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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6/20 15:52:19
Name
epic
Subject
[일반] 자전거 속도계에 대한 단상들
Almost
VIDEO
VIDEO
Kiss Me
VIDEO
VIDEO
Loving You
VIDEO
최근에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고는 마실용이던 유사MTB - 생활형 자전거로 가까운 하천 자전거 도로에 꾸준히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안전을 위해 전조등과 후미등을 달고는 고민 끝에 속도계도 하나 달았습니다. 속도계를 고르고 써보고 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을
공유해볼까 하여 이 글을 적어 봅니다.
속도계는 장난감이다.
본격적인 '라이더'에게는 해당이 안 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그냥저냥 타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은 절대 아닙니다.
속도계를 달면 뭘 할 수 있을까요? 먼저 실시간으로 '현재속도'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정 거리 주행 이후에 평균속도, 주행거리,
주행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냥 마실 나갈 때에는 이런게 별 의미 없습니다. 보행자와 차량을 피하고 신호 대기하고
수시로 감속과 가속을 반복해야 할 때에 '평균속도'를 따지는건 좀 이상하죠.
(그리고 속도계는 신호대기 등으로 정차했을 때의 시간은 계산이 안 됩니다. (이건 장점도 됩니다만.) 가령 출근길 15km를 자전거로
달렸는데 속도계에 평균속도 15km가 찍혔다면 1시간이 걸린걸텐데 막상 신호대기 등으로 1시간 20분이 걸렸을 수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실제로 바퀴가 구르는 시간만 가지고 주행시간과 평균속도가 계산이 되니까요. 말하자면 실질적인 평속은 계산이 안 됩니다.)
아무래도 본격적인 자전거 도로 따위에서 지속적으로 달릴 때에 쓸모가 있다고 할 수 있을텐데요.
이럴 때 역시 속도계 없이도 기록 확인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주행시간은 그냥 출발할 때와 도착했을 때 시계보면 그만이고 거리는
사전에, 혹은 나중에 인터넷 지도로 쉽게 확인 가능합니다. 이러면 속도도 간단히 계산되구요. 기록 단축을 하고 싶다면 같은 코스를
더 짧은 시간에 달리면 됩니다.
현재 속도를 확인, 유지해서 페이스 조절을 할 수 있다. 자전거 도로라도 어느 정도 오르막 내리막은 있습니다. 일정 속도로 계속
달린다고 똑같은 힘이 가해지는건 아닙니다. 그리고 페이스 조절은 속도 측정보다 '케이던스 측정'이 더 유용합니다. (그런데 이게
속도계로도 가능합니다. 뒤에 따로 다루겠습니다.)
물론 속도계는 그게 없었을 때보다 이런 측정들을 조금이라도 더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해 줄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 재미 자체가
운동을 하는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면 쓸모가 없다고 할 수 없겠죠. 어쨌든 필수품 까지는 전혀 아니라는 얘깁니다.
속도계는 위험하다.
그런데 문제는 속도계가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예 그냥 주행거리, 주행시간 및 평균 속도 확인용으로, 한 차례 주행 후
정지 상태에서 보는 정도로 쓴다면 아무 문제 없지만, 일단 달아놓고 보면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평속을 수시로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를
끊기란 어렵습니다. 한적한 자전거 도로라면 모를까 일반 도로나 동네 골목에서 한순간 전방 주시를 게을리 했다가는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속도계를 보다보면 속도에 집착을 하게 됩니다. 평소라면 옆에 골목이 나오면 감속하고 보행자 보이면 감속하고
하는 식으로 안전 운행이 습관이던 사람이 속도계에 찍히는 숫자를 올리려고 그냥 달릴 수 있습니다. 이것과 전방주시 무시가 겹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위험하다는걸 충분히 인지하고 운행 중에는 절대 안전한 순간 외에는 되도록 보지 말아야 합니다.
속도계는 스마트폰으로 대체 가능하다.
'속도계 무용론'에 큰 힘을 싣어줄 수 있는 또다른 요소가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스마트폰의 자전거 어플로 고급 속도계가 할 수 있는
모든걸 다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이상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실제 주행시간과 총주행시간이 따로 표시 됩니다.) 스마트폰
어플로는 아예 주행 코스가 지도에 표시되며 그날그날의 기록이 자동으로 D/B화 됩니다. (굳이) 실시간 속도도 알고 싶다면 자전거용
거치대 사다가 달면 됩니다.
물론 스마트폰은 실제 바퀴의 회전이 아닌 GPS를 이용하기 때문에 수신 상태에 따라 종종 부정확 할 수 있습니다. '정지' 상태를
인식하는데도 오차가 생기구요. 하지만 일반적인 운동용으로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대부분 속도계의 기록과 스마트폰의 기록에
별 차이가 없습니다.
