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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2/14 18:39:32
Name Suncorer
Subject [일반] 단종이 수양대군을 숙청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사고실험을 한다고 생각해 주세요. 물론 현실의 사건을 조잡하게 비유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저는 여진의 한 부족장입니다.

이 세계의 조선에서는 세종대왕이 없습니다. 태종의 아들 중 하나가 수양대군이고, 태종 - 문종 - 단종이 즉위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단종이 즉위한 이후에 조선의 2인자라 여겨졌던 수양대군을 잡아다가 의금부에서 문초 한 번 하고 바로 사사해 버렸다는 겁니다.

태종은 왕권강화를 위하여 자신에게 거역하는 자들은 모두 숙청해 버렸고, 4군 6진 건설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물론 원래의 조선에서는 세종대왕이 하신 일이지만요) 북쪽으로 밀고 올라온 적도 있어 우리 여진은 조선을 아주 싫어합니다. 게다가 문종은 최종병기 신기전이란 것을 아득바득 만들면서 중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버렸으며 흉작이 겹쳐 많은 백성들이 굶어죽었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들은  다른 부족장들이 단종이 문종의 어진 앞에서 "아바마마 외롭지 않으시라고 삼촌을 보내드렸습니다." 이렇게 말을 하는 내용의 그림을 그려서 돌려보면서 낄낄댑니다. "수양 고놈 아주 잘 죽었다. 똑같은 놈들끼리 싸우다 죽으니 아주 좋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굉장히 여진 부족장의 생각엔 어울리지 않지만) 저는 불편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도 사람 목숨을 가지고 그런 말투는 안 하는게 좋지 않을까?" 그러니까 다른 부족장들이 당신을 친조선 매국노라고 하는 겁니다. 어떻게 원수 조선의 인물을 감쌀 수 있느냐고. 그놈은 문종이 있을 때 온갖 권세를 다 부린 놈이라고.

그래서 저는 기가 차서 말했습니다. 조선에 가서 수양을 감싸면 역적을 감싼 죄로 나도 처형당할 게 뻔한데 어떻게 친조선 매국노가 되나? 그러나 다른 부족장들은 나는 친조선 매국노고 그런 말을 한 것에 대해 당장 사과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웃긴 것은, 그러면서 다른 부족장들은 그런 죽어마땅한 수양을 죽여버린 단종에 대해서 비난하지 않으면 친조선 매국노라고 한다는 겁니다.

