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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3/03 21:02:17
Name 현실의 현실
Subject [일반] 응가
내 이름엔 '응'자가 들어간다.
우리 형도 들어간다. 사촌형 이름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돌림자가 '응'자.
그래서 같은돌림자를 쓰는 친척들은 대부분 별명이 응가다.
뭐랄까 참 창의성이 떨어지는 작명센스가 아닐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응가라는별명을 학창시절내내 피해왔다. 초딩 저학년때부터 오락실에서 만나 친해진 22 년 지기 친구놈 하나만 가끔 그렇게 불러댄다.
근데 그마저도 나이먹고나자 본인도 유치하다 느꼈는지 야! 로 수정했다.

그럼 응가로 안불리고 뭐로불렸는지 궁금한 분들이 왠지 있을거같아 부연설명을 해보겠다.

어렸을때부터 유독 살이 없고 팔다리가 빼빼말라 아버지는 유아시절 날 황새라고 불렀고 초등학교에 입학 하고나서는 (그리 흔한 이름은 절대 아니건만) 동명이인이 있었기에 이름뒤에 원 투 로 구분되어 불러졌다.  
아니면 잘생긴/ 못생긴 누구누구라던지...(누가 잘생긴인진 언급하지않겠다.)
중학교마저도 동명이인과 함께 진학했다만 다행히 같은반이 된적도 없었고 머리가 컷다고 생각했는지 원투로 나뉘진않았고 다들간단히 으응!!!!(악센트를 엄청줘서) 이라고 불렀다.

고딩때도 여전히 말랐던데다가 갑자기 키마저 183 까지 훌쩍 자라버리니 자연스럽게 젓가락.까락이.(가끔 모쿠진)라는 별명으로 변경되었다. 중딩동창들이야 여전히 부르던대로였고..

사실 가끔 응가라고 누가 말할때면 쿨한척하며 그녀석을 유치한 센스없는 녀석 취급을 하고 ' 제발 그따위로 부르지말아줘' 라고 간절히 빌었다. 물론 겉으론 티나지않았는지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이제서야 말하지만 이글은 딱히 어떠한 주제가없다. 말하고자하는바는 말하는 나조차도 모른다.
그냥 피지알의 정체성을 생각하다보니 응가얘길 하고싶을뿐.

이야기를 계속해보자.
나와 형은 목소리가 굉장히 흡사했다.
그래서 형 친구들이 전화를 해서 내가 받으면 착각하기 일쑤였다.

이얘기도 다 나름 이유가 있어서하는거니 뜬금없음이라는 감정은 잠시 집어넣어주길바란다.



형 친구들은 날 응가라고 불러댄다.
난 응가가 아니다.당연히 응가의 동생이라 어필한다.
어림없다. 평소에 형은 내 흉내를 내며 친구들의 귀찮은 불러댐을 피한것이 분명하다.난 그들에게 그냥 거짓말로 친구를 피하는 싸가지없는 응가새끼다.  가끔 응가인척하며 쌍욕을 퍼붇고 싶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한점은 사뭇 아쉽다.



중학교때였나 아직 인격적 성숙이 완성되지않은 시기( 왜냐면 그땐 똥꼬털이 없었으니까 )에 콩콩년 지기 친구와 하교중이었다.
그녀석은 일학년때같은반 이학년때 옆옆반 이라 이년간 같이 하교했다.
집에 가려면 무조건 건너야 하는 횡단보도 한개가 있다. 그러니까 이년간 난 그녀석과 함께 그횡단보도를 건넜다.
문제는 그횡단보도에는 애완동물센터가 있다는 거고 그녀석은 거기서 맨날 멍뭉이들이 싸놓은 응가를 가르키며 야 여기 너있다 며 낄낄 거린다는데에 있다.
물론 쿨가이 코스프레를 하며 방어해왔지만 서서히 멘탈은 찢어지고 있었고 ...그러던 어느날..결국 사건이 터져버렸다.

