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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1/22 03:47:07
Name Catheral Wolf
Subject [일반] 분식회계에 대한 짧은 글
0. 시작

요즘 살다살다보면 경제면에서는 별의별 열받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S모 대기업의 모 회장님께서 몇년전 비자금을 조성하셔서 1천억원을 선물시장에 점쟁이 말만듣고 맨땅에 헤딩식으로 받아버리시기도 하고,
http://mbn.mk.co.kr/pages/news/newsView.php?category=mbn00009&news_seq_no=1093560

(뭐 다른 용도였다는 루머가 있기도 하지만...)



모 저축은행에서는 위장 자본 납입으로 투자자들의 돈을 홀라당 날려먹기도 하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1&aid=0005713253


지난달에는 잘나가던 재계 3~50위권 기업이 한방에 훅 가는데 분식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하였으며
http://www.ajunews.com/view/20131112142136499


얼마전에는 모 회계법인이 140억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지요.
http://news.ichannela.com/society/3/03/20131118/58985020/1



이런 일들을 보고 있는 저는 이제 입사한지 조금 지난 회계사입니다.
미리 이야기해두고 가는 이유는,
보나마나 이런 푸념에 가깝고 자기방어적인 글을 쓰면 매서운 공격이 올 것이란걸 알고 있고. 또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서 써봅니다.
앞으로 할 이야기들은 회계사라는 직업에 대한 한계를 이야기하는 글이거든요.
그리고 회계사의 잘못보다는 현재 제도가 이런 일들을 만들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셀프 쉴드(?)를 치는 느낌이 들어서요.
부디 최대한 적게 오해하고 잘 이야기만 하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글을 왜 적느냐. 라는 건
얼마전에 조선일보에서 실어준 사설때문입니다.
http://media.daum.net/editorial/editorial/newsview?newsid=20131119031517723


보시면 걍 회계법인을 엄청나게 까고 있지요. 그리고 댓글에서는 그에 반발하고 있구요.
진짜로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까이면 할말이 없습니다. 당연하잖아요. 그래도 전문직소리들으면서 사는 사람들인데 잘못하고 향응제공받고
그것 때문에 감사 잘못했으면 당연히 욕먹어야죠.
그렇지만 이런 사설처럼 그냥 밑도 끝도 없이 아무 논리적인 근거없이 처벌강화, 일벌백계, 이런 말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밖에는 생각이 안됩니다.
그것도 조선일보에서 ...... 그 위대한 여러가지 사건의 조선일보에서라니....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한번 야심한 밤에 내일 출근도 없겠다. 걍 적어보려합니다.


그럼 짧은 글재주이나마 시작해보겠습니다.

1. 분식은 뭐냐?

위에 말씀드렸던 사건들에는 모두다 분식회계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분식회계의 사전적 정의는 '실제보다 좋게 보이도록 거짓으로 꾸미는 것'으로 쉽게말해 분식결산이란 회사의 실적을 좋게 보이게 하기 위해 회사의 장부를 조작하는 것. 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식회계를 막기 위해서 회사는 감사인. 회계사에게 감사를 받고 그 의견을 받아서 재무제표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게 됩니다.
흔히 이러한 감사를 종결짓고 마지막에 법인의 이름으로 표현되는 감사의견이라고 하는 것의 종류에는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의 네가지가 있습니다.
이중에서 부적정이나 의견거절은 어찌보면 상장사에게는 상장폐지까지도 갈 수 있을 정도로 사형선고가 내리는 것과 같은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4가지의 의견이 전부다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설명드리면 좋겠지만,
공간과 시간의 한계상 가장 중요한 적정의견에 대해서만 짧게 보겠습니다.

적정의견의 정의는 감사인이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감사기준에 준거하여 감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의 재무구조가 전년도에 이어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기업회계원칙을 계속 적용하여 작성되었고
그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적정히 표시하고 있으며 또한 재무제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모든 사항이 공개됨으로써
재무제표를 오인케 할 여지가 없다고 확신하였을 때에 감사인이 표명하는 의견의 표시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적정의견 [適正意見, unqualified opinion] (NEW 경제용어사전, 2006.4.7, 미래와경영)

라고 네이버 지식백과에서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감사보고서상 적정의견의 비율은 거의 98%로 적정의견을 못받으면 바보......수준의 회사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1980년대에는 5~60%에 지나지않았던 감사보고서상의 적정의견 비율이 요즘은 98%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면 그 감사보고서의 수준이 올랐거나 회계수준이 과거에 비해서 상승한 것일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지만 저는 자신있게 이야기하건데. 아마 떨어지거나 그대로면 몰라도 절대 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옛날에는 펜으로 종이에 감사조서를 작성했지요. 그리고 계산기나 주산을 두들기면서 숫자를 뽑아냈습니다.
그때보다 지금의 회사 규모가 더 커진건 사실이지만, 회사는 전산화가 되어 예전보다 훨씬더 볼 자료도 손쉽게 얻을 수 있으며,
쉽게 증빙들을 요구할 수 있고, 무엇보다 신의 프로그램이라고 불리는 "EXCEL"이 있기 때문에 훨씬더 효율적인 감사가 이루어질 수 있겠죠.

그런데 왜 예전보다 분식을 알기가 더 어려운걸까요.


2. 왜 못 찾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감사시스템의 발전이 이루어졌으면 분식회계기술도 늘어났겠지요. 위에 열거한 사례중에 S모 대기업의 분식은 매우 리얼입니다.
비자금 조성의 방법이, 임원들의 급여통장으로 돈을 송금하여 그걸 급여로 위장한 다음에, 다시 회장님의 비밀계좌(....)로 돈을 보내서 전혀 티가 안나게 한거죠.
...........뭔가 혼자 열내서 이야기한거 같은데 이건 진짜 말그대로 잡아낼 방법이 없습니다. 감사인 입장에서는요.
임원한테 급여로 지출된 돈이 적정한지 아닌지에 대해서 판단하기란 말그대로 하늘의 별따기지않겠습니까. 회사가 잘돼서 상여금을 좀 줬다 라는 한마디면 뭔가 더 나올 수 있는게 없지않겠어요?
그리고 이 금액이 어디 다른곳으로 들어갔는지 아닌지를 보기 위해서는 개인의 통장거래내역까지도 봐야되겠지만, 회계사는 아시다시피 검찰이 아니니 그런거 알수없죠.
그런걸로 인해서 걍 못잡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방식의 분식은요.

그리고 감사를 하는 입장에서 찾을수있는 자료의 한계는 생각보다 좁습니다.
요즘의 분위기에서 회사에 섣불리 이것저것요청했다가 오히려 욕먹는 경우도 생각보다 드물지않으니까요.
최근의 감사시장은 말그대로 회사는 갑이요 회계법인은 을입니다. ......이건 참 뭔가 말할수가 없네요.
이것은 기사 링크로 대체하겠습니다.

[MTN현장+]교도소 담벼락 위에서 곡예하는 회계사
http://news.mtn.co.kr/newscenter/news_viewer.mtn?gidx=2013111913443185763



3. 왜 잘못된걸까.
그럼 왜 제도가 잘못된거 같다고 지금 제가 이야기를 하는 걸까요.

현행의 감사수임제도는 자유수임제입니다. 감사수임제도에는 자유수임제와 배정제가 있는데, 배정제의 경우 우리나라가 80년대까지 쓰던 방식으로,
회계법인의 인원수에 맞추어서 금융감독원이나 기타 감리 감독기관이 회사가 감사받을 회계법인을 지정해주고, 그리고 그 감사수임료도 정해주는 시스템입니다.
반대로 자유수임제의 경우 회사가 감사받을 회계법인을 지정하고 회사와 감사법인간의 계약에 의해서 감사수임료를 책정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현행제도는 정말 잘못된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밑에 표를 보시면, 기업의 숫자는 4.2%가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업의 "평균"자산이 10.1%가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수임료는 겨우 0.6%가 증가했습니다.

