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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31 02:32
저와 같은 나이이시네요 반가워요:)
저도 올초에 취업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하고 싶은 게 있는 것도 아니었구요. 이제 어떻하지 싶나하고 아직까지 생각중이에요. 꿈이 있다는거 아무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고 싶다는게 있다는거니. 25.. 아직 어린 나이라고 생각해요. 님말대로 잠시 접은거지 지운게 아니잖아요. 앞으로의 계획을 잘 세우고 실행하면 좋은 결과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힘내자구요^^
12/08/31 03:35
저도 짜치는 재능에 음악듣고 글쓰고 그렇게 살아보고 싶었지만, 현실은 매달 돌아오는 월급날만 기다리면서 음악도 글도 모두 잊어가는 생활을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인생이라는건 결국 하고 싶은걸 하는것보다 일단은 배를 채우는게 중요한가봅니다.
12/08/31 10:48
저번에 술먹고 친구랑 대화하는 비슷한 글 쓰신적 있으시지요?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대로네요 문체가 크크크크 취업 축하드립니다! 이런글 좋아요.
12/08/31 11:00
오랫만입니다. 개과님.
비슷한 나이 때에 비슷한 고민을 한 현재 아자씨로서 먼저 응원드립니다. 저도 글로 먹고 살고 싶었던, 그렇게 될 줄 알았던 사람이었던지라, 그 꿈에 비해 너무나 엉뚱했던 첫 직장(영어 강사)에서의 느낌이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뭔가 나는 여기 속해 있지 않는다는 느낌도 들었었고, 그래서 계속 겉돌게 되고, 모든 업무 지시, 해야 할 일, 만나는 사람, 처리할 서류 내용 등이 전부 글감으로 보여 머릿속에서 소설은 계속 집필되는데, 그만큼 실제 업무는 놓치게 되고... 그러다보니 업무에 시간을 더 쏟게 되어서 머릿속에 있던 소설들은 어느 새 흔적조차 없고... 그리고 그게 한 해 한 해 쌓여서 일 못하고 공상하는 게 습관이 되고 제 정체성이 되어버렸네요. 그런데 계속 꿈꾸다보니 그 비슷한 쪽으로 방향이 서서히 돌아가더라고요. 무능력만 빛나던 학원가에서 나와 이런 저런 경로로 번역을 하게 되고, 잡지에 글을 쓰게 되고, 편집장도 해보게 되고, 지난 겨울엔 PGR에 도배질을 하기도 하고... 그게 제가 꿈꾸던 '작가'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긴 하지만 앞으로 이런 저의 행보가 저를 어디로 이끌까 기대가 되기도 하고요. 그렇게 돌고 도는 와중에 느낀 게 있다면 글이란 게 원기옥이랑 비슷하다는 거에요. 계속해서 내 안에 조금씩 조금씩 쌓이는 게 어느 날 우루루 백지위로 타자 속도가 감당치 못할 정도로 쏟아지죠. 그런데 손오공이 손을 들지 않으면 아무리 기를 주고 싶은 사람이 기를 보내도 모아지지 않는 것처럼 내가 그런 공상을 하지 않으면 일상의 삶이 아무리 글감을 보내줘도 아무런 '글'을 쌓지 못해요. 그 손을 들려고 손오공이 빈틈을 보이게 되고 상대에게 얻어 맞고 그러는 것처럼, 그런 글감을 하나하나 모으다보면 놓치는 것들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것 또한 과감히 포기하게 되고요. 그런데 그런 공상을 하게 하고, 포기에 대해 과감하게 하는 건 바로 글에 대한 꿈이거든요. ('인류 작가'가 되는 게 꿈이라면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만...) 그러니.. 잠시라도 접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게 하지 마세요. 다만 사진기 들고 갈 여행지로 선택한 곳이 다를 뿐, 이미 여행은 시작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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