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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4/19 19:11:50
Name Kint
Subject [일반] 야간분만 토론 관람기 - 단일화 쟁점 정리
주말에 딴지일보에 개최한 "야간분만-경기도 지사 야권 단일화 토론(진행:김제동 출연 : 김진표-민주당
안동섭-민노당, 심상정-진보신당, 유시민-국민참여당)"을 다시보기로 봤습니다.
100분토론 종방이후 정말 오랜만에 재미있게 본 토론회고, 나름 의미도 있다고 여겨져서...
최근 단일화 공방에 대한 쟁점정리가 필요할 거같아서 아주 주관적이고 전혀 냉정하지 못하게
정리 좀 해봤습니다.


명박,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 오다!

2002년 겨울.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 겨울의 1년전만 하더라도 아무도 예상못했던 한 또라이(!)같은
인물을 대통령에 당선시켰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다음으로 대통령이 된 그는 그 전의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우선 학력도 시원찮고 말하는 뽐새도 웃기며, 경력도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그 수많은 낙선경력이 지지자들의 세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었다는 것이고,
그 말하는 뽐새가 인간적인 매력이 되었으며, 그 짧은 가방끈이 오히려 그가 가지고 있는 학식과 덕망을
반증하는 계기도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가 대통령이 된 이후, 대한민국은 그 이전 어느 정권보다도 시끄러운 일이 많았고, 언론은
그 시끄러운 일을 더 시끄럽게 만드는데에 혈안이 되있었고, 대통령은 이에 지지않으려 더 대들었으며,
양쪽에 있는 정치적 반대자들은 그를 더욱 더 물어뜯었습니다. 그가 잘한 일이든 잘못한 일이든
우선 잘못했다고 물고늘어지면, 그는 대항했고, 대항하는 그에게 정치적 반대자들은 더욱 맹렬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피곤했습니다.
잘못된 전쟁이라고 말하는 남의 나라 전쟁에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을 보내기도 하고,
힘이 쎈 수구정당에 대연정을 하자고 하지를 않나, 비정규직은 줄어들 기미가 없고,
집값은 안내려가는데 물가는 계속 오르고, 그 와중에도 명품은 날개돋힌듯 잘팔린다는 뉴스가
매일 나왔습니다.
그래도 세금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더 늘어나고, 왠지 부자들은 자꾸 손해보는 느낌이 났습니다.
더욱이 무식한 고졸 대통령이 검사들한테 훈계질을 하지 않나, 나이 많은 중소기업사장한테
부끄러운줄 알라고 닦달하다가 자살하게 만들지를 않나, 멀쩡하게 우리를 잘 지켜주는 미군의
작전권을 회수한다고 하지않나, 수도를 이전한다고 부산을 떨지 않나... 부자들은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피곤했습니다. 그냥 조용히 나라 잘 이끌면서 내 집값은 계속 오르는데, 남의 집값은
떨어뜨려줄 수 있는 대통령. 여태까지 해온건 그대로두고, 딱 하나. 나 좀 잘살게 해줄 수 있는 대통령.
국민들은 그런 대통령이 필요해졌습니다.
그 때, 극적으로 이명박 사장이 등장합니다. 사람들은 그가 그렇게 돈을 많이 벌었으니 우리도
돈을 잘벌게 해줄거라고 믿었습니다. 그 전 대통령처럼 쓸데없이 시끄러운 일들을 만들지 않으면서
조용히 우리를 잘 살게 해줄거라고...

민주화는 이제 다된거니, 필요한건 우리를 더 잘 살게 해주는 대통령이라고.
때마침 상대방 대통령후보는 도무지 그 실체를 알 수없는 목소리만 좋은 헛똑똑이같았고, 과격노조의
파업뉴스 말고는 TV에서는 좀처럼 볼수 없던 대통령 후보는 세 번째로 또 나왔으며...
심지어 개그맨인지 정신병자인지 분간이 안되는 사람까지 대통령이 된다고 나와 쇼를 해대니,

사람들은 선택은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대통령이 된 저 사막의 건설 대통령은 이제 취임한지 이제 2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취임한지 이제 2년이 지난 대통령의 지지도는 아직까지 47.7%랍니다(한겨레,4.12.자).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대통령의 지지도와는 상관없이 지금의 대통령은 문제가 많다는
여론이 비등비등합니다.

특히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 이후 현대통령에 대한 국민들 사이의 호불호는 날로 극명해져가고 있고
중간평가라는 불리는 지방선거는 이제 목전입니다.