수임료가 별로 안늘었다. 어떻게 보면 이건 회계사업계가 스스로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고 밖에는 볼수 없을겁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제가 쓴 모든 글들은 예전에 좋은 대우를 받았던 회계사들이 이제 1000명 뽑고 옛날만큼 업계가 안좋으니 불평불만이다. 라고 비칠겁니다.

그런데 감사수임료가 물가상승률만큼도 안늘었다는 이야기는, 감사수임의 주체가 지금 누구에게 완벽하게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그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왜그럴까요.
그건 감사수임료를 지급하는것이 감사받는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당연히 이윤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기업은 감사를 잘하는데 비싼 법인에서 감사를 받을까요 아니면 그냥 싼데서 감사를 받을까요.
감사를 잘하는 법인에서 궂이 비싼돈주고 감사를 받아봤자 스스로의 문제나 부정이 밝혀질 가능성이 더 높은데 누가 감사잘하고 비싼 법인에서 감사를 받겠습니까. 당연히 싼데서 받지요.
오히려 어찌보면 감사의 품질이 어떻게 낮아지든 투입되는 회계사의 연차가 낮아지고 숫자가 적어지든간에 일단 싸게 돈주고 보고서에서 적정의견만 나오면 회사는 무조건 오케이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그 수많은 회계법인의 파트너들은 달려들면서 서로의 감사에 대한 덤핑을 열렬히 하는거지요.

지금의 이 상황은 마치 피고(회사)가 판사(회계법인)의 월급을 주면서 스스로의 죄를 판단해달라는 것과 전혀 다르지않습니다.
그리고 그 주는 월급이 적어도 된다는 이야기는 힘의 주도권이 완전히 넘어가서 제대로된 감사를 할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는걸 보이기도 합니다.


4. 일단 끝.
최근에 들은 이야기로는 감사인과 회사가 수정사항을 놓고 줄다리기를 합니다.

"이거 반영하고 이거 반영할테니까 이거 반영해주지마세요. 이거 반영하면 수익이 너무 낮아져서 못해먹어요. "
이런 이야기까지도 들은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올바른 기준에 따라서 감사를 하지도 못할망정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수정사항에 대해서 거래를 하나요..

이건 말이 안됩니다. 이건 재무제표를 보고 투자하겠다는 주식투자자들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일입니다. 도대체 뭘 믿고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겁니까. 애초에 그 감사라는것조차도 말도 안되게 일어나는데......

회계사들이 주도해서 발생하는 분식회계는 생각보다 거의 없습니다.
요즘세상에 분식해주고 눈감아주고 몇억씩 받아챙겨봤자 대부분 다 환수되고, 그런 위험을 부담하면서까지 양심을 팔아먹는 회계사는 생각보다 엄청 없습니다.

아마 이런 문제에 대해서 인식한 회계사들이 바라는건 거의없습니다.
한번이라도 회사한테 필요한 자료 다 요구하고 회사가 작성해야만 하는 자료들을 모두 작성해서 앞에 대령한 다음에, 완벽하게 FM대로 감사하는 것일겁니다.

수임료가 늘든말든 진짜 한번이라도 담당자가 자료달라고 했을때 그런거 없어요. 몰라요. 알아서 하세요. 이런 이야기좀 안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몇몇 뜻있는 분들이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고자 한 인터뷰기사를 연결해드립니다. 부디 한번 읽어봐주십시오.




청년회계사 양심고백 "회계감사 하나마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6/20/2013062004553.html





P.S

지금까지 많은 링크들과 많은 글들을 읽어주신 분들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자러갈 가능성이 매우 큰데, 가능한한 피드백은 하겠습니다.

그리고 PGR에 계신 수많은 업계 선배님들께 감히 잘 모르는 후배가 앞서서 짧은 이야기를 늘어놓은듯해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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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eral Wolf
13/11/22 03:48
수정 아이콘
그리고 야밤에 잠이 모자라서인지 중간중간에 보이는 논리의 비약에 대해서는 질문하시면 답해드릴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변변찮은 글이나마 읽어주신분들께는 다시 감사드립니다.
OneRepublic
13/11/22 04:33
수정 아이콘
회계사는 애초에 감사라는 업무를 하면서 을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기업에게 끌려갈 수 밖에 없죠.
지금 담당회계사가 아닌 다른 회계사도 많이 있는 그 사실때문에, 그냥 기업이 해달라는대로 해주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옛날처럼 국가 혹은 국가를 대신할 수 있는 기관에서 지정을 해줘야하지 않나 싶은데, 그럼 또 회계사가 갑이 되겠죠.
어찌되었던, 지금이 기업들이 원하는 상황이니 좀처럼 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Catheral Wolf
13/11/22 04:51
수정 아이콘
일단 위에 적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기업이 원하는 상황에 빅펌 회계법인의 파트너도 원하는 상황이죠. 자유수임제가 빅펌의 파트너들에게는 작은 회계법인의 거래처들을 끌어올 수 있는 기회거든요. 외국과 제휴한 회계법인이라는 점도 포함시켜서 말이죠.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미래를 위해서는 배정제가 답이 될수밖에 없지만 지금 기득권층은 그걸 원하지 않으니 문젭니다..
13/11/22 04:43
수정 아이콘
제가 주식공부 좀 해본답시고 재무제표 분석하는거 좀 공부하다 gg쳤는데 글 읽어내려가면서 속이 썩어 나가시겠구나 하는 공감이 듭니다..

회계사가 을이니 이건뭐 답이없죠 .. 여러가지 문제가 있겠습니다만 CEO중심의 기업문화가 좀 바뀌지 않고는 답이 없는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재무제표 백날 연구해봤자 주식방송만 따라가는놈보다 돈벌기 힘들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어쩐지 공감도 되고 씁쓸하더군요...
Catheral Wolf
13/11/22 04:57
수정 아이콘
솔직히 지금 환경에서 재무제표는 믿을수 없습니다.
회사의 수정거부를 고스란히 회계법인이 모른체한다는 리스크를 떠안아야되거든요. 거부하고 수정사항 제시하고 그 수정사항을 회사가 거부해서 한정이나 부적정 날린다든가, 아니면 의견거절 날리면 회사는 걍 다른 법인한테 감사 맡기면 장땡이니까요. 그러니까 회계법인은 울며 겨자먹기로 걍 감사해줄수밖에 없어요. 리스크를 다 떠안고요.
물론 위의 사례가 무조건 그런 사례는 아닐거고 실제로 회계사가 잘못한 점도 없잖아 있을겁니다.
13/11/22 04:47
수정 아이콘
저같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래서 왜 분식회계가 사회에 악을 끼치는 것이냐?"까지 논제가 진행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아주 얕게 알기로는, 분식회계를 통해서 얻는 "회계사 차원"의 이득이 아닌 "회사"차원의 이득이 있다는 거고,
그로 인해 투자를 이끌어내고 거기서오는 부작용이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과정을 통해 프로세스가 진행되는지 그 점이 궁금하군요.
13/11/22 04:51
수정 아이콘
회사는 세금을 줄이기위함, 경영진의 비자금, 기업의 재정위기를 감추기위함(투자유치 주식시장가치유지 등의목적) 등등의 목적으로 분식회계를 하는데 이게 결국 기업을 망하게하고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또한 피해를주고 일반투자가(개미)들을 패망으로 인도하는 주범이 된다는게 큰 문제입니다
Catheral Wolf
13/11/22 04:54
수정 아이콘
그냥 단순히 이야기하자면, 위에 언급했듯이 SK 최모회장이 천억원을 날려먹은게 분식을 통해서 회삿돈을 오너가 빼돌린겁니다. SK는 상장한 회사니까 주주들의 돈을 회장이 멋대로 투자에 사용하고 그 손실을 주주에게 떠넘긴거죠.
결론은 위의 모든 사례들이 어떻게보면 미리 적발했다면 막을수도 있었을 그런 일들입니다.
분식을 조기에 적발하면 터지기전에 뭔가 대처를 할 수가 있었겠지요/
동양이 그렇게 한방에 훅가지않는다든가... 저축은행이 한번에 무너질정도로 막장이 되지는 않는다든가 하는 식이죠.
... 위에는 안적었지만 효성의 경우에도 미리 적발했더라면 좀 더 나은 대체가 있을수 있었을거겠죠.

