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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6/17 11:40:43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쓴소리] 언론사들의 Be the Reds
월드컵 열기로 온 나라가 붉은 물결로 물든 요즈음입니다. 오늘 아르헨티나와의 경기가 펼쳐지게 되면 또 붉은 물결로 거리가 물들겠지요.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의 4강 신화를 계기로 4년마다 'Be the Reds'의 물결이 일어나는 광경은 정말 장관이었고, 성적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민은 'Be The Reds' 앞에 4년마다 하나가 됩니다. 좋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월드컵은 전 세계적인 축제이고, 전 국민이 하나로 단결할 수 있는 계기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니까요.

하지만 'Be the Reds'가 되는 것이 과연 일반 국민들만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은가 봅니다. 언론사들 역시 이 흐름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죠.


얼마 전 북한측에서 월드컵을 무단 중계방송한다고 '해적방송'이라는 식으로 말했던 보도가 있었습니다. 어떤 언론은 의혹이나 논란 정도로 이야기한 반면, 어떤 언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북한이 막나간다' 등의 자극적 언사로 북한을 깎아내리는 데에 상당한 활자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의혹 수준에서 이야기하고 마는 사람들의 입장도 그럴만한 부분이 있고, 지난 2002년 월드컵 때에 해적방송을 한 것은 진실이라고 알려져 있으니 또 해적방송이냐고 힐난을 할 수도 있겠죠.

문제는 어제 보도된 언론 기사를 보니 해적방송이라는 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최빈국에 해당하는 국가들에 대한 구휼 형식으로 중계가 지원된 것이니 해적방송이니 뭐니 하는 소리가 성립이 안 되는 것이죠. 대한민국 언론사들 역시 제대로 된 사실 확인이 결여된 상황에서 초반 기사가 났고 그 기사를 성급하게 받아쓰기해서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가공했다가 집단으로 오보를 낸 형국이 되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미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가 우리 나라의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이것이야말로 바로 북한의 특징"이라는 식으로 브리핑을 통해 북한을 비난했다는 것이죠. 굳이 제가 인용한 기사에서 예단한 것 때문이 아니라 해도 국가 공무원이 사실 확인이 결여된 증거를 가지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가 그 증거가 사실이 아닌 게 밝혀졌으니 미국 측의 입장이 참 난감하게 된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어쨌거나, 사실 확인이 결여된 '색깔 있는 기사'가 미국에게까지 폐해가 미쳤으니 이걸 참 뭐라고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더. 저는 오늘 모 신문의 인터넷판 메인을 들여다보다가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원문 기사를 보면 차범근 감독의 경우 단순히 한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북한 선수들에게 애정을 가지는 것만도 아니고, 축구인으로써 그만한 이유가 있기에 애정을 가지는 거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프로팀 감독으로 있을 때에 연관이 있었던 안영학 선수의 경우도 그렇고. 정대세 선수는 분데스리가에서 오퍼가 온다는 이야기 들으니 분데스리가에서 선수로 뛰었던 차범근 감독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그런데 제목을 뽑아놓은 꼬락서니를 보면, 누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기사 제목만 보면 차범근 감독이 북한에 대한 찬양, 고무죄라도 범하는 줄 알 것 같습니다. 혹시 국정원이나 이 언론사 쪽에 차범근씨를 남산에 모시고 싶어 안달하는 작자가 있나요? 어쨌거나 대한민국의 스포츠 영웅을 도대체 무슨 욕을 듣게 하려고 기사 제목을 이 따위로 달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월드컵이 다가오니 언론사들이 갑자기 '붉은 물'이 들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언론사들도 'Be the Reds'를 외치며 색깔 장사에 나서는 요즈음의 신문 기사는 읽기가 더욱 씁쓸하군요.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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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리
10/06/17 11:44
수정 아이콘
음. 전 저 제목을 보고 경기 중에 북한에 우호적인 해설을 하기 조금 껄끄러운 상황이었나보다 이렇게 해석했는데요.
10/06/17 11:49
수정 아이콘
저 제목은..
http://news.donga.com/Economy/3/01/20100601/28756376/1
원본 CF 기사
http://www.battlepage.com/index.php?menu=d_humor&mode=view&no=65179
패러디 CF
이런 CF 멘트를 따라한거 아닌가요? 전 그렇게 받아들였는데
벙어리
10/06/17 11:54
수정 아이콘
농담이지만 Be the reds는
빨갱이가 되어라 아닌가요 크크크-_-
루크레티아
10/06/17 11:58
수정 아이콘
그런데 저 기사를 읽어보면 차범근 해설에게 북한을 응원하지 말라고 한 사람도 있다고 하더군요.
정치와 스포츠를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쉐도우포스
10/06/17 12:04
수정 아이콘
빨갱이좌파친북들.. 북한으로 가서 살어------------> 아마도 DAUM에 이글이 실렸으면 이런댓글이 달리지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가츠79
10/06/17 12:06
수정 아이콘
꼴통 신문사들이 차범근 해설위원한테 왜 이렇게 죽자고 달려드는거죠?
일본전 끝나고도 편파 해설 했다고 물고 늘어지더니, 북한전 끝나고도 또 저러네요.
쓰레기 같은 버릇을 언제쯤 고칠런지.

