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8/11 22:50:05
Name Arata
Subject [일반]  우리는 해방된 적이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가 내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해봐요.
그러니까 그 비극이라고 하는 건 말할 수가 없는 비극이예요.
거기서 생겨난 모오~든 악습과 악폐.
일제 식민지는 우리 민족으로부터 모든 공공의식을 뺏아갔어요.

무슨 얘기냐면,
이게 내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그저 내가 사는 집 울타리만 생각하는 거예요.

이 울타리만 벗어나면 뭐예요?
남의 나라고, 순사가, 일본 순사가 댕기는 곳이예요.
모든 공공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뺏아가 버렸다고.

내 나라가 아니니까.

공공의 나라가 없어요.
공공의 장소가 없어요.

그러니깐 조선 왕조의 문벌주의, 이런 귀족주의, 양반 지배구조가, 뭐냐면,
일제시대 때 아주 옹졸한 가족주의로 응결이 된 거예요.

그래 가지고 이러한, 일제시대 때 이러한 악랄한 폐습이,
해방후..


해방 웃기네?
언제 우리가 해방을 맞이했어요?
우린 해방은 없었어요.



왜?
해방이라는 건 우리가 우리 힘으로 쟁취했을 때만이 해방이예요.

아시겠습니까?
8.15 해방은 해방이 아니예요, 그거는.
그냥 우연히 주어진거예요, 그냥!

우리는 해방이 없었어요.
그러니까 다시 우리는, 제국주의의 밑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우리나라 역사에서,
여러분 아셔야 되는 건,
단군 이래, 이승만처럼 막강한 왕은 없었습니다.
그는 자기에게 항거하는 모든 사람을 다 죽였습니다.

그러니까 그러한, 그러한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 그것이 군사독재로 이어졌고,
그것이 오늘날까지 우리 역사에 내재적인 요소로 만연돼있는 겁니다.


이건 너무도,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고,
여기에 금권이 결탁하고 정치가 결탁하고 모든 만연된 부패가 있어요.
이 부패에 대해서 우린 모두가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은 최소한,
그러나 우리 국민이 이제는 뭐냐하면은,
이렇게 만연된 6백 년의, 6백 년의 유교 혁명이 일으켜놓은 이러한 패러다임을
근원적으로 변화시키지 않는 한,
우리 민족의 미래는 없다고 하는, 그러한 인식에,
모든 사람들이 지금 합의하고 있는거예요.
...


======================================

도올 김용옥 선생이 한국 근대사에 대한 내용으로 티브이에 나오셔서 하신 말씀입니다.

요즘 도올선생이 2004년 MBC에서 하신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20편남짓한 강의를 다시 보고 있습니다.
삼봉 정도전 이야기를 시작으로 조선사에 대해 몇가지 부분을 깊게 파내려 가는데 아주 흥미롭고 다시봐도 재밌습니다.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입학으로 한국신학대학교, 국민 대만대학, 일본 동경대학,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하버드대학(철학박사)을 거쳐,
원광대 한의대를 6년간 다니면서 한의사자격증까지 섭렵하신,
그야말로 동양철학의 산본이신 분입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논어를 해석하며 젊은 사람들이 접하기 어려운 주제이지만 쉽고 재밌고 상식을 깨는 강의로 국민스타가 되신 적도 있죠.

도올의 철학은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아우르는 기철학을 중심으로 하며,
아직 기철학에 대한 전모는 형성중에 있으나,
동양철학을 기반으로 서양철학을 보완하며 아우르는 형태로 나아간다고 합니다.


저와 비교하여 감히 제가 이 분의 면면을 판단할 수도 없거니와, 시비(是非)를 가릴 수도 없으니,
저는 그저 감사히 강의를 들으며 저의 사상과 생각을 정리할 수 밖에 없지만,
이와 같은 학자가 끊임없이 저자활동을 하며 그의 깨우침을 널리 전파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해방된 적이 없다.

이 길지는 않지만 울분에 찬 음성을 듣고 깊이 생각해봅니다.
현재 그나마 있던것도 사라져만 가는 공공의식이 왜 사라져가는지 생각해봅니다.
금권과 결탁해서 썩어만가는 정치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그나마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방금 KBS에서 한 '우리시대에 던지는 질문'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또 한 번 적어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Siriuslee
10/08/11 22:54
수정 아이콘
도올선생의 의견에 전부 동의하진 않지만,
우리는 해방된 적이 없다. 는 의견에는 동감합니다.