음......그리고 그 과정이 진행되는 면은 사례마다 워낙 특이한 사항이 많고 어느정도는 공부가 필요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또 적어보겠습니다.
13/11/22 04:58
수정 아이콘
두분 감사합니다. 제가 왜 이야기를 꺼냈냐면,
미디어에서는 분식회계에 대해 많은 보도를 해대기는 하지만, 실제로 그것이 어떻게 문제를 일으키는지에 대한 깊은 담론까지는 가지 않아서 대중들의 사고가 어느순간 멈춰버리게 대니까 말이죠.

저만하더라도 얼마전까지 분식회계는 먹는건줄 알았습니다-_-;;
Catheral Wolf
13/11/22 05:01
수정 아이콘
음. 사실은 그래서 문제라고 생각은 해요.
일단 사건이 터지면 분식회계 분식회계 뭐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언론에서 이야기만 하니까, 이런 문제가 있다는건 일반대중이 전혀 모르고
걍 회계사 욕만 하면 편하니까 그렇게 하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국감에 심심찮게 회계법인에 대한 공격이 많이들 올라옵니다.
공격할걸 갖고 공격하고 권한도 좀 준다음에 의무를 주면 좋을텐데 지금은 권한은 하나도 없는데 의무만 엄청많아서...
13/11/22 05:05
수정 아이콘
그렇죠. 인과관계에서 처음과 끝만 보여주고, 자 처벌! 이렇게 되면,

분식회계 => 처벌 받는행위 라는 것은 이해가지만, 실제로 어떤 프로세스가 적용되는 건지도 알 수없기 때문에 결국 이득보는 자는 이득을 가진채 끝나게 되고,

언론은 "우린 보도 했어"라고 책임회피하게되고
사법부는 "우린 처리했어"라고 결론지어버리니

문제가 해결될 리가 없지요.

중간에 피보는 사람은 변한것도 없이 말이죠.
13/11/22 05:03
수정 아이콘
분식회계를 저같은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기 좋은 예가 야구에 구원투수가 분식회계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게 아주 묘하게 이해가 쉽게 잘되더군요 아주재미있습니다 ! 지난시즌 류현진의 다져스에 분식회계 전문가가 하나있었는데 그분덕에 다져스 플옵도 못가볼뻔했지요
OneRepublic
13/11/22 05:04
수정 아이콘
회사: 분식회계를 통하여 세금을 줄이려고 하거나 회사가 더 많은 투자 유치를 위하여 뻥튀기해서 경영실적을 보고시키고 싶다.
(분식과 횡령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위의 이유로 분식을 합니다. 횡령은 그냥 횡령 10억으로 재무제표에 적으면 됩니다. 재무제표 건들면 분식)
회계사: 이 회사랑 내년에도 일하고 싶다.

회사에서 만든 재무제표를 토대로 회계사가 지적을 하는 것이 회계감사입니다. 원래 문제가 없거나 회사가 요구사항을 정정을 한다면
적정의견이 나가는 것이죠. (회계사의 업무는 이 회사 경영상태가 좋다 나쁘다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재무제표가 사실이다만 판단합니다)
그런데, 갑인 고객사가 스스로 자기들 입맛에 맞게 만든 재무제표를 공시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회계법인한테 그렇게 하자고 요구를 하는거죠.
회계감사라는게 사실과 100% 맞는 것은 구할 수도 없고 그것을 요하지 않습니다. 중요성에 따라 어느정도 틀리는 것을 용인하는데, 일반적으로
그 범주안에서는 재무제표를 입맛에 맞게 만듭니다. 근데, 그 범주를 벗어나기도 하죠. 그러면 문제가 되는 분식입니다.
Catheral Wolf
13/11/22 05:07
수정 아이콘
...음..업계에 계시거나 공부를 하신듯해서 제가 부끄럽습니다...ㅠㅠ
13/11/22 05:1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분식이라는 말 조차도 전 이해가 안됩니다. 粉飾會計 즉 분칠한 회계라는 말 조차 그 행위의 안 좋은 점을 중화시켜준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로 찾아봐도 masking accounting loopholes 정도 밖에는 모르겠네요. 확실히 언어자체가 의미를 모호하게 만든다고 할까요.

회계부정이라는 좋은 말도 있는데 말이죠.
OneRepublic
13/11/22 05:16
수정 아이콘
Catheral Wolf님// 그냥 회계학도입니다. 이론적인 것 밖에 몰라요. 흑흑
곰주님//
분식이란 단어의 어원은 '화장을 하다'입니다.
맨얼굴(사실에 가장 가까운 재무제표)에다가 분칠을 해서 이쁘게 만드는 것이죠.
다시 말해, 사실에다가 뭔가 덕지덕지 발라 보기 좋게 하는 짓 정도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13/11/22 05:25
수정 아이콘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많이 배우는군요.

여기서 질문이 하나 생깁니다.

어디까지 그 분칠이 허용되는가? 냐는 점이죠.
예를들면 소수점 몇자리의 반올림은 허용되고 되지 않는가? 같은 것 말입니다.
분칠의 정의가 궁금해 지는군요. 그 방법과 허용범위가 말이죠.
Catheral Wolf
13/11/22 05:31
수정 아이콘
분칠에 명확한 정의는 없습니다. 회사 사정이나 기타 등등에 의해서 변할수도 있구요.
예를 들면 삼성에서는 1억원정도 빵꾸나도 아무렇지도 않을겁니다. 거의 100억원 빵꾸나도 별 문제 없을거에요 아마.
그런데 코스닥 어느 작은기업은 1억원 빵꾸나는 순간 담당자 다 짤리고 난리날겁니다.

