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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7/28 02:29:04
Name Hypocrite.12414.
Subject [일반] [예능이야기] 스물한번째. 아류였으나 아류에 그치지 않았던 프로그램. 무한걸스 시즌1.
무한걸스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널리 알려진 무한도전의 예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시즌2는 배제했습니다. 제가 시즌2를 안보기 때문입니다. 보지 않은 프로그램을 왈가왈부 언급한다는건 옳지 않다고 판단하였고, 확실히 끊어서 시즌1만 적었습니다.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0. 글을 시작하며

케이블 5부작(?) 마지막 편입니다. 제가 케이블에서 방영한 예능프로중 가장 좋아하고, 기억에 남았던 프로그램을 마지막에 써봅니다. 앞의 4가지 프로그램은 현재 방송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 글들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한번 시청해보세요. 라는 뜻의 글이었다면, 이 프로그램은 이미 종영되어서 그러한 기능은 할 수 없기에, 저의 생각을 많이 담았습니다. 사실 이 프로그램에 대해선 진작에 쓰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어떻게 하다보니 21번째 글로 이제야 쓰게 되었네요. 혹시나 이 글을 보고 이러한 프로그램이 있었구나.. 라고 느껴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것이니 다행입니다. 예전에도 밝혔지만 예능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제가 좋아하는 예능프로그램을 다른 분들과 함께 느끼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플 대 환영입니다.~ 스물한번째 예능이야기 시작합니다.



#1. 시작부터 시선집중!

무한도전이 천하를 제패하던 시절, 단발성 명절특집이었지만 감히 무한도전의 아류를 자청하던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프로는 방송되기도 전, 무한도전의 네임벨류에 힘입어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순위 1등, 수십개의 뉴스기사, 그리고 출연진이 누군지 까지 하나하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죠. 감히 무한도전을 따라한 그 프로그램을 사람들은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감히 우리 재석님, 홍철오빠, 거성의 노력을 날로 먹으려고 하니 용서할 수 없었지요. 정작 방송이 되고 나니 괜찮았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은 우려와는 달리 호의적이었죠. 하지만 그것은 애초에 단발성 프로였습니다. 1회성 프로였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았었죠. 그런데 얼마 후 MBC 드라마넷 이라는 케이블에서 이 프로그램은 정규편성 됩니다. 첫 방송 시청률은 무려 2%가 넘습니다. 파일럿 방송 단 한번 외에는 아무것도 알려진게 없는데, 시청자들의 이목은 그만큼 집중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프리스타일 버라이어티 '무한걸스'의 시작입니다.




무한걸스는 MBC 드라마넷에서 정규편성 됩니다. 프로그램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대놓고 무한도전의 여자버전입니다. 큰 틀도 다르지 않습니다. 무한도전이 대한민국 평균 이하 6명의 리얼 버라이어티라면, 무한걸스는 여자 6명의 리얼버라이어티 였습니다. 덕분에 시작하기도 전에 안티가 많았고, 매체의 집중공격도 많이 받았죠. 그 당시 무한걸스의 입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장입니다.

아류는 아류일뿐이다.


#2. 주류가 변화함에 따라 여성 MC들은 갈곳을 잃었고..

무한걸스가 방영되던 당시는 리얼버라이어티가 본격적으로 판을 벌리기 시작할때였습니다. 무한도전은 지금이나 그때나 No.1 프로그램으로 군림하고 있었고, 리얼버라이어티 라는 장르가 슬슬 대한민국에 뻗어나가 예능의 주류가 되는 시점이었죠. 그러다 보니 여성 MC들의 자리는 좁아지고, 예능프로그램에 어느덧 남성만 고정으로 나오게 됩니다. 몇년전만 해도 여걸 식스, X맨과 같이 남성과 여성 혹은 여성이 그 이상 비중을 차지하던 시절이었는데, 역전되었고, 브라운관에 얼굴은 비추던 여성 MC들은 거의 찾기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제작진은 그래서 여성 6명으로 구성된 무한걸스를 기획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얼마후 성공이라는 것이 드러났죠.


