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OB베어즈에서 한대화가 건너옵니다. 그러면서 해태는 수비위치가 조금 조정됩니다.
3루수 이순철이 노쇠화에 접어든 김일권을 대신해 외야수로 옮겨갔고 이적생 한대화가 3루수비를 보게 됩니다.
타선에서는 서정환, 이순철, 김일권이 공격의 첨병으로 활약했으며 한대화, 김종모, 김봉연, 김성한등이 중심타선을 결성했습니다. 신인 포수 장채근이 입단했으나 주전포수 김무종에 의해 간간히 백업으로만 활동합니다.
한대화의 경우에는 그가 가지고 있던 간염으로 인해 팀의 훈련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으므로 한대화는 따로 훈련을 받게 합니다.
원래 한대화는 연고지 팀인 빙그레이글스로 트레이드되기를 원했으나 그 당시 워낙에 약한 팀이었던 빙그레는 OB에 줄만한 선수가 없었고 졸지에 한대화는 은퇴기로에 섰으나 동국대 시절의 스승인 김인식 해태타이거즈 코치의 설득으로 해태타이거즈로 옮겨가게 된 것입니다. - OB에서 해태로 트레이드된 이유도 만성질병인 간염으로 인해 김성근 감독의 훈련량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
마운드는 선동렬, 이상윤, 문희수, 방수원, 신인 김정수와 차동철로 구성되었습니다. - 이 해에도 김성한은 1경기에 선발로 나섭니다. 하지만 3이닝동안 3자책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로 기록됩니다. 그리고 그 경기가 김성한이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선 경기입니다. -
이 해에 해태타이거즈는 선동렬을 빼놓으면 절대로 서술할 수 없을 정도로 선동렬은 뛰어난 활약을 펼칩니다.
선동렬은 39경기에 등판해 262.2이닝을 던지면서 24승을 올렸고 삼진 214개를 기록합니다. 하지만 이 해에 선동렬이 놀라웠던 것은 바로 그의 평균 자책점때문이었으니 262.2이닝을 던지면서도 평균 자책점은 0.99.
날고 기는 박철순, 장명부, 최동원, 김시진, 김일융도 0점대 자책점을 기록하지 못했으며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웬만한 에이스들이라도 결코 엄두를 못내는 기록입니다.
이 해에 선동렬은 MBC의 신흥 에이스 김건우와 2번 맞대결을 펼쳐 모두 완봉승을 따냈으며 마운드의 전설 최동원과도 2번 맞대결을 펼치면서도 1승 1패를 기록합니다. - 1승은 완봉승, 1패는 2실점 완투패였으나 모두 비자책점이었습니다. -
그리고 1982년에 MBC의 하기룡, 같은 해인 1986년에 빙그레의 이상군이 세운 3연속 완봉승 기록을 3번째로 달성했고 - 4번째는 1995년 OB베어즈의 김상진, 5번째는 2009년 롯데자이언츠의 송승준입니다. - 단일시즌 최다 완봉 공동 1위인 8번의 완봉을 기록합니다. - 또다른 1위는 1995년 OB베어즈의 김상진입니다. -
하지만 아쉽게도 승률부문 타이틀을 OB의 재일교포 투수 최일언에게 내주며 투수부문 트리플크라운 획득에는 실패합니다. - 이 당시 OB의 마지막 대결은 롯데와 벌였고 롯데는 최동원을 내세우며 승리를 지키려 했지만 최동원이 OB의 김형석에게 동점 2점 홈런을 맞았으며 이어진 타자 신경식에게 3루타를 허용했고 결국 실책이 나오며 패배합니다. 그리하여 마지막 경기에 선발로 나섰던 최일언이 확정된 1패를 덜어내고 승률부문 타이틀을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
그리고 이닝수가 구원투수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많은데다가 가끔 구원투수들의 분식회계로 손해를 보는 선발투수들의 평균 자책점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만든 런 세이브(Run Saved)를 참조할 때 - 런 세이브의 공식은 (리그 평균 자책점 - 투수의 평균 자책점) / 9 * (투수가 던진 이닝수) 입니다. - 1986년 선동렬의 런 세이브는 61.0으로 단일시즌 2위에 랭크되어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투수중 단일시즌 런 세이브 1위를 기록한 투수는 현대유니콘스의 정민태로 1999년 정민태의 런세이브는 약 62.5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투수가 팔이 빠져라 던져도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 투수가 승수를 쌓기 힘든 법, 해태의 타자들도 힘을 냈습니다.
