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입덕의 초석이자 마음속의 장기집권자 사카모토 마아야. 이번에도 역시나 전 로도스도 전기 같은 거 본 적 없습니다(...). 이상하게 판타지 소설은 재미가 없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한 우파 밀덕 작가가 쓴 키노의 여행 정도는 보긴 합니다만.
아무튼 그 때 로도스도 전기를 본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나중에 투니버스에서 열어주면서는 모르겠지만... 근데 사람들은 본 적도 없는 저 금발 엘프 이름을 다 알고 있더라는 겁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대단한 캐릭터입니다. 비슷한 예로는 야겜 한번도 안한 사람도 알았던 투하트의 초록머리 로보트 정도 있겠네요.
이 당시에 사카모토 마아야의 노래 중 대표곡을 꼽으라면 대부분 이걸 꼽았습니다. 왜냐면 에스카플로네 노래는 너무 많아서 이노래 저노래 팬이 분산됬었는데 이 노래는 퀄리티 좋게 오롯이 하나 떠올라서 로도스도 전기라는 대작을 대표하고 있던 노래였으니까요.
*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극장판 - 반지
보통 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본다면 시험이 끝나거나 해서 더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 싶으면 반에서 한 명 골라서 가져오라고 시킨 뒤 틀어주곤 하죠. 이 극장판은 선생님이 직접 가져와서 보여줬습니다. ...정품이었을까요.
아무튼 극장판에서도 여전히 정면은 모를까 등장인물들의 측면얼굴은 모두의 원성을 들었죠. 거기다 에스카플로네를 TV판만 왕창 봤던 녀석은 다이제스트 보는 거 같다나 뭐라나. 결국 극장판에서 기억나는 건 이 노래 뿐인걸로.
근데 지금 보면 그놈의 측면얼굴만 빼면 작화도 괜찮고 연출도 멋있는 거 같습니다. 지금 다시 극장판을 본다면 전 만족할 거 같아요.
왜냐면 TV판은 정면도 구리기 때문에(...).
* To Heart - Feeling Heart
야겜의 전설. 그리고 야겜의 애니화 작품 중에서도 단연 탑클라스. 솔직히 애니만 보고 이거 원작이 야겜이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할 겁니다. 야겜 애니가 야애니가 아니라니! 문제는 이게 야겜이란 건 동급생만큼이나 유명하다는거...
저도 막말로 고등학교때는 내내 투하트 팬이었습니다. 컴퓨터 조작이 서툴러서 플레이는 못했고 그 뒤로도 여전히 야겜은 이것저것 만지는 게 귀찮다 보니 한번도 안했지만 시나리오는 대충 훑어봤고, 뭐니뭐니해도 세상엔 게임 궂이 하지 않아도 이것저것 많이 알 수 있는 방법이 많아서요. 투하트는 구려터진 그림체로 그려진 H신이 함정카드라는 평가를 받죠. 그냥 학원연애물 팔아먹으려고 어거지로 H신을 끼워넣었다는 느낌이 강하죠. 그 연애물 요소만 쏙 뽑아서 나온 게 애니메이션.
작품 내내 작화도 극도로 안정적이고 시나리오도 훈훈하게 초고퀄로 뽑아내 준 명작. 이 만화의 숏컷들 때문에 전 아직도 숏컷이 이상형이고, 캐릭터 자체를 숏컷들을 좋아하고, 온라인게임에서 커스터마이징 할 때도 최대한 숏컷이나 머리를 묶어올리는 형태를 좋아합니다.
심지어 여친까지 숏컷을 시켰죠... 머리 한 번 잘라달라고...
*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 Yes, I will
이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 노래가 더 좋기도 하지만, 역시 남들이 전부 Blue Water만 들었기 때문에... 그 때는 '아 이 노래는 나만 아는 숨겨진 보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과연 오프닝 찾아보는 놈들이 엔딩을 안찾아봤을까 싶네요.
* 오자마녀 도레미 - おジャ魔女カーニバル!!
이 노래는 모두가 알고 있었습니다. 오쟈마녀 도레미는 한국에서 위용을 떨친 최후의 공중파 마법소녀물이기 때문에...
기존의 사랑과 정의를 부르짖던 소녀들이 일상과 우정을 이야기했던 건 대단한 매력입니다. 그 나이 때 연애도 도레미와 비슷하게 했고, 혹은 안했고(...). 솔직히 웨딩피치나 세일러문 연애는 너무 비현실적이잖아요. 그 마족 남자애가 아무리 작중에 인기가 없어도 내 주위엔 그렇게 생긴 놈이 한 놈도 없는데 말이죠. 뭐 물론 사랑과 정의를 이야기하지 않은 것도 있긴 하죠. 빨간망토 챠챠라고 그건 사랑이고 정의고 우정이고 용기고 그냥 아무것도 이야기 안하고 약만 빨던 거라 비현실적이긴 마찬가지고...
아무튼 이 현실적인 마법소녀물은 저는 대단히 좋아했습니다만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는지 투니버스로 옮겨가고, 공중파는 애니는 계속 내보냈지만 마법소녀는 한참동안 소외되고 왠 몬스터 우글대는 만화가 장악하죠. 별나라 요정 코미 방송했을 때 마치 갈증해소 같은 느낌으로 미친듯이 봤네요. 고3이 공부는 안하고.
한국판 주제가도 일본판의 컬트적인 느낌을 잘 살린, 현지화가 아닌 단순 번역 노래중에 최상급 퀄리티죠. 노래방에서 おジャ魔女カーニバル!! 예약하고 나서 '두근두근 자꾸만 두근두근' 으로 시작해 주면 애들이 다 미쳐 날뜁니다. 닭살돋아서 그런가.
그런 거 비슷한 게 하나 더 있죠.
* 몬타나존스 - 冒険者たち
작품의 교훈을 전부 제로경의 명대사에서 얻는 그 애니. 이것도 노래방에서 예약하고 '하늘을 봐요' 로 시작하면 사람들이 미쳐 날뜁니다. 근데 이건 따라 부르데요.
전 세계에서 오프닝 엔딩을 똑같이 쓴다는 그 노래. 원곡이 좋아서 그런지 한국판도 단순번역이지만 대단히 좋습니다. 오히려 일본판보다 부르기는 훨씬 편하더군요. 왜 똑같은 노랜데 일본판은 안올라가고 한국판은 올라가고...
한국판이 1절에서 짤린지라 유명하진 않지만, 이 노래의 1절이 끝나고 나오는 사운드는 흥이 절로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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