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좀 기분이 이상해 졌습니다. 닮은 사람 때문에 말이죠.
20대 초반때 3년을 만난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저보다 나이도 많았고 거기다 전 제대로 된 연애도 해본적이 없는
철없는 시절이라 정말 상처를 많이 줬었죠. 헤어지기도 일방적으로 하고 말이죠.

그러고 시간이 지나다 보니 문득문득 그 여자친구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다른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다 보니깐
그 사람이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 얼마나 나를 위해서 노력을 했었는지 알겠더라구요. 그래서 그 사람 미니홈피도 찾아보게 되고.
하지만 차마 연락은 못하고 그러다 참 좋은 사람이었지, 다른 사람한테는 나도 그렇게 해줘야지 이러면서 혼자서 생각했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그녀와 똑 닮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학원에서 만났는데요, 학원에서 그녀 얼굴을 처음 볼때 정말로 식겁했습니다.
혹시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깐요. 얼굴이며 스타일이 너무 똑같더군요. 단발에 검은 코트를 입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이게 무슨... 진심으로 얼굴보고 당황했었습니다.
학원을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데 갈때마다 계속 신경이 쓰이더군요.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친해질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 같이 스터디를 했습니다. 원래는 다른 스터디 그룹인데 이제부터 같이 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일부러 스터디하는 내내 말을 안 걸었습니다. 그냥 그렇게 되더라구요.
근데 스터디 끝나고 밥을 먹게 되었는데, 이런 성격까지 닮았더군요.
거기다 취미가 머냐는 질문에 야구보는 거 좋아한다고 하고 좋아하는 팀이 '두산베어스'라고 할때는...
제 여자 친구가 저 따라 야구보는게 취미가 되었고, 가장 가까운 홈팀이 두산이라 가장 좋아하는 팀이 두산이었거든요.

밥 먹는 내내 그녀만 신경 쓰였습니다.
헤어지고 집에 오는데 머리가 아프데요.
더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들다가, 그냥 무시하다보면 지나가겠지 하다가.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 친해지고 싶기도 하고 차라리 마주치지 않았으면 하기도 하고.
머릿속이 복잡하네요. 아 오늘 학원 가는 날인데. 앞으로 왠지 자주 볼 것 같은 느낌인데.

마음도 머리도 정리가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