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12/12 18:51:31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내 인생의 책 같은 건 과연 존재하는 걸까?
오늘도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읽다가 뜬금 없이 나에게 있어서 [내 인생의 책]이 무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올해도 이북리더기에다가 책을 수십 권 다운 받아 놓고 마치 등산이라도 하듯이 하나 끝내면 곧 이어서 다음 책 읽고 이런 식으로 아무 생각 없이 책들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과연 내년 이맘 때에도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의 내용이 기억이 날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가만 생각해 보니 그 동안 제가 읽은 책들은 꽤 되는데 [내 인생의 책]이라고 할 만 한 것은 딱히 떠오르지가 않았습니다...한 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두고 두고 표지가 닳아서 너덜너덜 해질 때 까지 읽을 만한 책이 과연 있었을 까 생각해 보니 그 동안 읽었던 책들은 장르를 불문하고 그냥 읽을 때 그 때 잠깐 머릿속에 남아있다가 다 읽고 나서 책을 덮으면 마치 휘발성 메모리처럼 그 느낌이 사라져버리곤 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물론 그 동안 제가 읽은 책들이 전부 기억에 남을 만한 종류의 것들이 아니었다는 점이 제일 클 것 같습니다. 실컷 패스트푸드 먹어 놓고 나중에 왜 내 인생의 요리는 없는 걸까? 하고 한탄하는 것처럼 말입니다...책은 많이 읽었다고 하지만 그 깊이는 마치 가뭄날 거북이 등껍질처럼 쩌억쩌억 갈라진 말라버린 강바닥 같았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또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아무리 훌륭한 책이라고 하더라도 과연 한 권의 책이 사람의 인생을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이 책을 읽고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든가 이 책이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든가 하는 것들은 그 내면을 들여다보자면 단지 수사적인 표현이거나 조금 받은 감동을 지나치게 부풀려서 얘기한 것이 아닐까? 혹은 좀 더 불순한 시각에서 보자면 마케팅을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책을 읽는 것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책을 읽는다는 것도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 처럼 그 기저에는 "엔터테인먼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는 데 마치 책을 읽는 것은 좀 더 고상한 행위이고 꼭 해야만 하는 어떤 당위가 있는 것처럼 부풀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고요...

[내 인생의 책]이라고 하는 것도 마치 [오르가슴]과 같아서 많은 사람들이 실체가 있다고 하고 거기에 도달하는 많은 방법들도 음으로 양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정작 그것을 경험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어떤 신기루이거나 인간의 허영심이 만들어 낸 환상 같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 하루였습니다...


뱀 다리: 그건 그렇고 피지알 회원님들은 정말로 [내 인생의 책]이 있으신가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케르나르
13/12/12 19:01
수정 아이콘
초등학교 2학년쯤에 친구네 집에 가서 읽었던 '인공두뇌' 라는 SF소설이 기억나네요. 어린이용 SF 전집 구성에 들어 있던 책인데, 어릴 때긴 하지만, 그 소설을 읽으면서 '과학윤리' 라는 단어는 몰랐겠지만, 그 비슷한 걸 생각해봤던 거 같아요. 제가 읽은 첫 SF소설이기도 했고.. 그 이후로 SF소설을 더 찾아보게 된 계기가 되어 준 것 같습니다.
NovemberRain
13/12/12 19:01
수정 아이콘
저는 수학을 싫어했었는데.. (정확히는 산수나 마찬가지로 여겼습니다.)
근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중학교때 읽고는
(복잡한 증명과정은 다 이해못했지만) 수학이 재미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죠..
그래서 수학을 싫어하지 않게 되어 공대에 왔고..
항상 자기소개서에 [내 인생을 바꾼 책]이라 쓰고 [내 인생을 망친 책]이라고 읽습니다 ㅜㅜ
Neandertal
13/12/12 19:04
수정 아이콘
저도 수학과 관련된 책들은 참 좋아하는데 맹점이 뭐냐하면 거기에 나오는 풀이과정 같은 것들이 잘 이해가 안되는 게 많아서 내용을 100% 소화시키지 못한 다는 점이더군요...--;;;
13/12/12 19:04
수정 아이콘
인생의 책은 잘 모르겠고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책을 꼽으라면 와룡강과 도마시마 다케오가 쓴 작품들이 떠오릅니다. 아시는 분은 살짝 모른척 해주세요. 그런데 아마 피지알러는 다들 모르실 듯합니다.

