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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03 10:46
역사에서 상상을 바탕으로 한 드림매치라는 것은 부질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말 흥미로운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류를 많이 아신다면 더 올려주시면 좋겠네요.
저 시절까지만 해도 경제력이나 기술력에서 중국이 유럽과 서아시아를 압도했기 때문에 아무리 그쪽에서 날렸다고 해도 명나라를 상대하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한 번의 전투라면 그것이 벌어지는 위치에 따라 티무르가 승리할 수도 있겠지만, 기반이 약한 티무르제국이 명나라를 정벌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티무르는 뛰어난 전술가로서 전투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넓게 판을 짜는 전략가로서의 역량은 그에 비해 상당히 떨어졌고, 국가를 건설하는 정치가로서의 역량은 0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전투를 잘 해도 그 혼자의 힘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명을 상대하는 것은 무리였을겁니다.
10/10/03 10:55
하긴 그 몽골도 그 송을 ( 뭔가 똑같은 '그' 인데 의미가 천지차이네요 ) 굴복시키는데 한참 걸렸죠. 중국의 저력. 그것도 영락제 때의 명이라면 역시 명 쪽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하네요. 중앙집권도 잘 돼서 한두번의 전투에 무너져 버리는 나라도 아니었으니까요
10/10/03 11:18
산업혁명 이전의 중국이면 혼자 망하는거 말고 싸워서 망할수가 있나 싶은데요
무협지에서는 흔히 북방의 위협이 나오고 거기서야 꽤나 용맹한 칸들이 나오긴 해도 실제로는 로마가 영국지방까지 쳐들어가고도 지배하지 않은것처럼 전쟁자체가 손해라 안싸운거지 전략, 장비, 보급, 인구면에서 밀릴수가 없으니... 일단 엘리전을 할려면 인적 물적 보급을 거의 끊어야 될텐데 당시 중국을 상대로 그게 가능할까 싶네요 그리고 보급뿐만 아니라 문명 수준에서도 중동쪽이 앞선다고 보기는 힘든것 같아서요 뭔가 글을 이상하게 작성했었네요
10/10/03 11:18
드림매치이기는 하나, 아무리 티무르라고 해도 중원 서쪽의 자연 방벽과 보급력을 이겼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중원은 역시 북쪽에서 밀고 내려오는게 제맛이죠.
10/10/03 12:41
漢이 통일하자마자 공신들 숙청 안하고 바로 흉노와 싸우면 어찌될까가 제일 궁금하네요.
초한지를 보면 한신, 장량은 거의 먼치킨급이고 소하의 보급능력 등은 정말 최고인데 소설처럼 과연 정말 그리 대단한 인물이었는지 흉노와 싸워봤으면 알 수 있었겠죠. 현실에서는 유방이 한신, 팽월, 영포 죽인 이후 흉노와 붙었다가 완전히 털리고 계속 조공을 바쳤죠. 흉노 쪽이 그 당시에 처음 통일되어서 엄청나게 강했다고 하던데 초한지 내의 명장들과 붙어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10/10/03 12:39
아무리 티무르라도 영락제의 명을 꺾기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세계는 보급이 가장 중요했는데 티무르가 몽골인들처럼 확실한 유목민족도 아닌 상태에서 보급문제의 어려움을 크게 가졌을 것 같습니다. 몽골이 짧은 시기에 세계를 재패한 원인에는 확실한 보급이 크게 작용했으니까요. 문명수준 역시 중동은 이슬람제국 설립 이후 아바스왕조까지는 발달했으나 아바스왕조의 쇠퇴이후에는 셀주크 투르크 - 호라즘/아유브 - 일한국/마물투크 - 티무르 이런 식으로 짧은 기간 동안에 상당히 많은 나라가 왔다갔다 했지만 당시 중국은 그렇게 크게 나라가 왔다갔다 하지는 않아서 중동이 중국보다는 발달이 덜 했을 것입니다.
10/10/03 15:09
당시 명나라의 GDP도 그나마 송나라 이후의 유목민족에 의한 혼란기와 명나라 내부의 변을 겪었기 때문에 좀 떨어진 것 입니다.
송나라는 전 세계 경제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경제력 하나로는 가히 세계 역사상의 최강국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군사력 면에서도 티무르 제국은 명나라의 상대가 되질 못합니다. 많이 언급해주신 보급면에서야 당연히 명나라가 애와 어른의 차이로 압도적인 데다가 명나라는 당시에 육군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죠. 정화의 원정은 명목상으로는 대외 세력과의 교류였지만 내부적으로는 루머가 무성하던 영락제의 조카이자 선왕이었던 건문제의 생사여부 확인과 원 제국의 복수라는 명목 하에 밀고 들어오려던 티무르 제국의 후방을 견제하려는 의미가 강했습니다. 그렇기에 가히 당시 세계 어느 나라도 생각할 수도 없었던 엄청난 규모의 대선단을 7차에 걸쳐서 조직했던 것입니다. 지금으로 치자면 현재 다른 나라들의 해군력과 미국의 해군력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군요. 절대 뒤쳐지지 않는 육군력에 넘사벽의 해군력을 가진 명나라였으니 붙어도 결과는 보였습니다.
10/10/03 15:32
만약에 서로 수비를 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식이었다면 할만했을겁니다. 그러나 우선 해군의 차이가 너무 크고(이건 티무르 쪽에서 수비를 한다 해도 답이 없게 되죠.) 분명 명이 맘 먹고 정말 티무르를 멸망시키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면... 제 생각에는 티무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다음 목표가 될 수도 있는 유럽까지...
10/10/03 15:46
명나라 즈음이면 이미 중화사상, 한족 이데올로기가 굳혀졌을 때인데 천조국이 중원 밖으로 '천자'의 군대를 보내는 것은 잘 상상이 안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보면 임진왜란 명군 파견이 신기하기까지 한데 이 매치가 이뤄졌더라도 굳이 돈황 밖으로 서역 오랑캐 역습을 가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10/10/03 20:09
냉병기 시대에 군사력과 경제력은 일치하는게 아니라서요. 그리고 화약병기 등장까지 사실상 정주민족과 유목민족의 사이에서는 전반적으로 유목민족이 우세했다는 걸 감안하면 아무래도 티무르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몽골이 명을 정복하는건 어려웠을 겁니다. 후금 역시 이자성의 난 이후 뒤치기를 했다는걸 감안하면 무제와 흉노처럼 서로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하다가 결국 이기는 자가 승자가 아닌 살아남는자가 승자인 게임을 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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