단일화를 해야하는 사람들

현 대통령의 정적들은 힘이 없습니다. 대통령이 정치를 잘해서 그런건지, 정치기술이 좋은건지,
유독 작금의 야당들은 힘도 없고 목소리도 작습니다. 그 와중에 현정권의 중간평가라 할 수 있는
지방선거일이 도래했고, 야당들에게는 기회가 왔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야당들은 힘이 미약합니다. 그래서 생각합니다. 미약한 자들끼리 모여 힘을 합칠
것인지 아니면 쓸데없는 모험에 힘쓰지 말고 가지고 있는 지분이라도 잘 가지고 있을지. 하지만 대의는,
서로 뭉치라고 합니다. 그들이 자주 만나고 그들에게 힘을 주는 특정국민들은 그들에게 서로 뭉쳐서,
일단 대통령한테 본때를 보여주라고 합니다. 세상 바뀐 줄 좀 알고, 세상 무서운 줄 좀 알라고 말이죠.

그렇다면 단일화의 주체는 누구일까요. 당연히 현정권의 반대파입니다. 현정권과 이해관계를 따져봐도
정치적 지형을 따져봐도 분명히 반대에 서있는 사람들. 우리나라 정치지형상 정치적으로 유의미한
정당들의 그 속성을 생각한다면 아래와 같겠죠.



뭐... 위 그래프는 각 정당의 정책과 이념을 과학적으로 철저 분석하고 연구하여 만든 건,
절대로 아니고... 그냥 머릿속에 생각나는대로... 제가 특별한 또라이나 삽기질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냥 세금잘내고 나름 상식에 부합하게 살려고 애쓴다고 생각했을때 다들 저정도로 생각하고 계시지
않나 싶어서 저렇게 그렸습니다.
헌데 저 그래프에서 문제는 "단일화의 마지노선". 현재 단일화에 대한 논의는 저 "단일화 가능 구역"안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특이할 점은 각 정당 별로, 특히 진보적 성향의
소수정당에서는 저 "단일화의 마지노선"을 대폭 왼쪽으로 수정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단일화의 마지노선을 왼쪽으로 대폭 수정할 경우, 단일화된 각 정당들끼리는
자신들의 선명성을 쉽게 드러낼 수 있는 반면, 지지도를 상승시키는 폭이나 선거의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매우 어렵겠죠.

바로 여기서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단일화 딜레마는 출발합니다.


단일화는 가장 확실한 경고장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현 대통령의 취임이후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제문제들. 단순히 정책실패나 정치적 기조의 차이가
아니라 민주주의 기본질서가 무시되고, 합리적인 시스템을 무시하고 밀실에서 행해지는
각종 결정들과 절차적 단계를 무시하고 벌어지는 행정작용들. 정치적 반대자들에 대한 비열한
사법공작과 공안정국 등.
용산에서는 사람이 타죽고, 인터넷에 글 하나 잘못 올려서 잡아가고 벌금물리게하고,
촛불은 화재위험으로 안되고, 심지어는 1인시위마저도 방해당하고, 정권에 비우호적인
학자의 밥줄을 끊고, 멀쩡한 정부산하기관의 기관장을 자르고, 언론사를 장악하기 갖은 모략을
동원하며 쪼인트를 까대고, 결국에는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고 그 국무총리까지 잡아들이려는...
그와중에 정부 책임자는 어묵이나 쳐묵쳐묵...흠흠..

이는 지난 10년간의 정권의 실정(失政)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심각한 폭정(爆政)입니다.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죠.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이 흔들릴 정도의.. 헌법에서 보장되고 국민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헌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권력기관의 권력작용의 통제시스템을 무너뜨리는 행위.
이는 사안별로 맞네, 그르네하며 정책실패니 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통령 기본 의무인 헌법수호의 의지는
콩밭으로 가고 헌정질서의 문란을 도모해 궁극적으로는 내우외환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실로 황당할 정도로 심각한 작금의 상황입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단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현정권이 얼마나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국민에게 알리고, 또한 정부 및 여당에게는 "니들 계속 이따구로 하다가는 명줄 짧아질 각오해라."
라고하는 강력한 경고를 날려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상황인식입니다. 이러한 인식을 함께하는
저 그래프 가운데부터 왼쪽에 있는 사람들이 생각하길, 가장 확실한 경고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들이 당선되는 것을 최대한으로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당의 승리 이전에 여당의 패배가
우선시 되어야하는 상황인거죠. 그래야 경고빨이 제대로 먹힐테니 말입니다.

요컨데, 잘못돌아가고 있는 시스템에 대해서 강력한 경고 한 방은 확실한 선거의 승리이고, 선거의
승리는 각 정당이 연합해 각 정당의 지지자들의 뭉쳐진 표를 받고, 그 여세로 부동층의
지지까지 얻겠다는 전략. 그리함으로써 향후 정국의 전개에서 각 야당의 운신의 폭을 넓히고 정부와
여당의 폭정에 대한 확실한 경계를 취하겠다는 의미라고 봅니다, 제 생각엔 말입니다.


