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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22 19:49
문단을 다 띄워놨더니 생각보다 가독성이 최악이라 수정을 하려고 했더니 뭐 이상한게 막 뜨면서 수정을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가독성이 안좋은 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리겠습니다.
15/06/22 19:54
책을 많이 읽히게 하는 것도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배웠습니다. 책을 읽어라 읽어라 부모님이 계속 강조하게 되면, 아이들이 지식이나 교훈, 감동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닌, 맹목적으로 부모님의 기대를 채워주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EBS에서 한 실험중 하나인데, 방에 6명의 초등학교 2학년 생들을 놓고, 중앙에 유치원수준의 책부터 초등학교 2,3학년 수준의 책까지 놓고 학생들이 책을 읽으면 스티커를 하나 주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아얘 책을 갖다놓고, 막 속독을 해서 스티커만 받고 끝내더라고요. 그것도 유치원 수준의 책만 딥다 읽고요. 부모님들이 그거 보고 멘붕...... 아무래도 학생의 흥미가 자연스럽게 책으로 향하게 하는게 좋겠죠.
15/06/22 19:59
음... 제 책읽기 방법을 배우면 아이는 아마 책읽기가 재미있어질 겁니다. 그리고 제가 한두번 책읽은 것도 아니고 아이가 어떤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는 다 아는 방법이 있습니다.
15/06/22 20:11
며칠전에 자게에 연달아 4개 글을 썼으니 찾아보세요. 제 생각엔 중학생이 된 이후부터 이 방법을 가르치면 좋을 것 같습니다.
15/06/22 20:38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주변에 책을 읽을 환경을 만들어주고, 어릴때 학습만화를 많이 접하게 하는방법이 좋을거 같습니다. 이후에 애가 책좀 읽을만 하다 싶으면 세계단편 명작집중에 애가 읽을정도로 얇은거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굉장히 단편화된 레미제라블? 물론 책에는 장발장이라고 써있겠지만요) 이런것부터 해서 흥미를 느끼면 책을 좋아하게 되더군요
15/06/22 20:41
전 이런식으로 해서 책이 재밌다는게 머릿속에 박혀서 중고딩때도 각종 문학책은 허구한날 뒤지고 다녔습니다. 조정래씨 소설도 고딩때 다 보고..
부모님은 너무 소설만 보는거 아니냐고 하셨는데 책 자체가 재미가 없는걸 잘보길 기대하는건 솔직히 아니라고 생각해서... 부가적인 효과로는 전 이걸 수능볼때 잘 써먹었습니다. 본수능이랑 재수 두번다 언어는 1등급이었어요. 다른사람 읽는속도의 거의 두배의 속독이 되니 언어는 시간이 모자랄수가 없더군요. 맞춤법 문제는 봐서 이상한거 찍으면 답인 경우가 많더군요
15/06/22 20:48
교육학을 겉핥기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아동의 흥미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강해집니다. 학생이 재미 없어 하는 걸 하기를, 심지어 잘 하기를 기대하는 건 정말로 쉽지 않아요. 그래서 부모든 어른이든 선생님이든 누군가가 '이건 좋은거야. 너는 꼭 해야만해.' 하고 시키는 것들의 결과는 대부분 좋지 않아요. 책도 마찬가지인 거 같고요
15/06/22 20:55
흥미랑 동기가 진짜 중요한거 같아요 "내가 해야지or하고싶다" 이런것...
제가 있는 독서실에 학생 한명은 와서 불끄고 잠만 자더라구요. 근데 부모님은 "왜 늦게까지 공부하는데 성적이 안나오냐"고 하시고 ㅜㅜ 애가 불쌍해 보였어요 집에서 공부하라고 눈치주니까 가서 쉬진 못하겠으니 독서실에서 자고.. (심지어 고3도 아님..)
