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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11 09:58:31
Name 불멸의이순규
Subject [일반] 규제와 인권침해 그 미묘한 경계.
자유게시판에 글을 써보는건 두번째네요.
예전엔 공익이 힘들다고 공징징 글을 썼지만, 각오했던바와는 다르게 많은 분들이 격려를 해주셔서 힘을 얻고 지금도 열심히 주말에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얘기할건 다름아닌 타인에게 폐를 끼칠수 있는 자신의 자유입니다.
도서관에서 일하다보면 별별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말 얼마전에 먹튀관련글처럼 개도보고 소도보고 하는 생활인데요.

정말 이 규제와 인권침해는 강아지나 송아지처럼, 한눈에 확 '저 사람은 잘못되었다' 처럼 눈에들어오는게 아닌
도대체 어디서 꼬여서 그렇게 된것인지 모르겠습니다.


2가지 사례를 얘기하려고 합니다.

첫번째는 열람실내에 CCTV 설치건입니다.
방학이나 시험기간같은 경우는 도난사고가 굉장히 많이 일어납니다.
예전에는 지갑, IPOD를 비롯한 MP3, (터치가 새로 나왔을당시) 신형 핸드폰, 전자사전, PMP...기타등등 물품도 다양합니다. 이와같은 고가형 물품이 심했을때는 일주일에 도난사고가 15건도 넘게 일어납니다.
하루에 2~3건정도의 지갑이 없어지고 전자사전이 없어지고 비싼 명품 가방이 없어지고...
저희로서도 난감합니다. 도난당한 피해자가 와서 저쪽에 있는 사람이 내거랑 같은 전자사전을 쓰더라. 그사람 물건을 검사해달라....라고 합니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공무원이라지만, 경찰도 아니고 소지품검사를 어떻게 합니까? 이런 사정을 말해도 막무가내입니다. 학생같은 경우는 부모님까지 찾아와서 물건 도난당한게 도서관 책임이라고 배상을 요구하는 경우까지있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시에 도서관이 대략 10개가 넘어갑니다. 도둑들은 10개가 넘는 도서관들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배를 불리죠.
도저히 잡을 방법이 없습니다. 자리가 200~300개가 넘어가는곳에서 한자리 한자리 얼굴을 외울수도 없고 그냥 본인인척 스윽- 가져가버리면 우리가 뭐라고 할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CCTV를 설치하려고 했습니다. 대체로 학생들이라 CCTV가 있으면 잡을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요.
하지만 거기에도 예상치 못했던 벽이 있었습니다.

인권위원회.

인권위원회에서는 CCTV로 사람들을 감시하는거라고, 인권침해라며 열람실 내에는 CCTV를 달지 못하게 하더군요.
구조가 잘되어있는 도서관 같은 경우는 열람실 밖에서 내부를 찍을수 있게 각도 조절이 가능하지만, 대다수의 도서관들은 그렇지 못하죠.
아니 대체, 일반 시민중에 누가 자신의 책이나 기타 소지품이 도난당할수 있는 상황에서, 도서관에서 무얼 하길래 자신을 감시하는게 싫다며 CCTV설치를 반대하는걸까요. 대체로 뭔가 찔리는게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둑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일반인들이 피해를 받거나, 혹은 피해를 받지 않기위해 자신이 할수 있는 최대한의 방어를 해야합니다.
물론 CCTV 하나로 모든걸 보호할순 없겠지만.. 그래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두번째는 새치기입니다.

