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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6/08 16:30:01
Name 온리진
Subject [일반] 스포함유 - 33살 유부 아저씨의 건축학개론 감상문
방금 건축학 개론을 보고 왔습니다.

온라인상으로 많은 후폭풍을 몰고왔던 영화였고, 후기글들에, 첫사랑의 기억들을 절절하고 처참하게 비집어서 끄집어낸

그런 영화라는 말들이 많아서, 언젠가는 봐야지 하고 있었는대



수족구에 걸린 딸내미들 간호하다 제가 수족구에 옮아서-_-;;

병가내고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케이블티비에 3500원 유료 영화로 깔렸길래 보고 왔드랬습니다.




영화 감상평은 글세요

가슴이 먹먹해지는 첫사랑의 영화라기 보다는




' 돈 많은 이혼녀의 바람유도 치정극 '



인것 같네요




서연이라는 인물은, 자신이 유년 시절을 바쳤던 피아노를 제주도를 벗어나는 수단으로(서울 학교 입학), 자신이 좋아하는 서클 선배를 꼬시기 위해 개론수업을 들을만큼 용의주도하고 호전적인 여자입니다.



하지만 서연이 좋아하는 서클선배는 돈도많고, 키도크고, 차도 있는 엄친아였죠

서연은 이쁘긴 했지만 그 써클선배의 눈길을 사로잡을 임펙트가 2%정도 딸렸던것 같습니다.




그러다 개론수업을 듣고 나오다 써클 선배와 같이 움직이는 순진한 과후배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승민이죠

그런대 얼씨구나 어화둥둥

그 순진한 승민이가 같은 동네에 살기까지 합니다, 더구나 때맞춰 내려진 교수의 사는동네 탐구 리포트




여차저차 승민과 친해진 서연은(리포트 도중 만나는장면 역시 서연이 승민을 찾아다녔던 거라고 생각합니다-_-; )

승민을 써클선배 어그로끌기 소환몹으로 조련합니다.



승민은 써클선배에게 서연과 관련하여 이것저것 많은 얘기를 듣고 나구고




서연은 그리고는 버스역에서의 뽀뽀 후, 승민이가 혹시 자신이 생각했던 선을넘고 오해할까

남자에게는 아주 치명적인 대사까지 날리죠




" 너 저기 멀리 가있어......그렇다고 너무 멀리 가진마 "




하지만, 순진한 승민은 뽀뽀를 했다는 사실에 그 녀의 저 충고를 알아채지 못합니다.



결국 승민을 제대로 이용한 서연은 서클선배앞에서 미쳐 날뛰게되고;

승민을 찾는척 전화를 하던 서연의 3렙궁 스킬 시전에, 서클선배의 제어탑은 파괴되고 맙니다.





그리고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서연은 서클선배에게 아주 가혹하게 버림을 받은것 같습니다.

자신의 아픔을 치유해줄 힐러로 승민을 변환시키고자 다가가지만


그런 승민에게조차 차갑게 버림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 때 서연은 깨닫게 된것 같습니다. 승민이 자신을 진정 사랑했음을





시간이 많이 흐른 후, 서연은 그 호전적이고 용의주도한 성격으로 강남사는 돈많은 의사와의 결혼에 성공하지만

결국은 이혼이라는 아픔을 맞이하게되고




부의 축적을 이룬 현재에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나를 사랑하고 아껴줄 남자가 필요해져, 승민을 다시 찾아갑니다.


하지만 승민에게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여자가 있었고, 서연에게서의 이상기류를 탐지한 승민의 애인은



" 언니한테는 말해줘야 할 것 같아서요 "




라며 승민과 서연을 멀리하게 하려 하지만

승민은 반대하는 회사 사장과 애인의 만류를 뿌리치고 기어코 제주로 내려갑니다 하...( -0-)


이 장면에서 저는


" 아 저런 바부멍충이 s(-0-)z "




했었지만, 승민이 제주도로 내려간것은 현재의 서연이 아닌




자신의 첫사랑 이었던 과거 서연과의 약속

그리고 과거 자신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었고



너는 나의 첫사랑 이었다며

이혼녀가 되어버린 그녀에게는

결혼할 여자가 있는 자신에게는

너무 늦은 고백을 하고,




자신의 첫사랑 여자가 아닌

자신의 첫사랑의 추억에게서 이별을 고합니다.