15/06/22 20:56
내용이 약간 떴는데 저렇게 애를 못살게 구는것보다 동기부여랑 흥미유발이 제일 중요할거 같아요..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려면 공약같은걸 걸어도 좋을거 같구요
15/06/22 21:00
정확합니다. 학생들의 동기가 가장 중요하죠. 제가 요즘 느끼는 선생님의 역할이란 '학생들에게 각 과목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야 초등학교 선생님이 될 사람이지만, 중학교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꼭 '이 과목을 니들이 왜 해야하는지'를 말하지 '이 과목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니들이 아느냐'라는 것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수학, 국어 선생님이라면 '수학이라는 학문이 얼마나 재미있는 것인데, 그 재미를 모르는 너희들이 안타깝다. 그래서 내가 그 재미를 가르쳐 주겠다.' 라던가 '국어, 문학을 읽고, 일상생활에서 누군가 쓴 글을 깔끔하게 이해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재미있고 즐거운 일인데, 그 즐거움을 모르다니! 그 즐거움을 가르쳐 줄게, 나만 따라와라.' 라고 가르칠 거 같습니다. 단순히 '니들 수학 못하면 대학 못간다! 얼마나 중요한 줄 알지?' 라던가 '니들 국어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와 같은 말 말고요. 세상에 저런 말을 듣고 누가 공부를 하고 싶어 하겠습니까?
15/06/22 22:03
Ataraxia1 님//
근데 저는 진짜 수학이나 과학이 재미있어서 가르쳐주고 싶은데 교수자가 그런 마음가짐으로, 그런 방향으로 수업하려그래도 학습자한테 영향이 전혀 가지 않는 케이스가 있었거든요. 진도도 안나가고. 숙제도 안해오고. 수업 시간엔 반응도 없어서 저만 혼자 신나있는 듯한..... 그럴땐 또 어떻게 해야될지 답답하더라구요. 아는 사람 과외라서 때려칠수도 없고 막막했던 기억이 있어요.
15/06/23 02:39
저도 흥미위주로 정말 많이 읽었는데 무협지 만화 역사책 가리지 않고 중고등학교때 학교도서관 책도 무쟈게 읽었는데도 막상 수능은 본수능 재수 모두 언어가 2등급도 안 나와서 좌절했었네요
15/06/22 20:39
얼마전 도덕적인 부모와 그 자녀 에 대해서 친구와 잠깐 얘기한 적이 있지요. 도덕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도덕적이 될 확률이 높지만, 단순히 그 도덕적인 것을 보다보면 그것이 왜 옳은가에 대한 의심이 없어져 맹목적으로 체화하다보면 결국 성인이 된 후 도덕관에 대한 근원적인 의심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결론적으로 좋은 부모는 단순히 착한 부모보다는, "왜" 라고 물을 수 있는 아이를 기르는 부모가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기다려주는 그런 부모가 좋은 부모가 아닌가, 이런 결론이었지요. 맹목적인 부모의 투영은 이런 의미에서도 부정되지 않나.. 뭐 이리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즘 아동 관련 사회과학의 화두인 "스스로" 와도 맥락이 닿아있기도 하고..
15/06/22 20:50
대표적으로 '종교'에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의 종교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경우 그 종교관에 따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물론 사회적으로 '착한' 사람이 경우도 많지만 그 받아들임이 맹목적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자신이 가지는 종교관, 도덕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고 놀랍게도 그 결말이 상당히 많은 경우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즉 부모님의 종교를 받아들이지 않는다였습니다. 상당히 놀라운 결말이죠.
학생들이 스스로 답을 내려서 행동 하도록 하는게 중요합니다. 물론 개고기라면님이 말해주신 '왜'라고 물을 수 있는 아이가 스스로 답을 내리는 아이입니다.
15/06/22 21:04
사실 글쓰신 분이나 저나 알고 있는 "스스로" 에 대한 화두는 어느정도 현대 교육학 흐름을 쫓아가는 학도 및 실무인들이라면 다들 공감하는 사항인데..