스마트폰의 배터리 소모가 신경 쓰인다면 - 아예 속도계 전용으로 저사양 중고폰을 구입하면 속도계와 별 차이 없는 비용으로 훨씬
많은 기능과 큰 액정을 누릴 수 있습니다. (단, 케이던스 측정만은 스마트폰으로 불가능 합니다.)
케이던스 측정
라이딩 용어로서 케이던스란 대체로 분당 페달수를 의미합니다. 분당 페달수는 속도와 크게 상관이 있지만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페달수를 빠르게 해도 기어를 낮추면 속도가 떨어질 수 있으며 내리막에서는 페달 안 밟아도 속도가 올라 갑니다.) 일반적으로
이상적인 라이딩은 분당 페달수를 90 정도로 (80~100)으로 유지한 채 달리는 거라고 합니다. 기어를 높여서 낮은 페달수로 달리는
것에 비해 근육에 무리를 주지 않고 더 오래, 장기적으로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으며 운동 효과도 뛰어나다는 등의 이유에서
입니다. 기어를, 케이던스 90을 유지하는데 별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유지하다가 오르막 내리막에서 조금씩 조절해주고 또한
나중에 '엔진이 업그레이드' 되면 - 다리 근력이 강화되면 기본 기어비 - 적정 기어비를 올려 주는 식으로 조절을 합니다.
그런데 이러려면 분당 페달수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야겠죠. 이걸 속도계로 알 수 있습니다. 속도계 센서를 바퀴가 아닌 페달 쪽에
부착하면 됩니다. 아예 회전수 표시가 되는 속도계가 있고, 그런 기능이 없더라도 바퀴 직경을 적절히 입력해주면 비슷하게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면 케이던스 외에 속도 및 거리 측정은 불가능해 집니다. 하지만 진짜 '운동용'으로 속도계를 산거라면 케이던스 측정을
우선으로 하다가 나중에 몸에 완전히 익었을 때 센서를 다시 다는게 더 현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속도계들은 케이던스용
센서가 따로 있어서 둘 다 달고 확인이 가능 합니다. (대개 따로 사야 합니다.) 아예 속도계를 두 개 달 수도 있구요. 스마트폰과
같이 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케이던스 또한 속도계가 필수는 아닙니다. 저는 케이던스용으로 f(x)의 신곡 'Beautiful stranger'를 쓰고 있습니다.
이 곡이 얼추 bpm 90이거든요.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비트에 맞춰 페달을 밟으면 됩니다. (한 곡만 들어서 질린다면 비슷한 bpm의
다른 곡들을 찾아서 같이 넣으면 그만이겠죠. 더 낮거나 높은 페이스로 페달수를 바꾸고 싶다면 역시 거기 맞는 bpm의 곡들을
찾아 모으면 됩니다. 음악파일의 bpm을 자동으로 측정해 주는 유틸이 있습니다.)
노래 듣는데 취미 없다면 메트로놈 음원 구해서 넣고 다녀도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속도계 최고의 기능은 '현재 시간 표시' 입니다. 주행 중에도 쉽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Sunding 신형 속도계
인터넷 쇼핑에서 속도계 검색하면 최저가로 주르르 나오는 제품이 중국제 Sunding 속도계 입니다. 까만 바디에 둥근 버튼 두 개 달린.
이것과 기능이 대동소이 하면서 디자인이 좀 다른 신형이 있습니다. 액정 테두리에 빨간색이 들어간. 가격도 좀 더 비싼데, 그래봐야
5천원 미만 입니다. 속도계를 장난감 정도로 생각하고 구입을 고려하는 분들께 이 제품을 추천 합니다.
우선 기능이 5~6배 비싼 속도계들과 맞먹습니다. 평균속도, 최고속도, 주행거리 및 시간, 누적 주행거리, 자동 전환, 현재시간 등을 모두
갖추고 방수가 되고 온도계 기능도 있습니다. (1~2만원대 속도계 중에 기능이 3~4가지에 불과한 것들이 허다 합니다.) 그리고 구형의 경우
접촉부나 배터리 결합부가 조잡하여 종종 오류를 일으킨다는 후기가 있었는데 이런 부분이 싹 개선 되었습니다. 액정 가독성도 좋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디자인도 무난합니다. (워낙 얇고 예쁜 속도계가 많이 나와서 처져 보이긴 합니다만.)
정체불명의 중국산 치고 이 정도 완성도가 높은 제품은 드물 겁니다.
(단, 센서의 자력이 약해 자석을 보강해 주는게 좋은데, 이것도 문구점에서 메모 홀더나 자석 사다가 접착제로 붙여주면 되는 정도로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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