그래서 매우 상대적인 이야기죠. 그런 점으로 인해서, 그런 명확한 정의는 없습니다.
이게 회계학에서 애매하고 위에서 이야기한 회사와 법인의 거래가 가능한 원인입니다.
법인에서 감리가 나왔을때 디펜스를 위한 논리로 쓰는데 가장 좋은 거거든요.. 중요성이라는게
blue moon
13/11/22 05:38
수정 아이콘
삼성이나 코스닥 작은 기업이나 , 회계적으로 1억 빵꾸나면 절대 안됩니다.
1억이 뭐에요. BOM 풀다 보면, 소수점 단위도 틀리면 안되거든요..
Catheral Wolf
13/11/22 05:41
수정 아이콘
음...당연히 1원이라도 틀리면 절대 안되죠. 쉽게 이야길하려다가 너무 지나치게 쉽게 이야길했군요. 틀린다는걸
회계상 용인이 가능하다는건 확실하게 틀린건 무조건 안되는거지만 그 추정의 범위나 기타 등등 부분에서 어느정도의 차이가 발생하는경우에는 용인이 가능하다는거니까요.
OneRepublic
13/11/22 05:39
수정 아이콘
Catheral Wolf님이 답변해주셨는데 숫자로 표현하면,
매출이 1억인 기업에서는 5천만원이 틀리면 큰 오류가 있는 것이겠죠?
매출이 100억인 기업에서 5천만원이 틀리면 그것이 큰 오류가 있다고 보기는 힘든 것이겠구요.
그렇기 때문에 회사와 회계법인이 어느 정도까지 틀린 것은 봐주겠다 라고 미리 약속을 하고 감사를 합니다.
이 기준을 중요성 기준이라 하고 회계법인마다 자기들만의 공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객사에게 알려주죠.
소수점을 말씀하셨는데, 이 허용기준은 생각하시는 것보다 후합니다.
Catheral Wolf
13/11/22 05:47
수정 아이콘
아.....혹시나 싶어서 저도 수정을 했는데. 확실히 틀린게 발견되는경우 1원이라도 수정사항 제시하는게 맞습니다. 위에 바꿨는데, 추정이나 기타 등등... Overall Test에서 추정의 차이가 어느정도 미만으로 발생시만 봐줍니다.

확실하게 틀린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리 회사랑 거래 이런거 해도 얄짤없어요 하하하;
그리고 고객사한테 중요성기준은 왠만하면 절대 안가르쳐줍니다.
중요성기준 자체는 실무 나가보면 생각보다 안후해요.......ㅠㅠ
OneRepublic
13/11/22 05:59
수정 아이콘
감사인은 샘플링을 해서 감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감사시작하기 전에 받아들일 수 있는 최고 오류를 정하죠.
그것이 중요성이구요. 이것이 곰주님께서 물으신 "어디까지 분칠이 허용되는가?"의 답변으로 적은 것이에요.
틀린게 발견되면 수정사항을 제시하지만, 수정하지 않아도 중요성을 안넘으면 적정의견이 나가니까요.

중요성 기준이 후하다고 말씀드린 이유는, 곰주님께서 소수점을 말씀하셨기에 그정도는 아니라는 뜻이었습니다.
고객사와 계약시 중요성 기준을 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건 제가 잘못알고 있네요.
13/11/22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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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분 답변 감사합니다. 이제사 왜 분식회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유가 감이 잡히는군요.

오늘 많이 배웠습니다.
Curiosity
13/11/22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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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나라 제도들은 어떠한지 궁금하네요.
확실히 최근 사태들을 보면, 세금을 좀 더 쓰더라도 제도적 지원이 필요해 보이는데 말이죠.
Catheral Wolf
13/11/22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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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대부분다 자유수임제긴 합니다. 미국이든 일본이든... 그런데 미국은 모르겠는데 일본은 우리의 앞길을 가고있어요
13/11/2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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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제로간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게 아닌게 세무조사가 강제배정제잖아요 사실. 그러나 세무공무원하고도 ...
Catheral Wolf
13/11/2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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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완전히 해결된다는건 있을수 없는일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세무조사의 자세한 매커니즘은 모르겠지만 회계법인의 경우 의견을 조작하거나 하기 위해서는 파트너급을 최소한 3명 그리고 그외의 실무자 수명을 포섭해야 한군데 회사에 대한 조작이 가능하지요 이게 가장 작은 회사의 경우고 큰회사의경우 그 인원이더 늘어날겁니다.
그런거 감안하면...음...그래도 지금보다 낫지않을까요?
13/11/2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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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5공때 수조씩 해 먹었는데 그 돈이 어디서 왔겠어요. 이 때 배정제였어요.
밑에 어떤 분이 소유와 경영분리 말씀하셨는데 이건 재벌해체를 의미하니 힘들죠. 국민연금이나 소액주주들 감사감시권리를 늘리면 당장은 아프더라도 장기적으론 정당한 회계감사로 가는 토양이 되지않을까요.
그리고 조선일보는 저러다 말아요 저러면서 이 사회시스템이 작동한다는 알리바이하는거고. 님들 의지가 제일 중요해요.
Catheral Wolf
13/11/2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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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을 얻기에는 지금까지 쌓아온 회계사 직업군에 대한 이미지가 안좋죠. 저희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시스템상으로는 위에서 말했다싶이 정당한 회계감사가 불가능합니다; 실제로도 가끔씩 저희가 배정제를 통해서 배정받는 IPO 예정법인의 경우 진짜 말그대로 칼같이 감사합니다. 뭐라도 하나 위험한게 나올거같으면 미친듯이 털어요;.....
그걸 보면서 느끼는건 제대로 하면 똑바로 감사할 수 있는 기업인데 그게 안되고 걍 욕만 먹으니 그게 안타깝다는겁니다.
실론티매니아
13/11/2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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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회계일을 하고 있는 꼬꼬마 사원입니다
윗분들이 말씀을 잘 해주셔서 저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요즘은 정말 회계 법인도 영업이라서 회사 입장에서 보면 그냥 접대좀 해줘야하는 거래처(?) 같은 느낌이 들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영업이익이 잘나오는 가족중심 중소기업은 소위 가오잡는게 장난아니죠;
Catheral Wolf
13/11/2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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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회사가 작고 안정적일수록 뭐 회계법임이 궂이 필요없습니다. 그러나 그런곳은 뭐 어차피 갑이되든 을이되든간에 상관없어요. 주주가 개인이니까 일반인들에게 큰 데미지를 주는건 아니에요
PolarBear
13/11/22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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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준비생으로 학원강의를 들으면 종종나오는 언급이 Catheral Wolf님 말씀처럼 회계사의 을포지션이기때문에 불합리한 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씀하셨던 예가 맞는것이 어떤판사가 저상황에서 큰죄를 때릴수 있을까요.

어떻게든 현재 치열한 경쟁사회에 을포지셔닝은... 그렇다고 강제 배정제도 현안에 대해서 큰 해답이 될수도 없을것 같구요. 기업의마인드가 바뀌어야될것 같은데.. 현재 우리나라 재벌구조상 그것도 힘들거구요