추가로 인생의 책은 아닐지라도 만인이 공감할 수 있는 명저(?)로는 수학의 정석을 뽑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Darwin4078
13/12/12 19:37
수정 아이콘
여인추억!!

그렇다면 저는 나상만의 혼자뜨는 달을 소환하고 턴을 마치겠다능..
13/12/12 19:55
수정 아이콘
금포염왕이라고 믿겠습니다.....무슨 왕이니 머시니 가 아닐꺼라고 믿습니다.
13/12/12 19:06
수정 아이콘
먼저 읽은 사람이 책 귀퉁이에 적어놓은 메모들를 보고 내 생각과 똑같아서 감탄을 하면서 읽었는데 알고보니 자기가 한 메모더라는 얘기가...
책 읽을 때 휘발성 메모리는 종특인가 봅니다.
문제는 이 얘기를 저도 무슨 책에서 읽었는데 정작 저자나 책 제목은 기억이 안난다는거.
아케르나르
13/12/12 19:10
수정 아이콘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쓴 뒤마가 비슷한 얘기를 하기는 했다고 합니다. 책을 읽는데 너무 재미가 있어서 빠져들어가면서 보다가 문득 보니까 자기가 쓴 책이더라고...
13/12/12 19:39
수정 아이콘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그랬다죠. 깊이에의 강요라는 책에 수록된 에세이에서 그렇게 썼었습니다.
yangjyess
13/12/12 19:08
수정 아이콘
책을 읽는다는게 고상한 행위라는건 개소리라고 생각하구요. 제 인생의 책은, 있습니다. 꽤 많아요. 제 인생을 바꿀 만한 영향력이라기보다는, 제가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고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확신을 주고 역시 내가 옳았어 라는 용기를 주었던 책들요. 그리고 그런 실질적인 효용보다는 아무 쓰잘데기 없는 일시적 쾌감으로서의 기능이 책의 더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네안데르탈님께서 '오르가즘'이라고 표현하신게 아주 적절한 단어라고 생각하고 저도 자주 쓰는 표현인데요. 나에게 맞는 좋은 책을 읽으며 느끼는 쾌감은 가히 성행위에서 얻는 극한의 오르가즘에 비할만 하다고, 아니 훨씬 크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것은 허영심도 환상도 아닙니다. 가장 저열한 시각으로 접근해도 분명히 존재하는 실체가 있습니다. 보통 학교 같은 데에서 책읽기를 권유하며 근거로 드는 여러가지 책의 장점같은거 다 갖다버리고 마약이나 환각류에서 얻을수 있는 단순 쾌감만으로도 '아 정말 대단하다 이 책은 내 인생에서 절대로 잊을수가 없다' 하고 각인되고 쿨타임 찰때마다 찾아 읽고 외국 서적의 경우 번역별로 죄다 모아서 읽어보게 하는 그런 힘이 있다는 겁니다. 역시 네안데르탈인님꼐서 말씀하신대로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거죠 저는. 다시 한번 책을 읽는다는게 고상한 행위라는건 개소리이고 영화 음악 게임 스포츠 등등에 독서가 우위에 있을수 없다는 제 개인적 생각을 적으며 '내 인생의 책'은 분명한 실체로서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싶네요 흐
뱃사공
13/12/12 19:12
수정 아이콘
전 인생 내내 읽을 책은 잘 모르겠지만, 제 인생을 바꿔놓은 책은 있습니다. 만약 그 책들이 없다면 제가 뭘 하고 있을지 상상이 안 되네요.
The HUSE
13/12/12 19:15
수정 아이콘
저에겐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가 참 감명깊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포춘쿠키
13/12/12 23:31
수정 아이콘
저도 그때의 먹먹함이 잊혀지지 않는데, 줄거리도 잘 기억이 안 나고 왜 좋아했는지도 지금은 잘 기억이 안나는 책이네요.
낯선이
13/12/12 19:15
수정 아이콘
전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을 읽고 가치관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저의 인생의 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스터충달
13/12/12 19:18
수정 아이콘
데미안이요.
제일 쇼크먹었던게
"왜 출산은 축복하고 경건하다 하면서 섹스는 불경하고 쉬쉬하는가?"
이 말을 읽는데 진짜 반전영화 정도로 뒤통수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나...)
그리고 다각적 사고가 많이 발달했지요 (다른말로 성격이 베베 꼬였....)