이걸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에 대한 데까지 가 보면 참 모르겠더라구요. 책이니 논문이니 디비 봐도 exact한 어떤 것은 사실 없고, 이번에 교생 나갔다 오면서 참 좋은 기억도 많이 얻고 왔지만 그만큼 고민도 많이 얻어왔습니다. 강의식 수업에 대한 헤게모니가 붕괴되는 현재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잘 이끌고 갈 수 있을지.. 지금도 노상 고민입니다.
15/06/22 21:07
교육현장에서 요즘 뜨고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거꾸로 교실'이더라고요. 교사는 인강으로 15분 정도 기본적인 거만 안내해주고, 나머지는 학생들끼리 서로 토론을 해서 스스로 지식을 얻고 수업을 마치는 거죠. 교사는 철저히 안내자의 역할 그 이상을 하지 않습니다.
사실 말이 어렵습니다 진짜. 우선 저부터도 '과연 니가 부모가 되면 니가 자식에게 강요하는게 없을까? 과연 모든걸 스스로 하게 맡길 수 있을까? 또한 너는 바람직한 스승이 될까?' 라고 묻는다면 솔직히 '글쎄요 자신이 있지는 않네요.'라고 답할 수 밖에 없는 터라. 과연 어떻게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의 행동양식을 결정하게 할까요. 기왕이면 그게 우리가 바라는 행동이었으면 더 좋겠는거죠 우리는.
15/06/22 21:40
'거꾸로 교실'은 철저하게 실험이라고 봅니다. 물론 결과가 이미 보이는 실패한 실험이지요.
허울 그 자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5/06/22 21:48
대학수업에서 배우기로는 꽤나 흥미롭기도 하고, 어느정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배웠는데, 세계적으로는 상당히 실패하고 있는 수업형식인가 보군요.
15/06/22 22:32
저도 거꾸로 교실은 아직은... 이라는 말을 쓰고 싶군요.
교사의 역량에 따라 방임과 자율의 경계를 왔다갔다 하니까요. 요새 거꾸로 교실과 함께 사용하는 학습방법으로 하부르타(?)라는 게 유행하는데 이것도 제가 보기엔 기존의 토론수업모형과 크게 다른 것이 없게 느껴져서
15/06/22 23:15
저도 현장에서 flipped classroom을 직접 참관할 기회가 있었는데, 여러 아다리가 잘 맞지 않으면 이도저도 안되는 그런 한계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한국은 일단 사교육이 워낙 힘이 쎄서.. 아예 사교육 청정지역 또는 사교육을 긍정할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효과가 있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15/06/22 20:39
책 많이 읽는건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사회성을 기르는데도 도움이 될까 싶은 생각은 듭니다. 선택적 기억일 수도 있지만 어릴때 부터 책 너무 많이 읽어서 초등학교, 중학교 저학년때 또래 애들이랑 수준차이가 나서였는지 아니면 본인이 애들이랑 수준차이가 난다고 생각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친구들하고 잘 못어울리던 애들이 꽤 여럿 생각나네요.
15/06/22 20:53
이게, 가르치는 일을 하다보면 (저야 대학생이고 배우는 입장이지만) 무조건 좋은 건 없는 거 같습니다. 결국 '가치'의 문제인데 어느 것을 더 중요시 할거냐를 부모님이 아이랑 관계 없이 '정해준다'는게 좀 문제라면 문제인 거 같습니다. 아이는 놀고, 재미있는 삶을 중요시 여기지만 부모님이 너는 무조건 공부를 잘해야해. 이 삶이 중요하다. 라고 하면 아이는 거기에 맞춰가고 언젠가는 지치게 되겠죠.
사람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내릴 줄 알게 하는게 가장 중요한 거 같습니다. 부모님은 단순히 그 질문을 안내해주는 사람이지 질문과 답을 정해주는 사람이면 서로가 힘들어 지는 거 같더라고요.
15/06/22 21:02
동의합니다. 제가 그랬고, 초등학생인 제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대화거리를 억지로 만들어내고, 좋아하지 않는걸 좋아하는 척하고 집에 돌아와서 학교의 모습과의 괴리에 힘들어하고 그런거였어요. 전 그나마 타협적인 성격이라, 이런식으로 견뎌냈지만 심한 친구들은 아예 다른 친구들과 벽을 쌓고 혼자만의 방으로 들어가더라구요.
