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며칠전에 자게에서 지니어스로부터 뽐뿌된 보드게임글을 보고 저도 뽐뿌를 받아서 제가 좋아하는 보드게임을 소개해보려합니다. 지니어스의 동물게임과 자게에 소개된 레지스탕스:아발론처럼 죽고 죽이는 관계는 없지만 머리를 쓰고 심리전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저는 이 게임을 참 좋아합니다만 왠지 보드게임 글을 검색해 보면 다른 유명한 보드게임에 비해서 많은 글이 나오진 않아서 좀 인기가 없는가...하고 가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재밌어요~
인코그니토는 수상 도시 베니스(베네치아)를 배경으로 네 명이서 펼치는 첩보,추리 게임입니다.
게임의 목표
게임의 이름(익명의, 가명의, 암행의)에서 알 수 있다시피, 가면 속에 자신을 숨긴채 임무를 수행해야합니다. 플레이어 네명은 각자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명 중 동료 한 명을 찾아서 서로에게 주어진 임무 카드의 조합으로 정해지는 임무를 완수해야합니다.
게임의 시작
플레이어의 정체는 [신분]과 [외모]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신분은 피들버텀 경, 버블 대령이 하나의 세력을 이루고, 마담 차차와 정보원 X가 반대편 세력을 이룹니다. 외모는 키다리, 난쟁이, 홀쭉이, 뚱뚱이 중 하나가 됩니다. 게임을 시작할 때, 플레이어들은 신분 카드 네 장과 외모 카드 네장 중 한 장씩을 무작위로 나누어 받고, 다른 플레이어가 모르게 뒤집어 놓습니다.
그리고 A, B, C, D로 나뉘어진 [임무 카드] 역시 한 장씩 자신만 아는 상태로 나누어 받습니다. 이렇게 모든 카드를 나누어 받은 후에는 같은 세력의 신분과 임무에 따라서 총 12 가지의 팀 임무가 주어지고, 상대편의 임무를 저지해야하는 경우의 수까지 고려하면 24 가지의 임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조종할 말 넷을 베니스(말판)위에 놓습니다. 말들은 빨강, 파랑, 노랑, 초록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말판에 같은 색깔의 칸 위에 놓을 수 있습니다. 각 플레이어의 말은 네 개씩 이지만, 진짜 플레이어를 대변하는 말은 외모 카드와 동일한 외모를 가진 말 하나 뿐입니다. 나머지 셋은 상대방을 교란시키는 용도로 사용하거나, 일부 임무에서는 외모에 상관없이 임무를 성공시킬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자 정보 교환용 신분 카드 네 장과 외모 카드 네 장을 가져갑니다. 이 카드들은 플레이어의 말과 같은 색상으로 되어있는 반면에, 게임 시작시에 나눠받은 신분, 외무, 임무 카드는 흑백으로 되어있습니다.
게임의 진행
각자의 신분, 외무, 임무 카드를 나누어 받은 후에 적당히 순서를 정해서 돌아가면서 주사위를 굴립니다. 주사위는 일반 주사위가 아닌 패키지에 같이 포함된 인코그니토 전용 주사위를 굴립니다. 이 주사위 속에는 빨강, 노랑, 파랑, 하얀 구슬이 여러 개, 까만 구슬이 하나 들어있습니다. 이 주사위를 흔들어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면 주사위의 세 구멍으로 구슬이 하나씩 나옵니다. 빨강은 베니스의 육로로 한 칸, 파랑은 물길로 한 칸, 노랑은 육로, 물길 중 아무거나 한 칸을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하양은 꽝이고, 까망은 뒤에서 설명할 [대사]를 한 칸 움직일 수 있는 구슬입니다. 구슬 색깔을 사용하는 순서는 상관 없으며, 모든 구슬을 사용하지 않아도 상관 없습니다.
베니스를 이동하다가 다른 플레이어의 말이 있는 칸에 자신의 말을 위치시키면 상대방의 정체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요구를 할 경우에는 신분 또는 외모 중에 어떤 정보를 알고 싶은지 말해야합니다. 정체를 밝힐 것을 요구받은 플레이어는 자신이 가지고 잇는 정보 교환용 카드 8장 중에서 상대방이 원하는 정보에 해당하는 카드 두 장과, 다른 분류의 카드 한 장을 건네줍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신분’을 요구했다면, 신분 카드 두 장과 외모 카드 한 장을 건네줘야합니다. 건네주는 입장에서는 적어도 한 장의 카드는 사실이어야 합니다. 바꿔말하면 건네준 세 장 중 거짓 정보는 많아야 두 장 뿐입니다. 카드를 건네받은 플레이어는 획득한 정보를 기록지에 잘 기록한 후 다시 넘겨줍니다.