거 뉘집 종자 출타중인 견공 인지는 모르겠으나 외관상으론 말티즈같았던 작은강아지가 응가를 싸질렀고 그날도 여지없이 여기너있다며 날 놀리던 친구놈은 평소의 놀림에 바리에이션을 추가할 기회를 포착하고 야 얘가 너 싼다 며 낄낄거리고 있었고 서서히 멘탈이 금이 가던 중 그 망할 강아지는 자기가 배출한 응가를 직접 입으로 회수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임요환 삼연벙하듯 기회를 놓치지않고 얔 크크크크 얘가 너먹는다 낄낄낖낄 거리며 뒹구는 친구를 보자 힘겹게 참아왔던 변의가 변기를 만난듯 빡침과 슬픔 그 외 온갖 한과 원망 분노등이 소용돌이 쳤고 결국 또르르르 눈물을 흘리며 때마침 켜진 횡단보도를 보고 미친듯 달렸다..달리면 우는지 미친사람인지 아무도 모를테니까..

그후로도 녀석은 날 응가라고는 불러댔고 나또한 여전히 쿨가이코스프레를 했지만 적어도 그 애완센터앞에서만큼은 깝치지않았고 나또한 그날의 일을 언급하진않았다.

때마침 불어닥친 리니지의 열풍과 연이어 불어닥친 디아블로광풍으로 우리는 서로를 임요정님 이기사님 임바바님 이네크님 등등으로 불러대며 현실과 게임을 혼동했다.
물론 난 자의적으로 혼동한척했을뿐 아주냉정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녀석의 단순함과 유치함을 맘껏 비웃으며   이 이야기는 끝이난다.
















십여년간 녀석의 핸드폰에 내이름이 응가로 저장되어있는건 함정..



가게에서 장사하면서 폰으로 쓴글이다보니 온갖 문제점투성이일테고 더이상 글을 써나가기엔 바쁘고 손가락도 아프기에 여기서 이만 줄이도록하겠다.

반말?을한건 죄송하지만이제와서 바꾸는건 무리라기보다 귀찮기에 마지막줄만 존대로 마무리한다.