단일화 효과

선거시 연합의 효과에 대해서는 구태여 설명할 필요가 없겠죠. 멀리는 3당합당 ㅡ,.ㅡ부터
시작해서 DJP연합, 노-정 연합. 가까이에는 김상곤경기교육감의 당선이 있을 것이구요. 그러나
지금 도모하고 있는 단일화가 그 옛날 DJP연합이나 3당합당과 명백히 다른 것은, 기존의 단일화들은
아까 위에서 봤던 그림에서 "단일화의 마지노선"이 완죤 무시되었었다는 것입니다.
이념적 유사성이나 정책적 연대의 여지가 전혀 없는 사람들끼리 야합되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항상
그 말로는 일방이 팽을 당하던가, 한쪽이 변질되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노-정연합의 경우 다른 일방이 후일을 기약해주지 않는 상대방의 매정함에 급삐져서 할 일
다해주고 막판에 지지를 철회하는 막장드라마를 연출해 욕은 욕대로 먹고 약속된 지분은 하나도
못챙겨서, 그래서 오히려 상대방을 홀가분하게 해주는 희안한 결말을 연출하기도 했죠.

확실히 단일화가 선거의 승리에는 보다 더 확실한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우리는 단일화에 "이의 있습니다."

야간분만토론에서 보여줬던 심상정 전대표의 태도는 두고두고 단일화를 원하는 지지자들의 원성을
사긴 하겠지만, 그 입장또한 이해가 가는 것이, 결국 단일화라는건 힘쎈 놈이 유리하다라는 겁니다.
사기업들이 흔히 벌이는 특정사업에 대한 업무제휴정도로 비견될 수 있는 단일화논의에서 힘없는
소수정당은 자신들의 후보는 당선될 가능성도 없이 그저 좀 더 쎈 야당의 선거운동밖에는 할 일이
없으며 그닥 얻어먹을 떡고물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바로 이점이 진보신당이 단일화에 대하여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토론회에서 보여줬던 심상정 예비후보의 비호감전략은 자신들의 선명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강조할 수 있겠으나, 비지지자들 입장에서는 몽니부리는 고집쟁이 노인네정도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
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민노당의 최근 행태가 그들의 비지지자들에게 기존의 정서와는 달리
급호감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점과 유시민 예비후보가 예전에 그렇게 시원시원하게 말을 잘했어도
왜 딱 그만큼 비호감으로 찍혔었는지 상기해본다면 "선명성"의 정도를 어디까지 세워야할지 진지한
고민을 한 번 해봄직 합니다.
(물론 백제보다 8년이나 늦게 멸망한 탓에 백제귀족보다 더 높은 품위를 받았던 고구려의 귀족처럼,
최대한 지분을 넓히려는 계획일수도 있겠지만 이는 일단 패쓰.)


결    론

지난 2년동안 일관적으로 사법 질서와 무관하게 사람들이 처벌받고 있고, 정책 효율과는 상관 없는
정책결정이 이루어지고 있고, 권력분립의 원칙과는 정면으로 배척되는 권력의 유착이 진행되며,
투명하고 공개적의 국가권력의 의사결정 대신 밀실에서의 논의와 결정이 국가중대사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일관적인 현상들이 하나의 원인을 가진채 현재까지도 뚜렷하게 진쟁중이라면
이건 정책실패나 상황판단의 책임정도를 물을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국가관과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와 입장을 물어야할 일입니다. 이는 현대민주주의 국가들의 위정자들의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덕목입니다.

그리고 이를 묻는 가장 합법적이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투표입니다.

그리고 현 야당이 투표를 통해 그들의 의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단일화"라는 선거공략이
필요하다는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물론 지방선거는 풀뿌리민주주의의 기본적 배양의 토대로 각 지역구의 지방행정을 민주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시킬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입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 그를 당선시키는게 유권자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그러나 현 야당이 주안점을 둬야 할 부분은...
(선거법 때문에... 열린 결말입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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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19 19:23
수정 아이콘
헛, 피지알에도 올리셨군요. 근데 딴지쪽 글씨폰트가 더 크니 그쪽으로 봐야겠네요.
제발좀요
10/04/19 20:44
수정 아이콘
저는 민주당이든 여타의 당이든 가리지 않고, 현정권의 대항마가 될 정당을 찍을 겁니다.

만일 단일화가 된다면 대항마가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겠죠.

하지만 단일화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에이~ 지들끼리도 싸우네. 다 그렇지.. 정치하는 놈들 다 지들밖에 몰라. 거기서 거기야'라는 단순한 발상으로 투표를 안하는

우매한 짓은 하지 않을 겁니다.
10/04/20 12:46
수정 아이콘
정말 단일화가 답일까요?
진보의 재탄생에서 노회찬 대표의 생각을 읽고 있자니, 전 그에게 깊이 공감하게 되네요.
반한나라당의 기치 아래 모인 승리는 일시적이고, 기존의 부조리한 구조를 계속 유지하는 데 그치고 말거라는 깊은 의심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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