#3. 여걸식스와의 대조에서 찾을 수 있는 무한걸스만의 매력

무한걸스 멤버는 여러번 바뀝니다. 파일럿 방송을 제외하고, 정규편성때부터 따지면 2번의 교체가 있었습니다. 총 8명의 멤버가 무한걸스와 함께했습니다. 처음에 무한걸스의 멤버는 송은이, 신봉선, 김신영, 백보람, 오승은, 정시아 이렇게 6명으로 시작하였고, 오승은과 정시아는 결혼등의 이유로 하차하였으며, 그 자리를 황보와 정가은이 꿰찹니다.



무한걸스 멤버 맞아? 라고 느끼실수도 있지만, 무한걸스 파일럿 시절의 멤버는 이랬습니다.



무한걸스는 왜 성공했을까요.

무한걸스를 시청할때마다 비슷하다고 느꼈던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바로 여걸식스 입니다. 여걸식스는 무한걸스처럼 MC 전원이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멤버가 희극인과 비희극인으로 구성되었다는 것도 비슷했습니다. 또한 멤버들 간에 실제로 친분이 두터웠다는 것도 그러한 이유중 하나였겠네요. 하지만 두 프로그램은 큰 차이가 있는데요. 그것이 바로 여성의 상품화 입니다.



KBS - 해피선데이의 한 코너로 3년간 자리매김했던 여걸식스의 멤버들 모습

여걸식스는 과거, 연애프로그램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아무래도 무한도전과 같은 선구적인 프로그램이 없었던 지라, 천생연분-연애편지-X맨 으로 이어져 오는 연애프로그램의 흐름을 탄 프로그램입니다. 어떻게 보면 여걸식스는 연애프로그램의 끝물을 탐과 동시에, 리얼버라이어티의 어설픈 초반단계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여걸식스는 멤버들이 자신의 여성성을 부각시키며 혹은 그와 반대되는 컨셉을 가진 또 다른 MC가 스스로 자신을 희화화 하면서 웃음을 이끌었는데요. 덕분에 여걸식스는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가지는 공통적인 특징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겁니다. 타겟이 확실히 정해져있으며, 싫어하는사람은 끝없이 싫어하는 스타일의 프로그램입니다. 여걸식스와 컨셉은 다르지만 요즘으로 치면 이와같은 프로그램으로 스타킹이 있겠네요.

반면 무한걸스는 멤버 6명이 여성일뿐. 스스로 성상품화를 한다던가 섹시, 미남, 미녀와 같은 코드를 꺼내지 않습니다. 초반에 연기자들이 무한걸스의 멤버로 들어간다고 하여, 여걸식스가 생각나서 어떻게 될까 걱정도 하긴 했었지만, 이러한 모습을 스스로 깨면서 제 걱정은 기우였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는듯,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4. 송은이의 존재감



무한도전에서는 유재석의 존재감이 절대적입니다. 일찍이 쩜오 박명수 선생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적이 있습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웃겨요. 그건 장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행에서 만큼은 재석이가 최고에요. 웃기는것도 힘들어요. 하지만 진행을 하는건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상황, 여러 동료들의 컨디션등 모두 컨트롤해야 하기 때문에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석이는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요즘 예능은 크게 세가지 갈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개그콘서트로 대표되는 정통 코미디. 둘째, 무한도전 1박2일로 대표되는 버라이어티. 셋째, 시트콤으로 대표되는 정극과 희극의 중간지점.

유재석은 두번째 갈래에 특화된 사람입니다. 강호동은 꽁트와 버라이어티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었고, 신동엽은 이 세가지를 전부 성공적으로 거둔 대단한사람입니다. 반면에 유재석은 꽁트에서 이름을 알리지 못하였으며, 시트콤에서도 성공하지 못하였습니다. 덕분에 무명시절은 길었고, 그의 존재도 나중에 빛을 발하게 되었지요. 어떻게 보면 시대를 잘 만난것일수도 있지만, 스스로 그러한 시대를 개척했다는 것에 대해 유재석의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지 일깨워주기도 합니다.