차범근 해설위원이 수꼴 신문사들의 인터뷰 요청에 거절이라도 한건지...
MoreThanAir
10/06/17 12:07
수정 아이콘
전 제목을 보니 북한을 응원하고 싶지만 현 정부 분위기상 응원을 못하겠다는 뜻으로 해석이 되어
(패러디한 CF도 산수유의 좋은점을 말하고 싶지만 성적인 것이라 차마 말 못하겠다는 뜻이죠)

현정부를 까는 제목 같은데요.

사람마다 인식의 차이가 있나 봅니다-
The xian
10/06/17 12:10
수정 아이콘
모모리님// Kuchi님//

차범근씨의 애정의 대상은 '북한 선수들'인데 저 제목은 '북한' 그 자체가 좋다는 의미로 오해할 구석이 있으니까요.
'북한 선수들 정말 좋은데' 라고 이야기한 것과 '북한 정말 좋은데'라고 이야기한 것. 해석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훨씬 자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기사 제목이죠. 그런 면에서 저 기사 제목을 언론의 색깔 장사라고 보고 비판하는 것입니다.
higher templar
10/06/17 12:37
수정 아이콘
북한을 까부셔야 하는 주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은가 보군요. 그분들이 원하는건 전쟁이거나 혹은 북한 내부붕괴겠죠. 둘다 현재 우리나라 상황으로서는 크게 좋을건 없겠네요
원시제
10/06/17 13:12
수정 아이콘
뭐 다른건 모르겠지만 국민일보 차범근 해설 기사는 좀 과한 해석 아닌가 싶네요.
9th_Avenue
10/06/17 13:27
수정 아이콘
조금은 뻘플이지만, 이런기사를 볼때마다 '빨갱이'가 나쁜 단어인가라는 반문을 합니다.
빨갱이가 나쁜건가요.. 아니면 반사회적인 존재인가요.. ??(진심 궁금해서 그럽니다.)
무슨 뜻일까요? 그냥 북한동조자들을 부르는 소리인가요.. 아니면 진심 맑스의 사상을 지칭하는 건가요..
그것도 아님 그냥 공격대상에 일단 붙여놓는 이름표인가요.
일단 제 견해와 반대적인 논조를 가진 언론이 항상 빨갱이드립을 치는것 보니.. 저도 일단은 빨갱이인가 봅니다.
(좋아하는 팀도 기아, 리버풀 크크~ 얼씨구나..)
10/06/17 14:38
수정 아이콘
방금 기사에도 "인민복근 알고 보니 직업군인?!" 이런 식으로 제목 뽑더라구요. 전원 다 직업군인으로 등록돼 있는데...
양정인
10/06/17 15:13
수정 아이콘
뉴스의 '제목' 이 강렬하고 자극적이어야 누리꾼들이 '클릭' 을 한다지만...
너무 도가 지나친 감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뉴스들이 무수히 쏟아질 때 이런 류의 제목을 가진 기사들은 대부분이 연예계 가십거리 기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장르(?)를 가리지 않더군요.
정말 마구잡이로 자극적인 제목을 단 기사들 투성이더군요.
전혀 뉴스 내용과 관련없는 제목을 달기도 하고 사실과는 다른 제목들은 애교수준일 때도 많죠.
요즘은 차라리 제목보다는 관심있는 분야의 기사만 찾아보는 것이 정신건강에 유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10/06/17 16:17
수정 아이콘
저 헤드라인을 해석하신건 좀 오버하신 것 같아요;
벤카슬러
10/06/17 17:31
수정 아이콘
손석춘 씨가 쓴 '신문 읽기의 혁명'에 이런 글귀가 쓰여져 있더군요.

"유럽의 평화를 위해서... 한 다스의 신문편집자를 죽여야 한다."
-비스마르크-
이적집단초전
10/06/17 17:47
수정 아이콘
정치색과 상관없이 차범근 감독은 스포츠신문이 지목한 공공의 적입니다. 왜그랬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는데 어쨌든 무슨 사건때문에 스포츠 신문들이 차범근 감독을 매장시키려고 달려들었던 적이 있었지요. 그 논조가 이어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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