그리고 30이 가까워 오니
섹스는 축복이고 출산은 피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
13/12/12 19:20
수정 아이콘
연금술사요.
불쌍한오빠
13/12/12 19:26
수정 아이콘
책한권 읽었다고 인생이 바뀌고 영화한편 봤다고 가치관이 달라지고...그런거 잘 안믿습니다
책이나 영화나 조금씩 쌓여서 누적되는 것들이 사람을 바꾸는것이면 몰라도
13/12/12 19:28
수정 아이콘
어디서 주워들은 풍문으로는 그런 책으로 성경과 시크릿이 있다고 합니다..
첫걸음
13/12/13 08:33
수정 아이콘
시크릿이라니 죄송합니다만 좀 웃겠습니다 크크크
눈부신날
13/12/12 19:39
수정 아이콘
인생을 바꿀 정도는 자본론 정도가 있었던것 같고,
정말 강하게 감명을 받았거나 남들에게 나서서 적극 권하는 책으로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박민규의 삼미스타슈퍼즈의 마지막 팬클럽,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정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13/12/12 19:58
수정 아이콘
인생의 책이라하기엔 너무거창스럽고 그냥 가장 고마움을 느낀 책은 '보통의 존재' 였습니다. 언니네이발관의 이석원님 책이죠.
모두가 영화의 주인공일필요없다. 관중이되어도 된다. 등등 가슴에 와닿는 수필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특유의 우울함이 느껴져서 힘들때 큰 공감을 느끼며 4-5번 정도 읽은거같아요
13/12/12 19:58
수정 아이콘
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제 인생의 책은 핸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입니다.
감동이나, 삶이 바뀐 점으로 따져보나 최고의 책이었지요.
치탄다 에루
13/12/12 20:09
수정 아이콘
[강대국의 흥망] 을 역사책으로 추천받아(?) 감명깊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책 한권이라면 사실 이걸 꼽을수밖에 없네요. 돈, 돈, 돈 이 최고다(...)
王天君
13/12/12 20:13
수정 아이콘
호밀밭의 파수꾼
백번 넘게 읽었는데 아직도 재미있어요 우울할 떄마다 소리 내서 읽습니다
*alchemist*
13/12/12 20:17
수정 아이콘
내 인생의 책까진 아니더라도 동인녀께서 15년간 쓰신 로마인 이야기는 참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그 덕에 이탈리아 로마는 꼭 가겠노라 결심하게 되었었지요.. 흐흐
나중에 또 가볼껍니다 거긴

그 외엔.. 소설을 주로 많이 읽어서
현실세계와 유리된 저만의 의식을 창조하는덴 성공했네요 -_-;
노틸러스
13/12/12 20:28
수정 아이콘
트레버 요.
매우 어릴때 읽었는데.. 그 이후로 그냥 베풀고 살자고 생각하면서 삽니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도 읽고 울었는데 이젠 왜울었는지 기억은 안나네요
Abrasax_ :D
13/12/12 21:19
수정 아이콘
아무리 생각해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태엽 감는 새]가 떠오르네요.
13/12/12 21:48
수정 아이콘
서머셋 몸의 [달과 6펜스]를 읽고 망치로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 들었죠.
하지만 그 전율의 완성은 동일 저자의 [인간의 굴레에서]를 읽고나서야 완성 된것 같네요.
세속에서 벗어난 삶에 대한 동경과 나의 한계에 대해서 10년 넘게 고민 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고민은 평생 계속 될것 같습니다.