무한걸스의 송은이는 유재석과 닮아있습니다. 무한걸스라는 프로그램 내적으로도 그렇고, 실제 삶도 유재석과 비슷합니다. 대학시절부터 송은이와 유재석은 유명한 단짝이었으며, 활동영역도 비슷하였고, 현재까지 롱런하고 있는 모습도 그러하죠. (실제로 유재석과 비슷한 나이의 남자MC는 많은 반면, 송은이와 같은 나이의 여자MC는 손에 꼽을정도입니다. 그렇게 보면 송은이의 역량도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프로그램 내적으로 보면 스스로 웃기면서 빛을 발하지는 않지만, 주변 동료들을 이끌어주는 조력자역할을 합니다. 무한도전에서 박명수의 웃음을 유재석이 서포트해줘 더 웃기게 만들어준다면, 무한걸스에서 송은이는 김신영과 신봉선이라는 후배를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거죠. 실제로 김신영은 스스로 무한걸스가 자신을 만들어줬다고 여러번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통코미디에서 버라이어티라는 장르에 도전을 했을때, 자신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코너가 무한걸스였고, 스스로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이라고 하기도 했고요. 요즘 청춘불패에서 김신영의 모습을 보면서, 송은이를 만나지 않았다면, 무한걸스가 없었다면 차세대 예능MC로 각광받는 지금의 김신영이 존재할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무한걸스의 캐릭터간의 구도를 보면, 송은이는 약간 빠져있습니다. 무한도전에서 박명수와 정준하가 콤비를 맺고, 노홍철과 하하가 콤비를 맺어서 캐릭터간의 연계성을 갖는 것 처럼, 무한걸스에서도 신봉선과 김신영, 백보람과 정시아 등 캐릭터의 연계성을 갖고 프로그램을 이어갑니다. 송은이는 약간 뒤로 빠져있죠. 프로그램 초창기에 예능에 익숙치 않은 멤버들을 이끌며 캐릭터간의 연계성을 만들어준것도 송은이였습니다. 스스로 앞에 나서서 웃기지는 않지만, 송은이라는 구심점을 통해 프로그램이 지속된다는 점에서는 그녀의 존재감이 얼마나 커다란지 느낄 수 있습니다.



#5. 케이블이라 가능했다.

컨셉의 모방을 사람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후발 프로그램은 손가락질 받게 되어있으며, '얼마나 재미있을까?' 라는 시점이 아닌, '니들이 얼마나 웃길 수 있겠어?' 라는 시점으로 바라봅니다. 하지만 무한걸스는 프로그램 타이틀부터 무한도전의 아류를 자청했습니다. 타이틀 제목, 멤버수부터 무한도전과 비슷한 콘티도 많았고, PD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비중마저도.. 많은 것이 흡사했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건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이었기 때문이죠.

스스로 아류로 깔고 가는 프로그램이니 시청자들은 아무래도 공중파에 방영될때보다 날카로운 시선을 거두게 됩니다. 무한걸스는 케이블이였기 때문에 빛났습니다. 공중파였다면 진짜 무한도전의 아류작 이상 이하도 아닌 실패한 삼류 프로그램이었겠지요. MBC 드라마넷이 아닌 같은 MBC 공중파 채널에 시간만 다르게 했더라면.. 호평은 커녕 3개월 안에 종방되었을거라 과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공중파는 프로그램의 재미보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더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케이블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 말은 단기간에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더라도, 여러가지를 시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것을 의미하지요. 호화 MC가 존재하지 않아도 프로그램 컨셉만으로도, 참신함만으로, 혹은 재미만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는게 케이블입니다.

하지만 결국 케이블이라는 울타리는 아이러니하게 무한걸스의 막을 내리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6. 케이블이라서 막을 내렸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무한걸스가 방영된지 2년이 넘습니다. 당시 무한걸스가 세운 방영횟수는 케이블 예능프로그램으로는 역대 3번째 100회를 넘긴 것이었죠. 홈런왕이라기 보단 꾸준히 3할을 치던 무한걸스 타자는 세월의 흐름을 막지 못했는지, 시청률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습니다. 당시 무한걸스가 방영되던 방송국인 MBC EVERY 1은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외주제작사를 교체합니다. 동시에 멤버교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무한걸스는 무한걸스 시즌1이라는 이름으로 막을 내리고 맙니다. 공중파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죠. 리얼버라이어티가 멤버를 통채로 바꾸고 시즌2로 거듭난다. 이것은 리얼버라이어티라고 이름붙이긴 했지만, 리얼이 아니라는 것을 반영하는 하나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멤버와 시청자간의 유기적인 호흡이 중요시 되었지만, 더 힘이 쌘건 결국 방송국이었다 라는 점.

