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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3/02/23 14:07:43 |
Name |
50b |
Subject |
[일반] 인도의 나이트는 어떤 곳인가. |
12시간 정도 일을 하고 아침에 들어와
한시간 정도 잠깐 잠들었다가 제사를 지내고 밥을 먹고 세배를 드리고
일을 가기위해 다시 잠을 잤다.
피곤해서 자는 것이 아니라 일을 가기 위해 눈을 붙이는
내 신세가 조금 처량했지만 나의 나이쯤(33살) 되면 일을 해야지 돈이 생기고
돈이 생겨야 먹고 살수 있다란걸 몸소 체험하는 나이라 우울한 기분은 가지지 않기로 했다.
잠이 왔다 갔다 하는 그 오묘한 기분의 시점에
모르는 번호로 성가신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나마스떼"
어떤식으로 대답을 해야 할지 생각을 했다.
누군가에게 전화해서 "나마스떼" 라고 말을 할 정도가 되면
그사람에 대해서 어느 정도 친밀감이 있다는 뜻인데 내가 여기서
'누구세요' 라고 말을 한다던가 자연스레' 오랜만이네' 라고 말을 할경우
나와 정말 친했던 사람이라더가, 연장자일 경우에 뭔가 불편한
기류가 형성 되버리기 때문에 신중해야만 했다.
"나마스떼" 라고 대답했다.
글을 적는 지금도 여전히 나마스떼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 오는 목소리는 다시 한번
"나마스떼"
그리고 다시 나도
"나마스떼"
우리는 1분 정도를 나마스떼만을 주고 받았다.
나마스떼만이 존재하는 세계에
빠진 기분이였다.
나마스떼 에서 수화기 건너편의 사람에 대해 내가 추측할수 있는
단서는 아무것도 없었다.
1분이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고, 수화기 너머에서 나마스떼를
제외한 아무말이나 해주길 바랬다.
그것이 이해할수 없는 외국어라도 말이다.
이런 나의 바램과는 다르게 여전히 수화기 너머로는
나만스떼 만이 홀로 메아리 칠뿐이였다.
다시 나도 "나마스떼"
"형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인도 갔다 왔다.
거기서 인도 여자를 만났는데, 그 사람과 결혼 할거다"
드디어 말이 나왔다.
목소리와 인도 이야기를 듣고 생각 해보니
예전에 일했던 와인바의 사장이었다.
와인바라고 해서 옷을 갖춰 입고 격식을 차리고 손에 린넨을 두르고
테스팅을 해주는 그런곳은 아니고 같은 자리에서
몇번이나 망했다가 궁여지책으로
'그럼 와인이나 팔아보자, 대신 독특하게 신발은 벗고 앉아서'
라는 컨셉으로 하는 그런 곳이였다.
그당시에는 내가사는 지역에 이런 곳이 없어서 꽤 손님들로 북적 이곤 했다.
사장님은 항상 인도에 가서 마음의 평안을 얻고 모든 물질적인 것들을 내려 놓을라고 말했었다.
(말과는 별개로 내가 일을 그만둘때는 물질적인 것을 덜 내려 놓은 상태라
원래 받아야 할 돈에서 30만원이나 덜 주기도 했다.)
사장의 취미는 술을 마시는 것이였다.
물론 할일 없는 일요일 차를 물고 단란한 가족들이 타고 있는 차를 뒤쫓아 간다던가,
여자 속옷을 모은다던가 하는 취미보단 덜 이상 하지만,
맥주 한병으로 시작해 두박스를 혼자 비우고
술에 취해버리면 엄청난 문제가 되면서 주위 사람들을 괴롭게 만드는 그런 취미였다.
내가 술을 잘 먹지 않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기이한 사건들이 연속으로
벌어졌던 엄청난 가게 였었는데 덕분에 "난 인도에 갈거야"라는 그 말을 항상
무시하곤 했다.
"인도 어디서 만났어요?"
"나이트클럽에서
삼월달에 다시 인도가서 데리고 올거다"
"결혼식때 꼭 참석할께요.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전화를 끊고 곰곰히 생각 해봤다.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인도까지가서
나이트를 간게 조금은 아이러니 하게 느껴졌지만
우리나라 처럼 웨이터가 있고, 팁을 줘야 하고
부킹을 하는 곳은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인도란 나라의 공기에는
인도영화에 뜬금없이
나오는 유쾌한 노래와 춤 비슷한
인도 특유의 깨달음의 공기가 있고
나이트의 입구에는 커다란 불상과 코끼리 문양이 있으며, 은은한 초를 피우고
나이트 안은 수행하는 깨달음을 찾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그공기에 맞는 나이트 가 아닐까......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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