작년에 회사를 갑자기 그만둔 것도, 공부를 해보겠다고 다짐한 것도, 다시 때려친것도 아마도 이 책에 영향을 받은 것 같네요......
vlncentz
13/12/12 22:49
수정 아이콘
달과 6펜스를 적으려 들어왔더니 이미 있네요. 저는 달과 6펜스, 그리고 광염 소나타를 제 인생의 책으로 꼽습니다. 인간의 굴레에서도 읽어봐야 겠네요.
Amy Sojuhouse
13/12/12 21:57
수정 아이콘
김승옥의 무진기행과 움베르트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며 화내는 방법이네요. 전자는 청소년기 이후 제 감성을 책임졌고 후자는 뭐 제 묘한 재수없음을 만들었죠. 이쯤돼면 인생은 몰라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봐야죠.
마루가람
13/12/12 22:26
수정 아이콘
장정일의 아담이 눈뜰때

이후 개안했죠
미카엘
13/12/12 22:34
수정 아이콘
저는 갈매기의 꿈을 너무 좋아합니다. 항상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을 꿈꿔왔어요.
포춘쿠키
13/12/12 23:28
수정 아이콘
중학교 때 이 책 엄청 좋아했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덕분에 떠올려보네요.
딱총새우
13/12/12 22:53
수정 아이콘
무라카미 류의 '69(식스티나인)'을 꼽고싶네요.
참된깨달음
13/12/12 23:14
수정 아이콘
전 맑스의 [자본]입니다.
그전에는 보이지 않던 내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세상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포춘쿠키
13/12/12 23:25
수정 아이콘
저는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 라는 책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시간을 일분일초까지 쪼개서 삶을 살아낸 러시아 과학자 이야긴데, 어떤 성취보다 주어진 삶을 극한까지 장악하고자 하는 삶에 대한 경건한 태도를닮고 싶었었죠. 물론 지금은 일분일초까지 열심히 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쪽으로 선회하긴 했지만 꽤 강력하게 영향받았던 책이었습니다. 순전히 재미로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우주로부터의 귀환이 기억에 남습니다. 엄청 인상적인 책이었어요. 지구밖 세계에 대해 인식하게 해준.
내려올
13/12/12 23:30
수정 아이콘
내 인생의 책이 있지요. 더불어 내 인생의 음반 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게임도 있습니다.

삶의 어떤 순 순간 마다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 있는 걸요.

내 인생의 프로게이머라면 임요환입니다. 아직도 그의 열정과 끈기, 독기, 투혼 등을 되새길 때가 있습니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 같은 게 아닐까요? 사람 마다 있을 수도 있지만 없을 수도 있지요. 책은 그나마 이미 죽어 간 사람들의 사상까지 만날 수 있는 매체이니 그런 경험을 하는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을 것 같고요.
Neandertal
13/12/12 23:47
수정 아이콘
조만간 버트란드 러셀의 [서양철학사]를 좀 읽어볼까 하는데...
이 책이 괜찮은 지 모르겠네요...혹시 피지알 회원님들 가운데 읽어보신 분이 안계신가요?...
市民 OUTIS
13/12/13 08:24
수정 아이콘
읽은 사람이 괜찮다고 하네요. 저는 러셀을 싫어해 다른 책을 추천해 봅니다. 영어가 되시니 20세기 최고 철학사책인 코플스턴의 철학사 9권입니다. 한국어로는 모두 번역되지 못해 영어로 보시거나 아니면 고대철학사 같이 부분으로 보셔야 합니다. 한국어로는 5권과 칸트만 번역됐습니다. (철학사와 무관하게 토마스 아퀴나스 책이 있는데 환장할 만한 책입니다. 이분은 예수회 신부이기도 한데 니체 책도 별도로 썼고 유명합니다.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번역된 부분은 19세기 독일철학까지 인데, 중간 중세 후반기(오캄과 르네상스기)와 청년기 칸트에 큰 영향을 준 볼프가 빠졌습니다. 그리고 현대 파트가 없습니다.
다른 책으론 앤서니 케니의 4권짜리를 추천합니다. 번역은 2권 중세까지 됐고 중단된 상태입니다. 코플스톤이나 힐스베르거 등 유명 철학사는 인물별로 서술돼 있습니다. 물론 앞과 뒤로 시대 개관이 있습니다만(코플스톤의 이 개관은 탁월합니다. 데카르트 이후 독일 관념론까지를 칸츠를 예비하고 극복하는 큰 흐름으로 개관하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아퀴나스에서 최종 종합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철학사는 이런 흐름을 읽어야 합니다) 근데 케니 책은 반절은 인물별, 반절은 주제별로 엮어 처음 철학사를 접하는 사람에게 그 시대가 던진 질문을 알려 줍니다. 코플스톤을 사사했고 21세기에 쓴 책이라 현대 철학의 흐름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더치커피
13/12/13 00:01
수정 아이콘
전 어린왕자요
총사령관
13/12/13 00:12
수정 아이콘
지금껏 제 인생의 책은 이경영-가즈나이트 입니다.
이 책을 처음 접한것은 초등학교 6학년때였습니다.
아마 이때 이 책을 읽고 나서 책에 대한 관심이 급 상승하고
폭팔적으로 독서를 하기 시작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abyssgem
13/12/13 01:01
수정 아이콘
제 경우는 칼 세이건의 'COSMOS' 입니다. 저자와 제목이 기억나는 책 중에서는 가장 처음 읽은 책입니다.