여러분 좋은 하루보내세요^^

P.s
똥글을 싸지른건 싸지른건데 두시간을 넘게썼것만 작성후 다시읽어보니 내용도 부실하고 어법도 엉망이네요. 하아..글쓰는건 어려워요..
풀어낼 썰은 굉장히 많지만 잉여로운 어느날로 미루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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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씨
14/03/03 21:06
수정 아이콘
태생부터 진정한 피지알러시군요. 이름에 응자가 들어가기 쉽지 않은데...곰곰히 생각해봐도 김'응'룡...밖에...
날돌고래
14/03/03 21:11
수정 아이콘
유명인으로는 이하응 씨가 있습니다. 이렇게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군요.
현실의 현실
14/03/03 21:15
수정 아이콘
이응경씨 도 계시고..동물농장 슈퍼스타 응도(주주클럽?)도 떠오르네요.
No.6 Xavi
14/03/03 21:24
수정 아이콘
전 롯데자이언츠 선수 김응국도 있네요!
현실의 현실
14/03/03 21:30
수정 아이콘
의외로 응자 친구들이 많군요.라고 말하다보니 kt tech 폰수리하러갔다가 기사님과 같은 파 같은 항렬의 동명이인이라 유상기간임에도 무료로 수리한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절대 흔한이름이 아닌데..
14/03/03 21:14
수정 아이콘
임씨면서응이 들어가시는군요
임응삼 밀어봅니다
이씨면 이응이응?
현실의 현실
14/03/03 21:16
수정 아이콘
제가 임씨인지 이씨인지는 모릅니다. 흐흐
그리고 이름이 응삼이면 별명이 필요할까요 크크
14/03/03 21:17
수정 아이콘
선추천 후감상…
이응경은 아니시겠지요
현실의 현실
14/03/03 21:20
수정 아이콘
제이름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허허
양지원
14/03/03 21:18
수정 아이콘
초딩 동창 중에 은가영이 있었는데 맨날 응가영 똥가영 이래 놀렸었어요 이뻤는데... 왜그랬지ㅜㅜ
현실의 현실
14/03/03 21:21
수정 아이콘
초딩친구중에 함자영 양이 떠오르네요.
다행히 당시엔 똥꼬털도 없던때라..
14/03/03 21:20
수정 아이콘
이글을 보니 중학교때 친구가 생각나네요.
그 친구 별명도 응가였는데..
이름은 응구였어요
현실의 현실
14/03/03 21:22
수정 아이콘
응자 바리에이션중에서도 최악의 그이름 응구..덜덜 별명은 똥꼬나 똥꾸가 아니었을지..
ponticus
14/03/03 21:20
수정 아이콘
제목부터 피지알스럽네요
바스테트
14/03/03 21:23
수정 아이콘
이래야 피지알러지!
RedallaB
14/03/03 21:24
수정 아이콘
현실의 현실님 이름 앞에 '잘생긴'이 붙었다면 누가 잘생긴인지 언급하셨을텐데...하는 생각이 드네요 흐흐
잘 읽었습니다~
현실의 현실
14/03/03 21:28
수정 아이콘
그런 판단을 하실까봐 역으로 꼰것입니다만'-'
못생긴 그 친구를 지켜줘야죠 :)
9th_avenue
14/03/03 21:36
수정 아이콘
지금 똥이란 단어로 피쟐러들을 유혹하시는 겁니까? 하...똥과 관련된 이상 읽지 않을 수도 없고..
에잇!!!
현실의 현실
14/03/03 21:38
수정 아이콘
똥이라뇨 ....부들부들.. 응가입니다
9th_avenue
14/03/03 21:40
수정 아이콘
물타기 소용없으요!! 똥글 아닙니까? 크크
사실 저도 중학교 동창한테 똥쟁이라고 불립...ㅠㅠ
현실의 현실
14/03/03 21:42
수정 아이콘
Avenue뜻이 똥이었군요!!항문인가!?
세상의빛
14/03/03 21:49
수정 아이콘
읽으면서 계속 큭큭 웃었습니다.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현실의 현실
14/03/03 21:58
수정 아이콘
변작에는 과분한 칭찬이네요 감사합니다.
낭만토스
14/03/03 21:52
수정 아이콘
응가의 소울이 푸짐하게 실려있는 글 잘보고 갑니다
현실의 현실
14/03/03 22:05
수정 아이콘
댓글로 응가소울을 첨언하자면 오늘 전 폴리텍 입학을했고 변의를 못이겨 방문한 화장실에는 청소아주머니가 청소중이였습니다. 정중히 화장실사용이 가능한지 물었고 아주머니는 싫은 내색없이 기꺼이 허락해주셨죠. 그렇게 변기에 앉은 전 옆칸에서 청소아주머니가 대걸레로 만들어내는 마찰음에 맞춰 나름의 치찰음을 내며 하모니를 만들어냈었드랬죠.. 혹시나 부끄러워 편히 볼일을 보지못할까 염려되어 수도를 틀어준 아주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하늘하늘
14/03/03 22:33
수정 아이콘
똥꼬털이라는게 굉장히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거였군요.
언제였더라 내가 똥꼬털의 존재를 의식했던게 .. 크크
현실의 현실
14/03/03 22:39
수정 아이콘
아마 2 차성징중에서도 가장 늦게발현이 되는걸로...대부분은 본인도모르는새에...
하늘하늘
14/03/03 22:56
수정 아이콘
전 여지껏 거짓말 했을때라고 생각했어요.
가을독백
14/03/03 23:16
수정 아이콘
웬지 남일같지 않아 한줄 남기고 갑니다. -변(卞)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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