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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08 01:21
제 친구가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경찰에 신고했고 몇 달 후 합의금으로 일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취했어도 정상 참작은 안되더군요.
14/03/08 01:42
저는 남자인데도 성추행을 한번 당한적이 있습니다. 술취한 남자가 어깨부터 손을 대는데.. 제가 남자고 등빨도 좀 있고, 할 말은 잘 하는 성격인데, 0.5초동안은 얼어서 아무것도 못하더라고요. 물론 0.5초후에 욕하면서 딴데 갔습니다.
그런데 0.5초가 되게 수치심을 주더라고요. 주변에 성추행 당하는 여자들 상황을 한번에 이해해버렸습니다.
14/03/08 15:00
짧은 순간인데 정말 기분이 영 좋지 못하죠. 그리고 참 그런 상황에서 당황스럽기 때문에 정신이 말짱해도 무력해진다는 게 참 묘합니다.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제는 잘 대처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어제 일을 겪으니 또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14/03/08 02:19
님이 그 순간 얼어붙었던 건 멍청했던 게 아니라, 쇼크에요. 저도 비슷한 경험 있어요. 정말 얼어붙어서 화를 낼 수 없을 때, 그리고 그 무기력했던 게 나중에 너무 화가 나고 수치스럽고 그랬어요. 십 년 전에 당한 일인데 지금도 잊지 못했요.
14/03/08 15:04
성추행은 물론 가해자의 처벌이나 재범 방지도 필요하긴 한데, 그런것보다도 피해자가 트라우마를 어떻게 하는지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그 트라우마들을 고스란히 다 기억하고 있거든요.
14/03/08 02:38
윗분들도 말씀하셨지만 그런 상황에서 쇼크로 얼어버리는 여성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점을 이용해서 뻔뻔스럽게 성추행을 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요. 피해자가 아닌 저도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분노로 몸이 떨리는데, 이 글을 쓰기 위해 그 때 상황을 다시 상기하면서 많이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취한척하고 했든, 취한 걸 이용해서 했든, 정말 취해서 몰랐더라도 그렇다면 취해서 저런 행동을 할 때마다 목돈이 깨져서 다시는 술을 마시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신고에 신고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지난 일에 심심한 위로 말씀 드릴게요...
14/03/08 15:09
정말 신고를 했어야 되는 일이었건만!.... 생각해보면 너무 허둥지둥 했던 것 같아요.
다시 기억을 하는게 그렇게 기분 좋은 과정은 아니었습니다만, 제가 성추행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한가지 방식 중에 하나가 내가 경험한 일을 많은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거든요. 그 과정을 통해 나만이 이러한 상황을 겪은게 아니라는 것, 누군가 같이 분노하고 위로한다는 것들이 무척이나 이 상황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더라구요. 여담이지만 다 글을 쓰고 난 뒤에 다시 읽어보니 무척이나 개인적인 글이 된 것 같아서 글을 지울까도 생각했었는데, 오늘이 마침 국제 여성의 날입니다.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글로서는 나쁘지 않은 시작인 것 같아서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14/03/08 21:20
전 예전에 기분나쁜 일이 있었는데 그날 세 번 반복해서 얘기하다가 결국 감정 폭주로 애인이랑 헤어지는 기염을 토한 적이 있네요... 크크
좋은 의미를 찾으셨다니 다행입니다
14/03/08 06:46
10대후반때 지하철에서 남자한테 성추행 당한적이 있어요.
그외에도 20대 초반때 여자한테 성추행(만짐)당한적이 더 많기는 해요. 그런데 여자쪽은 추행을 했다는 생각이 없더라구요. 기분 나쁘긴 둘다 나빴습니다. 어떤게 더 나쁜건 둘째 치고요.
14/03/08 15:17
성추행은 물론 여성이 당하는 빈도수가 더 많겠습니다만, 사실 많은 남성 성추행 피해자들도 있죠.
여성 성추행 피해자보다도 남성 성추행 피해자가 여러가지로 이야기를 토로하기 힘든 상황이 많다는 점에서 참 여러 장애가 있습니다. 나는 수치심을 느끼고, 분명 이 행동은 성추행이 맞는데 "남자가 그정도 가지고"라는 언어로 '견뎌 낼만 한 일'로 치부되기가 일수죠. 보통 여성이 이런 일을 겪는 것에 대해서는 사회적 인식이 어느정도 정립이 되어있기에 호소할 곳도 있고, 위로를 받는 편인데, 남성 피해자에게는 "뭘 그런거 가지고 호들갑이냐", "좋은게 좋은거 아니냐(?)"라는 식으로 묵살되고는 하죠. 가정맹어호님도 경험하신 일들에 힘드셨겠네요.
14/03/08 15:20
통계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과반은 성추행을 경험한다고 하죠.
주변사람들이 화를 내주는 것도 소중한 일이긴 한데, 정말 그 상황에서 당한 내가 확실하게 행동해야 불의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단 생각이 듭니다. 저도 욕이나 해주고 내릴 걸하는 아쉬운 마음이. 하...
14/03/09 00:14
그러게요. 저도 평소에 말로 지는 사람이 아닌데, 저런 상황에서는 문제 해결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더라구요.
예전에 친구가 저런 상황에서 딱부러지게 이야기하는거 보고 '아 나도 저렇게 해야지.' 했었는데, 역시 마음만 가지고는 힘들다는 현실을 경험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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