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타입니다.
이제 밤 12시.. 고딩은 잡니다..
오늘은 다른 때보다 조금 일찍 자네요..
보통 그날(12:00am over) 자서 그날(08:00am) 일어나는데,
오늘은 조금 더 일찍 자네요..
"오빠빠...흐우웅... 내일 xx 대학교까지 가야돼..
학교로 오지말고, 거기로 바로오래. 아 귀찮어~"
"너 그 대학 지원했어?? 원서썼어??"
"아니.. 안써도 다 오래.. 머야이게~"
"뭐냐그게~ 하핫, 아니 그 대학도 안가는데 왜 거기 캠퍼스를 탐방가~"
"내 말이~ 애들 다 난리야~ 아침에 어떻게 서울까지 가~~~"
"애들 만나서 가덩지 해야겠네.. 몇시까지 오래??"
"아침 9시까지 그 대학교 앞으로 오래.."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니, 그 대학에 지원도 안한 학생까지 거기로 부르는 의중이 대체 뭔지..
그냥 학교가겠다는데, 왜 굳이 그 대학 탐방을 가야하는지..
뭔가 이상했고, 민선이는 내일이 걱정되는건지 걍 골아떨어진건지 오늘은 빨리 자네요..
"오빠빠, 재워죠.."
"넌 그냥 통화하고 있으면 잘자잖아.. 오빠 다 알고 있거든??"
"노래.. 노래불러죠..."
"뭔소리야~ 걍 자~~"
"아아앙~~ 그럼 부르지말고 들려죠..."
"그건 쉽지.. 기다룡.."
그리곤, 틀어준 노래가,
조장혁의 '그대 떠나가도'입니다.
왜 이걸 틀어준지는 모르나, 곰오디오를 키니 바로 이게 나오네요..하핫
.......
노래 틀어준지 10초? 15초?
아무말 없길래,
"자냥?? 민써니써니~ 자냥자냥??"
아무말이 없습니다...
"야~ 그새 자냐고~~"
반응이 없습니다..
그렇게 이어폰으로 들려오는 무음을 들으며,
컴퓨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끝나고 그 다음 노래까지 들은 후 통화종료를 누르고,
지금 이 글을 씁니다..
아까 저녁에..
제 연재글을 보신 분들은 아실테지만,
오늘은 7살짜리 막내동생(민지)을 민선이가 저녁시간 돌보는 날입니다..
엄마가 오늘 스쿼시 운동을 가신다고, 민선이에게 맡기셨네요..
그 애를 데리고, 늘 가는 곳이 있는데,
오늘 저녁은 저도 같이 갔었습니다..
보고 싶긴 하고, 민지는 돌봐야되고,
거긴 단지 근처에 있는 키즈카페라는 곳이어서 일반 카페처럼 커피전문점이긴 하나,
아이들이 블럭놀이 할 수 있는 블럭들과 레고, 영유아들이 할 수 있는 보드게임이 즐비한 곳이었습니다.
저는 그 곳을 처음 가봤고, (솔직히 우리 동네지만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음)
엄마들이 여기 애들 맡겨놓고 장보거나 잠시 외출해도 되겠다 싶을만큼 컨셉이 좋았습니다..
애들이 노는 곳엔 보육교사 같은 카페 알바가 애들과 함께 놀아주고, 같이 블럭 맞춰주고,
보드게임도 가르쳐주고.. 그러더라구요..
그 곳에 민지와 민선이와 함께 갔는데,
이 민지가 어찌나 저를 끌고 같이 보드게임 하자고 조르는지,
계획은 민지만 거기 박아놓고 민선이하고 옆 카페테이블에 앉아 도란도란 수다떨 목적으로 간건데,
이 민지민지가 같이 하자고 졸라졸라대서 결국 민선이와 함께 셋이서 놀았습니다...
처음엔 치킨차차?? 라고 하는 정말이지 단순한 그림맞추기 게임..
두번째는 슬라이딩 바비?? 라고 하는 젠가와 비슷한 게임..
세번째는 톰과 제리 같은 고양이와 생쥐의 사다리타기 게임..
그리고 대망의 네번째 게임.
이름하여 '우봉고'..