요즈음 모든 전문직이 다 어렵다는 얘기를 듣다보니 가끔씩 펜을 놓고싶기도하지만 그래도 해야죠. 제 어린시절부터 꿈이 었기에....
Catheral Wolf
13/11/2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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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에 대해서 큰 해답이 될수는 없지만 일단 지금의 자유수임제는 그냥 불구경수준이거든요.. 일본도 요즘은 슬슬 불지옥이 회계부분에서 터지고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동네는 일반적인 회사의 마인드가 우리나라보다 더 회계쪽으로 엄격한데도 그러는 마당이니까요.
모든전문직이 어렵고 솔직히 뭐 이거 바뀐다고 회계사로서의 개인의 인생에 큰 변화가있을거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주위에 큰회사들 나가는 동기들이 제발 완벽하게 FM대로의 감사를 해보고싶다고하는걸 보면 배정제라도통과되서 욕이라도 좀 덜먹고싶은 생각입니다
가만히 손을 잡으
13/11/2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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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 재밌는 이야기네요. 글에 상당부분 동의합니다.
우리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외부감사 받아보면 현실 세계에 대한 감이 옵니다.
저는 회계사가 아니라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모릅니다만, 회사에서 외부감사를 받으면 감사기관인 회계법인이 철저히 을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단순 생각해도 넘어갈 수 없는 문제들도 그냥 적정판정이 나버립니다. 말안들으면 안쓰거든요.
배당제였을 때는 회계법인도 기준대로 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이게 자유로 바뀌어 버리면서 이 사단이 난겁니다.
심지어 자료제출도 안합니다. 회계사가 사원들 급여내역을 요청해도 그냥 안줍니다. 뭔가 구리는게 있으니까 그렇지만
결국 자료도 없이 상상감사를 해버리는 거고, 부실은 알수가 없고, 외국자본이나 국제금융쪽에서 볼때는 어이가 없는 거죠.
A급인 채권이 하루아침에 부실채권이 되어버리니까요.
Catheral Wolf
13/11/2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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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여러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나름 열심히 쓴글이 조금이라도 저희를 바라보시는 시각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카라이글스
13/11/2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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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저희 회사는 감사위원회에서 외부감사인 선임기준을 수십개 만들어 놓고 엄정하게 선정한다고 자부합니다.
가격 또한 최고/최저는 배제하고 있구요. 모든 회사가 그저 싼 회계법인을 선정하는 건 아니라는 말씀 드립니다.
Catheral Wolf
13/11/2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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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회사가 싼 회계법인만을 선택하지는 않습니다. 위의 글에서 적은 이야기는 그저 예시를 위한것일 뿐입니다. 혹시 심려를 끼쳐드렸다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법령상 한번이라도 감사를 시작한 법인의 경우 타법인으로 옮기는데는 같은 값이면 득보다는 실이 더 클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런 점에서 봤을때 덤핑에 대한 유인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존재할 수밖에없습니다..
그게 카라이글스님이 말씀하신 회사와 같은 곳이 있더라도 현재 시장 전체가 변할수는 없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13/11/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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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얘를들면요.

연구개발해서 상품을 개발한 후 그것을 파는 기업이 있다고 합시다.

연구개발비를 들이면 연구성과 가 나오죠.

이 연구성과를 무형자산으로 잡아 개발비를 상각을 할수도 있고(비용인식을 천천히 함) 이 연구성과를 상품을 개발하는 비용으로 해서 당기에 비용으로 잡을 수도 있죠. 비용인식을 천천히 하면 당기 순익이 좋아지고, 비용으로 잡으면 그만큼 당기 법인세가 줄어듭니다.

회사에서 그 연구성과를 뭘로 잡았던지 간에, 감사인은 그 연구성과가 다른 상품에도 적용할 수 있는건지, 혹은 다른 회사에 지적재산권으로 팔수 있는건지, 외주개발을 했는지 내부인력개발인지, 소스코드가 남아있는지, 업계상례는 어떤 것인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수정요구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근데 회사가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감사인은 업계전문가가 아니니 울며 겨자먹기로 그냥 적정판정하게됩니다.

그래서 손익계산서보다, 현금흐름표나 bs를 통해서 실제 유형자산과 자기자본 비율을 보라고 하는거죠. 손익계산서는 분식회계가 용이하거든요.
13/11/2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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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회사는 연매출 30~50억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작은 회산데... 자산은 100억이 넘지요. 해서 외부감사 대상에 포함되서 올해 처음으로 진행해봤는데,
본문에 적으신게 무슨뜻인지 알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회계사가 코치를 해주더라구요. 물론 분식쪽으로요 흐흐;
율리우스 카이사르
13/11/2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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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가 분식 쪽으로 코치를 해준다기보다는 , 해당 업계가 이렇게 보통 회계처리를 하고 있으니, 굳이 이것을 이렇게 잡아서 회사 상태가 경쟁사보다 안좋은 쪽으로 보일 필요는 없다 정도가 아닐까요?

회계사가 향응이나 뇌물을 받지도 않았는데 먼저 나서서 분식을 해줄리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안전한 범위내에서 회사 모양을 좋게 만들거나 보다 업계표준에 맞게 함으로써 신용평가나 이자율 심사등에서 좋은 등급을 받아, 자본조달비용을 낮게 해주는 쪽으로 조언을 해주는것은 기업입장에서 좋은 회계사에게 감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이고, 회계사가 창출하는 가치라고 보여집니다.
13/11/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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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당연히 저희쪽에서 먼저 요구를했는데, 감사하시는분들이 매우 이런상황이 익숙해보이셔서요. 저희재무재표를 어떻게 바꾸라고 코치를 해줬다는 말입니다. 그런의미에서 본문글이 이해가 갔다는 말이에요^^:
Catheral Wolf
13/11/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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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을코치해준다기보다는 회사와의 관계가 좋은경우 회계준칙을 준수하며 법령에 어긋나지않는 범위에서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시켜줍니다.
분식과는 좀다른 부분이죠 ^^;
분식은 진짜 말그대로 걍 불법이니 말씀하신것과는 다른 내용입니다. 이제 겨우 외감규모 넘는 회사에 대해서는 회계사도 칼날을 그리 들이밀지는 않습니다.
13/11/2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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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반영하고 이거 반영할테니까 이거 반영해주지마세요. 이거 반영하면 수익이 너무 낮아져서 못해먹어요.]라고 할 때

그럼 님 부적정의견임 고고 ~ 할 수만 있으면 분식회계 제법 줄어들겁니다.
13/11/22 10:10
수정 아이콘
그렇게만 쉽게 할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요...다들 먹고 사는 문제고, 업계에서의 평판이나 계약이 걸려있는 문제다 보니 의심만으로는 안되고 누가 봐도 명확한 실수에 대해서만 저렇게 할 수 있죠...근데 문제 터지는건 대부분 명확한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에 대해서 어느 수준으로 depth있게 절차를 할거냐는 것이이서....간단치가 않아요..
마음의여유
13/11/22 09:35
수정 아이콘
역지사지랄까..업무상 재무제표를 보면서 기업의 신용평가를 내리는 입장에서 보니까..
사전적인 회계의 의미와 세상속의 회계의 의미가 다르다는 건 익히 알고 있습니다.
현장속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을 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법원의 감정평가서처럼 랜덤으로 돌리는 것도 괜찮을 듯 싶은데....
그렇게 하기에 세상이 호락호락하게 돌아가진 않겠죠..세무당국이 엄청난 민원에 시달릴 소지가 다분해 보입니다.
절세하면서 살 것인가..아니면 회사발전을 위해서 (좀 더 철저하게 신용등급에 의하여 산출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많은 대출금 과 싼이자를 쓰기 위해
재무제표를 만들 것인가..입맛에 따라 모든 갑들을 상대하시느라.. 참 어렵겠습니다.
침착한침전
13/11/22 09:50
수정 아이콘
내 비리를 적발할 사람을 내가 고용하고 내가 돈을 준다?
이게 근본적인 문제인거 같긴한데
미국과 일본도 그렇게 하고 있다라..
일본은 뭐 우리나라가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는 중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미국도 그렇게 하고있다니...
뭔가 모르는 긍정적인 면이 있는 방법인지 궁금하군요.
13/11/22 10:12
수정 아이콘
미국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SEC와 미검찰에서의 기소수준이 차이가 나죠....한번 걸리면 바로 상장폐지 및 실형으로 매장되니까요...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금융당국에서의 조치도 다소 애매하기 때문에 회사입장에서도 명백한게 아니면 ...안걸리면 되는데...너네만 왜 그렇게 깐깐하게 보느냐...는 식으로 나오니까요...당국과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후 정책화해서 강력한 제제 규정이 나오면 조금 완화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물론 그런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회계스캔들은 나오지만요..
어강됴리
13/11/22 10:13
수정 아이콘
엔론처럼 몇백년 때려야 고약한 짓거리 그만할라나..
건국이래 최대의 사기꾼 장영자도 고작 10년살고 나와 또 사기치고 다닙니다.
우리나라는 경제사범에 대해 너무 관대한거 같습니다. 이명박정권하에서는 희대의 이건희 1인 사면까지 ... 허허..

