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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2/14 20:25:29
Name ilo움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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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2 2.jpg (46.6 KB), Download : 4
Subject [일반] 저희 학교 자보입니다.




오늘 저희 학교에도 자보 몇 장이 붙었습니다.
제가 업로드 하는 방법을 잘 몰라 ㅠㅠ
사진 중 두개만 업로드해요.
아쉽게 손글씨가 개발새발이라.. 아날로그 감성을 담아내지는 못하고 공대생 답게 디지털로! 작업을 해버렸네요..
손글씨 잘쓰시는 분들, 글 잘쓰시는 분들 부럽습니다......

아래는 제가 쓴 자보 전문입니다.

안녕들하십니까?

누가 저에게 물어봤습디다. ‘아뇨. 안녕하지 않습니다.’라고 하려는데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까 나는 너무나 안녕하더랍니다.
오늘도 햇살은 따뜻하고, 점심은 맛있고, 찬 한겨울에 두꺼운 이불에 따뜻한 방에서 잘 수 있는 나는 너무나 안녕하더랍니다. 졸업하고 떵떵거리면서는 못 살아도 내 하고 싶은걸 하면서 살 수 있는 삶이 보장된 나는 너무나 안녕하더랍니다. 누구는 삶이 안녕하지 못해 안정된 직장에서 나와 시위를 하고, 누구는 삶이 안녕하지 못해 목숨마저 끊었지만, 내 일은 아니었으니까. 내가 피부로 느끼지 못했으니까, 아니 사실은 난 그들보다 잘났기 때문이라고 은연중에 생각했기 때문에. 못난 사람들, 못 배운 사람들이나 그렇게 사는 거라며 애써 눈을 돌리고 피했기 때문에 난 안녕했습니다.

난 잘 모릅니다.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이 임금을 올리기 위한건지 진짜 민영화를 막기 위한건지. 밀양 송전탑에서 왜 어르신들이 저항하는지. 왜 삼성서비스센터 직원분이 자살을 하신건지. 난 그 분야에 전문가는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거 하나는 압니다. ‘그들은 안녕해야 했습니다.’ 내가 안녕한 만큼 그들도 안녕해야 했습니다. 그들이 나보다 안녕하지 못해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에. 내가 사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아니 인간이라면! 최소한! 안녕하지 못하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 하나는 압니다. 그들도 다 같은 인간이기에, 나와 같은 사람이기에. 그들도 그들 나름의 안녕을 위해 내는 목소리를 우리 사회가 함께 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은 압니다.

언젠가 이런 말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저의 말 한 마디로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생각을 굳이 당신들에게 표현하는 이유는, 제 말 한 마디가 사람이 길을 걸어갈 때 걸리는 작은 돌부리 하나가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작은 돌부리는 어쩌다가 사람을 넘어뜨리거나 행동에 방해를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런다고 하여도 그 돌부리 하나에 사람이 신경을 쓰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 같은 돌부리가 점점 더 많아지고 길이 험해지면, 그 사람은 비로소 발아래에 박혀 있는 돌부리들에 신경을 쓰고 조심하게 되지요."
내가 안녕해 돌부리조차 되려하지 않은 나는 비겁한 놈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돌부리 정도는 되렵니다.

여러분은 안녕들하십니까? 저는. 어제까지만 안녕했습니다.


