푸는 것 하고 글로 남기는 것, 이 둘은 차이가 크더라구요~
피지알에 글을 남기기위하여 공부를 해야하는 이런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제가 막상 알고 있는게 술자리 썰풀기 수준인지라,,,
무턱대고 글을 남겼다가는 사방에 포탄을 맞을 것 같은 위기감에 들어서 말이죠~~^^
"뭐, 피쟐에 음악 전공자가 있어서 나한테 딴지를 걸겠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가는
오히려 음악 애호가님들에게 얻어 맞을 것 같네요~~ㅠㅠ

여러분~!!
피지알은 무서운 곳입니다!!!
((피지알 중독 방지 캠페인 中))

그건 그렇고~~흐흐
오늘의 주제는 북독일의 자존심~~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입니다..
(짧게 요한이형이라고 합시다~?? 흐흐)
<<젊었을 땐 나름 꽃미남 축에 들어갔다능~~>>

우리 요한이 형은 베토벤의 진정한 계승자로서 그렇게 평가를 많이 받아왔습니다.
정작 본인은 그 평가를 그렇게 달갑게 생각하진 않았다능~~
(나는 난데 왜 베토벤은 끌어들이냐능~~)
그렇지만 브람스는 항상 작품을 쓸 때 베토벤을 먼저 염두에 두긴 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교향곡 1번이 대표적인 예지요~
요한이 형이 20대 초반 꼬꼬마일 때 자신의 꿈의 작품 교향곡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착상을 하고, 스케치를 하고, 고치고,, 버리고,,,또 착상하고, 스케치 하고 또 버리고~~(무한 반복!)
완벽해야된다는 강박관념과 철저한 자아비판의 결과물이죠~~
(베토벤이 특히 그랬습니다...요한이 형은 그것 또한 닮은겁니다..)
문제는 자기가 베토벤의 진정한 계승자라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는데에 있었습니다..
베토벤은 이러한 위대한 교향곡 9개를 남겼는데
나는 그 보다 뒤지지 않은 교향곡을 써야해~라는게 20년이 지나버렸죠~~
요한이 형이 1833년생이니깐 1876년 여름에 겨우 교향곡을 발표합니다..
무려 나이 43세 때지요~
모차르트가 10살도 안돼서 교향곡을 썼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많이 늦기는 합니다만,,,
그것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편성도 작고(6~7파트),,악곡 길이도 짧고(4악장 다해봐야 15분)..
반면 브람스 1번은 편성도 크고(14~17파트),, 악곡도 길고(4악장 다하면 거의 한 시간)
산술적으로 따지면 모차르트 초기 교향곡 8개 분량 정도 되겠네요~~^^

브람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절대음악이라는 분야를 알아야 합니다.
저번 글에서 소개했었던 표제음악과는 반대되는 개념인데요~~
낭만시대 아주아주 핫한 떡밥이었습니다...(아무리 그래도 탕슉 찍먹vs부먹 논란만 하겠습니까??)
이에 관한 글 하나 올라오면 댓글이 1000개는 달려서 운영자가 댓글 잠금할만한.....
<제목 "표제음악은 음악도 아니라능~!!!" 글쓴이: 한슬리크>
다른 편에서도 질 순 없죠~
<제목 "절대음악은 한 물 간지 옛날인데 쟤네들 아직도 저러고 있다능~!!!" 글쓴이: 바그너>

절대음악의 개념은 순수하다는 개념하고 비슷합니다.
무슨 말인가하면,,,
음악은 음악 자체로써 평가 받아야한다...
다른 비음악적인 요소가 개입되어서는 안된다...
음악은 음악 자체의 아이디어를 통해서 예술적으로 확립되어야한다...
등등등 되겠습니다...

음악을 시작할 때는 테마라는 것이 있습니다.
보통은 모티브라고 합니다. 
처음 시작하는 두마디를 말하는데 이것이 처음에 제시가 되고,
그 다음에는 이렇게 바뀌고, 저렇게 바뀌고,,
다시 반복되고 등등의 과정을 통해서 음악이 만들어집니다.
이런 테마의 발전과정을 절대음악의 개념에서는 예술이라고 하는겁니다...
그 발전을 해내는 것이 작곡가의 독창성이고 능력인 것이구요~~
음악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 내에서 어떻게 변해가는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죠??