원년 홈런왕 김봉연은 홈런 21개를 때려내며 2번째로 홈런부문 타이틀을 차지했으며 김종모는 타율 0.313, 홈런 11개를 때려냅니다. 김성한은 타율이 0.280으로 주춤했으나 홈런 18개를 때려냈으며 이순철도 타율은 0.257이었으나 홈런 14개를 때려줍니다. 서정환은 도루 43개를 성공시키며 도루부문 타이틀을 차지했고 공격의 선봉장으로 활약합니다. 게다가 이적생 한대화가 타율 0.298, 홈런 14개를 때리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중요한 순간마다 타점을 기록하면서 해결사본능을 발휘합니다.
그러나 원년 도루왕 김일권이 타율 0.186, 도루 22개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선동렬을 제외한 마운드를 살펴보자면 초대 에이스 이상윤이 10승, 신인 차동철이 10승을 올렸으며 기대를 모았던 좌완 파이어볼러 김정수도 9승으로 괜찮은 활약을 보여줍니다.
해태타이거즈는 전기리그에서 34승 18패 2무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고 후기리그에서는 33승 19패 2무로 OB베어즈와 공동 1위에 올랐습니다. - OB가 롯데와의 최종전에서 졌다면 해태가 1위, MBC청룡이 2위가 되었을 것입니다. -
그리고 후기리그 1위 결정전에서는 OB에게 2 : 0으로 패배하며 2위에 머물렀으나 그 당시 한국시리즈 규정상 전기리그와 후기리그에서 모두 2위내에 들었던 해태타이거즈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합니다.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상대는 삼성라이온즈.
김시진 - 성준 - 김일융이라는 강한 선발진을 보유했으며 권영호라는 마무리투수도 보유했습니다. 타선에서는 이만수, 장효조, 김성래, 이종두, 허규옥, 장태수가 버티고 있었던 팀이었습니다.
1차전 : 광주구장에서 열린 1차전. 해태는 당연히 선동렬을 선발로 내세웠고 삼성은 양일환을 선발로 내세웁니다. 하지만 양일환은 7회까지 해태의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으며 오히려 선동렬이 7회초에 김성래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으며 위기에 몰립니다.
8회말, 구원등판한 김시진을 상대로 김성한의 2루타와 김봉연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잡았지만 또다시 선동렬이 9회초에 1점을 잃으며 3 : 1로 패색이 짙었던 상황. 그러나 9회말에 김일권이 적시타를 때려냈고 김성한에게 고의사구가 나오면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집니다.
10회초, 김정수가 구원투수로 나왔고 2이닝동안 삼성의 타선을 무득점으로 침묵시킵니다. 그리고 11회말, 김성한의 끝내기안타가 터져나오며 해태는 4 : 3으로 승리합니다.
2차전 : 김일융에게 해태의 타선이 1점으로 틀어막힌 사이, 해태는 7회초 배대웅의 짧은 플라이때 과감히 홈으로 쇄도한 이해창에게 결승점을 헌납하며 1 : 2로 패배합니다.
3차전 : 대구구장에서 열린 3차전. 이상윤을 내보낸 해태는 이상윤이 1회말에 김성래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는등 3실점하며 위기에 몰립니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2회초에서 김준환의 솔로 홈런과 차영화의 2점 홈런이 터져나오며 동점을 만들었고 구원등판한 김정수가 또다시 삼성의 타선을 잘 틀어막는 사이 7회초에 김일환, 김성한의 적시타와 삼성의 실책을 묶어 3점을 얻어냅니다.
7회말에 이만수와 장효조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았으나 6 : 5로 승리합니다.
이 경기가 끝나고 성난 대구관중들에게 해태 선수단의 버스가 불타는 불상사가 발생합니다. - 그 이유는 1차전에 광주구장의 누군가가 소주병을 던져 삼성의 투수 진동한을 맞춰 병원에 실려가게 만들었고 때마침 3차전에서 삼성이 패하자 벼르고 있었던 대구의 야구인들이 분노했기 때문입니다. -
4차전 : 해태는 선동렬을 마운드에 올렸고 삼성은 권영호를 등판시킵니다. 해태가 5회초 차영화의 솔로 홈런으로 기세를 잡지만 6회말에 선동렬의 패스트볼등으로 2점을 잃으며 위기에 몰립니다. 게다가 유난히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컨디션이 좋았던 김성래에게 8회말에 홈런을 얻어맞으며 1 : 3으로 몰립니다.
그렇지만 9회초 김성한과 김봉연이 적시타를 때려내며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고 10회에는 각각 1점씩을 주고받습니다. 그리고 11회초 밀어내기 HBP와 서정환의 2타점 적시타가 터져나오며 7 : 4로 승리합니다.