피지알 여러분들은 후대의 사람들이니 명명백백한 의견을 남겨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조선의 밀서를 받아 행동하는 친조선 매국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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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無嶋
13/12/14 18:41
수정 아이콘
나라 안팔았으니 매국노 아니죠. 근데 굳이 장성택 감싸서 뭐가 좋은지도 모르겠네요. 대단히 불쌍하게 희생당한 것도 아니고 그놈이 그놈인데
Suncorer
13/12/14 18:45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저도 수양에 대해서는 별 감정이 없었어요. 그런데 저는 여진을 사랑하는 하나의 부족장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친조선파가 되어버려서 화가 났던 것 뿐입니다.
치탄다 에루
13/12/14 18:43
수정 아이콘
매국노라뇨. 무슨 어이없는... 죽음에 대해서는 그 어떤 죽음이든 불쌍히 여길 줄 아는것이, 진정한 인간적인 자세입니다.
무감어수
13/12/15 09:38
수정 아이콘
그 어떤 죽음이든 불쌍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는 표현은 자신의 피부에 직접 와닿지 않는 상황이라 그럴 수 있으리라 봅니다.
13/12/14 18:44
수정 아이콘
장성택이 온건파에 개혁개방 추진하는 역활을 맡았다고 들었는데
이게 맞다면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숙청된게 아쉬운 일이긴 합니다.
물론 장성택이 있든 없든 북한은 왕조나 마찮가지지만요.
일부 소식처럼 김정은이 군부에 눌려서 내린 결정만 아니길 바라네요..
13/12/14 18:46
수정 아이콘
태클은 아니지만, 1400년대 중반이고 그것도 만주가 배경이면 사람 목순 운운은 하찮은 개념입니다. 아직까지 약육강식의 법칙이 남아 있는 곳이에요.
99.9프로가 저걸 더 넘어서는 비난도 즐겨할걸요.
정육점쿠폰
13/12/14 18:47
수정 아이콘
괜히 비유 들어서 글을 쓸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장성택 얘기 맞죠?
북한 내부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으니 우리는 장성택이 무슨 이유로 죽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해봤자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Suncorer
13/12/14 18:50
수정 아이콘
아닙니다, 저는 수양이 사사된 것에 대해서 지나친 비하를 삼가자고 한 것이 친조선적 행동인가 아닌가 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을 뿐입니다. 왜 수양이 사사되었는지는 잘 모르고, 알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어요.
정육점쿠폰
13/12/14 18:58
수정 아이콘
다시 요청하지만, 비유가 굳이 필요없는 이야기인데 비유를 고집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타인의 죽음에 대해 비난을 삼가자고 하는 건 인도적인 차원에서는 맞는 이야기일 겁니다. 하지만 장성택이 아무리 유화적인 인물이었고 개혁개방에 앞장섰다고는 하지만 어쩄든 40여년 이상을 북한의 주민들의 피를 빨면서 살던 초고위층 계급이었다는 것도 사실이죠. 지금도 굶어죽어가는 수많은 북한 주민들의 죽음에 애도를 표할지언정 장성택 같은 북한 고위직들의 죽음까지 애도할 수 있을 정도로 저는 마음이 여유롭지 못합니다.

다시 돌아와서, 장성택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 친북행위인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서울대에서 김정일의 분향소를 설치하려다가 제지당했던 여학생이 제 고등학교 동기인데, 저는 그 때 그 친구의 심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영원한초보
13/12/14 20:17
수정 아이콘
장성택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 친북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많은 한국 사람들 성질을 건드릴 수 있는 일이니까 신중할 필요가 있죠
Suncorer
13/12/14 19:09
수정 아이콘
알겠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이야기가 한쪽으로 흐르는 것 같은데 제 착각일까요? "장성택의 죽음에 대한 비난을 삼가면 그 사람의 죽음에 대해서 애도하는 것이다" 이런 전제를 깔고 계시는데, 왜 그 사람의 죽음에 대해서 비난하지 않으면 애도하는 것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의 죽음에 대해서 전혀 별 감정이 없음을 알려드리고 싶군요.
지니쏠
13/12/14 18:49
수정 아이콘
애초에 장성택의 죽음에 대한 비아냥이 만연해 있고, 실제로 그것을 경계하면 빨갱이 취급을 받는 사이트에서나 제기할 만한 담론인 것 같네요.
느티나무
13/12/14 19:23
수정 아이콘
온건파라고 하지만 자신의 부와 권력의 철옹성을 굳건히 유지하는데 신경 썼고, 개혁개방을 통해 북한 사람들 다수를 위한 경제정책을 펼치기 보단 개방을 통해 생기는 이권을 가지려고 한 관료에 가깝죠. 김일성이 죽고 난 후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이라 할 정도로 몇 천만의 아사자가 생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북한내부의 동요와 불만을 박남기 서관히같은 농업담당관료에게 책임론을 씌어 미루고, 이와 관련된 자와 그 가족을 3만명정도 숙청하는데 앞장선 인물이죠.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들에게 죄를 만들어 덮어씌우고 심지어 자신과 함께 수학하던 친구들마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만들었죠. ( 심화조 사건) 이로인해 가라앉아야 할 불만이 오히려 더 사그라지지 않으니 심화조 사건을 무마하고자 용성사건을 벌여 심화조 사건에서 수용소로 간 인물들을 복귀시키고 심화조 사건의 담당자들을 일시에 숙청했죠. 이때만 해도 약 2만명입니다.(용성사건) 저사람이 진성 온건파라면 국민 5만 명이나 죽일 수 있었을까요?

