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축구사
조나단 윌슨의 Inverting the Pyramid(국내 번역명은 <축구철학의 역사:위대한 전술과 인물들>)입니다. 공격수가 수비수보다 훨씬 많은 뒤집혀진 피라미드의 형태로 선수를 배치하곤 했던, 2-3-5 포메이션은 일점일획의 오류도 없다고 여겨졌던 과거의 축구가, 어떻게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역사적으로 서술한 책입니다. 축구사와 관련하여 이 이상의 책이 없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이것 이상이 특별히 필요하진 않습니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BOK00016045304BA
<월드컵 축구 백과>. 1930년부터 2002년 월드컵까지의 월드컵을 총망라하고 있는 백과입니다. 백과답게 두터운 양 자체가 강점입니다. 다만 기술적인 책인지라, 월드컵에 대한 이런 저런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진 현재는 필독할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85223713
좌파 지식인으로 유명한 에두아르도 갈레아노가 쓴 <축구 그 빛과 그림자>입니다. 축구관련 전문 종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축구 그 자체에 대한 내적인 분석과 같은 것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만, 축구의 어두운 면에 대한 풍자와 냉소가 돋보입니다. 다소 문학적인 책입니다.
https://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00982752&bkid1=kbook&bkid2=prd&bkid3=authotherbk&bkid4=001
2. 전술
<현대축구의 전술, 알고 봐야 제대로 보인다.> 해외 축구 커뮤니티 중 하나인 사커라인에서 출판한 책입니다. 도식적인 설명이 많아 실재와는 유리되어 있단 감이 아쉽습니다. 포메이션이나 시스템과 같은 거시적이고 형식적인 부분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더불어 현재 한국내 축구팬들의 축구에 대한 이해 수준이 전반적으로 증진된 나머지, 이 책이 지필되던 당시에는 유효했던 비판이나 문제제기가 그 시의성을 잃은 바가 없잖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범적인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는 점에서 축구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 이들에게 괜찮은 입문서입니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6159124
<한 권으로 끝내는 축구 전술>. 니시베 겐지라는 칼럼니스트가 개인전술 공격/수비, 그룹(부분)전술 공격/수비, 팀전술, 세트피스 전술로 범주를 분할함으로써 전체적인 차원에서 전술에 대해 망라한 책입니다. 비록 초보적이고 수박 겉핥기 식이기는 하지만, FM 중독자도 읊을 수 있는 포메이션이나 거시적인 팀전술에 대해서만 논하는 것이 아니라 실전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며 디테일한 개인/부분전술의 차원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59754830
<축구 전술 필드가이드>. 개인적으로는 권하고 싶지 않은 책입니다. 내용의 충실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이런 것은 피해야한다-는 의미로 올려봤습니다.
<더 팀 바르셀로나>. 앞서 소개한 니시베 겐지가 크라위프 부임 이후를 기준으로 하여 바르셀로나의 역사를 소개하고 전술을 분석한 책입니다. 분석 대상이 실제 경기들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분석의 수준 역시 꽤 디테일하고 전반적인 서술 태도도 성실하지만, 다소 지엽적이고 미소한 것을 침소봉대하는 부분이 종종 눈에 띕니다. 굳이 바르셀로나 팬이 아니더라도 읽을만은 합니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59754113
3. 축구과학
브라질에서 현역 피지컬 트레이닝 코치로 계신 신재명님의 <과학 축구>라는 책입니다. 스포츠 생리학을 비롯한 스포츠 과학 측면에서 축구를 접근하며, 피지컬 트레이닝 이론 및 실제 선수들이 행하는 트레이닝 세션 등에 대한 설명이 볼만합니다. 사회과학이나 진보적 연구와 관련한 책을 주로 내던 한울 아카데미에서 이런 캐쥬얼하면서도 지극히 매니악한 주제인 축구와 관련하여 서적을 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특이하게 느껴졌습니다.