우리 요한이 형은 이런 절대음악을 추구하는 분이셨고,,,
그의 교향곡 4곡 모두 모티브의 발전과 갈등, 해결 등등의 과정을 서술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이야기가 되도록 작곡한 것이니깐요~~

로린 마젤 아저씨의 지휘로 음악을 들어보실까요?
천조국 뉴욕필이 연주하는군요~~흐흐
각 악장에서 시작하는 첫 두마디를 잘 들어보세요~
그리고 기억한 상태에서 그 테마가 어떻게 변하는지 주의 깊게 감상해보세요~~

표제음악처럼 이 선율은 무얼 상징하고,, 음악적으로 진행하는 이 부분은 어떤 스토리라인이 있으며~~
등등은 없습니다...!!
자체의 테마가 살아서 이야기를 하는 구조랄까요~~
꼭 들으세요~!!
두번 들으세요~!!
그렇게 사골국 처럼 우려서 듣고 듣고 하면 어느 정도 음악 자체가 주는 이야기의
감을 잡을 수 있게 됩니다~~^^
그게 절대음악의 매력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브람스의 매력이구요~~

떡밥
*표절의혹??
 - 1악장 중간(5:39)에 베토벤 5번 1악장 첫 주제의 리듬만 가져다 쓴 곳이 있습니다.
 - 4악장 중심테마(34:32)는 베토벤 9번의 합창 선율과 흡사합니다.
 제 아뒤가 표절작곡가이긴 합니다만~~쿨럭!!
 브람스가 베토벤의 주제로만 곡을 채웠다고 한 들 문제는 안됩니다..
 선율은 베토벤의 선율이지만 그 선율을 전개하는 방법에 있어서 
 작곡가의 다양한 능력을 쏟아야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작곡가의 독창성을 증명할 수는 있습니다...
여러 표절(?) 사례들을 볼까요???
-차이코프스키 서곡 1812 - 러시아 국가, 프랑스 국가, 러시아 지방 민요 등등 표절(?)
-브람스 "슈만 주제에 의한 피아노 변주곡" - 대 놓고 표절(?)
-브람스 대학 축전 서곡 - 당시 유행하던 학생가 표절(?)
등등~~
 작곡가가 있었던 선율을 인용할 수는 있습니다..그리고 선율의 출처를 밝히기도하고 (아니기도 하고~)
 클래식 작곡가에게 무서운 일은 어떤 선율을 갖다 썼다 아니다가 아니라,,
 자기의 스타일이 누구와 비슷하다는 소리를 듣는겁니다..!!!

물론 브람스는 교향곡 1번을 통해서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음을 증명합니다..!!
이 곡이 베토벤 10번 교향곡이라는 별명이 있었어도
전 오히려 이 곡에서 베토벤의 향기가 어떤건지는 모르겠더라구요~~
그런 연구는 음악학자들의 몫입니다....(흔한 떠넘기기~크크)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더 공부해서 글을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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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nyDaddy
14/03/26 09:56
수정 아이콘
저는 항상 베토벤 9번에는 고전시대를 마무리하며 이성의 승리를 선언하고 이제 낭만시대로 가자고 선언하는 그런 게 담겨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에로이카>에서 영웅 한 명에게 걸었다가, (부정당한 후) 영웅을 장송행진곡으로 파묻고, 프로메테우스같은 존재에게 희망을 걸어 봤던 베토벤이 결국은 인간세계(9번 1악장), 신의 세계(2악장), 문학의 세계(3악장)에서 모두 답이 아님을 깨닫고 4악장 시작하며 모든 걸 부정한 후 새 멜로디로 새 시대의 개막을 선언하는 그런 힘이, 그런 메세지를 말이죠.

브람스 1번이 베토벤 10번이라고 불리는 것은 그 메세지를 아주 고상하고 정교하게 계승하였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1번 4악장에서 천상에서 들려오는 듯한 호른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
표절작곡가
14/03/26 10:00
수정 아이콘
오히려 저보다 더 좋은 감상평을
남기시네요~^^
님 아이디만 봐도 딱 긴장이 됩니다..