어떻게 보면 회계사도 공적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인데 이렇게 시장에 맡겨놓으면 제대로 될리가..
솔직히 글 읽으면서 이런일이 있을줄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현업 종사자에게 들으니 회계사욕만 해댔던 제가 부끄러워지내요
견우야
13/11/22 11:13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갑'과 '을'의 관계를 바꿔달라는 것인데..

그렇게 되더라도

'회계감사 비리'가 없어지진 않을 것 같고... 조금 '줄어드는 정도' 라고 생각해 봅니다.

Catheral Wolf님에 고충은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회계사라는 직업이 '갑'과 '을'을 떠나 '책임'있는 자리라고 보고 있는 1인입니다.

(왜냐하면 누군가는 감사 결과를 보고 회사를 평가하는 분들이 꼭 있을것이라고 믿기에..)

글 잘 읽었습니다.
Catheral Wolf
13/11/23 02:44
수정 아이콘
갑과 을의 관게를 바꾸어달라는게 아닙니다. 최소한 똑바로 감사라는걸 할 수있는 위치를 확보해달라는 겁니다. 그리고 책임은 당연히 넘치고 넘칩니다. 제가 하는일이 수많은 사람 지갑에 영향을 주는거니까요.
그러나 책임있는 자라고 해서 그 책임만을 강요하는건 공정하지 못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권한도 쥐어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저높은곳을향하여
13/11/22 13:1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저는 갑의 입장이다보니, 보는 관점이 조금 다른 것들도 있어서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감사수임료를 지급하는 것이 감사받는 기업이라 문제라는 지적은 일견 타당하지만, ISO 등 경영시스템 인증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ISO의 경우 국내에 수십개의 인증기관이 있고, 기업에서 원하는 업체를 선택해서 심사를 거쳐 인증을 얻게 되는데요. 마찬가지로 '피고(회사)가 판사(인증기관)의 월급을 주면서 스스로의 죄를 판단해달라는 것' 입니다. 차이점이라면 국제공인인증기관은 그렇게 많지 않고(국내 수십개?), 인증기관의 네임밸류도 인증서 자체만큼 중요시된다는 점 정도일까요. 결국 인증을 얻는 것이 목적이면 공인기관중 제일 쉬운(잘 주는) 업체를 고를 거고,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네임밸류있는 업체를 찾게 되겠죠.

회계법인의 경우도, 가령 주식투자자들이 '이 재무제표는 A회계법인이 감사한거니 믿을 수 있어' 하게 된다면 회계법인도 자기 업체의 네임밸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네임밸류, 공신력이 회계법인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라면요. 반면에 법무법인은 공신력이 중요한 게 아니고 이기는 것이 중요하죠. 법적 분쟁시 비싼 돈주고 김앤장에 의뢰하는건 가장 공정한 판결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의뢰자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목적이니까요. 회계법인은 어느 쪽일까요? 회사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주는 쪽?(김앤장) 아니면 원칙적이고 깐깐한 공정함의 화신? 저는 모르겠습니다. 가령 살인사건을 맡은 변호사가 조사해보니 의뢰자가 백프로 나쁜놈, 죽일놈인데 여러 증거자료들로 볼때는 무죄 승소할 가능성이 굉장히 클 경우 해당 변호사는 정의의 편에 설까요 아님 승소하기 위해 노력할까요? 많은 경우 승소하려고 하고, 스스로는 Devil's Advocate 역할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자위하지 않을까요. 청년회계사의 양심고백 링크를 보니 이런 변호사의 자기위안과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 같은 경우, 회계법인의 외부감사는 요식행위입니다. 자료요청받으면 귀챦지만 일부러 빼고 주는 것 없고, 다 줘도 특별히 한정의견 받을 일도 별로 없더라구요. 오히려 탈탈 털리는 건 내부감사입니다. 내부감사는 자료 빼고 숨기는 것도 어렵고 만약 그러다 걸리면 바로 집에 가니 다 까고 보는 거고 봐서 문제있으면 고칠건 고치고 털건 털리고 하는 거죠. 회계사가 갑질하려면 회사내 감사부서로 가야죠. 하긴 굳이 감사부서 아니더라도 재무 세무 회계직종은 보통 회사내에서 불변의 갑입니다. 흐흐.

마지막으로, 회계법인은 아직 을이 아닙니다. 예전에 수퍼갑이었다가 지금은 을 취급을 당한다고 느끼는 갑이죠.
혹여 제가 좀 오버해서 표현한 점이 있다면, 그래서 불편하신 분들 있으면 미리 사과드립니다. 쓰고보니 넷상에서도 갑질하는 것 같아서요. 쩝.
Catheral Wolf
13/11/23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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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시는 것은 타당합니다/저도 수험생 시절에는 어떤 회계법인이 감사실력으로 일반소비자에게 인정받으면 말씀하신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감사법인을 결정하는 것은 그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고 회사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주주나 CEO인 것이 대부분의 경우입니다.
그런 경우 아무리 감사를 잘해봤자 오히려 부정이 있는 기업의 경우 껄끄러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리고 회계법인이 을인지 아닌지는 사람마다 느끼는게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을이 아니라면 왜 수많은 회계법인은 재무제표를 감사하면서 작성해주는 걸까요. 법적으로도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것일텐데요.
갑의 위치인 회사라고는 해도 주석이나 현금흐름표를 회계사에게 맡기는건 그냥 귀찮아서나 능력부족 이라고밖에는 생각이 안됩니다
저높은곳을향하여
13/11/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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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님 글을 읽으면서 몰랐던 것도 많이 배웠고 회계사분들의 고충도 알게되었습니다. 우선 감사드리구요.

아무래도 제가 경험한 것으로 판단하게 되다 보니 재무제표를 회계감사하러온 회계법인에 맡긴다든지 하는 건 생각도 못했네요. 자기가 Audit해야할 자료를 자기가 작성하는 건 정말 이상하군요. 궁금한건 이런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작성할 능력이 없다면 회계사에게 맡겨야 할텐데, 그게 회계감사하는 회계법인에 시켜야 하는 일인지, 아니면 비용 때문에 어차피 써야 하는 회계감사법인에 시키는 건지 궁금하네요. ISO 의 예를 들면, 신청하는 회사들은 사실 자체적으로 ISO 를 준비할 역량과 경험이 부족하기때문에 컨설팅업체를 계약해서 심사준비를 하게 됩니다. 컨설팅을 통해 경영시스템을 준비한 후 심사업체를 선정하여 Audit을 받게 되는데요. 회계법인의 경우는 제무재표 작성이나 기타 회계업무처리를 위한 컨설팅 업무는 별개로 하지 않나요? (어떤분 댓글에 용역이라고 표현한게 이런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컨설팅 따로 심사 따로 진행한다면 말씀하신 문제 중 상당부분이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언뜻 듭니다.