이후 제작사는 당시 무한걸스 멤버 6명중 일부에게 무한걸스 시즌2에도 참여해줄것을 요청했지만, 고심을 한 끝에 동시에 6명이 하차하는게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마지막 인사를 무한걸스 시즌1의 마지막회가 아닌, 송은이-신봉선이 함께하는 라디오에서 했다는 것도 참 안타까운것중 하나입니다.


#7. 무한걸스 그 이후..

무한걸스라는 둥지를 벗어난 예능의 아기새들은 다들 다른곳에서 자신의 모습들을 보여줬습니다. 송은이와 신봉선은 골드미스가 간다 라는 코너와 SBS 라디오 동고동락에서, 김신영은 세바퀴, 청춘불패 등 쇼 버라이어티에서 차세대 여성MC로, 예능과는 거리가 멀고, 샴푸의 요정으로 평생 우려먹을 것 같았던 오승은과 정시아는 아리따운 신부로, 황보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가수로, 백보람은 쇼핑몰 CEO와 동시에 케이블 예능프로의 패널로, 정가은은 롤러코스터의 흥행에 힘입어 대한민국 대표 예능 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MC까지...

무한걸스라는 프로그램은 그 멤버들에게 어떠한 의미가 되었을까요. 이 프로그램에 애정을 갖고 있어서 이렇게 느끼는건지는 모르지만, 다들 해피엔딩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2년 2개월이라는 기간동안 멤버들은 커다란 성장을 했으며, 프로그램 시작할때 빗발치던 비아냥과 조롱과는 달리, 마지막엔 그녀들이 떠나지 않길 바라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을 겁니다. 그것만으로도 그녀들은 성공적인 프로그램을 했으며, 무한걸스라는 프로그램은 성공적이었다고 평할 수 있겠지요.