만약 동일한 플레이어에게 건네받은 카드가 지난번에 건네받은 카드와 동일한 것을 발견했다면 ‘너 똑같은거 줬어!’라고 지적을 해서 새로운 정보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때에는 패널티로 세 장이 아닌 두 장의 카드를 건네줘야하고 이 경우 신분 카드 두 장 또는 외모 카드 두 장만을 건네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건네준/받은 카드 조합을 꼼꼼히 기록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불리함을 떠앉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베니스에는 플레이어 네 명을 제외한 중립 세력 [대사]가 있습니다. 대사는 까만색 말로 표시되는데, 처음 시작은 베니스의 중앙에 있는 대사관에서 시작을 하고, 플레이어가 검은 구슬을 뽑은 경우에 한 칸씩 움직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네 말 중 하나가 대사와 만나게 되면 나머지 세 플레이어 중 한 명에게 정보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때에는 신분, 외모에 상관없이 아무 카드 두 장을 건네줘야합니다. 역시, 적어도 한 장은 진실이어야 하고요. 설상가상으로 지난번 대사를 만나서 건네준 카드의 조합과 같다면? 이 때에는 패널티로 한 장을 건네야하고 그것은… 진실일 수밖에 없습니다. ㅠㅜ
어느 정도 턴이 지나면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상대방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만약, 자신의 편이라고 확신이 드는 플레이어가 자신의 정보를 요구한다면, 이 때 임무 알파벳이 적힌 카드를 세 장 또는 두 장을 건넬 때 신분, 외모 카드 대신 끼워서 건네줄 수 있습니다. 이 것으로 ‘나는 네 편이야’라고 상대를 설득시키는 겁니다. 역으로, 내 편이 아닌 것을 확신하는 상대에게도 알파벳 카드를 건네서 혼란을 줄 수도 있지만, 알파벳 카드를 끼워줄 때에는 알파벳 카드는 진실 카드가 아닌 것으로 취급합니다. 그래서 세 장을 건낼 경우에는 알파벳 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두 장 중 적어도 한 장이 진실이어야하고, 두 장을 건낼 경우에는 나머지 한 장이 진실이어야합니다.
게임의 승리
마음이 잘 맞아서 서로가 서로의 신분, 외모, 알파벳을 모두 알았으면 임무 테이블을 보고 우리 세력이 수행해야하는 임무가 무엇인지 확인한 후에, 주사위를 잘 굴려서 말을 열심히 이동시켜 지정된 지역에 도달하거나 지정된 인물을 만나고 악수를 자신의 파트너에게 악수를 청합니다. 만약 파트너가 악수를 받아들인다면 게임에서 승리하게 되고, 만약 악수를 거부하게 된다면 자동적으로 상대 세력이 승리하게 됩니다.
마치며
이 게임의 시작은 서로를 속고 속이며 진행되지만 게임이 진행되는데에 있어서 대화가 극히 제한됩니다. 내가 아무리 허풍떨어봤자 듣는 사람 중 둘은 적이고 한 명만이 내 편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아는 정보는 마지막까지 공유하지 않는게 더 유리하죠. 그러한 침묵과 긴장 속에서 마지막 악수를 청하면서 마주치는 눈빛과 저절로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을 때 그 희열은 엄청납니다.
게임 구성물이 다소 많고 룰을 설명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초보자가 지레 겁을 먹긴 하지만, 한 번만 게임을 해보면 금새 어떤 게임인지 알고 오히려 진 팀이 억울해서 한 판 더 하자고하는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물론 다음 게임에서도 같은 팀이 될거란 보장도 없습니다. ^오^)
룰을 비교적 간추려서 설명했는데, 세부적으로는 말과 말이 만났을 때, 잡은 말을 어디로 유배보내버릴까, 각 세력이 수행해야하는 임무는 무엇인가 등의 구성도 짜임새있게 되어있습니다. 가격은 아마도 3만원 언저리...로? 형성되어있을 겁니다. 한글판도 있어서 이해하기 쉬습니다. 구성물의 아트웍도 베니스? 중세?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