저는 아주 잘 죽었다고 봅니다. 5만명 이상 죽인 죄가를 이제서야 받네요. 김정은이라는 악마 A가 악마B 장성택을 죽인 꼴이죠. 김정은을 포함해서 곧 다른 북한 간부들도 장성택의 뒤를 따르길 바랍니다. 다만 여태껏 김정은의 후견인으로서 김정은의 브레이크나 견제자 역할을 해준 점은 있는데 김정은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떼어버렸으니 시속 200k로 뭔 일을 벌이며 돌진하려다가 과부하가 걸려 폭발할것 같은 그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13/12/14 19:51
수정 아이콘
와우 표현이 뭔가 통쾌합니다
미라이
13/12/14 22:23
수정 아이콘
댓글 추천합니다. 뭔가 명쾌해지는 기분이듭니다.
밀란홀릭
13/12/15 00:51
수정 아이콘
시원시원하십니다.
13/12/14 19:28
수정 아이콘
질문의 상황만 놓고 봤을 때 질문에 당시 여진족의 문화나 지도층의 생각이 잘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이고요. 조선의 밀서를 받아 행동하는 친조선 매국노로 볼 수도 있겠죠.
양념게장
13/12/14 19:44
수정 아이콘
친조성 매국노는 모르겠고 조선의 선비질한다는 말은 들을 수 있겠네요. 조선 이야기 맞죠?
옆집백수총각
13/12/14 19:48
수정 아이콘
이정도면 질문게시판 가도..
삼공파일
13/12/14 19:53
수정 아이콘
너무 아스트랄하네요 ;;
방구차야
13/12/14 19:55
수정 아이콘
김재규가 민주화의 열사가 아니듯이
장성택도 북괴체제에서 기득권 지키며 누릴거 다 누리다가 권력싸움에서 떨려난거 뿐이죠.
비교적 온건파라고 하는건 한국등 외부세계의 기대치일 뿐이지 결국 체제유지에 끝까지 도움이 되던놈입니다.
사상최악
13/12/14 21:44
수정 아이콘
비유도 그렇고 실제 상황도 그렇고 양측의 주장 및 비난의 근거가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본문에선 논리적 관계에 대한 답을 원하는 것 같은데 서로 개연성 없는 얘기를 하니까 답변을 드릴 수가 없네요.
절름발이이리
13/12/14 22:25
수정 아이콘
뭐 애도한다고 친북이라 하는 건 이상한 접근이지만, 애초에 애도할만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라이트닝
13/12/14 22:53
수정 아이콘
북한의 입장을 이해해주기 위해서는 아스트랄한 가정이 많이 필요하다는 얘기군요.
달팽이걸음처럼
13/12/14 23:05
수정 아이콘
뭘 그리 빙빙돌려 단종-수양까지 멀리 갑니까?
현대사에서도 정적을 죽이기 위해 재판하고 사형한게 고작 한세대전인데...
13/12/15 08:54
수정 아이콘
제3자의 입장이라면 장성택보다 이완용이 훨씬 애도할만한 인물입니다. 애초에 이완용한테 미안할정도로 비교가 안되죠. -_-

글쓴분이 인간의 목숨은 누구나 똑같은 거 아니겠느냐 식의 휴머니즘에 입각한 자세로 접근한다면 그 나름의 의미가 있겠습니다만,
그러려면 전두환에게도 같은 잣대를 보여줄 수 있어야겠죠. 장성택이 [직접적으로] 죽인 사람은 전두환 노태우의 [최소] 몇백몇천배에 달하니까요.

물론 경제정책 폭망으로 인해 간접적으로 굶겨죽였다 이런 거 말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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