와, 이 게임은 앞에 세 게임과는 다르게 전혀 단순한 게임이 아닌,
모래시계를 뒤집어 시간을 재는 제한시간도 있고,
그 제한시간내에 주사위에서 나오는 그림과 같은 퍼즐(3개 혹은 4개)을 이용하여,
미리 가져간 퍼즐만에 맞게 퍼즐을 맞추어서,
먼저 맞춘 순서대로 '우봉고'를 외치고,
보석판에 미리 놓아 둔 갖가지 색의 보석큐빅을
순서대로 두개씩 가져가 같은 색깔의 보석을 많이 가져가는 사람이 최종승리하게 되는 게임입니다.
이 단순하지 않은 게임과 동시에 민선이와 저, 민지는 불꼿튀는 경쟁을 한겁니다!!
민지도 어렵지 않게 맞출 수 있는 퍼즐이라,
정말이지 저와 민선이가 2, 3등을 한 적도 많을만큼 제대로 만든 게임이더군요..
이런 보드게임이 있을 줄이야..
이 게임에 푹 빠져서 민지와 티격태격 말싸움도 하면서, 보석도 뺏고 소리지르면서 정말 재밌게 놀았습니다~
"언니언니~ 이번에 내가 주사위 던지는거 마찌이~~~ 오빠차례 아니지이~~~"
아, 민지도 저를 오빠라 부릅니다.. 민선이가 시켰습니다..
그리고 민지는 말을 할 때, 끝을 완전 늘려서 얘기합니다...하하핫
"아냐~ 오빠차례야~ 아까 언니 던지고 이번에 오빠 차례야~"
"언니언니~ 내 차례 마찌~이~~~~"
"언니가 던지께... 이리줘... 빨리! 민지야! 이리내.. 니차례 아냐.. 빨리 이리내..."
민지손에 있던 주사위를 민선이가 뺏고, 민선이가 휙 던집니다...
뭐 이러고 놀았어요...크흑..
보드게임을 하다보면, 정말 시간이 빨리가더군요..
어느새, 10시가 거의 다 되어, 아파트 단지 앞까지 다시 걸어갔습니다..
민선이, 민지와는 안녕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리자마자,
다시 이어폰 꼽고 전화를 합니다..
내가 안하면 민선이가 저한테 하거든요... 그래서 먼저 합니다..
전화를 하니,
"오빠빠, 오빠빠는 애들이랑 정말 잘 놀아주는 것 같애.. 넘 좋아요~"
"나도 재밌어서 그랬어~"
"민지가 방금, 저 오빠 이름 뭐냐고 나한테 물은거 알아요??
얘 원래 진짜 말도 안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데, 오빠빠 이름을 물었다니까??"
"허허헛, 징짜??"
이 민지는, 7살짜리 여자애가 어찌나 도도한지,
불러도 못들은 척, 배고파도 배고프다고 얘기도 안하고,
자기 배부르면 옆에서 짜장면 탕수육을 먹어도 한 입도 안먹으면서,
자기 배부른데 왜 자꾸 먹으라 그러냐고 다그칩니다..
이번에 3번째 보는 민지인데, 볼 때 마다 저랑 눈도 잘 안마주치고,
머리 쓰담하면 고개를 휙~ 재껴버리면서 '만지지마요~!' 하고 피식 웃는 아이..
이 민지가 먼저 내 이름을 물었답니다..하핫
묘한 이 기분..
이런 상황에 대해, 민선이도 만족해줘서 저도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만약.. 딸이 있었다면, 7살짜리 딸도 어색하지 않을 나이지요..
아직 결혼도 안했고, 자식이 있는 제 자신을 생각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아까 민지가 제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 별다른 의식을 하지 않았습니다..
별다른 생각도 떠올리지 않았어요..
근데, 막상 민지가 제게 뜻하지 않은 호감을 보이니,
아..... 뭔가 싱숭생숭합니다...흐흐....딸이라....
딸이 있다면 저럴까... 싶은 생각...?
...........
민선이 동생 민지의 등장.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ps. 지난 금요일, 고딩의 알바 교육을 마치고 갔던 TGIF 패밀리 레스토랑 이야기를 짧게 해보려고 글을 쓰다보니..
글 내용의 90%가 티지아이를 까는 내용이라, 그냥 스킵하고 가기로 했습니다..
롯데월드 티지아이만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직원들의 서비스 및 주문 후 기다리는 시간, 음식의 질, 맛에서 낮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민선이에게 들려준 노래,
조장혁 - 그대 떠나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