해방 후 남한정부 수립이후에 자신들의 정적을 제거하고,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했던 일들은
매우 유감입니다.
10/08/11 22:54
수정 아이콘
도올 김용옥 선생의 쩌렁쩌렁한 소리가 들리는 듯 하네요.
10/08/11 22:55
수정 아이콘
요즘...프랑스 지리학자가 쓴 "아파트 공화국"이란 책을 읽고 있는데요...
정부 주도로 시작된 아파트 건설이 어느 순간부터 민간 주도로 넘어가는데...
여기서 부패한 정치와 권력, 건설기업 등이 얼마나 저소득계층의 주거 문제를 포기하고 경제발전을 이룩했는지 지적하더군요...

윗글을 읽고 나니...연상이 되어서 몇 자 적어봅니다...
릴리러쉬
10/08/11 23:02
수정 아이콘
독립이 한달만 늦었더도 조금은 달라졌을 터인데.
안타깝습니다.
근현대사 보면 만승이는 말할것 없고 건준위 인간들도 정말 짜증나더군요.
Mynation
10/08/11 23:08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 때 수능공부 따위 제껴두고 노자와 21세기를 정말 감명깊게 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인터넷 스트리밍 외에는 우리는 누구인가 토렌트 자료나 뭐 그런건 없어서 찾아볼 수가 없어 안타깝네요..
sO.Gloomy
10/08/11 23:17
수정 아이콘
도올선생님이 우리나라에서 동양철학에서 변혁을 일으킨것만은 틀림없고
우리나라에서 쉽게 나오기 힘든 대학자인것만은 확실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유교적 패러다임을 과연 고칠수 있을까요...
그것은 통일처럼 정말정말 어려운과제일 것만 같습니다.
도올선생님 저서도 좀 읽어보고 강의도 들어보고 강연도 들어봤지만
그 해답은 명쾌하지 않더군요..

역시 답이 없는걸까요..
10/08/11 23:26
수정 아이콘
한국에서 유교적 패러다임이라는게 연령주의와 연고주의 위계질서 같은것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바뀌기는 커녕 개선될 여지도 별로 없는것 같던데요.. 일단 제 주위에서나 아니면 인터넷에서나 이런것들이 불합리하지 않나 물어보면

100%다 옹호하던데요... 뭐 한국의 전통이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역시 깨달았죠. 내가 죽기전에 이나라 인간들의 뇌속은 변하지

않는다... 라구요...
ataraxia
10/08/11 23:32
수정 아이콘
세도정치 - 친일파 - 자유당 - 공화당 - 민정당 - 민자당 - 신한국당 - 한나라당으로 이어지는
무소불위의 테크트리가 제가 살아있는 동안에 깨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블랙독
10/08/11 23:46
수정 아이콘
유교는 무엇이었을까요?
공자의 유교는 예를 강조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예를 다함에 진심을 강조했습니다.
예라 함은 부모님께 과일을 깎아드리는 것과 같습니다. 부모님께 드리기 위해 마음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일을 어떤 모양으로 깎아 어떤 접시에 내가서 어느 방향으로 놓아드리느냐. 이것이 공자가 강조한 예라고 생각합니다.

유교는 죽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죽어야 하는 유교도 있지만 죽지 말아야 할 유교도 있다고 봅니다.
과일을 '어떤'모양으로 깎아, '어떤'접시에 담아, '어떤'방향으로 놓아드리냐 하는 것에서 '어떤'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과일을 드시는 부모님이죠. 부모님이 먹기 좋게 하기위에 '어떤'을 고민하는 건데 말이죠.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서도 별반 다르지 않죠. 다만 '어떤가'를 위한 '어떤' 즉 허례허식이 끼어들고, 누구를 위한 '어떻게'인지 잊게 되어 힘있는자 권력있는자를 위해서 그것이 왜곡되고 변형되고 심지어 그것을 자기 편한대로 변형한 것이 진실이고 올바른 것이 되었던게 없어져야 할 유교라고 봅니다.

유교적 패러다임을 고친다 라기 보담 유교역시 구교의 위기처럼 정화의 기간을 맞이한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히려 원류로 돌아가야 한다고 봐요.
비단구두
10/08/12 01:10
수정 아이콘
뜬금 없는 얘기일 수 있겠지만, 그리고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리는 것이지만, 거기에 위의 본문의 내용은 어느 정도 인정하는 바이지만, 도올에 관해서는 강준만 교수가 쓴 '김용옥과 이문열' 그리고 김상태님이 쓴 '도올 김용옥 비판'을 한 번쯤 읽어보시는 게 어떠신지 추천하는 바입니다.