딱히 그쪽 전공이나 직업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제게 있어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 책이고 과학적 진리에 접근하는 진지한 자세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13/12/13 03:00
수정 아이콘
위엣 분도 말씀하셨지만, 코스모스가 저를 이공계의 길을 가게 했고, 쇼펜하우어 인생론 읽은 뒤 몇 년 동안 염세주의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러셀이 쓴 행복의 정복을 읽고 나서야 이겨냈습니다. 이렇게 세 권이 제게는 인생책이네요.
쿨 그레이
13/12/13 03:50
수정 아이콘
살면서 많은 책을 읽긴 했습니다만 90% 이상이 비문학이었습니다. 라이트 노벨을 빼면 말이죠... 그 비문학의 80%가 역사책이었구요. 그 책 중에서 골라본다면 역시 [나치의 자식들]을 꼽고 싶네요. 히틀러를 추종하는 게 무슨 추종하는 사람들이 전부 다 미쳐서 그런 게 아니라 평범한 시민도 히틀러를 추종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정치와 역사를 보는 눈이 그 때부터 크게 바뀌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똥포장되나요
13/12/13 06:32
수정 아이콘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요. 이런 책은 본 적이 없고 죽을 때 까지 못 볼 것 같습니다.
아이유라
13/12/13 08:50
수정 아이콘
바로 떠오르는 책은
브라이언 그린의 [엘러건트 유니버스]요.
중학교 때 뭔소리도 모르면서 마냥 "멋있다...." 하면서 읽었는데 그 생각이 이렇게 오래 갈 줄 몰랐어요.
지금도 마냥 "멋있다..." 싶은 걸 하고 있네요 크크크
바닥인생
13/12/13 09:02
수정 아이콘
[로마인 이야기] 요. 나중에 자식이 생기면 전권 다 읽으면 로마여행 시켜준다는 빌미로 읽게하고 싶은 책이에요.
Around30
13/12/13 10:18
수정 아이콘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만들어진 신]
이 책들을 읽고 어릴적부터 다녀온 교회에 그만 나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거보면 인생을 바꿨다고 말 할 수 있을것 같아요.
인간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많이 변했고요.
13/12/13 11:44
수정 아이콘
진지하게 여쭤보는 건데요, 말씀하시는 상황이

1. 독실한 교인이다가 이 책 두 권에 뒤통수 강타를 당하고 신앙심을 버리게 되었다.
2. 이미 나이 먹으면서 거의 신앙심을 잃어가던 와중에 이 책이 마지막 선을 넘어가는 계기가 되었다.

둘 중에 어떤 것인가요?
열혈둥이
13/12/13 10:56
수정 아이콘
내인생의 책 - 무라카미 류 - 69
내인생의 노래 - 패닉 - 왼손잡이
내인생의 만화 - 3X3EYES
내인생의 영화 - 후크, 포레스트검프.