회계법인이 을이라는 건 사실 맞습니다. 맞구요. 계약관계상 의뢰자인 회사가 비용을 지불하고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감사)를 제공하는 회계법인이 을이라는 건 명백합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여러 분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은 회계법인이 을 취급을 받느냐 하는 측면일 겁니다. 회계감사받을때 회계법인에서 밥사고 접대하는 거 본 적 없거든요. 을인데 갑 대접을 받는걸 기대하는 을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어떤 을이나 갑과의 관계에서 불편할 수밖에 없지만, 회계법인이 을, 병이라고 하시면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습니다. 아시다시피 회사생활하면 누군가에겐 갑이지만 누군가에겐 을이거든요. 회계법인에게 갑인 기업들이 을 입장에서 다른 회사를 만날 때 받는 취급을 아신다면 회계사분들의 푸념은 배부른소리로밖에 안들립니다.
Catheral Wolf
13/11/23 11:52
수정 아이콘
흠.. ISO가 무엇인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ISO인증에 대해서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ISO인증에 성공하는 경우 그것으로 발생하는건 회사에 대한 이득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계감사는 성공적인 회계감사 = CEO에게 안좋을수 있는것. 의 등식이 성립합니다. CEO입장에서는 당연한것이죠. 모든 CEO가 깨끗하고 완벽한 회계처리를 하고 있다고 기대하는건 그야말로 바보같은 짓이기 때문이니까요.
그런 이유로 봤을때 말씀하신 ISO와 회계감사는 전혀 다른 업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회계법인에서 밥사고 접대하는걸 보신적은 없을겁니다. (실무진 레벨에서는 회계법인이 그래도 밖에서 "감사"를 수행하러온 사람인데 거기다대고 밥 니네가 사라고 하는건 좀 어떻게보면 웃기지 않냐고 어떤 회사 담당자분이 저한테 이야기하시기도 하더군요.) 그러나 파트너와 감사법인 결정권자의 회식에서는 회계법인이 생각보다 엄청많이 접대를 합니다. 그건 아마 저높은곳을향하여님이 못보셔서라고 밖에는 생각이 안되는군요.; 그런점을 봤을때 단순히 밥얻어먹고 접대받는다고 해서 을, 병은 아니다. 라는건 좀 제가보기에는 말이 안되는것 같습니다.

제가 그리고 글에서 갑을관계 어쩌고 하긴 했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않다고 봅니다. 갑도 아니고 을도 아닌 관계를 사실 원합니다. 갑과 을을 바꿔달라기보다는 전 계속 이야기하는건 "감사"라는걸 똑바로 할 수 있는 위치를 달라는겁니다. 솔직히 배정제나 자유수임제나 바뀐다고 해서 회계사의 위치가 갑작스럽게 바뀌지는 않을겁니다. 단지 회계법인이 회사를 감사함에 있어서 내년에 어차피 내가 안할수 있다. 라는 사실을 아는순간 그 회사를 봐주고 뭐고간에 완벽하게 FM으로 감사를 수행할 수 있는 위치까지는 올라갈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님께서 말씀하신 글에서도 언급하셨듯이 회계감사를 갑인 기업에서 요식행위로만 봐도 되는걸까요. 상장사의 경우 감사를 받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주주들에 대한 의무중 하나인데말이죠. 그러한 시점은 좀 곤란하지않을까 싶습니다. 하여튼 결론은 지금의 관계에서 제대로된 감사는 불가능하고 그것에 대한 개선은 필요하다는 겁니다. 뭐 궂이 접대 더 받고 그러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걍 제대로 자료좀 갖고오고 내가 해야되는 일까지만 하고 회사에서 해야하는건 알아서 하였으면 좋겠다. 라는겁니다.
저높은곳을향하여
13/11/23 13:30
수정 아이콘
네 말씀하신 내용 이해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제한적인 경험으로만 말씀드리다보니 비현실적인 내용들도 있었을듯합니다.

회계감사가 요식행위라는 제 표현은 오해할만한 소지가 많았군요. 말씀드리려 한건 저희 회사는 본문과 댓글중에 나온 것처럼 재무제표 작성을 시키거나 말도 안되는 것들을 적정의견으로 달라고 하지 않는다는 의미였습니다. 안 해놓은 일을 시키거나 안되는 걸 되게 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요식행위라고 한거구요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숙제 안하는 아이들에겐 숙제검사가 꼭 필요하지만 평소에 예습복습 잘하는 모범생에겐 숙제검사가 그냥 귀챦은 통과의례일거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제가 우리회사가 아주 깨끗하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흐흐.

말씀하신 것처럼 갑을관계는 사실 중요하지 않고, 회계법인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위치로 감사를 수행하는 환경은 꼭 필요하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소송이나 재판에서 정의의 편이기보다는 의뢰자 편인 법무법인과는 다른 입장이라고 봅니다. 물론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의뢰자의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여러모로 많이 배웠습니다. 마침 다음주에 회계법인 Partner직급과 중간감사 관련 미팅이 있는데 본문과 댓글에서 많이 배워갑니다.
건승하세요.
yurilike
13/11/2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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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은 아주 정확한 을입니다. 을이 아닌게 아니라 을 그 자체에요.
그리고 재무제표를 그대로 믿으면 당연히 너무 순진한 것입니다.
LG twins
13/11/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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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을도 아닌듯해요. 병쯤 되나.
용역할땐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죠.
yurilike
13/11/2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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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런것 같아요. 대체로 을이고 약간 병쪽으로 가는 움직임도 있는듯 합니다.
블루sky
13/11/2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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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이런글을 pgr에서 보게 되네요..청년회계사회말씀을 하시는거 보니 그 사이트를 이용하시는것 같은데요.크크크
저도 그 조선일보 사설보고 열이 받았는데 말이죠..
저도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자유수임제보다는 지정제로 가야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무조건 미국이 하는건 장단을 파악하지도 않고 따라가는게 너무 많습니다. 회계사 부분합격제도도 미국이 하니까 따라서 도입한거고
자유수임제로 예전에 바뀌긴 했지만 이 제도 또한 미국을 따라간거고 말이죠.(솔직히 부분합격제도는 우리나라에서 왜 도입한건지 도대체 모르겠다는)
아무튼 우리나라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회계감사를 필요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거 같아요. 우리나라의 회계투명성이 거의 최하위로 나타나는걸 보면
잘 알 수 있죠. 하지만 미국같은 경우는 예전 엔론사태때문인지는 몰라도 감사를 정당하게 받고 감사수임료도 적절히 지급을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기업가들의 기본마인드가 다르니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분식을 해야겠다 맘만 먹으면 쉽게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인거 같아요.
또한 현재 이렇게 감사시장이 상황이 나빠진건 회계사들 스스로도 큰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서로 저가로 감사를 따오고 감사는
저가로 따오는 대신 용역까지 얻어오려고 하니 감사 자체는 그야말로 수익성이 전혀나지 않고 책임만 막중해지는 그런 상태가 된것이죠
진짜 일부 파트너들의 이런 행태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회계사들 스스로 목줄을 죄는 행위이며 나아가서는
큰 분식회계를 저지를 수 있는 원인이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렇다고 마냥 지정제로 바꾸자고 하기도 힘든게 기업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됩니다.
아무튼 요즘 분식회계가 터지면 무조건 회계사를 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정말 아닙니다. 회계사는 철저하게 을이니까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회계감사는 그 기업의 미래를 판단하는게 아니라 그야말로 재무제표가 기준에 맞게 작성되었는지만 판단하는 거니까요.
심지어 요즘에는 재무제표도 회사에서 작성해야 하는걸 회계사가 작성해주고 있으니 정말 말도 안되죠
자기가 시험본 걸 자기가 채점하는 그런 상황이니까요..
글이 너무 길어졌는데 전반적인 사회인식이 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s 그리고 올해는 회계사 합격하고도 힘든 상황인거 같아요. 글쓰신분은 현재 일을하고 계시다니 빅펌을 다니시는거 같은데
현재 미지정들이 꽤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힘든 고생끝에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고도 좌절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르는 분들에게
같이 힘내자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Catheral Wolf
13/11/23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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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바와 같습니다.. 어쩌다보니 빅펌서 일을 하고있습니다.
그리고 지정제로 무조건 바꾸자고 하기도 힘든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저는 지금보다는 차라리 지정제가 낫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서 이 글을 적어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각여삼추
13/11/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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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회계사 시험 중단시키고 국가기관으로 회계청(가칭)을 만들어서 회계공무원이 세무조사처럼 적정, 비적정을 판단하게 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Catheral Wolf
13/11/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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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런 용도는 금감원이 있습니다. 단지 지금도 권력이 강한 금감원이 그렇게 되면 더 강해지겠죠
일각여삼추
13/11/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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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모든 상장사의 회계감사를 직접 하지는 않지 않나요? 이익충돌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직접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atheral Wolf
13/11/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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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모든 상장사를 감리하지는 않지만 샘플링을 통해서 감리할 수 있지요. 그리고 모든 상장사의 회계감사를 한다는건 최소한 회계사가 3~5천명정도는 필요할것 같은데 그런 인력을 급조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요즘은 전세계적으로 작은정부를 지향하는데 그러한 일을 한다면 정부기관의 직접적인 감시감독이 지나치게 심해지는 효과가 생겨서 오히려 부작용도 있겠지요.
탄산수
13/11/22 14:15
수정 아이콘
회계청(?) 만들어도.. 국세청이 세무조사시 뒷돈 받듯 되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나란 정말 부패에 넘 너그러운듯..
오른발의긱스
13/11/22 14:17
수정 아이콘
회계사의 입장에서 쓴글이라 공감은 하지만 전적으로 동의 할 수는 없네요.
회계감사를 받는 회계부서에 있는 저의 입장에서 회계사가 을이라고 하는 말은 쉽게 공감이 안되네요. 제가 다른 회사는 다녀보지 못해서
분위기는 잘 모르겠지만 저희의 회계감사를 위해 회계사가 요구하는 자료를 모두 숨김없이 제공하고
회계사의 감사기간동안 사장님이 직접 접대를 할 정도로 극진한(?)게 대접하는 편입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13/11/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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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희회사도 비슷해서, 크게 공감은 안가는데.. 대기업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더 저럴수 있다고 봅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13/11/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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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인한테 자료 다 만들어주고.. 그래도 모잘라서 불려가서 이거저거 다 얘기해주고 나면 취조받은 느낌.. 쩝.
Catheral Wolf
13/11/23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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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회사의 경우 오른발의 긱스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매우 자료제출도 잘하시고 감사하기에 최대한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십니다.
그러나 슬프게도 그런 회사의 비중은 매우 낮습니다.대 부분의 회사는 최초 재무제표도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원칙적으로는회계사가 회사에 도착했을때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주석의 5가지 재무제표슬 다줘야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회사를 본적은 거의없으니 그게 문제입니다..
유로회원
13/11/2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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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그렇게 치면 환자가 갑이고 의사가 을인데....

