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2/07/17 00:18
의사도 사실 그냥 직업인인데 왜 자꾸 '전적으로 책임지고', '사명감을 가지고', '희생 정신을 발휘해서' 뭐 이런 걸 바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기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해선 안 되는 일을 안 하면 그걸로 충분한 거죠. 의사가 무슨 광야에서 온 초인도 아니고...'제도 내에서 최선을 다 하기'도 벅찬 게 현실일 거에요.
12/07/17 01:20
응급실이나 포괄수가제 같은 의료 문제들에 말이 많지만 제 생각에는 현재 기형적인 제도가 그나마 가장 나은 편이며
바꾸기 위해서는 결론적으로 비용이 올라간다는 것이 정답인것 같습니다. 개인의 이타심이 아닌 이기심에 기대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좀더 나은' '좀더 맞는' 방향으로 애너지를 사용하려면 돈이 들 수 밖에 없죠. 의약분업도 근본적으로 나쁜 정책은 아닐지 모르지만, 좀 더 정확히 약을 쓰는 댓가로 치러지는 비용의 증가는 어쩔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밤에 담당교수가 전화를 받아주고 인턴보다 좀더 숙련된 전공의가 나를 응급실에서 봐주면 좋죠. 당연히, 그러나 그 대가로 비용의 증가는 각오하셔야 됩니다. 의료비가 비싸다고 생각하시지만 우리나라 같은 인건비가 낮은 나라에서는 환자가 내는 돈이 의사나 간호사, 병원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지급되는 것보다, 사용하는 일회용 물품(외제), 검사하는 기계사용료(외제), 사용하는 수많은 약(외제) 에 더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야야 할 것입니다.
12/07/17 02:00
환자치료를 전적으로 책임진다는게 의사입장에서는 꽤 무섭고 부담되는 일이죠. 자리가 없다던가 하며 환자를 뺑뻉이 돌리는 건 문제지만.
그럴의도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의료소송에 말리고, 그런 얘기부터 들으니 더욱 그렇게 된거 같아 씁쓸합니다. 외과관련 지원자가 주는 것도 비슷한 연유인거 같구요. (돈문제도 있겠습니다만, 힘들고 생명과 직결되어있는 분야니까 그런거 같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응급의를 다룬(?) 드라마가 두개를 봤는데 골든타임은 좀 무거운 느낌이더군요 병원에서 사랑하는 얘기가 되더라도, 조금 더 무겁고 비중있게 응급의와 환자들을 보여주면 더 좋겠습니다.
12/07/17 08:46
요즘 본방사수하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너무 재미있어요.
무거운 얘기인데 완급조절이 잘 되어 있어서 마냥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매력이죠. 그나저나 송선미씨 사투리 연기 처음에 들었을 때는 이도저도 아닌 거 같아서 참 이상했는데, 오히려 그동안 방송이나 영화에서 나온 게 과장된 거고 송선미씨가 쓰는 말이 진짜 젊은 사람들이 쓰는 말이라고 하더군요.... 역시 오묘한 사투리의 세계. ;;;;
12/07/17 15:01
외상 영역은 거의 전멸에 가깝기 때문에 중증 외상 환자는 대학병원에 가도 전문인력이 없습니다. 드라마는 못 봤지만 실제로도 뺑뺑이 돌게 될 것이 눈에 훤하네요.
지금 일반외과 상황 보면 곧 외상 분야뿐만 아니라 충수염, 복막염 등 일반외과적 응급수술분야도 점점 빈약해져서 수술할 수 있는 병원 찾느라 뺑뺑이 돌다가 돌아가시는 분들 분명 나오기 시작할 겁니다. 포괄수가제는 이런 변화에 터보부스트를...
12/07/17 15:52
의사도 잘먹고 잘살기 위해 택한 직업중 하나일 뿐입니다.
사람 살린다는건 허울 좋은 허상일 뿐이죠. 그냥 책임 회피하면서 자기 할일을 할 뿐...
12/07/18 00:07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게 필연이라면 그걸 줄어들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겠죠. 간단하게 잘한 일에는 당근을, 못한 일에는 채찍을 주면 됩니다. 그러나 잘한 일에 당근을 주지 못하고 못할 때 채찍만 주니 전부 힘든 일은 피하려 하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게 된 거죠. 개인적으로는 어렵지 않게 고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참 힘든가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