시험기간이나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을시절의 주말은 정말 대단합니다.
전 9시 출근이지만, 8시 출근하시는 당직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8시에 와도 이미 줄이 길게 서있다고 합니다.
7시에 오시는 미화담당자분 말씀 들어보면 7시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학생들 같은 경우는 혼자 서있다가 자신의 친구들 10명 정도 끼워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들만의 의리죠. 학생들만 그러는건 아닙니다. 부모님이 와계시다가 자기 아이 두명을 밀어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뒤에서애매하게 자리가 짤린 사람들의 원성이 대단합니다.
자신이 와서 줄섰을때는 분명 앞에 사람이 없어서 들어갈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한두명씩 들어오다보니 어느순간 자신이 뒤로 밀리다가 결국 자리도 못받았다는겁니다.그사람도 7시30분쯤에 와서 한시간 30분을 기다렸는데.
그후에 저희는 주말에는 한명씩 번갈아가면서 일찍나와서 새치기를 단속합니다. 줄서는 순서대로 대기표를 주고, 그게 없으면 자리를 못받게하죠. 그렇다면 친구들 10명이 마구 끼어드는일은 없을테니까요. 그리고 중간중간 끼어드는 철없는 어른들도 단속합니다. 얌전해 보이는10대 초중반의 여학생 앞에 가서 서버리면 그 여학생은 대체로 중년 남성에게 별말 않고 끼워주니까요.
그것도 단속하는중에 저희는 한가지 공문을 받게됩니다.

법원 판결에서 새치기를 단속하는게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거라며 새치기 단속을 하지말라는 인권위의 공문....

누군가가 규제를 어김으로써 다른사람이 받는 침해는 생각하지않고, 무작정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자신의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참 많은거 같습니다.

저도 규제를 싫어하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람들을 보면서 전 참 딱딱한 사람이라는걸 알게해줬네요...
감사해야 하는걸까요....허허허허......


나중에 복학하면 이걸로 리서치페이퍼나 한번 써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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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창트롤
10/09/11 10:01
수정 아이콘
새치기 단속이 인권과 무슨 관계일라나 ;;;;;;;;; 참 궁금하군요.
DynamicToss
10/09/11 10:11
수정 아이콘
사이코패스도 인권보호 해주죠. 피해자 보다 가해자의 인권이 더 중요하죠 인권위원회 에겐
10/09/11 10:12
수정 아이콘
도난당한 물건을 도서관이 책임져라라고 이야기 하시는 부모님은 참 답도 없네요...
새치기를 단속하는게 인권침해라..이건 무슨논리인지 궁금하네요;;
abrasax_:JW
10/09/11 10:18
수정 아이콘
저도 무슨 논리인지 궁금하긴 하네요. 잘 이해가 안됩니다.
DynamicToss님//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인권이 더 중요한 게 아니라, 가해자의 인권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인권위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2달 간격으로 나오는 간행물인 '인권'을 읽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10/09/11 10:2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cctv건은 인권침해라고 느껴지네요. 일단 뭔가가 나를 본다는것이 거슬리죠. 내가 뭔짓을 하던요. 마치 타인이 나를 빤히

쳐다보는것과 같습니다. 규제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자신을 옭아매게 됩니다. 이런게 지나치면 싱가포르처럼 되죠. 이런것들은 학교에서

의 교육과 사회시스템내에서의 교육으로 자체적으로 해결할려고 해야합니다.
10/09/11 10:31
수정 아이콘
저도 대학생때 새치기 생각하면 치가 떨리네요.
총학생회에서 피켓까지 들고 서있어고 감시해도 친구한명 서 있다고 5-6명이 철판깔고 새치기 하는모습이란...