http://www.hanulbooks.co.kr/tot_book/content.asp?pBID=3942
<쉽게 보는 축구 의학>. 포켓북 사이즈로, 축구와 관련된 이런저런 의학적인 상식들, 예컨대 선수의 부상이나 치료, 관리법 등을 간단히 다루고 있습니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897677&orderClick=LAV
4. 경영
<우연히 들어가는 공은 없다>. 바르셀로나의 보드진으로 일했던 경영자 페란 소리아노가 레이카르트 감독 시절의 바르셀로나를 중점으로 축구 산업의 특수성, 전반적인 축구 경영에 대해 논한 책입니다. 매 경기 들어가는 골들은 그저 우연히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클럽의 경영 성과의 결과물이란 이야기지요. 자신들의 치적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부분만 적절히 여과해서 읽으면 참고할만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6395027
<사커 노믹스>. 유명 칼럼니스트인 사이먼 쿠퍼가 경제학자인 지만스키와 함께 축구에 대해 통계학/경제학적인 접근을 시도한 책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자기 주장이 확실하다는 것입니다. '이게 맞을 수도 있지만~ xx한 점들도 무시할 수 없다.'라는 식의 모호한 서술로 일관하고 밍숭맹숭하게 뻔한 소리만 늘어놓는 터라 한 번 읽으면 두 번 읽을 가치가 없는 그런 책들은 불쏘시개로 전락하기 마련이며, 맞는 이야기든 헛소리든 자기 주장을 확실하게 하는 책들이 영양가가 높다는 점에서, 이는 작은 장점이 아닙니다. 다만 통계학적 엄밀성이 떨어지는 주장도 다소 섞여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요합니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50924959
5. 사회학
<축구의 사회학>. 사회학자 리처드 줄리아노티가 계급, 젠더, 성, 인종과 같은 사회학적 관점에서 축구를 논한 책입니다. 이런 류의 책이 몇 없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고유한 가치가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다소 클리셰로 채워진 부분이 많잖나 싶습니다. 내용에 대한 번역자의 이해도도 높지는 않아 보입니다.
http://www.yes24.com/24/goods/1404507?scode=032&OzSrank=2
6. 피파
<피파의 은밀한 거래>. 저널리스트인 앤드류 제닝스가 피파의 비리나 비하인드 스토리, 루머 등을 엮어서 낸 책입니다. 음모론적인 경향이 강해 내용의 신뢰도가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막후에서 FIFA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에 대한 암시는 받을 수 있습니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5939543
<누가 월드컵을 훔쳤나>. 위와 비슷한 류의 책입니다. 1974년 아벨란제의 FIFA 회장 당선을 FIFA의 결정적인 분기점으로 보고 그 이후의 FIFA의 행보를 추적한 책입니다.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ctg=14&Total_ID=602937
그리고....이게 제 책입니다. 축구에 관한 모든 것, <월드컵> 편.
1회 우루과이 월드컵부터 지난 남아공 월드컵까지의 모든 월드컵의 주요한 정보들을 역사순으로 서술한 책입니다. 각 대회가 하나의 장을 이루고, 각 장은 대체로 대회 유치과정, 예선, 대회 준비, 대회 방식, 조별리그, 토너먼트, 기록 등의 순서로 항목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작년 말에 우연히 웹에서 축구를 주제로 글을 쓸 저자를 구한다는 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해당글에 있는 번호로 연락을 하여 설명을 들으니, 열의있는 아마추어 저자들이 자유로이 주제를 선정하여 하나하나 시리즈물로 출간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더군요. 마침 이런저런 축구관련 글을 써둔 것도 있고, 1차/2차 자료를 모아둔 것도 많아서 이를 토대로 책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렇게 시작한 작업이 이제 끝났습니다. 원고 자체는 6월 경에 이미 완성된 상태였으나 여차저차 사정이 겹치면서 실제로 출간은 지금에서야 되었네요 ^^;
출판된 지금에 와서는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처음 지필할 때에는 보다 경기 리뷰에 초점을 맞춘 헤비한 책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시리즈의 성격상 결과적으로는 내용이 다소 포멀하고 밋밋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래도 출판물인 이상 보편적인 독자층을 고려해야하다보니...수정할 시기도 길었으니 좀 더 열의를 갖고 손을 댔다면 보다 나은 책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한 번 원고를 끝내놓고 나니 동기부여가 안 되고 그저 빨리 출판되기만 바라게 되면서 가일수를 할 생각이 안나더군요. 그걸 생각하면 시간을 되돌려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자신이 쓰고자 하는 바를 모두 저술에 옮길 수 있는 이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은 진정 쓰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조차도 알지 못하는 이상, 나름의 노력이 형태를 갖춘 결과물로 나왔다는 점에 위안삼으며, 졸저나마 PGR에 소개해봅니다.
http://www.yes24.com/24/goods/11653846?scode=032&OzSrank=1
.....우루과이를 상대로 최소 무승부만 거두어도 되었기 때문에, 브라질의 우승은 기정사실인 것처럼 보였다. FIFA의 회장 줄 리메는 경기가 끝나기 전부터 포르투갈어로 브라질의 승리 연설을 준비하고 있었고, 브라질 축구 연맹은 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22개의 우승 메달을 만들고 있었으며, 결승도 하기 전에
가 브라질의 우승 축하곡으로 정해졌다. 브라질의 일간지 <세상>은 브라질 대표팀의 사진을 1면 기사로 싣고는 “우리가 세계 챔피언이다!”라는 표제를 달 정도로 자신만만해 했다. 우루과이의 주축 선수였던 바레라는 결승전 당일 호텔에서 그 기사를 보고서 분개하여 호텔에 있는 모든 신문을 모은 뒤 팀 동료들과 함께 신문에 오줌을 누었다.