승민은 첫사랑의 아픔에 허덕이던 소년에서

어느덧 멋진남자로 성장해 있었던거죠






서연은 아버지에게 완성된 제주도집의 사진들을 보여드리다

우연히 승민의 사진을 보게되고

누구냐고 묻는 아버지에게


" 그냥 친구 "


라고 얘기하며


끝까지 승민에게 진실하지 못했던 미안함에 눈물을 흘립니다.







아름다운 영상속에 불편했던 자신의 추억을 꺼내놓게되는 영화

하지만 건축학 개론이라는 영화의 결말은

여초사이트인 pgr에서도 마찬가지 일거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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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terran
12/06/08 16:36
수정 아이콘
매콤한맛
12/06/08 16:37
수정 아이콘
기미수
12/06/08 16:38
수정 아이콘
bird
레알마드리드
12/06/08 16:40
수정 아이콘
Y
프링글스양파맛
12/06/08 16:41
수정 아이콘
12/06/08 16:42
수정 아이콘
서연이 종강날까지도 승민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는군요... 전 중간쯤에 마음이 바뀌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일반적인 생각일까요?
12/06/08 16:44
수정 아이콘
이기적이지만..뭐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니까요...
곧내려갈게요
12/06/08 16:49
수정 아이콘
복선은 많았던거 같은데요.
첫 눈 오는날에 만나자는 얘기를 오히려 서연이 먼저 하는 장면도 있었고...

저는 선배를 좋아하는 마음과 승민을 좋아하는 마음이 다른 종류의 것이라고 생각해요.
선배를 좋아하는 마음은 좀 더 높은 계급을 향한 동경 같은거, 승민에 대한 감정은 조금 더 순수하다고 부를 만한 무언가로요.

의사와 결혼할때의 서연의 마음은 아마 선배를 동경하던 마음과 같았을 터이고,
의사와 헤어지고 어린시절의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커져서 승민을 찾아온 것이지 딱히 불순한 의도가 있어서 그랬던건 아닌거 같아요 저는.
온리진
12/06/08 16:49
수정 아이콘
서연은 끝까지 승민을 좋아했던적이 없지 않을까요?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세상에 남아있는 마지막 혈육인 아버지에게 거짓말을 하진 않았을것 같아요
노련한곰탱이
12/06/08 16:51
수정 아이콘
같은 영화를 봤는데 전혀 느낌, 아니 영화에서 확인하는 사실까지 이렇게 다를수가 있다니.... 다른 영화를 본 거 같네요;;
The HUSE
12/06/08 16:53
수정 아이콘
추천합니다.
그리메
12/06/08 16:58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는 것과 똑같군요. 첫사랑은 처음 사랑하는 남자가 느끼는 일방적인 감정일 뿐이라는 것을...
모든 여자가 낚시 어그로 스킬은 본능적으로 지니고 있는 것 같아요. 의도하지 않아도요. 물론 이것도 남성의 시각에서 해석할때입니다.

이건 아름다운 내용보단 어장관리녀의 전형적인 스토리인듯 합니다. 15년 후에는 뻔뻔함까지 무장한...
결국 저희는 '기억의습작'과 '수지'한테 속았어요. T.T

제가 들은 이야기 중에 이런게 있습니다.
여자는 수많은 이성 친구들이 있지만 내 남자는 하나뿐...
남자는 수많은 내 여자가 있지만 첫사랑은 하나뿐...
더도 덜도 아닌 그걸 확인한 영화인듯 해서 씁슬합니다.
12/06/08 17:08
수정 아이콘
자신이 유년 시절을 바쳤던 피아노를 제주도를 벗어나는 수단으로(서울 학교 입학), 자신이 좋아하는 서클 선배를 꼬시기 위해 개론수업을 듣는게 왜 용의주도하고 호전적인건지 잘 모르겠네요.
Darwin4078
12/06/08 17:13
수정 아이콘
저는 사실 서연과 써클선배와 종강날 썸씽이 있었는지 없었는지가 제일 궁금했습니다.
썩어문드러진 저의 시선으로는 뭔일 있는게 당연한 건데, 아니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더군요.

