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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9/05 02:19:04
Name KARA
File #1 P_40FlyingTigers.jpg (47.3 KB), Download : 71
Subject [일반] 하늘의 용병단 - 플라잉 타이거즈


사실 용병이라고 한다면 어느 시대가 그렇듯 남자에겐 로망? 이런 비슷한 향기가 풍기나 봅니다. 특히 전투기를 용병단이라고 한다면 거의 세상에 존재하기 힘든 조건이니까요.

이 Flying Tigers의 경우 모두가 인정한 공군 용병의 최강자입니다. 유명한 만화인 에어리어 88이 이 부대를 모티브로 그렸다고 작가 스스로 말 할 정도로, 사실 2차대전, 아니 현재까지 존재했던 모든 공군 용병중에 최고로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준 부대입니다.


사실 시작은 별거 없었습니다. 1930년대 말 중국은 공군력에 열세에 휩싸이게 됩니다. 일본의 제로센 전투기의 경우 40년대 초반까지 미국의 전투기들에게 우위를 거두는 상황이였는데 하물며 당시 거의 내전과 가까운 중국 땅에서 그들의 공군은 거의 힘을 못쓰고, 일본 폭격기들의 폭격 훈련용 영토라는 비아냥까지 들어가게 됩니다. 물론 중국도 공군의 힘을 알고 있었으나 이미 공산당이라던지 기타 각종 군벌들과의 전투에서 힘을 희생해버린 탓에 비싼 공군에게는 돌아갈 힘이 없었던 이유가 제일 큽니다.

일본과에 전투에서 다른 건 몰라도 공군의 격차는 쉽게 좁히기 힘들었던 탓에 당시 자유중국은 미국에 전투기 판매를 요청합니다만, 당시 히틀러를 위세로 하는 유럽에 신경쓰이는 상황에서 미국은 쉽게 추축국의 일원인 일본을 건드리고 싶지않았기에 전투기 판매를 거절합니다. 하지만 일본이 중국 침략을 두고 볼 수 없었기에 다른 방안을 모색하게 되는데, '그럼 전투기 회사에서 고용한 조종사들을 패키지로 보내서 미국이 아닌 미국 회사가 중국에 무기를 판매하는건 괜찮지 않냐' 라고 하게 되죠. 즉 미국 군인이 아닌 미국의 전투기 회사에서 고용한 조종사(=용병)를 보내면 되면 일본을 그다지 건드리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만약 전쟁도중에 잡히거나 하더라도 핑계가 될 명분이 서고 말이죠.

지금은 미국의 전투기하면 당대 최고를 놓지지 않지만 (F-22만 해도 어휴....) 당시에만 해도 미국의 전투기는 2류, 그냥 있으니까 쓰는 이런 존재였습니다. 모든 성능이 영국과 독일에 비해 열세였고 일본보다 약간 우세였던 인식되던 시절이였죠. 그러한 전투기들 사이에 P-40 이라는, 그저 그런 전투기는 영국과 미국에서 모두 찬밥신세를 받게 됩니다. 사실 당시 유럽 항공전은 높은 고도 위주였는데 이 전투기는 높은 고도에서는 매우 쥐약이였거든요.

여하튼 미국은 이 P-40을 미국에 보내기로 결정하게 되지만 당시 영국해엽의 치열한 전투에서 모든 전투기가 영국 공군에 주문되게된 마당이였습니다. 미국은 여기서 더 머리를 굴린게 '영국군이 도입하기로한 P-40을 성능미달로 영국군이 도입 거부하도록' 영국과 합의를 하게 됩니다. 즉 영국에서는 어짜피 쓰지 못할 전투기 몇 대 도입 안하는 대신에 다른 전투기 도입을 할 수 있도록 했고 미국은 영국에서 도입 거부할 정도로 쓸모 없는 전투기인데 중국에 팔아봤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여하튼 전투기 수출은 되게 되었는데 문제는 조종사였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조종사를 양성하기는 매우 어려운 판이였기 때문에 미국은 군에 있는 문제 있는 조종사들을 반 강제적으로 전역 시키고 중국에 보내는 방법을 씁니다. (...)

이 플라잉 타이거즈의 대장인 클레어 리 셰놀트는 미국 육군 항공대 (당시 미국에 공군이 없었습니다. ;)에서 가장 문제아로 불리던 사람이였고, 또한 이러한 문제아들을 전역시켜서 취업시켰는데도 불구하고 조종사가 부족하자 폭격기 조종사, 심지어 조종을 한번도 못해본 정비사들을 전역시켜서 중국으로 보냅니다.