글쓴분처럼 현실을 무시한 인권위의 결정이 내려오면 짜증이 나겠네요.
인권위분들도 책상위에서 내려와 직접 현장의 소리를 들어가며 판단했으면 합니다.
10/09/11 10:48
수정 아이콘
새치기 단속은 잘 모르겠고 CCTV는 인권침해가 맞긴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문제인데 본인 물건은 본인이 책임감을 가지고 움직이도록 하는게 맞겠죠.
그걸 지속적으로 도서관 입구에서 홍보를 하던지 아니면 물건을 둔 학생이 보인다면 알려주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밖에 없겠죠.
물론 그래도 도난은 없어지지 않겠습니다만 그 도난이 본인의 책임이라는걸 확실하게 인지시키고 그렇게 함부도 놔두고 다니지
않도록 계도하는 게 올바른 방법이겠죠.
근데 진짜 새치기단속이 인권침해라는건 어떤 해석인지 잘 모르겠네요.
불멸의이순규
10/09/11 11:10
수정 아이콘
저도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대충 새치기를 하다가 제지당한 사람이 "내가 하려는 일을 저사람이 방해해서, 나는 불쾌감을 느꼈고 내 행동에 제약을 받았다."
라는 논리를 피고 법원에서 승소한적이 있다고 하는거 같았습니다.
저와같은 놀리라면 법으로 규제하는 모든게 사라져야 할텐데 말인데요...
고구마군
10/09/11 11:13
수정 아이콘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뜨거운 이슈 중 하나입니다. cctv 설치를 통한 감시는 대단히 기본권 제한적인 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 때문에 이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로써 하여야 합니다. 만약 합의된 법률이 있다면, 물론 정도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강한 합헌성이 추정될 것입니다. 내용의 문제에 대해서는 법률의 개별적 구체적 내용을 살펴야 하므로 별론으로 하고, 한국에서의 문제는 cctv 감시의 근거법률이 없다는 것입니다. 강남구나 서초구에 설치되어 있는 많은 기기들이 법률이 아닌 구의 조례에 의해 시행된 것입니다.
이는 본질성 이론을 주근거로 하는 법률유보원칙(국민의 기본권에 관련한 제한시 본질적인 내용은 반드시 법률에 근거를 두어야 하는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큽니다.
새치기 단속에 관한 판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본적이 없어서요. 다만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고, 21세기의 형사정책의 주된 흐름 중에 하나가 비범죄화입니다. 새치기를 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일지언정 위법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불법의 양이 극히 미약하거나 없는 것에 대해 줄 서 있는 사람을 잠재적인 질서위반자로 예정하고 이를 단속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사실 이러한 것은 그 시장의 자율적 메카니즘에 맡기는 것이 올바르다고 봅니다.
츄츄호랑이
10/09/11 12:08
수정 아이콘
"일반 시민중에 누가 자신의 책이나 기타 소지품이 도난당할수 있는 상황에서, 도서관에서 무얼 하길래 자신을 감시하는게 싫다며 CCTV설치를 반대하는걸까요."라고 하셨지만, 저는 반대해요.
CCTV는 일부 우범지역이나 도난이 잦은 가게 등이 아니면 정말 제한적으로 설치해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누가 나를 본다는 것 자체가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전자감시라고 생각해요. 물론 인권침해고요.
그건 제가 떳떳하지 못한 것이랑은 상관 없이 불쾌할 수 있어요.
9th_Avenue
10/09/11 13:57
수정 아이콘
공립 도서관에는 cctv를 설치하지 못하게 되어 있나요?? .. 놀라운 사실이군요.
학교 각 단대별 도서관을 찾아보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열람실이 드물던데..;;;
10/09/11 15:54
수정 아이콘
cctv설치를 반대한다고 '뭔가 찔리는게 있는 사람' 일거라니, 굉장히 불쾌한 말씀이네요. 그렇게 행정편의적으로만 생각할 것 같으면, 좀 과장해서 가가호호 cctv를 설치하는 건 어떨까요? 도둑도 잡고 응급환자도 구하고, 큰 도움이 될텐데 말이죠. 어째서 cctv 설치 반대를 '도둑들의 인권 보호'와 연관시키시는건지 이해하기 어렵네요. 별개로, 새치기 단속을 하지 말라는 인권위의 공문은 굉장히 의아스럽네요. 자세한 내용을 좀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Dornfelder
10/09/11 18:10
수정 아이콘
새치기는 제가 매우 싫어하는 행동인데.. 그걸 규제하지 못 하는 근거가 뭔지 정말 궁금하네요.
고구마군
10/09/11 19:57
수정 아이콘
아스트랄님// 형법을 위반한 범죄행위가 아니라 과태료 등이 부과되는 질서위반행위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는데 위법행위라고 잘못 썼네요.
현대 법치국가에서 형법 등을 위반한 행위와 단순한 질서위반행위가 크게 다르다는 점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었던 점은 질서위반행위에 대해서 국가가 과도한 개입을 통해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서 밝혔듯이 시민들 스스로의 메카니즘으로 자율적으로 통제하고 국가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최소한도로 개입하는 것이 국가가 추구하는 법치국가의 모습일 것입니다.
좋은 지적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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