영화 내내 제일 감탄했던건 승민 애인의 대인배적 기질.
결혼 앞둔 남친을 비즈니스라고는 하지만 동갑 이혼녀와 제주도에 단둘이 있게 허락하는 뚝심은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이제훈의 성인버전이라면 당연히 박해일이 맞는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다 큰 승민과 서연의 키스신 장면을 보면서 이건 엄태웅이 하는게 맞는거 같더군요.
엄태웅이니까 '그래.. 별일 없었을 거야.'라고 넘어갔지, 박해일이었다면 아마 모든 관객이 키스신 후 베드신을 당연하게 생각했을듯.
봄바람
12/06/08 17:15
수정 아이콘
일단 저는 영화 제목만 보고 평이 좋은지 나쁜지 정도만 봅니다.

피지알에서 하도 이야기가 나오길래 음 이건 괜찮겠구나 생각했었고

전혀 사전 지식없이 뭐 예전에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같은 영화려나

하고 장르도 전혀 모르도 아는 분에게 끌려가서 절대 노코멘트 하라며

사일런스 걸고 봤던 영화였습니다. 저는 스포의 기준이 조금 까다로워서요.

여튼 이 영화의 볼거리는 이루지 못한 사랑이나 한 여자의 치정극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주인공이 96학번이죠?) 그 언저리 살았던 사람들이 느꼈던 그 당시의 감정을

정말 리얼하게 재현했다는데 있습니다. 영화 시작하고 한 시간정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를 못했네요.

아 콧물이 계속 흐르는데 정말 티 안내려고 입가리고 숨쉬고 생쇼를 했더랬죠.

그렇지 나에게도 이런 청춘이 있었지. 맞어 교양 수업들을때 저런 애 한명은 꼭 있었어.

그런 지나버린 쓸쓸한 청춘이 그리워서 눈물이 흐르더군요. 몇몇 군데 빼 놓고는

아주 정교하게 작업을 해서 그렇게 감정몰입이 되었던것 같아요.

어줍잖게 러브레터나 최근 드라마와 비슷한 그런 결말은 예상도 되었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참고로 엄태웅씨가 거기 연기자 중에서 연기 제일 못 했음.
노련한곰탱이
12/06/08 17:31
수정 아이콘
이재훈이 연기를 해서 그런거지, 원래 승민에게 주어진 캐릭터는 '길 가면 채일것 같은 촌스러운 남자 대학생'인데다가 연애에도 숙맥이라 매번 재수생 친구에게 고민상담과 솔루션을 받아야 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렇다고 성격이 좋으냐 그것도 아니고 맨날 엄마에게 투정하고, 넘겨짚은 내용으로 꼬장부리다가 쳐맞고 나중에 '꺼져줄래'라며 뚱딴지같은 소리나 내뱉는 찌질이 중에 상찌질이입니다. 승민이라는 캐릭터가 의도적으로 접근할만한 캐릭터로 설정되어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많은 남성관객들이 그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이, 대개들 첫사랑의 과정에서 갖고 있었던 그 서투름, '찌질했던 과거의 나'라는 기억을 공유하고 있어서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계산적이고 남자를 정략적으로 이용했던 캐릭터라면 취했을때 수작을 걸어오는 선배를 그렇게 뿌리치지도 않았겠죠. 사실 그 선배에 대해서도 별다른 호감이 없었다고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이상으로 승민을 좋아했느냐? 물론 그것도 아니라고 보구요. 하지만 경중을 따지자면 승민쪽에 마음은 더 있었다고 봅니다. 정말 '좋아하는 친구'로써 말이죠. 다만 몇몇 징표를 승민은 넘겨짚은게 많았고, 감정을 키워가던 와중에 혼자 오버하고 혼자 넘겨짚고 혼자 끝내버린 겁니다. 첫사랑에서의 많은 남자들이 그러하듯.. 분명 서연은 승민에게 좋은 감정이 있었거든요. 집에 제일 먼저 초대(사실 이사를 시킨거지만;;)한 일이라던가, (문제의 소지는 있지만)뽀뽀할때 가만히 있었다던가, 집 모델을 간직해왔다던가 등등등

결국 승민의 입장에서는 고백도 못해보고 다른남자에게 뺏겨버린 것이고,
서연의 입장에서도 중간에 미완성에 그쳐버렸습니다.
그 첫사랑이라는게요.