기본적으로 전문가 양심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변명처럼 느껴집니다

완벽히 감사할수 없는 상황이면 감사하면 안됩니다
Catheral Wolf
13/11/23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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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히 감사할 수 없는 상황이면 감사하면 안된다. 그말씀은 의사가 완벽하게 진료할 수없다면환자를 받아서는 안되고 변호사가 의뢰인의 형량을 줄이거나 무죄로 만들지 못하면 수임해서는 안된다는 말로 들립니다.
전 제 주장을 이야기하기위해서 수많은 단어들로 위의 글을 썼는데 어떤 생각으로 그냥 변명이라고 하시는지요? 현업 회계나 경제분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조금이라도 아시는지요?

생각을 조금이라도 더해주셨으면 합니다 너무 단순하게 제 고민과 이야기를 폄하하시는듯한 것 같습니다
수필처럼아름��
13/11/23 01:04
수정 아이콘
업계에 종사한지 벌써 10년을 향해가는 회계사입니다. 큰 회계법인 두 군데를 겪다 지금은 개업한(소위 말하는 자기 사무실) 상태이지요.

꼬꼬마 회계사시절 호기롭게 자본주의의 중심에 서 있는 스스로를 느끼며 회계감사에 뛰어들었다가 정말 많은 좌절을 겪었습니다. 이중장부를 만들고 수시로 대표이사가 자기돈처럼 회사금고를 움직여도 적정의견이 나가는 모습을 본 적도 있지요. 자유수임제 하에서 [의견거절]이란 곧 회계사의 매출감소를 의미하니까요. (회계법인은 자신의 현재 소득이 중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개개인이 사업자와 같기 때문이지요. ) 물론 정 반대의 경우도 많습니다. 회계사의 회계감사를 [audit]이라기보다는 재무제표작성을 해주러 온 일꾼으로 보는 시각 역시 대부분입니다.

처음엔 [배정제]가 답이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좀 달라졌습니다. 제가 직접 영업을 하고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지금의 [을보다도 못한 시세]는 자유수임제로 시작되었지만 엄밀히 보면 [CEO가 회계감사 수수료를 자기돈]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우리들조차도 [내가 돈 주고 내가 감사받는다]라는 생각을 하지만.. 100%지분을 소유한 회사의 부채도 0인 회사의 CEO가 그렇게 말한다면 좀 수긍하겠습니다만...그게 아니라면 어떻게든 그 돈은 그 회사의 주주를 포함한 경제적정보이용자가 지불하는 비용입니다. 절대 회사 그 자체가 지불하는 돈이 아니지요.

제가 지식이 짧아 외국의 사례까지 다 알지는 못하지만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혹은 이런 인식이 잘 정착된 나라의 경우 자유수임제라 해도 확실히 개념인식이 다르더군요. 돈은 돈이고 감사는 감사다. 감사를 철저히 하지 못한다면 대가는 참혹합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확실합니다. 자산대비 감사수수료 지불금액 비율을 보면 한국과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삼성전자의 매출대비 감사수수료금액이 얼마나 낮은지를 아시면 놀라실 겁니다.(그런 비율을 볼 때마다 1~3월에 하루도 새벽3시 이전 퇴근을 못해본 과거가 생각나면서 우리 직업이 불쌍해집니다.)

불행하게도 현재의 진행방향은.... 회계사 및 회계법인에게 실패 혹은 오류에 대한 처벌은 갈수록 강화되면서, 반대의 제도적 보장은 점점 후퇴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여전히 횡령건이 터지거나 분식건이 터지면 회계사부터 물고늘어지는 신문기사와 주주들의 소송과 감독당국의 보도자료는 넘쳐납니다.)

거의 10년이상 눈으로만 즐겨찾는 PGR21이지만 모처럼 같은 업계내용이 있어 댓글을 달아보았습니다. ^^ 괜한 화풀이성 댓글이 될까 두렵네요. 워낙 소심한지라 ㅠ.ㅠ

PGR21분들만이라도 이런 글들을 통해 저희직업의 고충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입니다. 늦었네요 ...
Catheral Wolf
13/11/23 02:41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선배님.
그냥 제 생각은 어차피 배정제와 자유수임제중 하나를 택할 것이라면 과연 무엇을 택해야하는가에 대한 생각입니다.배정제가 모든것의 답이라고는 생각하지않습니다. 그래도 현재 자유수임제가 유지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직업의 고충을 조금이라고 더 이해해 주는 분이 생기길 바라면서 글을 부족하나마 적어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필처럼아름��
13/11/2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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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둘 중 고르라면. 지금은 배정제가 답이라여겨요^^ 이런고민을 한다는 자체가 멋지다고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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