하고자 하는 말이 잘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 아쉽지만.. 그냥 안녕히 자보 붙인걸로 일단 오늘은 만족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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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2/14 20:31
수정 아이콘
ilo움움님이 쓰신 건가요?
FastVulture
13/12/14 20:32
수정 아이콘
사진 중에 왼쪽꺼는 본인이 쓰신거같네요.
여기 사진에는 안나오지만, 제 친구도 쓰고 그랬더군요..
절름발이이리
13/12/14 20:33
수정 아이콘
잘 하셨습니다.
물맛이좋아요
13/12/14 20:36
수정 아이콘
멋집니다.
Lainworks
13/12/14 20:37
수정 아이콘
전지프린팅을 하시다니!!!! 비싼데!!! (....)
13/12/14 20:39
수정 아이콘
저희 학교도 이런 움직임이 있는것을 몰랐네요. 정말 멋집니다
13/12/14 20:40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응원합니다!!!
13/12/14 20:49
수정 아이콘
멋집니다. 감사합니다.
13/12/14 20:49
수정 아이콘
응원합니다.
vlncentz
13/12/14 20:53
수정 아이콘
추천합니다.
13/12/14 20:55
수정 아이콘
나는 너무 안녕했습니다 미얀하네요 ..
LingTone
13/12/14 20:56
수정 아이콘
이거 점점 확산되어가는 느낌인데요. 아주 좋습니다.
양념게장
13/12/14 20:57
수정 아이콘
이런 움직임이 지금 한 때로 안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리듬파워근성
13/12/14 21:00
수정 아이콘
카이스트에 여학생들이 저렇게 많나요?

그건 그렇고
http://www.slrclub.com/bbs/vx2.php?id=free&no=29557171
이런 친구들을 조심하십시요.
13/12/14 21:04
수정 아이콘
와 진짜...육성으로 쌍욕이 나오네요...진짜

진짜 저런 놈들한테는 개한테 비교하는게 아깝네요.
FastVulture
13/12/14 21:05
수정 아이콘
하 진짜.........
정말 '기본'이 안되어있네요.
13/12/14 21:08
수정 아이콘
와 정신건강에 해로울줄 알고서도 그 문제의 일베 글을 봤는데
'파업하면 짤리는 건 당연한거 아님?' 이런 댓글까지 보이네요;;
13/12/14 21:27
수정 아이콘
지가 재벌회사 오너 자식이 아닌이상 어차피 노동자가 될텐데
부당하게 짤려봐야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하고 정신을 차리겠지요
13/12/14 21:43
수정 아이콘
자기가 짤리면 노무현 탓인줄 알껄요
하정우
13/12/14 21:14
수정 아이콘
쓰레기가 쓰레기통에 들어가있어서 거리가 깨끗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쓰레기통이 꽉차서 흘러 넘치네요. 미관상, 정서상, 정신건강상으로 매우 해로우니
대대적으로 쓰레기 단속과, 정화작업이 필요할듯합니다.
一切唯心造
13/12/14 21:52
수정 아이콘
세상에 뭔 쓰레기가 이렇게 많을까요
어떻게 치울지 견적도 안나오네요
칠리콩까르네
13/12/14 21:58
수정 아이콘
반박의견이 있으면 옆에 적어서 보게끔 하면 되지 왜 찢습니까 (....)
13/12/14 22:20
수정 아이콘
자신과 의견이 맞지않는다고 그걸 찢는 행동을 보이다니..... 할말을 잃게 하네요.
ilo움움
13/12/14 23:06
수정 아이콘
인쇄물은 대량생산이 가능합니다
사스가 공대
강가의 물안개
13/12/14 21:05
수정 아이콘
응원합니다~!
쿨 그레이
13/12/14 21:08
수정 아이콘
응원합니다. 큰 용기 내느라 더욱 수고하셨습니다.
레알마드리드
13/12/14 21:10
수정 아이콘
윗글보니 조심하셔야겠네요 ..

힘내세요!
SoulCompany
13/12/14 22:51
수정 아이콘
응원합니다 힘내십시오
권유리
13/12/15 03:40
수정 아이콘
큰 용기내셨습니다. 감사합니다.
13/12/15 06:25
수정 아이콘
교분에서 봤던 글의 주인공이시군요. 시험기간에 바쁘실텐데 수고하셨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저라는 개인에게 주어진 시험만 생각을 하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는 알면서도 외면을 하고는 했었는데,
피지알에 우리 학우의 글이 올라오는 글을 보고나니 더 이상 외면하고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끄럽습니다.
13/12/15 09:58
수정 아이콘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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