사실 영화는 서연의 입장에서는 한 씬도 전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서연의 속마음 같은건 사실 모든게 상상일 뿐입니다.
12/06/08 17:57
수정 아이콘
35세 유부남의 입장에서 간략하게 감상평을 남기자면
재미가 없었습니다.(보다가 중간에 멈춰버렸거든요)
얼마되지도 않은거 같은데 벌써 연애가 먼지 기억도 안나는 느낌입니다.

PS. 20살때 그녀때문에 죽을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녀 성이 머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네요 ㅜㅜ
와룡선생
12/06/08 18:17
수정 아이콘
36세 노총각의 입장에서는 재밌었어요 ㅜㅜ
20대의 추억 30%
납득이 70%의 영화.. 크크
유지태.
12/06/08 18:26
수정 아이콘
이렇게도 해석할수 있다니 정말 놀랍네요..

전 그냥 보는내내 안타까움과 먹먹한 감정을 느꼈는데.
최종병기캐리어
12/06/08 19:00
수정 아이콘
한번 어장은 영원한 어장 [m]
왕은아발론섬에..
12/06/08 19:22
수정 아이콘
엄태웅씨 캐릭은 청소년기에 연애 한번 못하고 성인이 된 전형적인 못난 남자 같아요.
이런 부류의 남자들이 성인이 되면 이성에게 환상 같은게 있거든요. 내 여자는 순결해야 한다고...
켈로그김
12/06/08 19:27
수정 아이콘
승민이의 모습은 첫사랑의 추억이라기 보다는..
연애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미숙했던 어린 날을 떠올리게 하는 불편한 모습이었는데,

왜 서연이 승민을 다시 찾아왔을까? 하는 의문만이 한가득...
"집" 에 집착하는 서연의 패티쉬즘 때문이었을까요?

그러니..
서연은 하우스 패티쉬,
승민은 나이 서른이 넘게 먹고도 뭐가 문제였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못난 놈..

이정도였습니다.

납뜩이는 참 좋은 친구에요 그러고 보면..
Calvinus
12/06/08 19:31
수정 아이콘
이런 해석도 가능하구나하면서 웃고 가요 크크크
12/06/08 19:46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건축가가 된 승민(엄태웅)이 이혼녀 서연(한가인) 집 입구 근처 박스 안에 자기가 옛날에 만든 하우스모델 본 뒤로
하는 키스씬 있잖아요

키스 왜 한거에요?

게다가 집에 둘 밖에 없었는데..... 서...설마??
나름쟁이
12/06/08 20:13
수정 아이콘
하도 떠들썩해서, 좋은평이 많아서 등등 후기를 보고 이영화를 보러 가신 분들은 이런 후기를 많이 올리시더군요.
난 뭔가 다른관점에서 봐야지, 뭐 꼬집어낼거 없을까 하고 영화를 관람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말이죠.
뭐 각자 받아들이기 나름이니까요.
흥미로운 감상평 잘봤습니다.
들깨칼국수
12/06/08 21:15
수정 아이콘
저랑은 전혀 다르게 봤군요.

수지는 이미 어린태웅을 좋아하고 있었습니다.(종강 이전 시점에서)

제가 봤을땐 이미 납뜩이가 심하게 힌트를 관객에게 줬다고 봅니다. 첫눈오는날 어쩌구 하면서 말하는 장면에서요.

저랑 여자친구랑 보면서 아 어린태웅 저 x신 돌직구도 필요없고 공만 던지면 이제 끝인데 라면서 봤습니다.흐흐

물론 커서 한가인으로 변신후 찾아갔을땐 엄태웅을 좋아하는게 아니였죠. 어린시절의 자신을 좋아하는거지.