다음 22번째 예능이야기는 케이블이야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첫번째 예능이야기. 하하와 김종민, 그리고 무한도전과 1박 2일.
두번째 예능이야기. 청춘불패와 천하무적야구단..
세번째 예능이야기. 강심장과 승승장구 - 上
네번째 예능이야기. 강심장과 승승장구 - 下
다섯번째 예능이야기. 세바퀴 vs 스타골든벨
여섯번째 예능이야기. 하하의 복귀.. 그러나 부족한 2%에 대하여.
일곱번째 예능이야기. 만만한게 예능인지라..
여덟번째 예능이야기. 클래스는 영원하다.
아홉번째 예능이야기. 위기는 곧 기회다. - 1박 2일 코리안루트 리뷰
열번째 예능이야기. 패밀리가 떴다2의 이유있는 추락.
열한번째 예능이야기. 이제 웃어봅시다.
열두번째 예능이야기. 열두번째. 당신들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 하하몽쇼 리뷰.
열세번째 예능이야기. 황금어장의 10분짜리 메인코너(?) - 라디오스타
열네번째 예능이야기. 열네번째. 정든 그대여 떠나라. 내가 보내주리라.
열다섯번째 예능이야기. 열다섯번째. 일밤 부활의 시작을 알릴 뜨거운 형제들.
열여섯번째 예능이야기. 무한도전의 사회적 메시지.
열일곱번째 예능이야기.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열여덟번째 예능이야기. 반쪽찾기를 가장한 미녀들의 버라이어티. 러브스위치.
열아홉번째 예능이야기. 일상의 재미를 찾아서. 재밌는 TV 롤러코스터.
스무번째 예능이야기. 한국의 래리킹쇼를 꿈꾼다.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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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ght-Nova
10/07/28 02:40
수정 아이콘
무한걸스 정말 재밌게 봤는데, 갑자기 멤버 전원 교체하면서 볼맛이 사라지더군요.
ChojjAReacH
10/07/28 02:50
수정 아이콘
무한걸스 뭐랄까요.. 생각없이 보기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하기엔 그들의 노력을 깎아내리는것 같아 주저하게 되지만..)이었습니다.
각 멤버들간의 유대관계에서 나오는(설령 그것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만들어졌다고 한들) 캐릭터가 정말 괜찮았습니다.
무한도전이랑 비교하면 대략.. 송은이-유재석 / 신봉선-박명수 / 백보람-정준하 / 황보-정형돈 / 정시아-하하 / 김신영-노홍철 이 느낌으로 볼 수 있었는데 초반에는 다른 프로그램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캐릭터의 소모가 없다는 점, 그들이 따라한다고 한 프로그램보다 오히려 캐릭터를 더 잘 살렸다는 점 등등 캐릭터 파악만 된다면 스토리 파악 없이도 즐길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시즌 2 되고 난 후론 안보게되서 잘 모르겠더군요.
LowTemplar
10/07/28 03:08
수정 아이콘
무한걸스 얘기가 나오니 전편을 다 본 사람으로서 (..) 일단 리플 달아 봅니다.
처음엔 무도 아류로 시작하긴 했지만, 가면 갈수록 나름 여자들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관계의 미학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여자들만으로 예능이 진행될 수 있는가였는데요
여걸식스나 골미다 등이 남성 진행자를 둠으로서 객체라는 한계를 벗지 못했는데, 무걸은 따로 진행자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송선배가 없었다면 진행 자체가 안 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송은이씨의 비중은 절대적이었고, 놀림당하는 대장의 포지션을 잘 잡아서 멤버들간의 관계 설정과 원활한 진행을 잘 해 줬다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램 자체는 케이블의 그저 그런 예능이었을지 모르지만, 각 멤버들에겐 성장과 발전을 가져다준 보물과 같은 방송이였지요.
송은이씨는 자기 말대로 20년동안 캐릭터가없었는데 이젠 모두들 '송선배'라고 부른다고 했구요.
신봉선씨나 김신영씨는 콘서트 개그에서 예능으로의 전환을 하는 데 무걸이 큰 역할을 해 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공중파 예능 적응을 못해 맨날 잘리던 김신영씨의 발전은 참..)
정시아씨야 뭐 이 캐릭터 덕에 영화쪽에서 섭외도 들어오다 말다 하더니 영화 하다가 백도빈씨를 만나고 결혼 (..) 경사로세 경사로세
뭐 오승은씨나 정가은씨 백보람씨는 본문에서 말씀하셨으니 첨언할 필요는 없겠지요.

아무튼 처음부터 끝까지 보면서 멤버들 간에 정이 많이 드는 모습이 확연히 보이는데요, 에피 하나하나가 다 빵빵 터지는 건 아니었지만
서로서로 친밀감이 단단해지며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었던 게 프로그램 성공 요인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여전히 만나고 다니더군요.
(마지막회가 '오부장이 주최한 무걸 동창회'였다는 것이 시사하는 점이 크죠.)
그래서 방송국이 외주를 바꾸면서 일부 멤버 교체를 요구했을 때, 그럴 거면 모두가 하차하는 게 낫겠다 해서 아예 멤버가 싹 갈렸죠.
무걸 1기가 참 아까웠고, 이렇게 끝나길 바라지 않았지만 송선배를 포함해 일부를 교체하느니 지금처럼 된 게 차라리 낫다고 생각합니다.
.. 물론 저도 2기는 안 봅니다만..

아무튼 결국 제대로 마무리도 못하고 끝내긴 했지만, 나중에 놀러와하고 상상더하기에 멤버들이 모여서 뒷풀이 비슷하게 토크도 했지요.
1기는 끝난 지 오래 되었지만, 이런 훈훈한 분위기의 여성들만의 예능이 다시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방송이 끝난 후에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했던 '자선 포차' 영상을 첨부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그들의 진짜 마지막 인사는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uh7vwpm9g3M&videos=3nmssBU9eLs

ps. MBC every1은 드라마넷이 아닌 MBC movies를 바꾼 채널로 알고 있습니다. (무비스배 팀리그는 추억 속으로... )
아우구스투스
10/07/28 03:18
수정 아이콘
그런데 그 대단한 신동엽이 리얼버라이어티 초기에 버벅대는거 보고는 정말 놀랐습니다. 진짜 예능에서는 천재중의 천재로서 부진한 적이 없는 그가 말이죠. 경구옹도 그렇고요.

