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눌님과 아들이 "프랑켄위니"를 본다고 하면서 저보고는 다른 영화를 봐도 좋다고 하길래 "위험한 관계"를 따로 봤네요.
사실 저번 주에 "메리다와 마법의 숲"을 볼 때도 저에게 "광해"를 따로 볼 기회를 주었는데도 같이 봤다가 후회를 해서요.
오프닝과 함께 "중국 영화였어?" 하는 반응들이 객석에서 조금씩 나왔네요.
많이들 아시겠지만 원작이 소설인 이 작품은 전작들이 많아서 스토리나 인물들을 비교하면서 보게 되었습니다. (존말코비치 주연, 사라 미셀겔러(뱀파이어슬레이어 버피) 출연, 배용준 주연<스캔들>, "발몽"도 같은 영화라는데 보지는 않았네요.)
전체적으로 화면이 예쁜 편이었고요, 스토리의 개연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었지만 원작을 아는지라 배우들에 집중하고 보았습니다.
주로 존 말코비치의 1988년작과 비교해 가면서 보았는데요,
장쯔이(투르베 부인 역)는 다소 미스캐스팅이라고 느껴졌지만 티켓파워를 감안한다면 제작자 입장에서는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장백지(메르퇴이유 부인 역)같은 경우는 존 말코비치와 글렌 클로즈의 관계가 잘 이해가 안 되었다면(저한테는 글렌 클로즈가 늙은 퇴물 정도로만 보였었거든요.) 여기서는 둘이 비슷한 연배 정도인데 이 설정이 훨씬 나아 보입니다.
장동건의 플레이보이 역할은 장쯔이가 왜 넘어오는지 전혀 공감이 되지 않았는데요, 배우의 마스크 이미지, 연기력과 빈약한 시나리오가 문제인 듯 한데요, 스캔들의 배용준이 전도연을 유혹할 때의 그 능수능란함과 자꾸 비교가 되더군요. 물론 장동건은 상대적으로 순정남으로 묘사하고 있긴 합니다. (바람둥이 순정남이네요.)
존 말코비치의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 중 하나가 미셸 파이퍼를 버리면서 "나도 어쩔 수가 없다."라고 되네이는 장면인데, 여기서는 장동건이 나름 설명을 해주는데 원작의 대사가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예전에 "스캔들"을 보면서 1,000만을 기대했었다가 예상보다 낮아서 안타까웠었는데 어제 본 영화는 그보다 많이 낮을 듯 합니다.
참, 장동건의 중국어 발음 때문에 자막없이 보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나름대로 애는 썼습니다만.
마속 나무위키 문서 2.3. 가정의 패전 인용
"그런데 여기서 마속은 제갈량의 명령을 무시하고 길목에 세워야 할 방어진지를 산 꼭대기에 세우는, 전쟁사상 다시 없을 바보짓을 한다.
부장 왕평이 필사적으로 말렸지만 이마저도 무시해버린다."
저도 장동건이 장쯔이에게 사랑을 느끼는 부분에서 공감하기가 힘들었습니다.
1931년 상하이라는 분위기도 살리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보고요.
영화관람 전에 어떤 전문가께서 허진호감독 스럽지 않는 영화라고 기대하셔도 좋다라고 설명을 해주는데 부정한 평가를 돌려서 말하는듯해서 영화끝나고 피식한적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