그 영화보고 여자친구랑 내린 결론은 첫사랑이고 뭐고 지금 여자친구한테 잘해야된다. 하지만 한가인 얼굴이 너무 사기다. 니 첫사랑이 저런 얼굴사기꾼이면 널 보내주겠다. (음?)
12/06/08 21:42
수정 아이콘
전 보는내내 찌질이이런상찌질이도없구나라고생각했는데..
던지기만하면노히트노런인상황이었는데..
여자의 어장관리가 아니라 그냥 남자가 찌질이었죠
들어온복을"꺼져줄래" 라니....-_-
에효 화상아[어른폰]
추가로보고나서 집에서소주마셨습니다 그리고기억의습작노래부르며
먹먹해지고결혼한그녀가생각났습니다?
12/06/09 01:02
수정 아이콘
영화에서 어린 서연이 승민을 정말 좋아했었다는 힌트는 많았는데요..
처음 이사했을 때 자신의 방으로 초대하면서 짐을 들어달라고 한 것도 단지 짐꾼이 필요해서는 아닌 것 같고..
첫눈이 오는 날 뭐하냐는 말에..빈집에서 만나자고 한 것도 서연이 꺼낸 말이었고..
종강하는 날에 낮부터 승민을 찾아 다니고 호출을 계속한 것도 괜히 찾는 척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승민을 보고 싶어서였고..
다음날 승민이 버리고 간 모형을 끝까지 간직했고..
눈오는 날 빈집에 들러 승민을 위해 CD와 플레이어를 놓고 갔고..

처음에는 그냥 친구로 여기다가 어느새 승민을 남자친구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자신도 그것을 선뜻 깨닫지 못할 경우가 있지요..


반면에 잘생기고 부자집 아들인 선배는 단지 서연이 동경하던 부류의 사람일 뿐이었고(더구나 다른 여학생들이 다 좋아하니까 연예인 선망하듯 덩달아 선망하는..), 선배를 진심으로 이성으로서 좋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선배의 집 근처로 이사를 갔고, 선배의 초대가 있었어도 종강때까지 연락도 안했고..
종강 일에도 선배는 안전에도 없고 하루종일 승민만 찾아 다니다가 선배가 술을 먹으라고 했을 때도 주량이 약하다고 하면서 받을지 말지 상당히 망설였고..
술에 취해서 정신이 없을 때에도 선배의 키스를 계속해서 거절했고..(부축을 받아 같이 원룸 방에 들어갔어도 잠자리는 거절했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등등의 정황으로 봐서는 말이죠.

물론 처음부터 촌스럽고 가난하고 소심한 승민을 남자친구나 첫사랑으로 생각하지는 않았겠죠..
그 점은 남녀불문하고 내곁에 다가온 사람에 대해 (특히 누군가를 사귀어 본 경험이 적을 수록) 조심스럽게 재보고 의심해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곁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승민이 자기에 대해 생각해주는 배려심에 서연도 조금씩 승민을 좋아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저의 첫사랑도 그렇게 불분명하게 시작해서인지..보는 내내 공감이 갔습니다.
그녀와 가까이 지내던 내내 자신감이 없던 그 찌질했던 모습도..
용기를 내어 사귀자는 말에 그녀가 망설이다가 몇달 동안만 한시적으로 사겨보자고 시작했었는데, 어느 순간 그녀가 "그 때가 언제인데 아직도 그 상태로 생각하냐"라는 말에 기쁘면서도 약간 창피했던 기억도..

서연의 입장은 주된 관점이 아니었기에 자세히 묘사는 안되었지만, 단순하게 승민을 어장관리용으로 이용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모르는 상태에서 점차 정이 들어 진심으로 승민을 좋아하게 된 케이스 같아요..
대학교 1학년 순수한 시절에 처음 겪는 만남이었으니까요..
슈퍼비기테란
12/06/09 01:33
수정 아이콘
너무재밋고 감동이라 5번정도를 보았는대요 제주의 여자사람들분 애기는 선배와 잔걸로.....쿨럭;;

왜냐고 물었더니 거의 다 같은의견을...