읽어본 저로서는 본문의 내용이 약간은 냉소적으로 들립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혹시 도올을 좋아하신 분들, 기분 상하셨다면 댓글 삭제하겠습니다.
10/08/12 01:48
수정 아이콘
사람에 대한거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이 분이 하는걸 보면 설익은 사과가 생각 나더군요. 깡통도 생각나고...
Judas Pain
10/08/12 01:57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는 도올 선생의 위치는 남한 대중음악사에서 서태지의 위치와 비슷합니다. 매우.
루크레티아
10/08/12 02:21
수정 아이콘
역시나 도올은 무언가 이야기만 하면 그 인간성에 대한 비판이 먼저 나오는군요...;;
호불호가 갈리는 인물이긴 하지만 좀 불쌍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도올은 자신이 이룬 것에 비해선 심하게 저평가 받는 느낌이 강하다고 봅니다...특히 학계에선 도올을 거의 정신병자 취급을 하더군요. 여기서 우리나라 학계의 저속함이 잘 드러난다고 봅니다...자신과 좀 다르고 일반인들에게 인기 좀 얻었다 치면 그냥 까고보죠...

오늘 무릎팍도사에 나온 한국홍보인 서경덕씨가 독도 광고를 NYT에 냈을때에 어떤 나이 든 한국인이 전화를 해서 말하길 '일본이 우리에게 잘 해준 것이 얼만데 왜 굳이 그런 광고를 냈느냐.'라고 했다더군요. 우리나라는 아직 정신적인 독립은 요원합니다...
에다드스타크
10/08/12 08:38
수정 아이콘
우리가 우리 힘으로 쟁취했을 때만이 해방이라면 프랑스도 해방된 적 없겠네요.
저런 주장은 대한민국이 미제의 식민지라는 북한의 얼토당토 않은 주장과 완전히 일치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도올은 그냥 인기에 영합하고 권력에 아부하는 학자일 뿐입니다.
특히 도올이 1990년 노태우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읽어보면 그야말로 곡학아세의 전형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sO.Gloomy
10/08/12 19:18
수정 아이콘
비단구두님// 오해가 아니라 도올이 냉소적일수밖에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4211 [일반] 인간이 동물에게 가져야 할 측은지심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240] 삭제됨6260 10/08/12 6260 0
24210 [일반] 인권위, 군 장병 "종교행사 참석하지 않을 권리 보장하라" [45] 아지노스5337 10/08/12 5337 0
24209 [일반] 시크릿과 나인뮤지스와 레인보우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30] 세우실4648 10/08/12 4648 0
24208 [일반] 결국 못 갔습니다... [18] FK_14971 10/08/12 4971 0
24207 [일반] 샤이닝로어 [35] 박루미4840 10/08/12 4840 0
24205 [일반] [음악이야기] 댄스음악 작사가들을 위한 작은 변호 [43] 예수4662 10/08/12 4662 1
24204 [일반] [딸자랑 v2.0] 예원이가 돌이 되었습니다. [38] 태바리2981 10/08/12 2981 0
24202 [일반] [음악] 밤도 깊었는데 노래나 들어봐요 : 서울숲 별밤축제 에서 보았던 뮤지션들 [11] 코리아범2822 10/08/12 2822 0
24201 [일반] 한국의 기형적인 성(性) 문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57] AnDes12104 10/08/12 12104 0
24200 [일반] 경제이야기 : 물가, 금리, 환율, 부동산, 재정정책에 대하여(1) [11] 시즈트럭3946 10/08/11 3946 0
24199 [일반] 추억의 슬레이어즈 Try 더빙판 [22] 물의 정령 운디6181 10/08/11 6181 0
24198 [일반] 프로이드가 보지 못해 애석할 영화 - 인셉션 [12] 王天君5354 10/08/11 5354 0
24197 [일반] 2010 마구마구 프로야구 8/11(수) 리뷰 & 8/12(목) 프리뷰 [29] 멀면 벙커링3360 10/08/11 3360 0
24196 [일반] 우리는 해방된 적이 없다 [19] Arata4282 10/08/11 4282 1
24195 [일반] 여러분이 가장 최고로 꼽는 김전일 에피소드는? [42] 케이윌11683 10/08/11 11683 0
24194 [일반] 이운재선수의 국대 은퇴를 바라보며 [13] 케이윌3830 10/08/11 3830 0
24193 [일반] [국대축구] vs 나이지리아 불판 [78] 캐럿5867 10/08/11 5867 0
24192 [일반] 프로야구 중계 불판 올립니다. [304] EZrock5793 10/08/11 5793 0
24191 [일반] 재활용그룹 비스트 [30] 세우실6699 10/08/11 6699 0
24189 [일반] 선망의 대상이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56] 물의 정령 운디5205 10/08/11 5205 0
24187 [일반] 나의 치킨 인생기 [91] 정대훈10379 10/08/11 10379 1
24186 [일반] ‘악마를 보았다’ 및 요새 본 영화 단평들(7월, 8월) part I [45] 한아6552 10/08/11 6552 0
24185 [일반] 영화 아저씨 추천드립니다!! [31] 로랑보두앵4276 10/08/11 4276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