5차전 : 잠실구장에서 열린 5차전. 해태는 2승을 올리며 좋은 컨디션을 보인 김정수를 마운드에 올렸고 김정수는 감독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며 5이닝동안 2점만 내줍니다. - 하지만 1회초에 장효조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했고 이만수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는등 위기에 몰립니다. -
그 사이 해태의 타선은 1회말 김종모의 적시타, 3회말 김봉연의 적시타 그리고 5회말에 김종모의 2타점 적시타가 터져나오며 역전에 성공했고 특급투수 선동렬이 6회부터 등장해 삼성의 타선을 무득점으로 틀어막습니다.
결국 5 : 2로 승리하며 최종 스코어 4 : 1로 1983년에 이어 2번째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합니다.
한국시리즈 MVP로는 1, 3, 5차전에서 승리를 따낸 김정수가 선정됩니다. 그리고 김정수는 앞으로 이어질 자신만의 가을까치 전설을 써내려갑니다.
주요 선수들의 성적을 살펴보겠습니다.
타자
서정환 : 108경기 출장, 타율 0.256, 432타석 375타수, 96안타, 3홈런, 55득점, 43도루
김종모 : 104경기 출장, 타율 0.313, 427타석 383타수, 120안타, 11홈런, 61타점
김성한 : 104경기 출장, 타율 0.280, 449타석 404타수, 113안타, 18홈런, 57타점
김봉연 : 108경기 출장, 타율 0.300, 453타석 407타수, 122안타, 21홈런, 67타점
한대화 : 103경기 출장, 타율 0.298, 394타석 342타수, 102안타, 14홈런, 66타점
이순철 : 88경기 출장, 타율 0.257, 358타석 319타수, 82안타, 14홈런, 53득점, 19도루
투수
선동렬 : 39등판, 22선발, 19완투, 8완봉, 262.2이닝, ERA : 0.99, WHIP : 0.78, 24승(17선발승, 7구원승) 6패 6세이브, 214K
이상윤 : 21등판, 18선발, 115이닝, ERA : 2.97, 10승(10선발승) 5패, 47K
차동철 : 33등판, 21선발, 131이닝, ERA : 2.82, 10승(8선발승, 2구원승) 4패 3세이브, 35K
김정수 : 41등판, 13선발, 125.2이닝, ERA : 2.65, 9승(3선발승, 6구원승) 6패 5세이브, 92K
선동렬은...... 괴물이라는 말로도 표현하기가 부족하네요.......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가운데 단일시즌 WHIP부문에서도 4위를 차지합니다. - 1위는 1993년 선동렬, 2위는 1996년 구대성, 3위는 1989년 선동렬입니다. 그나마 1위와 2위는 구원투수로 나선 상황이니..... -
주요부문 순위를 살펴보겠습니다.
타자
홈런 : 김봉연(1위), 김성한(2위), 이순철(5위), 한대화(5위), 김종모(8위), 김무종(15위)
타점 : 김봉연(1위), 한대화(2위), 김종모(3위), 김성한(5위), 김무종(11위), 이순철(18위)
타율 : 김종모(2위), 김봉연(4위), 한대화(5위), 김성한(15위)
도루 : 서정환(1위), 김일권(5위), 이순철(7위), 김성한(18위)
득점 : 김성한(2위), 김봉연(3위), 김종모(5위), 서정환(7위), 이순철(9위), 한대화(10위)
공격부문에 주요 선수들이 죄다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타율이 0.186인데도 도루 22개를 하며 5위에 오른 김일권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성한, 김봉연, 한대화, 김종모 모두 대단한 선수들이었습니다.
투수
다승 : 선동렬(1위), 이상윤(11위), 차동철(11위), 김정수(15위)
탈삼진 : 선동렬(1위), 김정수(8위)
평균 자책점 : 선동렬(1위), 김정수(13위), 차동철(15위), 이상윤(18위)
세이브 : 선동렬(4위), 김정수(5위), 방수원(5위), 차동철(10위), 김용남(18위), 강만식(18위)
각 팀간 상대전적을 알아보겠습니다.
vs 삼성 : 11승 6패 1무, vs MBC : 9승 9패, vs OB : 9승 8패 1무, vs 롯데 : 11승 6패 1무, vs 청보 : 12승 5패 1무, vs 빙그레 : 15승 3패
팀 성적을 살펴보겠습니다.
득점 : 474(2위), 실점 : 372(3위), ERA : 2.86(4위), 타율 : 0.259(3위), 홈런 : 99개(1위), 도루 : 120개(1위)
다음회에 계속됩니다.
모든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