"야 생각해봐 수지는 항상 재훈이에게 밝고 활발하고 항상당당하고 그랬단말야 근데 재훈이 찾아갔을때 뭐죄진마냥 눈도 잘못쳐다보고
하자나 몰랐엇다면 말안햇겟지만(이부분은...뭐;;) 정확히 재훈이가 집앞에있다가 그냥 간건지 선배랑 이러쿵저러쿵한걸 본건지 확신이없엇고
또 자기가 잘못한게있으니깐 당당하지 못했던거지 만약 정말 아무일없고 선배랑 집앞에서 헤어지고 보냈다면 절대 재훈이가 그딴식으로 애기했을때 가만있엇겟냐? 욕이라도 해줫겟지 하물며 자기가 동경하던 선배 보내버리고 너만기다렸는데 니가 나한테 이래? 이랬을껄? 꺼져줄래 할때 알았던거지 아 애가 다알고있구나 아니면 쓰레기통에 버려진 모형보고이미 알고있구나 라고 당장군대가는것도 아니였을텐데 오해풀라고어케든했을꺼야 극중에 수지성격이라면 " 라고 ...거의다 애기하시던군요.... 갑자기 화가...훅.....

그리고 주인공은 4명이 아니고 이재훈과 한가인이라고 하더군요...여초사이트라 다들공감을...쿨럭;;
들깨칼국수
12/06/09 11:56
수정 아이콘
선배와는 안잔걸겁니다. 선배와 잤다고 눈도 못마주치고 할거면 애초에 찾아가지도 않았겠죠. 애초에 당당하고 밝을때야 아무 문제가 없는 상황이니까 그런거고요.
세미소사
12/06/09 13:26
수정 아이콘
1. 과거. 술집. 밤.

왁자지껄. 술판 벌어진 건축학개론 종강 파티.

재욱이 서연의 잔을 채워준다.


재욱자. 원샷.

서연(난처한) 오빠. 저 술 잘 못해요.

재욱그러니까 배워야지.


건배를 강요하는 재욱. 서연, 망설이다가... 한 잔 더 마시는.



2. 과거. 서연집 앞. 밤.

한참이 지난 듯. 조용한 텅 빈 거리.

승민이 남은 소주를 벌컥벌컥 비우고, 힐긋힐긋.

서연 집 쪽을 계속 바라보고 있는데...

스르르... 나타나는 재욱의 소나타. 현관 앞에 선다.

반사적으로 몸을 숨기는 승민. 유심히 보고 있는데...


재욱야. 좀 걸어봐.


비틀비틀. 술에 취해 몸을 잘 못 가누는 서연.

털석 화단에 쭈그리고 앉는다. 그 옆에 나란히 앉는 재욱.

서연의 어깨를 두르고 좀 보다가... 입을 맞추는.

곧 진한 키스로 이어진다. 서연의 가슴을 만지는 재욱. 취한 서연은 무방비.

멍하니 그 광경을 보고 있는 승민.

재욱이 일어나 서연을 업는다.


재욱서연아. 들어가자. 3층 맞어? 301호?


서연을 업은 재욱이 현관 안으로 사라지면...

승민, 초점 잃은 얼굴로 현관 앞으로 터벅터벅.

올라다 보면... 잠시 후 불이 켜지는 서연의 집.

얼어붙은 듯, 불 켜진 창문을 올려다보는 승민.



3. 과거. 서연집 현관. 밤.

닫힌 문 앞에 서 있는 승민.

문에 귀를 대 본다.

승민 얼굴엔 아무 표정이 없다.


승민이 가만히 닫힌 문을 보다가... 가져온 모델을 문 앞에 놓는다.

이내 뒤돌아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는 승민.


원래 시나리오대로라면 잔거에 가깝죠. 원한건 아니었던거 같은데 여대생들의 보통 첫경험이 저렇게 시작되죠. 어디다 하소연하기도 힘든..

수지가 캐스팅되면서 감독이 바꾼거라고 합니다. 이부분은 선배역할한 배우의 인터뷰에 나오죠.
예쁘니까봐줘
12/06/10 10:36
수정 아이콘
저는 무조건 안잤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서연이랑 써클선배가 자서 승민이가 상처입은것보다는 아닌데 혼자 오해하고(오해할만한 상황이기는 합니다만)꺼져달라 말하고 상처받고 상처주는게 더 승민에게 어울리고 미숙한 첫사랑의 끝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서요. [m]
코코로치
12/06/10 21:52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보고나서 영화가 떴는데 왜 이정도로 사람들이 열광하나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승민이는 너무 찌질하고 서연은 너무 여우같고(과연 서연도 첫사랑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정도로). 마지막에 키스씬은 정말 승민 약혼녀에 빙의해서 분개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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