그런데... 강호동이...그 소나기 였나요? 포동이하고 나온거... 그걸 꽁트로 봐야하나요, 아님 시트콤으로 봐야하나요?
10/07/28 04:18
수정 아이콘
저도 즐겨봤던 프로그램입니다. 송은이 진행능력에 신봉선 김신영 투톱은 엄청나게 웃겼고 정시아의 조류(?)같은 행동도 참 감초같았고 쎈척하다가 허구언날 괴롭힘 당하는 백보람씨등 전 이때가 함참 재밌어서 찾아서 보곤했었습니다...
리버풀 Tigers
10/07/28 04:41
수정 아이콘
정말 즐겨보았고 재방이나오면 재방보고 3방나오면 3방보고 그랬는데... 황보 나온 이후로는 본방사수 안하게 되더군요. 꼭 유재석나오는 프로에 김종국 나오는 듯한 느낌이더군요.
그런 무한걸스인데... 황보때문에 시청률 크게 올랐더랬죠. 우결이후 출연한게 무한걸스라 우결로 인한 팬들이 많이 몰렸다더군요.
게시판도 초창기에는 챙겨보고 투표도 참여하고 그랬는데... 황보이후로는 황보따라서 유입된 시청자들의 횡포(?)때문에 게시판도 안보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나두미키
10/07/28 08:55
수정 아이콘
처음에는 역시 catv야..따라하기네..좀 심한데.... 라는 생각으로 접했는데, 갈수록 몸을 사리지 않는 그녀들의 모습에 재미있다 를 남발하고
참 재미 있게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저 역시 s2로 가면서 뭐야~ 하면서 처음 한편 보고 접은 기억이 납니다.
아쉬운 프로그램이에요
윤하피아
10/07/28 09:22
수정 아이콘
시즌2 로 바뀌면서 단 한편도 보지 않았습니다

시즌1은 진짜 무한도전과의 교류도 있었던 편이었고 매니아층도 있었고 시청률도 잘 나왔었죠 잘 안맞는 조합같았는데

그래도 꽤 나 성공을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번 시즌2는 정말 아닙니다;;;; 무한걸스 라는 네임 자체를 주기가 아깝네요
태바리
10/07/28 10:31
수정 아이콘
예능의 갈래 얘기할때 유재석이 버라이어티에 특화되어 있다고 하셨는데 전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대뷰부터 쭉 정통코메디를 했던 사람이었죠. 다만 빛을 못보다가 일요일 점심때 하던 복권 프로그렘의 '남편의 배짱이'라는 코너에서 발군의 실력을 내뿜었죠. 저도 얼굴만 알던 코메디언에서 유재석이란 이름을 알게 만들었고 그 코너를 볼려고 복권프로그렘을 봤으니깐요. 인지도가 올라가니 그당시 최고의 프로그렘이었던 서세원쑈에 출연하게 되어 제대로 터트려 주고요.
시트콤도 이휘재, 남희석과 함께 방송국 막내피디 역활로 나온 시트콤(프로그렘 이름이 생각 안나네요)이 있었습니다. 인기도 꽤 있어서 명절때 특집 프로그렘으로 편성도 되었죠. 제가 생각에는 KBS에서 성공한 유일한 시트콤 입니다.
10/07/28 11:00
수정 아이콘
태클아닌 태클을 걸자면..
골드미스다이어리가 아니고 골드미스가 간다죠^^;;;
투심 패스트볼
10/07/28 11:20
수정 아이콘
무한걸스 정시아-김신영-송은이-신봉선-백보람-오승은 라인은 매회 레전드였습니다 정말...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을 챙겨본건 모한걸스가 아직도 유일하니까요.
이끌림
10/07/28 11:28
수정 아이콘
저도 채널을 돌리다 보곤 했는데 한 번 보다가 계속 보게 되는 프로그램이었다고 기억에 남아있어요.
정시아, 오승은씨가 있을 때부터 마지막 정가은, 황보씨가 멤버로 있을 때까지 다 챙겨 봤는데
어느 멤버였건 시즌 1의 분위기는 느무느무 좋았고 활기찼다-는 느낌이랄까.
똥꼬털 3가닥처
10/07/28 11:57
수정 아이콘
초중반 때는 무한도전보다도 더 재밌다고 생각했었는데
후반 쯤 가서는 힘이 많이 빠지더라고요.