15/06/22 21:00
책을 많이 읽히는게 반드시 좋은건지 모르겠습니다. 더 부조리에 민감해지고, 세세한 인간관계 및 감성에 민감해지는 것들이 개개인에게는 너무나 큰 불행으로 다가오는걸 많이 봤습니다. 대학교 진성 문학동아리가 가보면 정상인이 드물고, 스스로를 정상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다들 불행하면서 동아리외의 인간관계에서 환멸을 느끼고 그런 사람이 많죠. 뭐.. 그렇지만 살아야하니까 다들 스스로를 감추려고 하구요. 그게 좋은건지 잘 모르겠어요.
15/06/22 21:03
책을 읽고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쌓고, 그것들을 아는 것은 반드시 까지는 아니더라도 바람직하고 좋은 일입니다. 단지 자신이 가진 지식으로 세상을 어떻게 보고, 그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하는가는 각자의 관점이고, 또한 '심리'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글쓴분이 하는 걱정은 '기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15/06/22 23:17
부조리를 안다고해서 부조리를 바꿀 수 있는것은 아닙니다. 부조리에 민감할수록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강하게 느끼게 되는데 해소할 수가 없으니 제정신을 유지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의 경우에는 심각한 사회생활 부적응을 불러일으 킬 수 있지 않을까요. 책을 수천권을 읽어도 그 수천권 책들은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는 학교의 부조리 앞에서 무너지고 말겁니다. 책과는 다른 선생들, 책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학교폭력, 책과 거리가 먼 다른 아이들. 그 간극을 견뎌내는게 어린아이 입장에서 쉽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존 스튜어트밀이, 어린시절 자신을 책속에 파묻혀살게 했던 아버지의 교육방식에 엄청난 반감을 가진게 된건 우연이 아니라고 봐요. 그 만한 재능을 가지고, 책을 좋아하며, 명석한 사람도 그렇게 된다면, 보통아이에게 책을 많이 아주 많이 읽히는 교육방식은 위험하지 않을까.. 싶네요.
15/06/22 21:04
그리고 썩어버리는거죠. 어짜피 사람은 시간 지나면 썩습니다. 책 읽어서 뭔갈 채운뒤에 썩으면 발효가 되는거죠.
책 안읽는다고 인간의 더러움을 못느끼진 않습니다. 감각이 그정도로 무딘사람이 없는건 아닌데 대부분 그래요. 누구나 고통받아요.
15/06/22 23:14
지나치게 민감해지는게 책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에는 여러종류가 있겠고 사회과학이나 과학쪽은 제가 한 말에 대해서 해당사항이 없겠지만, 적어도 문학류는 책 때문에 민감해지는게 있지 않나 싶습니다. 발효가 되는 사람도 봤지만, 견디지 못하고 정신병원을 다니는 사람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책으로만 치면 손꼽힐정도로 책을 많이 읽고, 결국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겠다면서 문학계 말고는 숨을 쉴 수가 없다던 형님이 떠올라서 한번 말해봤습니다.