이러한 문제아들만을 골라서 중국으로 보낸 플라잉 타이거즈는 중일전쟁에 판도를 바꿔버릴 만큼 큰 활약을 하게 됩니다. 일본은 제공권을 장악 당해 더이상 폭격이 힘들어졌고 이 이후 지상군의 진격은 더디게 됩니다. 거기다가 ABCD (America, British, China, Dutch 라고 불리는 미국-영국-중국-네덜란드의 대일 석유수출 차단 조치) 조치로 인해 자원난까지 겪어야 되는 상황이 되어버린 일본은 진주만을 침공하게 됩니다.


이 부대가 성공한 이유는...

클레어 리 셰놀트는 미국 공군에서는 문제아라 불렸지만 실제로는 매우 뛰어난 항공전술을 이해한 리더였습니다. 그는 일본의 제로센에 비해 P-40이 기동성에서 뒤처지지만 힘 (엔진 출력과 화력)에서 쎄다는 것을 알게 된 직후 '무조건 고고도로 비행했다가 일본기를 발견하면 급강하 하듯 공격하고 다시 급상승'하는 식의 일명 '에너지 파이팅' 전술로 제로센의 장점을 거의 박살내버립니다. 이러한 전술을 본 영국 장교들은 '이건 비겁한 전술이다. 역시 양키들이란.' 이라고 비웃었지만 전쟁에서는 비겁이고 뭐고 일단 살아 남는 것이 우선이고 클레어 리 셰놀트는 이러한 살아 남는것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사실 부대 안에 유능한 파일럿들은 없었으니까요. (...) 그리고 이 전술은 태평양 전쟁 당시 미군의 주력 전술로 사용됩니다.

거기다가 일본은 사실 본격적인 항공전투를 경험해본적이 거의 없었던 나라였기에 더더욱 당황하게 됩니다. 일본군이 2차대전에서 잘한거라곤 하나 밖에 없습니다. 진주만 기습 당일. (...)

거기다가 서로 용병이라는 동등한 입장이기에 심각한 위계질서 문제도 없었고, 오히려 좋은 실력을 갖춘 조종사들을 스스로 따를만큼 강제적인 위계질서가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위계질서로 인한 훈훈한 부대 분위기도 한 몫을 했다고 합니다. 부대 계급은 편대장-편대원의 두 계급뿐이였지만 살아남기 위해선 서로 협동을 해야만 했고 좋은 실력을 갖춘 조종사들은 그 만큼 사지에서 살아나왔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매번 출격마다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그들 입장에서는 계급을 떠나 존경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지요. (무능력한 상관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하늘나라로 가버린 터라...) 이러한 부대 분위기와 용병이라는 이름 덕택에 미국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게 되었고 월트 디즈니가 직접 부대 마크를 디자인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쓰이는 상어의 입 모양을 표현한 부대 마크는 전투기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자주 쓰이는 마크가 되어버립니다. (전투기 앞 부분에 상어의 벌린 입을 표현하는...)




p.s - 플라잉 타이거즈는 이후 진주만 침공이후 미국 육군 항공대에 정식으로 편입되어 사라지게 됩니다. 대장이였던 클레어 리 셰놀트는 계속 미 국방부에서 근무하다가 한국전쟁 직전에 거의 비슷한 용병 부대를 한국에 파견할 계획을 세우지만 상부에 의해 거부당합니다.

p.s 2 - 미국과 영국에서는 '쓸모 없는 비행기' 라고 불리였던 P-40은 플라잉 타이거즈에서 대 활약하고 거기다가 소련에 대량으로 공여되어서 엄청난 활약을 하게 됩니다. 냉전시대에 조차 P-40은 소련에서 자국의 영웅비행기로 불릴 정도였으니까요. 이는 소련이 이 비행기의 특성을 알고 낮은 고도에서만 사용하게 한 전술적 효과가 매우 컸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여된 P-40은 2차대전이 끝나고도 소련이 가지고 있다가 중국과 북한에 보내지고 6.25때 북한군 소속으로 참가하게 됩니다. 참 기구한 운명이고 당시 참전한 미군에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었을겁니다. (우리가 보낸무기가 우릴 공격하리라고 생각이나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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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05 02:51
수정 아이콘
이런 글 너무 사랑(?)합니다!! 하하 ~ 무협지의 영웅담을 보는 기분이 든달까요~ 더구나 일본군을 정크벅크하다니~

여튼 용병이란 단어는 왠지 모르게 가슴을 뛰게하는 그 무언가가 있지요.

