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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2/10/04 14:26:15 |
Name |
쉬군 |
Subject |
[일반] 응답하라 1999..나의 리즈시절이여... #1 |
때는 바야흐로 한창 피끓는 청춘인 고2시절...
여름방학을 맞이하야 끈풀린 강아지....마냥 뛰놀던 제가 너무 가여우셨는지 어머니께서는 제 친구들과 한 파티로 묶어서 수련회에 보
내버리셨습니다.
게다가 수련회는 조용하기 그지없는 불교 수련회였죠.
종교가 불교인지라 중학교때도 불교 수련회를 가본적이 있었던 저는 어떤 프로그램인지 꿰고 있는 상태였지만 저와 파티를 이룬 다른
친구 세놈은 그야말로 수련회 뉴비 였습니다.
보통 불교 수련회를 가면 이렇습니다.
1. 10시이전 취침
2. 새벽 기상 후 108배
3. 큰스님 말씀 후 기타 프로그램
4. 휴식
5. 레크레이션
6. 천배 또는 삼보일배
이런 프로그램들이 로테이션으로 돌아가게되고 혈기왕성한 중고등학생들이 저 프로그램에 제대로 적응할리가 없죠
거기다 고기도 없습니다...아아...
2박3일 일정에 첫째날은 어찌저찌 넘어갑니다.
물론 심심함에 치를 떱니다.
그러더니 첫째날 저녁부터 친구 세놈이 스코어를 매기기 시작합니다?
60점...75점...에이 아니야 65점...
남자들이 모이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뭘까요...
정치, 군대, 여자, 야동..아..아닙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였던 저희가 정치, 경제 이야기를 할리가 만무하고 야동이 발달하지 못했던 90년대 말인지라 결국 관심사는 한가지
로 귀결된거 같더군요.
보던 책을 접고 친구놈들을 관찰하자니 지나가는 수련회 여자참가자들의 점수를 매기고 있습니다..
쟤는 얼굴은 별로지만 몸매가 이쁘니 75점..
쟤는 이쁘니까 80점..등등
문득 친구들 얼굴을 바라봅니다. 오징어 세마리가 사람을 보며 외모를 평가하네요...
뭐 어지간히 할일이 없구나..라고 생각하며 읽던 책을 집어들어 가방에 살포시 집어넣고는 친구들의 판정에 편파판정이 없는지 확인
차 함께 끼어들었습니다.
절대 저도 심심해서 끼어든건 아닙...
이렇게 첫째날이 지나고 둘째날이 되었습니다.
어제의 스코어를 데이터삼아 둘째날에는 친구놈들이 헌팅에 나섭니다..!!?!
그당시 전 진심으로 숫기가 없어 뒤로 빠져 친구들의 동태만 살피고 있었습니다...진짭니다..
신성한 대법당에서 친구놈들은 하이에나처럼 주변을 살피기 시작하고 십여분이 지났을까...친구들이 나에게 달려와 멱살을 잡고 흔들
더군요.
눈을보니 이미 이성의 끈을 놓았습니다. 뭔가 싶어 친구들의 수신호를 따라 눈을 돌리는순간 깜짝놀랐습니다.
여성분들을 스코어로 따지면 그렇지만 백점만점에 90점은 가뿐히 넘을 두 여학생이 수다를 떨고있네요.
같이온 남자일행이 있겠거니 싶어 좀더 살펴보라고 지시를 하고는 또 십여분이 지났지만 다른 일행은 보이지 않습니다.
한껏 흥분한 친구들이 저한테 다시 달려오더니 또 멱살을 잡습니다.
그나마 여자들이랑 이야기 잘하는 니가가서 말좀 걸어보라고.
위에서 본내용이랑 뭔가 다른걸 보셨다구요? 기분탓이겠죠.
전 그렇게 친구들에게 떠밀려 두여학생에게 다가갑니다.
"저기...." "네?"
두 여학생이 절 바라봅니다.
예쁘긴 정말 예쁘네요 허허..
슬림한 몸매에 한지혜씨를 닮은 발랄해 보이는 한 학생과 양가집 규수처럼 조용하고 청순한 한 학생이 똘망똘망 저를 쳐다봅니다.
숫기가 없고 여자앞에만서면 바보가 되는 저는 식은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뒤를 돌아보니 소득없이 오면 여기서 니놈의 천도제를 지내버리겠다는 친구들의 눈빛이 보입니다.
어쩌겠습니까...자다가 이불에 하이킥을 할 지언정 친구들한테 죽는거보다 낫겠다는 생각에 말을 겁니다.
"혹시 일행 없으시면 저희랑 같이 이야기나 할래요?"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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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업무시간에 적으니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네요;
2부작으로 끝날듯 하고 2부는 오늘 저녁에는 올릴수 있을거 같습니다.
결과는 PGR여러분의 염원대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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