15/06/22 21:06
예전에는 저희 부모님이 자신의 욕망을 자식에게 강요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저희 부모님중에 한 분은 그런 마음이 있으셨고요. 부모님이 모두 자신의 욕망을 저에게 투영한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고보니 한 분은 달랐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거치는 동안 느낀 점 중에 하나는 그분이 바라는 '안정된 삶'이 개인의 욕망이 아니라 사회로부터 교육/세뇌된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부모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아이들에게 정해진 길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순서로 따르라고 합니다. 거기다 천재는 시기하고, 열등함은 용납하지 않습니다. 결국 단점없는 규격화된 인간을 키우고 있는 셈이죠. 학교 교육 보다 가정에서의 교육이 이런 면이 더 심한 것 같습니다. 여기에 애 기죽이지 말라는 해괴망칙한 논리까지 더해지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내부의 강점에서 찾는 게 아니라 하찮은 갑을관계에서 찾는 싸가지 없는 인간상들이 넘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건 저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므로 이론이나 해석으로 치부하기에는 부족합니다. 다만 부모가 자식에게 강요를 하는 이유에는 기대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반례를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자신이 못다한 꿈을 이루기 바란다면 더 많은 경험의 기회를 주는 것이 타당할텐데, 현실은 국영수 챗바퀴 밖으로는 고개도 내밀지 못하게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사람들이 자식에게 무언가 강요하는 이유는 아마도 사회가 주입해온 '안전한 삶'으로부터 자식이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 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부모가 아니지만, 제가 부모가 된다면 내 꿈을 전가하지도 않을 것이고, 안전한 삶을 강요하지도 않을거라고 다짐해봅니다. 어짜피 나는 내 자식보다 오래 살지 못할 것이고, 내가 죽고 난 뒤에 더 오래 살아야 할 인생이라면 스스로 책임지라고 방목하는 것이 더 책임있는 부모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다만 그에게 무언가라도 상속해준다면 좋은 부모가 되는 게 아닐까 싶네요. 돈이어도 좋고, 그보다 정신이나 철학, 좋은 습관(책을 읽는 것 같은) 같은 것을 상속하는 부모가 되고 싶네요. 그리고 라캉은 심리학자이기 보다는 정신분석학자라고 생각합니다.
15/06/22 21:16
충달님이 생각하신 '기대'와 제가 생각하는 '기대'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대는 그저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바라는 삶 그 총체를 말했다면, 충달님은 기대에 '사적인 욕망'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회가 '안전한 삶'을 요구하는 것도 한 몫을 하는 거 같네요. 아이들이 좋아하고 흥미로워 하는 건 저 안전한 삶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는 것들이 배부분일테니까요
15/06/22 21:21
무언가 강요한다는 결과는 같지만, 그 결과를 가져온 동기는 다르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삶을 '기대'하는 것과, 어떤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분명 다른 것이니까요.
15/06/22 21:25
생각해보면 두렵다라는 표현이 확 와닿습니다. 우리 자식만큼은 나처럼 살면 안된다는 두려움. 뒤쳐지면 안된다는 두려움이 현재의 가정교육과 나가서 교육열을 만들어 내는듯 합니다.
15/06/22 21:28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는 기대였다가 자식이 성인이 되면 두려움만 남게 되는 것으로 부모의 심정이 변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학생일때도 이래저래 들볶이다 성인이 되어도 안정된 일자리를 가져라, 때가 되면 결혼해라, 아이 빨리 낳아라... 이런 것들로 달달 볶이는 젊은 세대가 좀 측은하게 느껴지네요.
15/06/22 21:57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도 "아들딸 낳으면 어떻게 가르쳐야지" 하는 상상은 항상 재미있는것 같습니다.
몇년을 진지하게 생각해봐도 답이 안나오는 어려운 문제라는 것 역시 항상 느낍니다. 제가 누군가의 인생에 엄청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거라는 게.... 무슨 행동을 하든 이 행동이 어떤 영향을 끼칠까 하는 생각에 조심스러워진다고 해야될까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다소 무책임해보일지 몰라도 저는 가장 이상적인 부모상은 '조언자' 정도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렇게 자라와서 그런건지 몰라도 자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결정할 떄마다 부모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다는게 싫을것 같네요. 자녀가 제가 보기에 잘못된 결정을 하는것 같으면 최선을 다해서 설득할 테지만 제가 옳다는 걸 관철시키고 싶지는 않네요. 하.... 이게 또 말로는 쉬운데.... 크크크크
15/06/22 22:08
말로는 정말 쉽죠 크크크크 저도 근데 설득은 하겠지만 관철은 안할 듯 합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은, 자식에게 내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 걱정하는 부모 치고 '이상한' 부모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생각을 가진 것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부모가 될 자질이 있으신거죠
15/06/22 22:28
예비 선생님 말씀을 듣고나니 용기가 좀 나네요. 아타락시아님 댓글들에서 보이는 고민들도 훌륭한 선생님이 될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고민해주세요. 나중에 나름 답을 내리시면 또 듣고싶어요.