자기전에 들러서 좋은 글 보고 갑니다.
초보저그
09/09/05 03:06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글이네요. 실제로 군대 생활이라든지 전쟁 상황은 끔찍하지만 이런 재미있는 전사는 정말 흥미롭게 읽게 됩니다. 당장 살아 남아야 하는 전쟁터에서 저 정도 전술 가지고 비겁을 논하다니 영국군 장교들도 참 고지식하군요. 당시 영국군 장교들이 스타크래프트를 한다면 드랍쉽도 안쓰고, 언덕 탱크도 안쓰고, 뮤탈 뭉치기도 안쓰고 그냥 백전백패겠네요.
09/09/05 03:37
수정 아이콘
초보저그님// 사실 영국과 독일사이에 일어난 전투기끼리 전쟁은 뭐랄까...삼국지의 일기토와 같은 분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뭐랄까.. '나는 너를 인정하는데 우린 싸워야되.' 이런 분위기였죠. 서로 에이스들끼리는 항공기에 자신임을 표현하는 마크 같은것도 달고 에이스끼리 만나면 전투 전이나 전투 후에는 서로 인사 같은걸 한다는가 (...) 탈출한 조종사는 죽이지 않는다 같은 암묵적인 룰이 있었지요. 이와 다르게 독소전이나 태평양전투는 완전 개싸움이 되어버린 지라 이런건 하늘나라로 가버리죠. ..;;

이게 유럽에 특징인지 모르지만 유럽의 영향을 받은 공군에서는 지속되어버립니다. 실례로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 조종사들은 이라크에서 격추되어서 잡히게 되면 꽤나 융숭한 대접을 받고 본국으로 갔다고 합니다. 병사는 몰라도 전투기 조종사란 이유만으로요. 그 당시 영국의 식민지 국가들의 경우 대체로 이런 풍토가 80년대~90년대까지 남아서 전투기는 격추시켜도 적 조종사는 대접하는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다고 하더군요. 아마 영국과 독일 양방 모두 전투기 조종사=귀족 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랬던듯합니다. 기사들끼리 싸움에서 꼼수를 쓰는건 기사도에 용납이 안된다나....
09/09/05 04:18
수정 아이콘
와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the pacific>이 더욱 기대됩니다. ^^
09/09/05 05:52
수정 아이콘
역사상 가장 멋진 용병중 하나.
참 그리고 제로센(영식함상전투기)은 일본 해군의 전투기이며 1940년부터 쓰였습니다.
중국군&플라잉타이거즈가 맞상대한 전투기는 주로 Ki-27,Ki-43등 일본육군의 전투기였습니다.
09/09/05 08:02
수정 아이콘
이게 용병단 마크였군요. 그것도 중일전쟁에서 활약한... 어렸을때부터 프라모델(?)같은 데서 가끔씩 봤던 기억이 있었는데 부대마크를 월트디즈니가 했다니 신기합니다.

글을 보니까 플라잉타이거즈는 용병을 가장한 미군인것 같은데, 진짜 공군으로 구성된 용병이 있었나요? 있다면 진짜 후덜덜하군요-_-;
swordfish
09/09/05 09:44
수정 아이콘
영국에서 비록 워호크는 2선급이긴 하지만 정말 많이 사용된 기체입니다. 심지어 전 베리에이션을 거의 다 썼고, 이름도 엄청나게 붙여 주었을 정도죠. 키티호크, 토마호크, 워호크 등등. 물론 자국산 전투기 부족이 큰 요인이긴 합니다만(특히 스핏파이어) 그래도 특유의 장점을 살린 지상공격기로 큰 재미를 보기도 했죠. 특히 유명한 북아프리카 전역에서는 거의 영국의 주력 기체이기도 했습니다.
영화 '발키리'에서 주인공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을 불구로 만드는 주범이기도 하죠.
amoelsol
09/09/05 13:23
수정 아이콘
흥미로운 글 감사합니다. 용병단이라고는 해도 정치적인 필요에 의해 생겨났던 미군의 일부였지 정말 고전적인 의미의 용병, 돈을 받고 고용되고 계약 기간이 끝나면 언제든지 돈 더준다는 상대편에도 붙을 수 있는 그런 용병단은 아니었던 거군요. 역시 공군에서 용병이란 탄생하기 힘든 일인가 봅니다.
푸간지
09/09/05 17:33
수정 아이콘
서부전선의 경우는 자기들 기준으로 문명인(!)끼리 싸우는것이라 서로에 대한 예의가 있었던것 이고
열등한 슬라브나 황인종에게 예를 갖출 이유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일본은 선전포고까지 안했으니 더더욱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죠.

ps.샤크마우스는 그저 하앜하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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