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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26 09:56
저는 항상 베토벤 9번에는 고전시대를 마무리하며 이성의 승리를 선언하고 이제 낭만시대로 가자고 선언하는 그런 게 담겨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에로이카>에서 영웅 한 명에게 걸었다가, (부정당한 후) 영웅을 장송행진곡으로 파묻고, 프로메테우스같은 존재에게 희망을 걸어 봤던 베토벤이 결국은 인간세계(9번 1악장), 신의 세계(2악장), 문학의 세계(3악장)에서 모두 답이 아님을 깨닫고 4악장 시작하며 모든 걸 부정한 후 새 멜로디로 새 시대의 개막을 선언하는 그런 힘이, 그런 메세지를 말이죠.
브람스 1번이 베토벤 10번이라고 불리는 것은 그 메세지를 아주 고상하고 정교하게 계승하였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1번 4악장에서 천상에서 들려오는 듯한 호른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
14/03/26 12:04
아유 무슨 그런 말씀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글을 만드는게 글 보고 댓글 쓰는것보다 훨씬 어렵죠.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14/03/26 11:11
저도 처음에는 그냥 베토벤을 계승했다고 생각했다가도 2, 3악장을 들을 때마다 아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1, 4 악장이 상당히 유사한 느낌을 주는데, 1악장이야 보통 그렇게 시작한다고 치면, 결국 아주 유명한 두 교향곡의 4악장이 비슷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게 아닐까요?
14/03/26 11:12
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래서 곡을 따라했다거나 형식을 빌려온 게 아니라 그 말하고자 하는 바를 계승했다, 그런 의미에서 10번이라고 불리는 거다 라고 생각합니다.
14/03/26 14:12
브람스를 좋아하는 저지만 1번엔 아무래도 정 붙이기가 어렵더군요. 어마무시한 1악장은 정말 굉장합니다만 이어서 중언부언하는듯한 2, 3, 4악장... 3악장의 달달한 민요풍이 갑툭튀하는 3번 교향곡도 이 때문에 꺼려지구요. 마음 편히 듣는 건 아무래도 2번과 4번이네요
14/03/26 14:23
좋아하는 브라암스네요. 클래식을 좀 잘 들어보려고 한게 몇년정도 됐는데
처음엔 좀처럼 친해지지 않더군요. 아직도 초보 감상자지만 조금은 좋아졌네요. 초심자의 감상이지만 교향곡들을 듣다보면 모짜르트는 주제를 가지고 이리 저리 꾸미고 가지고 노는게 느껴지고 베토벤은 그 주제를 강력하게 끌고 가면서 넓게 펼쳐가는 힘이 느껴진다면 브라암스는 그 주제 멜로디를 화성과 악기속에 묻어두고 유연하고 두터웁게 끌고 가는 것으로 느껴지네요. (3번 3악장 제외-그 우아한 센티멘탈) 그런 느낌에서 듣다보면 들어본 여러 지휘자본(칼 뵘, 번슈타인, 토스카니니, 조지 셀, 첼리비다케, 아바도, 브루노 발터!) 중에서는 카를로 마리아 쥴리니와 빈필의 연주가 저한텐 제일 좋게 느껴지더군요. 아주 두꺼워서 햇빛도 비치지않고 광택이 은은한 커텐같은 음악과 연주가 브라암스 1번에는 제격이라는 느낌입니다.
14/03/26 14:40
아 뭔가 쓸쓸해지는 가을에 올리셨으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않았을까 하는 좋은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브람스 광팬이고, 특히 교향곡을 비롯하여, 피아노 소품들을 좋아하는데, 좋은 해설글 감사드립니다. 보통 1번은 그냥 베토벤 10번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베토벤 9번이 시대의 종말과 시작을 동시에 알리는 작품이라면, 브람스 1번은 아직 여운을 반추하는 느낌이 있는 곡 같아요.
14/03/26 18:27
브람스는 가을에 들어야 제맛!! -0-;
브람스를 바로 이 곡, 교향곡 1번으로 알게 되었는데요... 1악장 도입부는 뭐,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포스를 느꼈던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국민학생때 처음 듣고 멋도 모르고 '우와! 베토벤 아저씨 짱짱맨!' 했는데, 피아노 선생님이 '야야, 이거 브람스라는 아저씨거든?' 해서 무식하면서 잘난체 하는 어린이로 낙인찍혔었지 말입니다. 그래서 브람스는 웬지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를 끄집어내는 고약한 음악가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 아직도 제 차 하드에 브람스 교향곡 1~4번이 고이 저장되어있는데, 퇴근하면서 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
14/03/26 21:54
노다메 칸타빌레에서도 나왔고 인기가 더 많아진 곡이네요.
말그대로 베토벤 10번 교향곡... 낭만파지만 더 지독하리 만큼의 고전파의 느낌이었던 브람스. 특히나 금난새 선생이 쓰신 클래식 뒷담화가 담긴 책을 보면 더더욱 그러한거 같습니다. 여튼 저는 4악장 중반에 나오는 그 환희에 차지만 결국 많이 환호를 하지 않고 끝내는 그 부분이 너무 맘에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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