15/06/22 22:04
아이들에게 부모가 자신의 욕망을 투영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부모는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식을 가르치고 키울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부모의 욕망조차 결국 사회의 욕망을 욕망하는 것이죠. 다르게 살 자유, 공부를 못해도 행복할 권리 따위는 개나 줘버리는 한국현대사를 살아오면서 모든 성인들이 체득하게 된 단하나의 법칙 - 밟지 않으면 밟힌다 - 이걸 아이들에게 알려주는게 꼭 부모 탓일까요. 결국 아이들을 획일화 규격화시키는 것은 한국사회의 경험의 폭이 극도로 좁기 때문이지 부모들의 그릇된 욕망 탓이 아닙니다. 부모들은 자신이 살아온 바대로 지극히 정상적으로 욕망하고 있어요. 작성자분이 지적한 문제는 한국사회에서 다른 삶의 방식이 공식적으로 사회적 승인을 얻을 때까지 계속될 겁니다. 단순히 부모의 인식을 개선한다고 해결되지 않을, 긴 시간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다르게 살 자유, 공부를 못해도 행복할 권리에 대해서 한국사회가 얼마나 무감각한지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있죠. 셧다운제라고..
15/06/22 22:13
부모가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식을 키울 권리'가 있는지 까지는 생각해봐야 할듯 합니다. 이상하게도 제게는 저 권리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는데 그건 아마도 제가 가진 일종의 편견 (부모에게는 책임만이 따른다는 편견, 이 역시도 사회가 심어놓은 거겠죠.) 때문일겁니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는 문제는 '아이들에게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를 하는 것은 과연 부모 개인의 욕망인가 아니면 사회화의 결과인가' 라는 문제인데, 저는 사실 저 부분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좋아서 아이들에게 공부해라 공부해라 라는 말을 하기 보다는 그저 사회에서 보고 배운게 그런 것이기 때문에 자신도 똑같이 공부해라 공부해라 하는 것 같네요. 그리고 마지막줄은 게임 매니아로서 공감합니다. 학생들에게는 공부를 못해도 행복할 권리가 있지만 그것에 대해서 국가가 얼마나 무감각한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셧다운제. 후.....
15/06/22 22:12
기다리지 못하고 닦달하는 모습은 부모의 욕망을 투영하기 때문이라기보다, 다른 자녀와의 비교에서 오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보는데 이게 섞여있네요. 나누는 편이 더 낫지 않았을까요?
짧은 글에 모든 생각을 담기는 힘들겠지만, 기다리고 믿어주면 스스로 할 것이라는 낙천적인 '기대'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충분히 있거든요. 달리 보면, 부모 입장에서는 자신의 자녀가 기다려주면 잘 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조바심이 나는 것 아닐까요.
15/06/22 22:30
본문에서 한 가지만 지적하고자 합니다.
"학부모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경인초등학교 XXX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에서 선생님이라는 단어는 타인이 교사를 부르는 호칭이고,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우는 자의 직책이 교사입니다. 따라서 "학부모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경인초등학교 교사 XXX 입니다." 라고 해야 맞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관용적으로 "나는 홍길동 선생님이야~" 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지만, 학부모들에게는 "저는 홍길동 선생님입니다." 보다는 "저는 교사 홍길동입니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15/06/22 23:10
게임 게시판의 크킹 연재글이 생각났습니다.
천재 황제가 죽으면 아버지의 그 찬란한 능력치가 사라지고 못난 황제가 주인공이 됩니다. 답답하죠. 자식은 원래 답답한 것 같습니다. 그치만, 개중에 일부는 부모를 넘어 더 위대한 황제가 되고, 더 거대한 업적을 쌓습니다. 능력치가 전부가 아니기도 하고, 모두가 멸망할거라 생각한 전쟁을 이겨내기도 합니다. 제 말은, 어떤 위대한 인간이라도 처음엔 답답한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다 본 부모님이라면 더 그렇겠죠. 종종 그 답답함에 지치고 포기하고. 결국엔 자식도 스스로가 답답해지는 것 같습니다. 답답한건 당연한겁니다.