경기 당일, 공식 관중 집계는 173850이었지만, 실제 숫자는 최소 22만 명을 넘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우루과이의 라이트 하프였던 줄리우 페레스는 경기장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긴장한 나머지 국가가 울려퍼지는 동안 바지에 오줌을 쌌다. 경기에 앞서 리우의 시장인 안젤로 멘데스 데 모라에스는 우루과이는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은, 이미 브라질의 우승이 결정된 것을 전제로 한 연설을 했는데, 이는 경기장 전체의 분위기, 나아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만인의 생각을 정확히 반영했다는 점에서 결코 무례하다거나 호들갑이라고 할 수 없었다.
“월드컵의 승자, 그대는 브라질. 몇 시간 뒤면 수백만 동포들이 환호할 월드컵의 그대들이여. 지구상의 무적, 그대들이여, 어떤 상대보다도 뛰어난 그대들이여. 내가 먼저, 정복자인 당신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렇듯, 비극이 벌어지기 전에는 항상 조짐과 징후가 있기 마련이었다. 사실 우루과이는 그리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그들은 이미 이전에 브라질 땅에서 브라질과 세 번 경기를 가진 바 있었는데, 첫 게임은 4-3으로 이겼었고 나머지 둘은 3-2, 1-0으로 석패했었다. 이 때문에 코스타는 패배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경각심을 유지했지만, 만사가 그렇듯 경각심을 가진다고 해서 항상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중략)...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20만 명이 운집해 있던, 경기 내내 소란스러웠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는, 줄 리메가 '온 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의 적막감'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섬뜩한 정적이 흘렀으며, 권총 자살을 하는 이들의 총성만이 간간히 들려올 뿐이었다. 코스타는 “마라카낭의 침묵이 선수들을 떨게 만들었다.”라고 말했고, 그것이 빈말이 아니라는 듯 우루과이 국가대표팀은 우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겁을 먹고 도망치듯이 경기장을 빠져 나와 바로 귀국하였다.
브라질을 위해 만들어졌던 우승 기념 메달들은 모조리 폐기 되었다. 우승 축하곡 역시 다시는 연주되지 않았다. 예정됐던 모든 우승 기념행사가 순식간에 취소됐다. 마라카낭 경기장에서는 관중 중 절반인 약 10만 명이 밤새도록 스탠드에 앉아 통곡하였으며, 브라질 전역에 전국적으로 조기가 계양되었고, 권총 자살자들이 속출했으며, 브라질 전역에서 폭력 범죄가 일어났다. 이를 두고 브라질의 작가인 네우송 호드리게스는 “우리의 재앙, 우리의 히로시마.”라며 우루과이 전에서의 패배를 일본의 히로시마 원폭 피격에 비유하여 비통함을 표현했다.
브라질 축구 협회는 이 경기 이후 상의와 하의, 스타킹 모두 흰색이었던 유니폼을 초록색 선과 노란색의 티셔츠, 파란색의 반바지 유니폼으로 바꾸었다. 바꾸기 전의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 색은 상의, 하의, 스타킹 모두 흰색이었으며 현재의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의 색깔은 그 당시 바뀐 그 색깔이다.
또한 협회는 이 경기에 뛴 모든 브라질 축구선수들을 경기 종료 후 국가대표에서 퇴출시켰으며, 두 번 다시 브라질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았다. 경기 시작 직전까지 세계 챔피언으로 숭배되던 선수들은 불과 두 시간 만에 국가의 적이 되었고 되었고, 그 중에서도 특히 흑인 선수였던 비고데와 바르보사, 주베날이 분노한 대중들의 표적이 되었다. 골키퍼였던 모아시르 바르보사는, 경기에서 패배한 책임을 물어 소속 프로팀에서도 방출되고 브라질 축구협회에 의해 영구제명까지 당한 끝에 더 이상 축구를 하지 못하게 되었을 정도였다. 그는 1963년에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마라카낭의 골대를 태우는 의식을 거행하기도 했지만, 사람들의 인식에는 변함이 없었다. 심지어 20여년 후, 가게에 들른 그를 기억한 어떤 여자가 자신의 아들에게 “저 사람을 봐. 브라질을 온통 울음바다로 만든 사람이야.”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는 은퇴하고 꽤 많은 시간이 흐른 후 브라질 국가대표 골키퍼 코치 자리에 지원했지만 월드컵 패배의 원흉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고, 1993년에는 라디오 축구 경기 중계자 자리를 맡으려 했지만 이조차도 브라질 축구협회에 의해 금지 되었다. 그는 2000년에 79세의 나이로 사망하면서 '브라질에서는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지른 범인도 30년 이상 형을 선고받지 않는데 나는 그 경기에서 패배했다는 이유만으로 50년을 복역했다.'라는 넋두리를 유언으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