보통 내 인생이라고 붙일 수 있는건 정말 어마어마하게 강한 충격을 준 작품이거나.
조그만 자극에도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시기에 접한 것들이라고 봅니다.

저도 내 인생의 어쩌구 시리즈가 전부 사춘기이던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사이에 접한것들이네요.
13/12/13 13:05
수정 아이콘
저는 마빈 해리스의 [문명의 수수께끼][작은 인간]이었습니다.
예수가 어떻게 구세주로 받아들여졌는가를 설명한 것을 보고 제 신앙을 재고해볼 수 있었고
화물신앙을 다룬 걸 보고 인류학에 흥미를 가져서 사회학을 전공하게 되었구요
선사시대 인간에게 매장의식이 있었는가에 대한 파트는 종교학도가 되는 데에 영향을 미쳤으며
동성애가 인간 외의 영장류에서도 심심치않게 일어난다는 것을 보고 여성학에도 흥미를 가지게 만들었네요.

무려 중학교 여름방학 추천도서 였습니다만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지금도 이 책은 조금 어렵습니다. 하핫....;;
그 땐 무슨 정신으로 읽었던 건지.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8465 [일반] 용준형/스타쉽플래닛/응구사OST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12] 효연광팬세우실3192 13/12/13 3192 0
48464 [일반] [클래식] 내가 요즘 미쳐있는 소프라노 [10] 찬양자2947 13/12/13 2947 1
48463 [일반] 장성택 처형됐네요... [126] Neandertal12489 13/12/13 12489 1
48461 [일반] 국정원은 이젠 해체가 답인거 같습니다 [11] 비연회상6505 13/12/13 6505 38
48460 [일반] [축구] PGR21 축빠 한번 모이시죠!(1차) [31] V.serum3426 13/12/13 3426 1
48459 [일반] 전 세계에서 전망이 가장 아름다운 호텔 스위트룸 Top10 김치찌개3663 13/12/13 3663 0
48458 [일반] 산타는 없다.(부제: 내가 크리스마스가 싫은 이유) [45] 삭제됨3262 13/12/13 3262 8
48457 [일반]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폭포 Top10 [3] 김치찌개3353 13/12/13 3353 0
48455 [일반] 전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국가 Top10 [11] 김치찌개3769 13/12/13 3769 0
48454 [일반] 호빗2 감상후기(노스포) 아...피터 잭슨이여... [33] 펀치드렁크피지알8958 13/12/12 8958 0
48453 [일반] 문헌정보학에 대해서... [28] Story4538 13/12/12 4538 0
48452 [일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그 이후. [30] 닭치고내말들어6458 13/12/12 6458 9
48451 [일반] 유관순에 대한 기억 [36] 제10번교향곡4654 13/12/12 4654 1
48450 [일반] 타이틀곡보다 더 좋았던 앨범 수록곡(발라드) [11] 뱃사공3517 13/12/12 3517 0
48449 [일반] 내 인생의 책 같은 건 과연 존재하는 걸까? [51] Neandertal4973 13/12/12 4973 1
48448 [일반] 코레일, 860명 또 직위 해제…모두 7608명 [46] 당근매니아5815 13/12/12 5815 4
48446 [일반] 한맥투자증권 주문실수로 460억원 손실.. [27] Zergman[yG]8323 13/12/12 8323 0
48445 [일반] 오늘 처음으로 이런 경험을 해봤습니다.(철도 민영화 관련) [74] SarAng_nAmoO6376 13/12/12 6376 0
48444 [일반] 민주주의의는 정의로운 체제인가 [22] 세크리4063 13/12/12 4063 45
48443 [일반] 귀찮게 하는 고객만 왕이다?? [21] 아이언맨4493 13/12/12 4493 0
48442 [일반] 듀크 김지훈, 오늘(12일) 숨진채 발견..자살추정 [59] 분수7647 13/12/12 7647 3
48441 [일반] # 악당론 # [32] 삭제됨4218 13/12/12 4218 0
48440 [일반] 미스틱89여가수들/제이워크/빅스타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10] 효연광팬세우실3719 13/12/12 371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