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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08 10:10:06
Name 황기주
Subject [일반] 세대차이 세대차이 하면서 나도 닮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방금 집에서 어머니와 할아버지의 말싸움을 보았습니다

할아버지는 고집이 엄청나게 세십니다
소리가 잘 안들린다고 하여 저번에 해드린 보청기는 귀가 아프다고 하시면서 안끼고 다니십니다
덕분에 최근에는 목소리가 엄청나게 커지셨습니다
노인정에서건 집에서건 소리치고 싸우는게 일상이십니다
저희가 무슨일을 하고 있으면 일단 반대하고 하지 말라하십니다

전 여하튼 그저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고
언제부턴가 할아버지가 말씀하실 때는 그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릴 뿐입니다
대꾸도 하지 않습니다
내가 뭐라고 말을 하면 또 무조건 내가 나쁜 인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무섭습니다
불현듯 나도 나중에 나이를 먹으면 저런 행동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절대로 저런 행동을 하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하지만
2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내가 싫어했던 아버지의 행동, 말투들을 무의식중에 똑같이 따라하는 내 모습이 가끔 보입니다
그런 것을 보면 내가 할아버지의 나이대가 되면 똑같이 되는 것이 아닌가..

드라마나 소설을 보면 그런 내용이 나올때가 있습니다
'난 절대 아버지(어머니)처럼은 살지 않을 거야'
그렇게 말하는 인물들은 항상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윗세대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면서
그제서야 윗사람들의 마음과 상황을 이해하곤 합니다

갑자기 이런 생각도 듭니다
혹시 그분도 그런 것이 아닐까
나도 그자리에 간다면 강을 파고 삽질을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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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08 10:55
수정 아이콘
어릴땐 어른들의 행동이나 말이 싫다가도 어느새 그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할수밖에 없네, 그게 맞네' 라고 생각하게 되는게 맞더군요. 제 친구들만 봐도 그렇고요. 이제 겨우 22살인데...그래서 일부로 모든지 열린생각으로 살고 있긴 하는데...-_-;;

근데 그분은..음음..
10/08/08 11:15
수정 아이콘
애어른, 철 없는 어른. 별로 안 좋아합니다. 아이는 아이답게 어른은 어른답게 나이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죠. 자연스러운 겁니다.
하지만 어릴 때 부정적으로 봤던 아버지의 행동이 이해되는 것과 나도 저렇게 행동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다른 것이죠.
이건 아니다 싶으면 안 하면 됩니다. 다만 그게 쉽지 않겠죠.

그분은 삽질로 살아왔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데에 그쪽 관계자들의 지지가 있었으니...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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