15/06/23 00:55
저는 .. 항상 부모님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부탁드리는 것이 있습니다. 잘했다면 칭찬하라죠. 우리 부모님들은 칭찬에 매우 인색하시죠. 당연히 그정도 해야지. 가 아니라 아이가 잘했다면 분명히 칭찬해야합니다.
또 부탁드리는 것은 예전의 잘못을 꺼내어 혼내지 말라는 이야기도 합니다. 아이들이게 이미 지난 일에 대한 비판과 질책은 효과가 없습니다. 아이는 이미 지난일이기 때문에 저인간이 왜저러지?? 란 반응반 가져올 뿐이죠. 이러한 행동은 아이와의 관계를 부정적으로 만드는 행위일 뿐이지 교화의 의미는 없어요. 사실 이런 행동은 부모의 화풀이죠. 마지막으로 드리는 말씀은 아이의 감정을 다 쏟아낼수 있도록 대화하라 입니다. 아이가 집에 와서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묻고 그때의 기분이 어땠는지 무엇을 느꼈는지 끌어낼 수 있도록 아이의 말에 장단을 맞추며 계속 대화를 이어나가 주길 부탁드리죠... .... 제발 학부형님 되신 후 상담하실 때 성적이야기 먼저 꺼내지 마세요. 성적보다 아이의 인성이 먼저에요. 인성이 좋은 아이는 수업태도도 좋고 결과적으로 성적도 높아요. 친구관계는 어떤지. 생활태도는 어떤지 묻고 나서. 성적이야기를...
15/06/23 01:04
"내 주변에 교육학 박사들이 많다. 그들이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얼마나 잘 알겠나. 그런데 나와 친분있는 교육학박사 자녀들을 보면 대한민국 공교육을 다니고 있는 아이가 아무도 없더라. 조기 유학을 가거나 국제학교, 대안학교, 홈스쿨링, 검정고시를 하거나 무언가 다른 걸 한다. 정말 이상했다. 그렇다고 그들이 모두 돈 많은 사람들도 아니다. 물론 못 먹고 살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여유가 없음에도 대한민국 공교육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들에게 물어 보니 한결같이 하는 말이 “한국 공교육을 탈출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혜정(교육과 혁신 연구소장) 위에 흥미와 동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도 이를 바탕으로 '공정성과 창의성을 겸비한 교육개혁안'을 구상해봤습니다. http://blog.naver.com/wholesavior/220181717472
15/06/23 13:35
왜?라고 물었을때 답을 알려주는 부모보다
아이가 답을 스스로 찾을 수있게 길을 알려주는 부모가 저는 되고 싶더라구요 저는 답을 알아도 같이 실험할 수 있는건 해보면서 아이가 스스로 답을 알아가게끔요
15/06/23 17:09
큰문제중 하나는 교사의 질의 차이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겠지요.
여기서 말하는 질은 학습에관한 그것이 아니라 아이의 인성 발달에 기여하는 그것을 뜻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선생님의 경우 편하게 먹고 놀기위해 된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서 이런 경우의 선생님의 학급을 봤을땐 정말 아이의 인성이 걱정될 정도입니다. 그리고 여러 학교의 문제입니다만 교사가 부족하여 일선에 처음 나간 신규교사가 1~2학년을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아는 초등교사분께서는 자기애가 초등학교 입학했을때 신규교사 걸리면 전학 시킬거라고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아이의 인성 형성에 부모님의 영향이 크지만 교사의 영향력 또한 그에 버금갈 정도로 크다는것을 알아야 합니다. 갈수록 부모의 역할이 중요시되면서 필요 이상으로 교사의 역할이 경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사를 잘 만나면 아이가 정말 몰라볼 정도로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잘 만나야 그런다는 사실이 슬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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