케릭터가 잡히기 시작할때 부터 출연자들의 관계가 잘 형성이 되서 재밌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정시아는 어울리지 못해 맴돌기 시작하고
정말 신선하고 미친 듯이 웃겼던 김신영표 개그도 식상해지기 시작한데다가
출연진들이 뜨기 시작해서 공중파 출연이 많이 질 때 쯤 케릭터 소비도 커지고
체력도 성의도 많이 떨어지는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시즌1이 끝나면서 아쉬워 하시는 분들도 많았지만
첫회부터 애정을 가지고 지켜봤던 입장에선 케이블의 한계 상 생각해 볼 때 더 일찍 마무리 지었어야 했지 않나 싶습니다.
10/07/28 12:10
수정 아이콘
정시아씨 나가기 전까지 시즌 1은 정말 레전드!!!

사람에 따라 평이 갈리던데 저는 초반에 오승은씨 나올 때도 좋았고 황보씨로 교체된 후에도 괜찮았습니다. 정시아->정가은 교체 후에도 그럭저럭 중박은 됐다고 생각하는데 정시아씨 캐릭터가 워낙 재미있었던지라 ^^;;

최고의 명장면은 역시 스타킹 뒤집어 쓴 샴퓨의 요정양..
딩요발에붙은
10/07/2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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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로 바뀐 이후에는 정말 한번도 안봤네요;; 저는 정시아씨 빠지기 전까지는 정말 재밌게 봤었는데 흐흐
유니콘스
10/07/2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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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걸스 요즘 DMB로 보고 있는데 정말 재밌죠 흐흐흐

단, 한가지 수정이 정가은씨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아닌 SBS 일요일이 좋다(맞나요?) 에 출연하고 있지 않나요?
10/07/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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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은 리얼에 좀 약하지 않았나요? 본인도 항상 야행성에 나와서 입버릇처럼 리얼버라이어티는 어렵다. 좌식엠씨라서 내가 리얼은 번번히 말아먹었다 라는걸 자주 말하던데 크크
Grateful Days~
10/07/28 15:11
수정 아이콘
저도 후반부 가서는 힘이 좀 빠진 느낌이었습니다만.. 무한걸스 시즌2보단 낫죠. 아니 여걸식스 시즌2..

개인적으로 꼽는 최고의 레전드는 아직도 가끔 챙겨보는 신봉선 몰래카메라~

오부장있을때까지의 무한걸스는 정말 매회가 레전드급.
최강견신 성제
10/07/28 15:35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케이블 예능중에 100회를 넘긴게 3번째라고 하는데 첫번째 두번째는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최초100회 돌파는 지금까지도 하고있는 MBC game의 스무도로 알고있는데요...
나라야
10/07/29 01:55
수정 아이콘
여성 예능인이 아깝습니다. 무한걸스를 보면서 느꼈습니다. 아류로 밖에 활용되지 못하니, 그만큼만 보여줄수 있는거죠. 여성예능인이 자신의 성을 상품화(희화화도 상품화라고 생각합니다)하지 않고 재능과 끼를 마음껏 내보일 수 있는 예능프로그램이 기획되길 바랍니다.
모범시민
10/07/29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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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를 몇번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찾아서 본건 아닙니다만 말이죠

현영과 송은이의 상황 정리능력이 너무 차이가 나 보입니다

송은이는 예나 지금이나 정말 너무나도 과소평가 되어있는 MC라고 생각합니다

현영은... 그런대로 무난한 능력의 MC이긴 합니다만 확실히 '무한'이라는 이름을 짊어지기에는 좀 부족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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