더 좋은 글 남기겠습니다~~^^;;
VinnyDaddy
14/03/26 12:04
수정 아이콘
아유 무슨 그런 말씀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글을 만드는게 글 보고 댓글 쓰는것보다 훨씬 어렵죠.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김연아
14/03/26 11:11
수정 아이콘
저도 처음에는 그냥 베토벤을 계승했다고 생각했다가도 2, 3악장을 들을 때마다 아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1, 4 악장이 상당히 유사한 느낌을 주는데, 1악장이야 보통 그렇게 시작한다고 치면, 결국 아주 유명한 두 교향곡의 4악장이 비슷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게 아닐까요?
VinnyDaddy
14/03/26 11:12
수정 아이콘
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래서 곡을 따라했다거나 형식을 빌려온 게 아니라 그 말하고자 하는 바를 계승했다, 그런 의미에서 10번이라고 불리는 거다 라고 생각합니다.
김연아
14/03/26 11:14
수정 아이콘
아 그런 뜻이었군요. 흥미로운 해석 잘 봤습니다^^
14/03/26 11:55
수정 아이콘
얼마전 피아니스트를 보고 요즘 쇼팽에 푹 빠졌는데 이런 글이 뙇!! 교향곡도 너무 좋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4/03/26 14:12
수정 아이콘
브람스를 좋아하는 저지만 1번엔 아무래도 정 붙이기가 어렵더군요. 어마무시한 1악장은 정말 굉장합니다만 이어서 중언부언하는듯한 2, 3, 4악장... 3악장의 달달한 민요풍이 갑툭튀하는 3번 교향곡도 이 때문에 꺼려지구요. 마음 편히 듣는 건 아무래도 2번과 4번이네요
Amy Sojuhouse
14/03/26 14:23
수정 아이콘
좋아하는 브라암스네요. 클래식을 좀 잘 들어보려고 한게 몇년정도 됐는데
처음엔 좀처럼 친해지지 않더군요. 아직도 초보 감상자지만 조금은 좋아졌네요.
초심자의 감상이지만 교향곡들을 듣다보면 모짜르트는 주제를 가지고 이리 저리
꾸미고 가지고 노는게 느껴지고 베토벤은 그 주제를 강력하게 끌고 가면서 넓게
펼쳐가는 힘이 느껴진다면 브라암스는 그 주제 멜로디를 화성과 악기속에 묻어두고
유연하고 두터웁게 끌고 가는 것으로 느껴지네요. (3번 3악장 제외-그 우아한 센티멘탈)
그런 느낌에서 듣다보면 들어본 여러 지휘자본(칼 뵘, 번슈타인, 토스카니니, 조지 셀,
첼리비다케, 아바도, 브루노 발터!) 중에서는 카를로 마리아 쥴리니와 빈필의 연주가
저한텐 제일 좋게 느껴지더군요. 아주 두꺼워서 햇빛도 비치지않고 광택이 은은한 커텐같은
음악과 연주가 브라암스 1번에는 제격이라는 느낌입니다.
14/03/26 14:40
수정 아이콘
아 뭔가 쓸쓸해지는 가을에 올리셨으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않았을까 하는 좋은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브람스 광팬이고, 특히 교향곡을 비롯하여, 피아노 소품들을 좋아하는데, 좋은 해설글 감사드립니다. 보통 1번은 그냥 베토벤 10번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베토벤 9번이 시대의 종말과 시작을 동시에 알리는 작품이라면, 브람스 1번은 아직 여운을 반추하는 느낌이 있는 곡 같아요.
Darwin4078
14/03/26 18:27
수정 아이콘
브람스는 가을에 들어야 제맛!! -0-;

브람스를 바로 이 곡, 교향곡 1번으로 알게 되었는데요... 1악장 도입부는 뭐,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포스를 느꼈던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국민학생때 처음 듣고 멋도 모르고 '우와! 베토벤 아저씨 짱짱맨!' 했는데, 피아노 선생님이 '야야, 이거 브람스라는 아저씨거든?' 해서 무식하면서 잘난체 하는 어린이로 낙인찍혔었지 말입니다. 그래서 브람스는 웬지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를 끄집어내는 고약한 음악가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

아직도 제 차 하드에 브람스 교향곡 1~4번이 고이 저장되어있는데, 퇴근하면서 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
거룩한황제
14/03/26 21:54
수정 아이콘
노다메 칸타빌레에서도 나왔고 인기가 더 많아진 곡이네요.

말그대로 베토벤 10번 교향곡...
낭만파지만 더 지독하리 만큼의 고전파의 느낌이었던 브람스.
특히나 금난새 선생이 쓰신 클래식 뒷담화가 담긴 책을 보면 더더욱 그러한거 같습니다.

여튼 저는 4악장 중반에 나오는 그 환희에 차지만 결국 많이 환호를 하지 않고 끝내는 그 부분이 너무 맘에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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